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자신이 소유하는 승용차를 이용하여 아침 일찍 사무실로 출근하던 농협직원이 교통사고를 당해 상해를 입었다 해도 사고당시 경비당번의 임무인 보안장비의 해제 및 주문받은 농약의 배달준비를 위해 사무실로 가던 중이므로 위 사고는 업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재해에 해당한다.
* 사 건 / 2002.11.08, 서울고법 제4특별부 2002누 5926 요양급여불승인처분취소
* 원고, 항소인 / 하○○
* 피고, 피항소인 / 근로복지공단
* 제1심 판결 / 서울행정법원 2002.4.3. 선고 2001구 8567 판결
* 변론종결 / 2002.8.16.
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00.6.28.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급여 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처분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원고는 1994.3.5. 산청농업협동조합 덕산지소(이하 ‘덕산농협’이라고만 한다)에 입사하여 농약, 비료, 면세유의 판매 및 이용고 배당업무를 담당하던 중 2000.3.7. 기계용역경비 당번명령을 받고 퇴근한 후 다음날인 2000.3.8. 07:50경 그 소유의 승용차를 운전하여 출근하다가 경남 산청군 단성면 백운리 소리담 버스승강장 근처에서 돌을 피하려다가 경수로로 추락하여 좌측 대퇴전자하 분쇄골절, 경추 및 요추염좌, 뇌진탕의 상해(이하 ‘이 사건 재해’라고 한다)를 입었다.
원고는 이 사건 재해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주장하면서 2000.5.20. 피고에게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00.6.28. 이 사건 재해는 사업주가 제공하지 않은 차량을 이용하여 출근하던 중 발생한 재해로서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원고의 요양승인신청을 불허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기계용역경비 당번은 일상 업무를 종료한 후 자택으로 귀가하여 착신전환된 전화로 오는 긴급연락에 대한 조치와 농약 등 주문이나 상담 내용을 기록하는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는데, 원고는 위 당번근무중인 2000.3.8. 06:00경 소외 최○○으로부터 농약(제초제) 5개를 아침 일찍 배달하여 달라는 주문을 받고 위 주문에 따른 배달준비 및 위 당번 업무에 속하는 덕산농협에 설치된 보안장비의 해제를 위하여 평소보다 일찍 출근하다가 이 사건 재해를 당하였으므로, 이 사건 재해는 원고의 업무인 농약 판매ㆍ배달을 위한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일뿐더러 위 당번업무시간 종료 이전에 위 당번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피고의 주장
원고의 이 사건 재해는 출근 중 일어난 것으로서 덕산농협이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출근한 것도 아니고 출근중 덕산농협의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재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5호증 내지 갑제12호증, 갑제13호증의 1, 2, 갑제14호증의 1, 2, 갑제15호증, 갑제16호증의 1 내지 3, 을제1호증, 을제4호증의 1, 2, 을제5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법원의 산청농업협동조합 덕산지소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덕산농협의 기계용역경비 당번업무의 내용
덕산농협은 직원의 당직 근무에 대신하여 기계용역경비계약을 체결한 용역경비회사로 하여금 근무 시간 이후의 경비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면서, 매일 2명의 직원을 기계용역경비 당번(이하 ‘경비당번’이라고 한다)으로 지명하고 있다.
덕산농협이 적용하는 ‘기계용역경비운영준칙’에 의하면, 경비당번의 임무는 ① 자기카드 및 출입문 열쇠의 관리, ② 기계용역경비당번 근무일지에 의한 항목별 확인 및 조치, ③ 화재, 도난 등 사고예방 조치, ④ 취약시간 경비, ⑤ 사무소장 또는 관리자로부터 지시받은 사항의 처리, ⑥ 사무소 전화 접수 등 긴급 연락사항 등 처리, ⑦ 정상 근무시간 외의 근무자 및 방문자 등 기록 유지이며, 위 준칙을 위반한 경비 당번에 대하여는 징계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한편 위 준칙에 의하면, 기계용역경비 실시사무소는 업무 종료 후 전화응대 및 비상연락 대책 일환으로 대표전화에 착신통화 전환장치 등을 설치 운용하도록 되어 있다.
