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징계처분의 경위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1999. 4. 28. 원고에 대하여 한 해임처분을 취소한다.
사건정보
서울고등법원
판결
사건
2002누13194
판결선고
2003. 7. 18.
증 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의 1, 갑 2호증의 1, 2, 갑 3호증의 1 내지 4, 갑 4호증, 갑 11호증의 4, 갑 12, 18 내지 20호증, 을 1호증, 을 2호증의 1 내지 26, 을 3호증의 1, 을 4호증, 을 5호증의 1 내지 4, 을 6호증의 1 내지 3, 변론의 전취지
원고의 근무경위 등
철도청에의 입사
원고는 1995. 7. 6.부터 철도청 산하의 서울지방철도청 B사무소(현 C사무소, 이하 "B사무소") 소속 검수원으로 일하였다.
원고에 대한 배치전환
B사무소 소장 D은 1998. 9. 28. "검수업무 분담지정"이라는 문서를 게시하여 1998. 10. 1.자로 서울 C역 검수을반에서 근무하던 원고를 의정부로 보내고, 검수을반의 E, F을 검수갑반과 검수승무로 배치전환하는 등 3인에 대한 배치전환을 하였는바, 당시 원고는 노조지부 조직부장과 서울지방본부 대의원을 겸하고 있었고, E은 "B" 편집장과 서울지방본부 대의원을 겸하고 있었으며, F은 노조지부 교선부장이었다.
그런데, 그 이전인 G 전국민주철도지하철 노동조합연맹(이하 "철도노조") B사무소지부(이하 "노조지부")는 그 간행물인 'B' H에서 도시통근형동차(CDC)의 A/S 개념과 관련하여 현장의 검수원들과 관리자들 사이에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는 취지의 기사를 실어 이를 배포하면서, B의 제작사인 대우중공업 주식회사가 하자보수책임을 지는 부분에 대하여는 B사무소의 관리자들이 검수원들에게 검수지시를 내리지 말고 이를 대우중공업의 하자보수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었으므로, 노조지부는 같은 해 10. 13. "B" 호외를 통하여 원고 등이 하자보수문제 등과 관련하여 관리자들과 마찰을 빚은 점이 위 배치전환의 실질적 이유라고 주장하면서, "정확한 A/S를 시행하라. A/S와 보수품유용, 국민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라는 등의 주장을 담은 기사를 배포하였고, 철도노조도 같은 날 인터넷 나우누리 게시판 등을 통하여 원고 등이 배치전환된 것은 철도청이 새로 도입하고 있는 도시통근형동차의 A/S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을 바로잡으려고 했기 때문이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게시하였다.
1998. 10. 13.자 합의 및 원고의 복귀
이에 서울지방철도청장은 철도차량의 하자보수와 관련된 검수원들과 관리자들 사이의 위와 같은 갈등을 직접 조정하여, 1998. 10. 13. B사무소 소장 D과 노조지부 지부장 I 사이에, 원고가 1998. 10. 15.부터 의정부 B사무소에서 성실히 근무할 경우 1998. 11. 14.자로 B사무소 을반으로 복귀하도록 하고, A/S 개념정립은 상부에 질의하여 단계적으로 조치하되 열차운행에 시급성이 있을 때는 A/S에 관계없이 우선 검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서가 작성되었다.
원고는 그 후 1998. 12. 10.경 B사무소로 복귀하였다.
철도차량의 안전에 관한 보도와 특별감사
방송 및 신문보도
철도노조는 J 인터넷 나우누리 게시판 등에, 철도청이 차량고장이나 부속품의 수명이 다 되어 부속을 교체해야 함에도 다른 차량에서 떼어낸 부속으로 차량을 정비하고 있어 승객안전운행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야 할 철도차량이 중고부속품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게시한 적이 있는데, 같은 해 12. 12. 포항을 떠나 서울로 가던 새마을 K 열차차량의 차축 3곳에서 화재가 일어나 1시간 30분 정도 운행이 중단되는 등 1998. 12.에만 3건의 철도사고가 발생하자, 철도노조와 도시연대는 같은 달 29. 기자회견을 열어 사고원인이 모두 불량윤활유 때문이라고 주장하였고, KBS 등 TV방송과 한겨레신문, 중앙일보 등 신문에서는 같은 달 29. 및 30. 철도노조와 도시연대의 위와 같은 기자회견 내용을 주요뉴스로 다루면서, 이와 관련하여 철도청이 "차축 베어링용 윤활유를 KS제품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3건의 발열현상이 발견되어 이미 안전점검을 실시했으며 윤활유를 교체하여 문제가 없도록 조치했다."라는 내용의 해명을 함께 보도하였다.
