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원고가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하여 종전 근로자를 우선 재고용해야 한다는 입찰조건을 수락함으로써 아파트 관리업체로 선정된 후 그 재고용 약속에 관한 내용을 공고한 바 있기는 하나 원고가 종전 관리업체와 근로자간의 고용관계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 주식회사 아파트유지관리 사건 (서울고법 제11특별부 2003.8.28 선고, 2002누 17486) 부당해고구제사건재심판정취소
* 원고, 항소인 / 주식회사 아파트유지관리 대표이사 이×성
* 피고, 피항소인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심×숙
* 피고보조참가인(선정당사자) / 김×복, 김×율
* 제1심 판결 / 서울행정법원 2002.10.11 선고, 2002구합 9148 판결
* 변론종결 / 2003.6.19
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002.2.4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선정당사자)들, 별지 선정자목록 기재 나머지 선정자들 사이의 2001부해706호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총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선정당사자)들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 내지 4, 갑5의1, 2, 갑6의1 내지 24, 갑7의1 내지 78, 을1, 을5, 을6의1, 2, 을7, 9 내지 15, 을16의2, 5 내지 14, 을17의1 내지 18, 을18의1 내지 1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 소재 M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는 A지구(810세대), B지구(892세대), C지구(1,398세대) 등 총 34개동 3,100세대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위 각 지구는 서로 입주시기가 달랐으나 관리사무소, 중앙난방시설, 전기실 등이 모두 1개소이고 그 밖에 모든 관리시스템이 통합ㆍ관리되도록 설계되어 있어 구분관리되고 있지는 아니하였다.
주택관리업체인 D종합관리 주식회사(이하 ‘D종합관리’라고 한다)는 목동14단지 입주자대표회의(대표자 정×풍. 이하 ‘입주자대표회의’라고 한다)와의 위탁관리계약에 따라 1995.3.1경부터 2001.2.28까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무를 맡고 있었는데, 피고보조참가인들을 포함한 선정자들과 임×직, 최×장, 윤×택, 위×용, 노×상, 박×덕 등 20명(이하 편의상 ‘참가인 등’이라고 일컫는다)은 D종합관리 소속의 근로자들로 위 아파트의 B, C지구의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던 사람들 중 일부이다.
입주자대표회의는 2001.1.8 아파트관리업체를 새로 선정하기 위한 공고를 하였는데 그에 첨부된 입찰자 유의서에는 현재 고용된 인력은 우선 재고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원고의 위 입찰에서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체로 선정되어 2001.2.10 입주자대표회의와 사이에 위탁관리기간을 같은 해 3.1부터 2003.2.28까지로 하고, 매월 관리비를 1,506,510원으로 하고, 경비원 128명과 관리인원 28명의 인건비를 162,648,441원으로 하여 연봉제로 운영하고, 각 경비초소(63개소)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경비원이 24시간 배치되어야 하고, 경비원이나 기타 직원에 대하여 입주자대표회의가 교체를 요청할 때에는 1개월 내에 교체하여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아파트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03.2.24 “목동14단지 근무 관리직원에 알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입찰 당시 공약한 바대로 관리직원 및 경비업무에 종사하는 여러분 전원을 당사에서 재고용하고자 합니다. 목동 14단지에서 (주)아파트유지관리 회사 소속직원으로 계속 근무하고자 원하시는 분은 당사와 2.27까지 신임 관리소장(신×무)과 상담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시기 바랍니다. 기간이 경과하면 계속 근무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여 새로운 직원을 채용할 예정입니다”라는 공고문을 A지구에 게시하였다.
원고는 위탁관리계약에 따라 2001.3.1부터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관리업무를 개시하게 되었으나, D종합관리가 이 사건 아파트 B, C지구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라고 주장하는 김×희, 김×오와 위탁관리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전임 관리 소장 김×수를 통하여 원고에 대한 업무 인수인계를 거부하고 관리사무소를 계속 점거하는 바람에 실질적인 관리업무는 A지구 아파트에 국한되었다.
이에 입주자대표회의는 김×희, 김×오와 D종합관리를 상대로 하여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에 2001카합468호로 업무방해금지가처분을 신청하였고, 2001.4.19 위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이 내려졌다. 한편, 원고는 위 가처분결정이 내려지기 전인 같은 해 3.13일 아파트관리사무소를 실력으로 인수하였으며, D종합관리측의 김×수 등은 위와 같이 실력에 의하여 원고회사에 관리사무소를 넘겨주게 된 후에도 전기실, 기계실 등으로 옮기며 다소 저항하였으나 위 가처분결정이 송달된 같은 해 4.24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완전히 철수하였다.
한편, 참가인 등은 원고가 새로운 위탁관리를 맡게 된 2001.3.1 이후에도 종전 위탁관리업체인 D종합관리의 지시에 따라 B, C지구에서 종전대로 경비업무에 종사하여 왔다. 그들은 2001.3월분 임금이 체불되자 같은 해 4.7 음주상태에서 항의하며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와 주민들에게 욕설을 하는 등 소란을 피우기도 하였다.
원고는 2001.4.24 관리소장 신×무에 대하여 “그 동안 B, C지구에 근무했던 D종합관리 소속 직원(경비원)에 대한 근무상태 등을 확인하여 당사의 직원으로 채용하여 주기 바라고,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측의 요청에 따라 승계제외 대상자는 채용에서 제외하여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이에 따라 원고는 같은 해 4.25일 B, C지구에서 근무하던 경비원 중 78명과의 사이에 고용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입주자대표회의측으로부터 그 동안 불친절근무 등의 이유로 재고용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참가인 등을 비롯한 34명과는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다(한편 A지구에서 근무하던 경비원들과 사이에서는 2001.3.1자로 이미 고용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다).
