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03. 10. 31. 선고 2002누18762 판결

판결요지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불가결하므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대기발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와의 협의 등 대기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며,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 대기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된다고는 볼 수 없다(2002.12.26 대법 2000두 8011 참조).

살피건대, 참가인 회사는 금융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특성상 금융업무를 취급하는 직원들이 금융사고를 유발하는 것은 회사의 존립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직원들에 대한 단속을 철저히 할 필요성이 있는 점, 참가인 회사의 신원보증규정상 직원을 신규채용할 때에는 신원보증서류가 구비된 후에 발령한다고 하여 신원보증의 중요성을 이미 회사의 규정에서 명백히 나타내고 있는 점, 더욱이 원고의 경우 봉급채권이 가압류될 정도로 신용상태가 좋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가 신용상태가 불량하고 신원보증보험증권 발급이 거절된 원고를 인사규정 제18조의4 제1항 제1호 소정의 「기타의 사유로 직무부여가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자」로 보아 직무를 부여하지 않고 대기발령을 할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할 것이고, 반면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는 불이익은 실제 직무를 수행하였으면 받았을 직책수당 및 업무수당을 지급받지 못하는 정도에 불과하여 위와 같은 대기명령의 필요성에 비하여 크다고 할 수 없으며, 한편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함에 있어서 당사자인 원고와 사이에 성실한 협의를 하였다고 볼 자료가 나타나 있지는 않으나, 이 사건 대기명령에 이르게 된 사유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의 협의가 대기발령이라는 원고에 대한 인사처분의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을 것으로 넉넉히 추인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대기발령은 참가인 회사의 업무 특성과 인사규정 및 신원보증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한편,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에 대기발령이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이상 대기발령을 함에 있어서 해당자에게 변명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의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는 없다 할 것이므로, 징계절차를 준용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조치에는 인사권자의 상당한 재량이 인정되고 또한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고려가 요구되는 것이어서 신원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거나 가입하지 못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어떠한 내용의 인사조치를 취할 것인가를 미리 확정하여 근로자들에게 고지할 수는 없는 것이고, 더욱이 참가인 회사의 신원보증규정상 직원을 채용할 때에는 신원보증서류가 구비된 후에 발령하고 신원보증보험은 1년마다 갱신하도록 규정함으로써 기존의 직원도 신원보증보험증권이 제출되지 않는 경우 직무를 부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므로, 참가인 회사가 신원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지 못하는 경우의 불이익에 관하여 직원들에게 미리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이 사건 대기발령이 부당하다고 할 수는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