또한 MBC 뉴스에서는 L 이와 관련하여, 철도청은 열차부품이 고장나면 다른 열차에서 부품을 빼내 끼워 넣고 운행하는 일이 적지 않아 커다란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도 이를 덮으려고만 하고, 중고부품 교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안전이라는 취지의 보도를 하였다.
철도청 감사담당관실의 특별감사
피고는, 철도차량의 안전문제에 관한 언론 보도가 원고를 비롯한 노조지부의 간부들이 언론기관에 땜질식 차량정비, 하자보수소홀 등에 관하여 제보하였기 때문이고 이러한 제보는 검수원들의 복무기강 문란에서 비롯되었다는 판단 아래 1999. 2. 말경 원고를 비롯한 B사무소 검수원들의 기강 문란과 보수품 유용 및 하자보수실태 등에 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도록 철도청 감사담당관실에 지시하였다.
이에 철도청 감사담당관실은 1999. 2. 24.부터 같은 해 3. 4.까지 B사무소의 운전부 298명, 검수부 266명(검수원 231명, 검수장 및 검수계장 24명, 기타 11명) 중 소장 D, 지도계장 M, 기술계장 N, 검수계장 O, 검수원 P, 원고, E, F, Q, R 등을 조사한 후 같은 해 4. 7. 감사결과를 피고에게 보고하면서, 원고에 대하여는 작업지시를 거부하고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석하였으며 소속장을 협박하여 품위를 손상케 하였다는 이유로 중징계를, R에 대하여는 근무가 불성실하고 S SBS TV 밤 8시 뉴스에 철도청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실과 다른 내용의 인터뷰를 하여 철도청의 위상을 크게 손상케 하였다고 하였다는 이유로 징계를 건의하는 등 원고 및 제1심 공동원고 4명에 대하여는 징계를 건의하고, B사무소 소장 등 14명에 대하여는 경고를 건의하는 한편, 보수품 재고가 부족하여 다른 차량의 부품을 빼내어 교체하는 보수품 유용에 대한 대책으로 적정량의 재고를 확보할 것을, 대우중공업의 하자보수요원이 야간 및 공휴일에 대기하지 않는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검수원들이 우선 보수한 후 사후에 보수비용을 청구할 것을 각 건의하였다.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
징계처분
피고는 1999. 4. 22. 철도청 보통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같은 해 4. 28.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제56조, 제57조, 제63조 등에 의거하여 원고에게 파면의 징계처분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같은 해 6. 2. 행정자치부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청구를 하였으며, 피고는 같은 해 8. 7. 소청심사위원회의 1999. 8. 2.자 결정에 따라 원고에 대한 파면을 해임으로 변경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
징계사유
피고가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다음의 11가지 사항이다.
1997. 4. 27. 09:00경 검수계장 M에 대하여 폭언·폭행함.
1998. 6. 15. 02:00경 동료 검수원 P에 대하여 폭언하고, 이를 비난한 동료 검수원 T에 대하여 사과를 강요함.
1998. 4. 중순부터 1998. 7.까지 4회에 걸쳐 E, F, Q, U 등과 함께 검수계장 O에 대하여 면박을 줌.
1998. 8. 30. 작업지시에 불응함.
1998. 9. 3. 21:50경부터 다음날 02:20경까지 작업장을 무단이탈함.
1998. 9. 15. B사무소 소장의 주의조치서 수령을 거부함.
1998. 10. 1. 근무지 변경에 항의하는 뜻으로 1998. 10. 2.부터 1998. 10. 15.까지 위장 병가신청 후 동료 검수원들을 선동함.
1998. 10. 14. 11:40경 소장에 대하여 협박함.
1998. 11. 2. 검수계장 N과 M에 대하여 협박함.
1998. 10. 9. 서울지방노동사무소에 소장과 기술과장에 대하여 허위 내용을 진정함.
1998. 11. 30. 관리자들을 비난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작성하고 부착함.