원고는 2001.3월부터 A, B, C지구 전체에 대한 관리비를 수령하였고, 참가인 등에 대하여도 그들이 근무한 기간의 임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종전에 D종합관리가 임금지급시 사용해 오던 급여통장의 계좌에 입금해 주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1.9.13 원고가 같은 해 4.25일부터 참가인 등의 노무제공의 수령을 거부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된다고 인정하고 원고에 대하여 원직복귀 및 임금지급을 명하였으며, 중앙노동위원회는 2002.2.4 이에 대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법원의 업무방해금지가처분결정이 있기 이전까지 D종합관리는 원고에 대하여 B, C지구에 대한 업무를 인계하지 않고 관리사무소를 장악하고 있었고 참가인 등도 D종합관리의 통제에 따르고 있었으므로, 그때까지 참가인 등은 D종합관리 소속 근로자들이었던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후 원고는 참가인 등과의 사이에 고용계약을 체결한 바도 없으며 이들을 해고한 적도 없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 등을 해고하였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원고와 참가인 등 사이의 고용관계의 존부에 대한 판단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의 위탁관리계약에 따라 아파트관리업무를 수행하는 아파트 관리업체가 변경되는 경우, 새로운 관리업체는 입주자대표회의와 사이에 새로운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여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그 업무를 수탁받을 뿐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새로운 관리업체가 종전 관리업체 소속 근로자의 고용을 포괄적으로 승계한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하여 종전 근로자를 우선 재고용해야 한다는 입찰조건을 수락함으로써 아파트 관리업체로 선정된 후 그 재고용 약속에 관한 내용을 앞서 본 바와 같이 공고한 바 있기는 하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종전 관리업체와 근로자들간의 고용관계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위 공고의 내용 중에는 계속 근무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기한 내에 신임 관리소장과 상담하여 고용계약을 체결하자는 취지가 명시되어 있는 바, 이는 당초의 입찰 조건에 따라 종전의 경비원을 원칙적으로 재고용하기는 하되 그것이 근본적으로 아파트 주민들의 편의와 이익을 위한 것이므로 위 재고용 역시 그 범위 내에서 보장하는 것으로서 주민들의 편의나 이익 또는 합당한 요구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채용에 관하여 가지는 권익의 보호를 위해서 그에 필요한 재량을 행사하기 위한 면담 등의 절차를 취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위 공고만으로써 원고와 종전 근로자 전원과 사이에 고용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없음은 물론, 위 공고가 청약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종전 근로자들이 다만 계속 근무하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표시하기만 하면 그로써 당연히 고용계약이 체결되는 것으로 볼 수도 없다고 할 것이다.
피고는, 참가인 등과 원고 사이에 명시적인 고용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원고가 위탁관리를 시작한 2001.3.1부터 같은 해 4.24일까지 종전대로 아파트경비업무를 수행하여 왔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의 없이 노무제공을 수령하고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수령한 관리비의 일부로 참가인 등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였으므로, 그들과 원고 사이에는 묵시적으로 고용계약이 성립되었다고 주장한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등은 원고가 새로이 위탁관리를 시작한 2001.3.1부터 4.24일까지는 원고가 아니라 종전 위탁관리회사인 D종합관리의 업무지시에 따라 경비업무를 수행한 점, 원고는 D종합관리가 철수하자 참가인 등을 제외한 다른 종전 경비원들과 사이에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참가인 등에 대하여는 업무에서 제외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는 B, C지구 아파트의 관리권을 둘러싼 D종합관리와의 법률상 분쟁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참가인 등을 포함한 종전 경비원들 전원들과 사이에 재고용 여부 문제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가 위 분쟁이 정리되자마자 곧바로 참가인 등은 재고용에서 배제하고 나머지 경비원들과는 재고용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비록 법률상 분쟁이 계속되는 동안 참가인 등이 종전과 마찬가지로 경비업무를 수행한 데에 대하여 실력으로 출퇴근, 경비업무, 경비일지 작성 및 관리비 납부서의 배달 등 노무제공을 중지시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을 들어 원고가 이의 없이 그들의 노무제공을 수령함으로써 묵시적으로 고용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가 참가인 등에 대한 임금 상당액을 그들의 종전 급여통장에 입금한 것은 그들이 원고의 근로자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고로 위탁관리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재고용 여부 확정시까지 사실상 원고 및 주민들을 위하여 근무를 한 셈이 되므로 원고나 입주자대표회의로서는 그로 인한 임금 상당액을 지급, 정산할 의무 내지 필요가 있었고, 이에 따라 원고가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수령한 총 관리비 중 일부로 참가인 등에게 위와 같은 방법으로 입금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위 임금 상당액의 입금행위로써 위와 같은 판단을 뒤집을 사정으로 삼기도 어렵다. 또 참가인 등의 고용보험 피보험자자격상실 확인서(을8)에 사업장이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로 기재되어 있다든가 자격상실 일자가 원고의 관리가 시작된 이후인 2001.5.1로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도 위 판단에 장애가 되지 아니한다.
소결론
위와 같이 원고와 참가인 등 사이에는 고용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한데도, 이 사건 재심판정을 그 고용관계가 존재하는 것을 전제로 하였으므로 위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이다. 이와 결론이 다른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 판사 정인진(재판장), 김성곤, 임영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