덕산농협의 근무시간은 동절기인 11월부터 2월까지는 09:00부터 17:00까지, 하절기인 3월부터 10월까지는 09:00부터 18:00까지(다만 토요일은 09:00부터 13:00까지임)인데, 덕산농협에서 경비당번 근무명령을 받은 직원은 퇴근시간 이후 최종적으로 보안점검을 확인하고, 덕산농협의 대표전화를 자신이 머무를 곳의 전화로 착신전환하고 보안장비를 가동한 다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신의 집으로 가서 대기하면서 민원 및 영농자재 배달사항을 접수받는 등 위 준칙에서 정한 업무를 처리한 후 다음날 다른 직원보다 일찍 출근하여(통상 08:00 이전에 출근함) 보안장비를 해제하고 다른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까지 경비 업무를 담당하다가 경비 서류를 작성하여 자기카드 및 열쇠 등과 함께 관리자에게 인계하는 방식으로 당번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경비 당번 수당으로 금 5,000원을 지급받고 있다.
조합원들은 영농기에는 경비당번에게 영농자재를 주문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경비당번은 다음날 출근하여 주문내용을 담당자에게 인계하여 배달하는 기사를 통하여 배달하고 주문량이 많거나 급할 때에는 경제팀 직원이나 주문을 받은 사람이 직접 배달하기도 하며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아침 일찍 가져다 주기도 한다.
이 사건 재해에 이르기까지 원고의 업무수행 경과
원고는 덕산농협에 입사한 이래 농약, 비료, 면세유 등의 판매 및 입출고업무를 담당하는 한편, 경제팀의 계장직책으로 조합원들의 이용고 배당업무를 담당하면서 농약, 비료 등의 구입에서 판매까지의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원고는 2000.3.7. 동료직원인 소외 민○○과 함께 경비당번 명령을 받고 같은 날 20:40경까지 위 지소에서 경비당번업무를 수행하다가 덕산농협의 전화번호를 원고 및 위 민○○의 전화번호로 착신전환시킨 후 귀가하여 자택에서 경비당번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다음날인 2000.3.8. 06:00경 착신전환된 전화를 통하여 소외 최○○으로부터 원고가 관리하는 농약(제초제) 5개를 아침 일찍 배달하여 달라는 주문을 받았는바, 원고는 덕산농협에 설치된 보안장비를 해제하기 위하여 평소보다 일찍 출근하여야 하므로 자신이 직접 위 농약을 배달해 줄 생각으로 같은 날 07:10경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여 자택을 출발하여 덕산농협으로 가던 중 같은 날 07:50경 이 사건 재해를 입게 되었다(사고장소로부터 사무실까지의 거리는 약 6∼7㎞ 정도이고, 자동차로 5분 정도 걸린다).
판 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덕산농협의 경비당번은 다른 직원이 퇴근한 후에는 자신도 퇴청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근무시간 종료시부터 다음날 근무시간 개시시까지 위 준칙에서 정한 일정한 임무가 부여되어 있으므로 퇴청 후 귀가하여 대기하면서 위 경비당번 근무시간동안 그 임무를 수행하여야 할 것이어서(경비당번 임무를 위반하면 징계사유가 된다), 덕산농협의 경비당번은 비록 사무실에서 퇴청을 하더라도 그 업무가 종료된 것으로 볼 수는 없고, 개인적인 행동을 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비당번 임무가 종료될 때까지 덕산농협의 경비당번 업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원고는 자신이 소유하는 승용차를 이용하여 덕산농협 사무실로 출근하던 중 이 사건 재해를 입기는 하였지만, 당시는 경비당번 근무시간 중으로 원고는 경비당번의 임무인 보안장비의 해제 및 주문받은 농약의 배달 준비를 위하여 사무실로 가던 중이었으므로, 이는 덕산농협의 경비당번의 업무수행상 통상 예정된 범위 내의 것이라 할 것이어서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요양신청을 거부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재판장 판사 이홍훈, 김용상, 한주한
사건정보
자가용 출근 사고도 업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재해에 해당한다 (2002.11.08, 서울고법 2002누 5926)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