원고의 정보공개청구
원고는 1999. 9. 14. 감사원에 철도청장에 대한 시정조치 통보내용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하였고, 감사원장은 같은 달 20. 철도관련 조사내용과 처분내용에 관하여 원고에게 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97. 6. 15.부터 1998. 12. 31.까지 B사무소에서 이루어진 도시통근형동차의 하자보수 748건 중 107건은 공급사가 하자를 보수해야 할 사항인데도 검수원 등이 대행하였고, 13건은 공급사의 하자보수 대상이 아닌데도 공급사가 하자보수를 대행하는 등 하자보수가 일관성 없이 이루어졌다.
B사무소가 1998. 1.부터 1999. 8. 15.까지 보유중인 새마을동차 253량, 무궁화동차 10량, 도시통근형동차 58량 등 합계 321량의 차량을 보수하면서 모두 892건의 부품을 유용하였고, 유용한 부품의 종류는 기관, 전기 등 열차운행과 직접 관련되는 것부터 객차소모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였으며, 위 기간동안 동일부품이 23건 유용되는 등 반복적으로 유용되는 사례도 있었다.
철도청은 열차안전에 위협을 줄 정도의 심각한 축상발열의 발생원인을 불량윤활유인 것으로 결론짓고 상태가 불량한 175량의 윤활유를 교환하였으나, 1999. 8. 16. 현재 새마을객차 25량의 윤활유는 아직 교환하지 않고 있으며, 1999. 2.부터 1999. 8.까지 25건의 축상발열이 추가로 발생하였으나 열차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만큼 심각하지는 아니하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법하다.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는 피고가 사실관계를 오인하거나 왜곡·과장한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그 사유가 흠결되어 위법하다.
원고의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1) 이 사건 처분은 대부분 노동조합활동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정당한 행위에 대하여 부당노동행위로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2) 원고 등 노조지부원들은 철도의 안전운행 및 시민보호 차원에서 B사무소의 검수업무 운영과정중 알게 된 하자보수소홀, 땜질식 부속품 유용, 축상발열 등의 문제를 언론기관에 제보하였는데, 피고는 이러한 공익제보에 대한 보복조치로 원고에 대하여 해임의 중징계를 한 것으로서, 원고 등이 위와 같은 문제들에 관하여 먼저 B사무소 내부에서 해결하려고 시도하다가 관리자들과 마찰만 빚을 뿐 해결되지 아니하여 언론기관에 알리게 된 것이고, 위와 같은 제보는 노동조합활동의 한 형태로 이루어진 점, 3)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 중 제③항은 검수계장 O에 대하여 면박을 주었다는 것인바, 이는 노사협의과정에서 서로 토론한 것에 불과할 뿐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적시 없이 추상적 의미의 '면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는 측면에서 징계사유로는 부적절한 점, 4) 또한, 제① 내지 제⑦항은 피고와의 1998. 10. 13.자 합의에 따라 원고가 1개월간 의정부에서 근무함으로써 위 각 행위에 대한 책임을 마무리짓기로 하였음에도, 두 차례의 언론보도가 있은 다음 특별감사를 실시한 후 1998. 10. 13.자 합의 이전의 행위들을 다시 문제삼아 징계사유로 삼은 점, 5) 한편, 제⑧ 내지 제⑪항은 1998. 10. 13.자 합의 이후의 행위로서, 서울지방철도청장의 중재에 따라 1998. 12. 8. 노사합의에 의하여 원고가 B사무소로 복귀함으로써 합의종결된 사항이고, 위 1998. 10. 13.자 합의 이후 원고가 병가 또는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은 것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의하여 원고에게 허용된 일수 범위 내에서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이므로, 이를 이유로 원고가 불성실하게 근무하였다고는 볼 수 없는 점, 6) 그리고 원고의 평소 근무태도 및 직무수행능력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소정의 각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중앙노동위원회도 이 사건 처분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점, 언론보도 내지 원고가 주장하는 소위 공익제보는 징계사유가 아닐 뿐 아니라 이 사건 처분과 직접적인 관련도 없는 점, 원고의 비위행위는 조직의 기강을 문란하게 하여 해임처분을 하기에 마땅한 점 등을 참작하면,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관계법령
판단
각 징계사유에 대한 구체적 인정사실
다툼 없는 사실, 위 을 2호증의 1, 3, 4, 7, 22 내지 29, 을 3호증의 1 및 갑 6호증의 1 내지 15, 갑 7호증의 1, 3, 4, 갑 9호증의 1, 2, 갑 15호증, 을 12호증의 1, 2, 증인 V, W, M, X, 변론의 전취지
원고는 1997. 4. 27. 09:00경 검수계장 O으로부터 아침점호에 늦었다는 이유로 "출근상태가 불량하다. 일찍 나와서 점호에 참석하라."는 지적을 받고, "점호시 작업복을 갈아입으려면 참석 못할 수도 있지, 그런 걸 가지고 뭘 그러느냐."라고 대꾸하면서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온 후, 따라 나온 검수계장 M이 "야, 씨발 여기가 노가다판이냐."라고 나무라자 M에게 욕을 하지 말라고 하였고, 이것이 발단이 되어 원고와 M이 서로 멱살을 잡았다가 주위에서 말리는 바람에 흩어졌는바, 원고는 M으로부터 경위서를 제출하라는 지시를 받고 응하지 아니하였으나 같은 날 10:00경 O을 찾아가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였다.
원고는 1998. 6. 15. 02:00경 B사무소 구내식당에서 검수원 P, U, Y, Z 등 5명이 모인 가운데 검수갑반과 검수을반의 순환근무에 관하여 서로 의견을 교환하던 중, 원고가 검수계장에게 부탁하여 AA을 원고와 같이 3조 전기반에서 일하도록 하였다는 소문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갑자기 "내용도 모르면서 함부로 주둥이를 놀리면 입을 찢어 죽인다."라고 소리를 질렀는데, P은 자신에게 소리지른 것으로 생각하고 이를 동료 검수원 T에게 말하였고, T는 화장실에 "노조임원으로서 쌍스러운 욕설을 할 수 있느냐"는 내용의 낙서를 하였다.
그로부터 약 2개월 후 T가 낙서를 한 사실이 밝혀져 T는 검수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였는데, 다만 그것은 원고의 강요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한편, P이 자원하여 의정부로 전출을 간 것에 대하여 B사무소에서는 그가 원고로부터 욕설을 듣고 괴로워서 자원한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으나, P은 1999. 2. 27. 철도청 감사담당관실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그와 같은 소문이 와전된 것이라고 진술하였고, 1999. 4. 20. 원고가 위와 같이 식당에서 욕설을 한 것이 자신에게 한 것이 아니라 헛소문을 내는 다른 사람에게 한 것이라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기도 하였다.
1998. 3.경 노조지부에 노사협의회가 구성된 후 노조지부의 임원들이 노조원들의 의견을 검수계장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과정에서, 원고는 1998. 4. 하순경부터 1998. 7. 말경까지 사이에 4회에 걸쳐 근무시간중인 19:00부터 20:00 사이에 노동조합원들인 E, F, Q, U 등 7, 8명과 함께 검수계장 O에게 면담을 요청한 후 옆에 있는 독서실에서, 검수원들이 연가나 병가를 사용할 때 이유를 상세하게 묻지 말며, 점호할 때 군대식으로 호명하지 말라고 요청하고, 각 조별 순환근무과정에서 일부 검수원들이 고정 배치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의하였다.
그런데, 원고 등은 그 과정에서 O에 대하여 위 문제들에 대한 합의의 요청 수준을 넘어 이를 강요하였고, 특히 원고는 같은 해 6. 29. 독서실에서 O에게 노사협의사항을 위반하면 앞으로 좋지 못할 것이라는 말까지 하였으며, F은 같은 해 7. 초순경 사과문을 임의로 작성하여 와 O에게 이를 낭독하도록 강요한 바 있다.
원고는 1998. 8. 30. 일요일 10:00경 검수장 AB으로부터 12:50경에 입고되는 AC 동력차량 시동모터가 불량하므로 이를 교체하라는 작업지시를 받았으나, 이는 차량공급업체인 대우중공업이 하자보수로 처리해야 할 작업인데 공휴일과 야간에는 대우중공업의 하자보수직원이 나오지 않음을 지적하면서 작업을 거부하였고, 이에 AB이 몇 차례 더 작업지시를 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거부하였으며, 결국 검수계장 AD과 검수장 AE가 19:00경부터 19:30경까지 위 작업을 하였다.
한편, 동력차량에는 10개의 엔진이 있는데 부품부족으로 그 중 3, 4개의 엔진을 끄더라도 운행은 가능하고, 겨울철에는 에너지 절약을 위하여 일부 엔진을 정지시킨 채 운행하기도 한다.
원고는 1998. 9. 3. 근무시간인 21:50경 AF 열차에 대한 일상검수업무를 수행하던 중 동료 검수원 AA에게 나머지 작업을 부탁하고 작업장을 떠나 노조지부 사무실에 가 있다가, 검수장 AB으로부터 다음날 00:20경 및 01:20경 작업에 임하라는 지시를 전화로 받았음에도 이에 응하지 않았는데, 검수계장 AD이 다시 작업장으로 내려오라는 지시를 하자 02:20경 계장실로 들어와 "다른 직원들이 대신 작업을 해 준다는데 그렇게까지할 것 있느냐."라고 하면서 항의를 하였다.
한편, 원고가 소속된 작업반에 할당된 일상검수 대상 열차는 위 AF 열차 외에도 AG 열차와 AH 열차가 더 있었으나, 그 무렵 B사무소 소속 검수원들은 사실상 몇 개조로 나뉘어 각 조별로 열차를 분담, 검수하는 것이 관행처럼 되어 있었고, 원고가 맡은 검수업무는 24시간씩 격일로 근무하는 형태로서 검수원들 중 일부는 개인적 업무나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하여 동료 검수원들에게 나머지 작업을 인계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
위 제④, 제⑤항의 행위와 관련하여 담당 검수계장과 검수장 등 9명이 상부에 기강확립을 위한 조치를 건의하자, B사무소 소장 D은 1998. 9. 15. 원고에게 다시는 이러한 일이 없도록 하라는 내용의 "주의조치서"를 발부하였는데, 원고는 자신이 분담하지 않은 열차(AG, AH)에 대한 검수업무 불이행이 위반사항 중 일부로 기재되어 있어 이를 수긍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수령을 거부하였다.
B사무소 소장 D은 1998. 9. 28. 서울 C역 검수을반에서 근무하던 원고를 1998. 10. 1.자로 의정부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내용의 배치전환을 하였는데, 원고는 위 배치전환이 노조지부 임원 이상에 대한 인사(전보)에 관하여는 사전에 노동조합과 협의를 하도록 규정한 철도청과 철도노조 사이의 단체협약 제62조를 위반하여 철도노조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반발하였다.
그 후 원고는 1998. 10. 2.부터 1998. 10. 15.까지 병가를 받아 1998. 10. 2. 성애병원에서 그 전에 작업하다가 부상을 입은 좌수 제2지 첨부절단상 부위에 대한 반흔성형수술을 받은 다음, 1998. 10. 3.과 같은 달 4. 원래의 근무처인 B사무소에 나와 검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배치전환에 대한 불만과 거부의 뜻을 밝혔고, 같은 달 5.부터 14.까지 노조지부 사무실로 출근하였다.
노사간의 1998. 10. 13.자 합의 이후 원고는 B사무소 소장이 단체협약에 위반된 배치전환을 해 놓고서도 원고를 즉시 복귀시키지 않고 1개월간 의정부에서 일하도록 한 점에 대하여 불만을 품고, 병가기간 중인 1998. 10. 14. 11:40경 소장실로 찾아가 소장 D에게 "만약 흥분한 조합원들이 불미스런 일을 저지르면 나도 책임질 수 없다. 4급 소장 정도는 나 혼자 상대할 수 있다. 여러 사람 퇴직금을 못 받게 하겠다. 이후 발생되는 모든 사항은 감수하라."는 취지의 말을 하면서 배치전환에 항의하였는데, 다만 다음날 소장을 찾아가 사과하였다.
원고는 병가기간이 끝난 후 다시 1998. 10. 16.부터 같은 달 19.까지 연가를 사용한 데 이어, 1998. 10. 19. 진단서를 발급받은 후 다시 1998. 10. 21.부터 같은 해 11. 8.까지 병가를 받았고(원고의 근무상황부 중 1998. 10. 20.의 사유란에는 처음에 연가라고 기재되었다가 나중에 수정액으로 지워져 무단결근으로 수정되었다.), 같은 해 10. 24.경에는 기술계장 N이 소장 명의로 출근하라는 공문을 내용증명으로 발송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받고도 병가를 이유로 출근하지 않았으며, 11. 13.에는 조퇴, 같은 달 14.에는 병가, 같은 달 15.에는 연가, 같은 달 29. 및 30.에는 병가를 내었는데, 원고는 1998. 11. 2. 검수계장 N, M이 문병하러 온 자리에서 "그 동안 하자보수는 계속 문제가 되어 왔고 노사간 합의사항인데도 사무소에서 아직까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이 문제는 언론에 보도를 해서라도 해결하고 말겠다."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
원고는 1998. 10. 9. 자신에 대한 같은 해 9. 15.자 주의조치서 발부와 1998. 10. 1.자 의정부 전출명령이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한 보복인사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에도 위반되는 것이니 엄중 조사하여 의법조치해 달라는 내용으로 진정인 노조지부(지부장 I), 피진정인 B사무소(소장 D, 기술과장 AI)의 진정서를 작성하여 노동부 서울지방노동사무소에 제출하였는데, 위 진정사건은 1999. 1. 14.경 노사합의에 의한 시정완료를 이유로 내사종결되었다.
원고는 1998. 11. 29. "사무소에 AJ식 간부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간부들이 권위와 출세를 위해 안간힘을 쓴다. 관리자들이 고분고분한 직원들을 만들어 현장통제를 더욱 강화하려 하고 있으니 이에 적극 대응하여야 한다."라는 내용의 대자보를 작성한 후 같은 달 30. F로 하여금 B사무소 게시판에 부착하도록 하였다.
각 징계사유가 국가공무원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
국가공무원법 위반에 해당하는 징계사유
위 각 징계사유 중 제①, 제②, 제③, 제⑧, 제⑪항의 행위는 품위유지의무에 관한 국가공무원법 제63조에, 제④ 및 제⑤항의 행위는 성실의무에 관한 제56조 및 복종의무에 관한 제57조에, 제⑥항의 행위는 비록 주의조치서의 일부내용이 작업현장에서의 관행과 어긋나기는 하나 전체적인 취지가 성실한 업무수행을 촉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소장이 정당하게 발부한 주의조치서를 수령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에서 복종의무에 관한 제57조에 각 위반된다.
국가공무원법 위반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징계사유
제⑦항의 행위는, 비록 원고가 의정부 전출명령에 항의하려는 의도로 병가와 연가를 계속 신청하였던 사정이 엿보이기는 하나, 원고가 실제로 병가기간의 첫날에 업무상 입은 부상에 대하여 반흔성형수술을 받아 상당기간 동안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려웠다는 점에 비추어 위 병가사용이 피고가 주장하는 이른바 위장병가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를 성실의무에 위반된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국가공무원법에 위반되는 점을 찾을 수 없다.
또한, 원고에 대한 배치전환 자체가 노동조합과 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이루어졌고, 징계처분을 받은 것도 아니어서 협의전치의 예외조항에 해당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단체협약 제62조 참조), 원고가 배치전환에 대하여 불만과 항의의 뜻을 표시한 것을 징계사유로 삼기에는 적절치 않다.
제⑨항의 행위는, 원고가 문병을 온 사람들이 있는 사석에서 말한 것이고, 그 내용도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공익적인 성격을 가지는 철도차량의 하자보수 문제에 관하여 철도청 내부에서 해결이 되지 않으면 언론에 제보할 수도 있다는 것이므로, 이를 가리켜 품위유지의무에 위반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국가공무원법에 위반되는 점을 찾을 수 없다.
제⑩항의 행위는, 진정서 내용의 주요부분이 허위라거나 근거 없이 소속 직장이나 그 관리자들의 명예 또는 인격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므로, 이를 징계의 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 할 것이다.
재량권의 남용이 있는지 여부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으며,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1997. 11. 25. 선고 97누14637 판결, 1999. 10. 8. 선고 99두6101 판결 등 참조).
본건에 있어서, 원고에 대한 각 징계사유 중 국가공무원법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인정되는 제① 내지 제⑥항, 제⑧항, 제⑪항의 행위에 관하여 살펴본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제② 및 제⑤항의 행위는 내용으로 보아 그 정도가 무겁지 아니한 점, B사무소 소장은 원고의 제① 내지 제⑥항의 행위를 이유로 원고를 의정부로 배치전환하는 내용의 1998. 10. 1.자 인사명령을 내렸는데, 서울지방철도청장의 조정 결과 원고가 1개월간 의정부에서 근무한 후 복귀하기로 하는 내용의 1998. 10. 13.자 합의가 이루어졌고, 원고는 1998. 12. 10.경 B사무소로 복귀한 점, 1998. 10. 13.자 이후에도 제⑧ 및 제⑪항의 행위는 단체협약에 위반된 배치전환을 비난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점 등의 사정을 알 수 있고, 이러한 사정들은 이 사건 처분에 있어서 원고에게 긍정적인 사항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원고는 1998. 10. 13.자 합의를 근거로 제① 내지 제⑥항을 징계사유로 삼기에 부적절하다는 주장을 하는 한편, 환송 후 당심에 이르러서는 다시 1998. 12. 8.자 노사합의에 의하여 원고가 B사무소로 복귀한 것을 근거로 제⑧ 및 제⑪항을 징계사유로 삼기에 부적절하다는 주장을 하므로, 이에 관하여 먼저 살펴본다.
우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1998. 10. 13.자 노사합의 이후 같은 해 10. 16.부터 11. 8.까지 병가 또는 연가를 내어 출근하지 않았고, 10. 24.경에는 B사무소로부터 출근하라는 공문을 받고도 병가를 이유로 출근하지 않았으며, 다시 11. 13. 조퇴, 14. 병가, 15. 연가, 11. 29.과 30. 병가를 내었을 뿐 아니라, 위 합의 이후에도 징계사유 제⑧ 및 제⑪항의 행위를 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비록 연가 등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 하더라도 그 기간 및 횟수 등에 비추어 원고가 위 합의에 따라 성실하게 근무하였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으므로, 피고가 합의 이전에 있었던 위 제① 내지 제⑥항의 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았다 하여 이를 비난할 수는 없다고 보여진다.
다음으로, 원고가 1998. 10. 13.자 합의에서 정한 복귀일자인 같은 해 11. 14.을 훨씬 지난 1998. 12. 10.경 복귀하였음은 위 1.의 가.(3)항에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원고의 복귀 전에 제⑧ 및 제⑪항의 행위 등을 모두 양해하는 등의 노사합의가 있었다는 원고의 주장은 환송 후 당심에 이르러 나온 주장으로서 이를 선뜻 믿기 어려운 당심에서의 증인 X의 증언 외에는 이에 부합하는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비록 그러한 합의가 노사간에 있었다 하더라도 상호 양해하기로 한 위 제⑧ 및 제⑪항의 행위들을 그 이전의 문제되는 행위들과 종합하여 징계사유로 삼는 것까지 잘못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제① 내지 제⑥항, 제⑧항, 제⑪항의 행위들을 합하여 징계사유로 삼아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을 적절치 못하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고 보여진다.
한편, 원고의 위 각 행위들이 노동조합활동과 관련된 것이기는 하나(사실상 노사간의 분쟁은 모두 노동조합활동과 관련 있는 것이라고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를 징계사유로 삼아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고, 또한, 원고 등이 철도차량의 안전문제를 언론기관에 제보한 것이 B사무소 검수원들의 기강문란에 대한 특별감사의 계기가 되었고, 그 문제점들이 감사원의 감사결과 사실로 밝혀졌으며, 그 감사결과 원고를 해임하기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해임처분에 아래와 같은 정당한 사유가 있는 이상 이 사건 처분이 원고 등의 공익제보에 따른 보복조치로 단순히 표면상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할 수는 없다.
이와 같은 판단을 전제로 제① 내지 제⑥항의 행위와 제⑧ 및 제⑪항의 행위들을 살펴보면, 이들은 모두 국가공무원으로서 준수하여야 할 복종의무, 성실의무, 품위유지의무 등을 위반하여 B사무소장 및 계장 등 상급자들의 명예와 위신을 훼손하고 기강을 어지럽히는 행위로서, 위 1)항의 긍정적 측면들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결코 그 위반의 정도가 가볍다고는 말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 이를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하지 아니한 적법한 처분이라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우근(재판장) 이규진 이병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