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04. 10. 12. 선고 2003나55334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의 피고 주식회사 H, I, 주식회사 J에 대한 부분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원고에게,

가.

피고 주식회사 H, I은 각자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01. 2. 28.부터 2004. 10. 1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나.

피고 주식회사 J는 30,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01. 1. 31.부터 2004. 10. 1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H, I, 주식회사 J에 대한 나머지 항소 및 피고 주식회사 D, E, 주식회사 F, G에 대한 항소와 피고 주식회사 F, G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H, I, 주식회사 J 사이의 소송 총비용은 이를 5분하여 그 중 1은 위 피고들의, 나머지는 원고의 각 부담으로 하고,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D, E, 주식회사 F, G에 대한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하며, 피고 주식회사 F, G의 항소비용은 피고 주식회사 F, G의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5, 6, 8, 9호증, 갑 제10호증의 1 내지 11,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갑 제3호증의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는 연예인 겸 의류제조업체인 '주식회사 K'의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자이다.

(2)

피고 D는 'L TV'의 방송사업을 운영하는 방송사이고, 피고 E은 별지 1 기재 보도 당시 L TV 'M' 프로그램의 제작담당 프로듀서(PD)이다.

(3)

피고 F는 주간신문인 'N'을 발행하는 회사이고, 피고 G은 별지 2, 3 기재 각 기사를 작성한 피고 F의 기자이다.

(4)

피고 H는 월간 잡지인 'O'를 발행하는 회사이고, 피고 I은 별지 5 기재 기사를 작성한 피고 H의 기자이다.

(5)

피고 J는 월간 잡지인 'P'을 발행하는 회사이다.

나.

이 사건 각 보도에 이르게 된 경위

(1)

Q는 원고가 2000. 11. 19. 02:30경 자신을 강간하였고 이로 인하여 상해를 입었음을 이유로 같은 날 05:45경 원고를 서울지방경찰청 송파경찰서에 신고한 다음 국립경찰병원에서 엑스레이 촬영 등 상처부위 진단을 받고, 질에서 체액을 채취하도록 하였다.

(2)

원고가 2000. 11. 21. 체포영장이 발부되어 있는 상태에서 경찰에 자진출두함에 따라 경찰은 원고에 대하여 강간치상혐의에 관한 수사를 시작하였고, 그 후 2000. 11. 22.자 검찰의 재수사명령에 의하여 보강수사를 한 다음 2000. 11. 24. 원고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여 원고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다.

(3)

그 후 원고에 대한 위 강간치상 피의사건은 2000. 11. 27. 서울지방검찰청에 송치되었고, 검찰의 수사를 거쳐 2000. 12. 14. 서울지방법원에 강간치상죄로 기소되었다.

(4)

검찰의 기소를 전·후로 하여 피고들은 원고에 대한 위 강간치상사건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이 사건 각 보도를 하였다.

(가)

피고 D, E은 2000. 11. 22. 저녁에 방영된 L TV 'M' 프로그램에서 별지 1 기재 보도를 방영하였는바, 그 주요내용은 '원고가 여대생 성폭행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고, 성폭행을 당하였다는 여대생의 진술이 2차례에 걸쳐 번복되는 상황에서 검찰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기각하고 경찰에 재수사명령을 내려 경찰이 현재 보강수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고, 위 보도내용과 더불어 원고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 모습, 원고와의 인터뷰, 담당경찰관과의 인터뷰, 사건현장, Q로부터 채취한 체액샘플 등의 화면을 함께 방영하였다.

(나)

피고 F, G은 2000. 12. 3.자 N에 Q에 대한 인터뷰 내용을 별지 2 기재 기사로 게재하였고, 2001. 1. 14.자 N에 원고를 둘러싼 소문과 R에 대한 인터뷰를 내용으로 하여 별지 3 기재 기사를 게재하였다.

(다)

피고 H는 O 2001년 1월호에 Q에 대한 인터뷰 내용을 별지 4 기재 기사로 게재하였고, 피고 I은 2001년 2월호에 당시 보석으로 석방되어 재판을 받고 있던 원고의 인터뷰 내용과 위 강간치상 사건의 제1심 재판과정 및 원고가 그동안 폭력으로 3 차례의 벌금형을 받는 등 전과가 있다는 내용의 별지 5 기재 기사를 게재하였다.

(라)

피고 J는 P 2001년 1월호에 Q에 대한 인터뷰 내용과 원고가 그동안 폭력으로 3차례의 벌금형을 받는 등 전과가 다수 있다는 내용의 별지 6 기재 기사를 게재하였다.

다.

이 사건 각 보도 이후의 경과

(1)

원고는 기소된 이후 서울지방법원 2000고합1391호로 진행된 제1심에서 2001. 3. 21. 강간치상에 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되어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의 판결을 선고받았다.

(2)

그 후 원고는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01노852호 재판에서 2001. 11. 28.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선고받았으며, 2002. 7. 12. 상고심인 대법원 2001도6777호 재판에서 비록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가 없더라도 공소제기 전에 고소의 취소가 있었다면 무죄를 선고할 수 없는데, Q가 사건 다음날인 2000. 11. 20. 원고와 합의하면서 원고를 상대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지 아니한다는 합의서를 경찰에 제출하였고, 위 합의서의 제출로 이 사건 공소제기 전에 고소를 취소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공소기각판결을 선고받았다.

2.

명예훼손의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청구원인

원고는, ① 피고 D, E이 2000. 11. 22. 'M' 프로그램에서 Q로부터 원고의 정액이 채취된 바 없고 경찰이 원고의 강간치상혐의에 대한 수사진행상황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거나 언론기관에게 보도자료를 제공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Q의 질에서 채취한 체액샘플만을 토대로 '증거자료로 제출된 정액샘플'이라는 자막과 그 샘플의 영상을 원고가 조사받는 모습과 함께 방영함으로써 시청자로 하여금 원고가 강간범인 것처럼 오인하게 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고, 아울러 원고의 초상권을 침해하였으며, ② 피고 F, G, H, I, J는 원고에 대한 범죄사실을 확인하는 절차 등을 취함이 없이 Q와의 인터뷰를 일방적으로 보도하거나 공공의 이해와 관련이 없는 이 사건 피의사실과 관련된 소문, 원고의 범죄경력 등을 내용으로 하는 별지 2 내지 6 기재 각 기사(다만 원고는 별지 5 기재 기사에 대해서는 기사 하단의 원고에 대한 전과 관련 보도만을 문제삼고 있다.)를 게재함으로써 위 각 기사를 읽는 독자로 하여금 원고가 성폭행 범죄를 저지른 파렴치범으로 오인하게 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이 사건 각 보도가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는지 판단하는 기준

(가)

텔레비전 방송보도의 내용으로 인해 개인의 명예가 훼손되었는지 여부는 당해 방송보도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의 시청자가 보통의 주의로 방송보도를 접하는 방법을 전제로, 보도 내용의 전체적인 흐름, 화면의 구성방식,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와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보도 내용이 시청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도 그 판단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1다53387 판결 참조).

(나)

마찬가지로 신문기사나 잡지에 게재된 보도 내용으로 인하여 개인의 명예가 훼손되었는지 여부는, 일반적으로 신문이나 잡지를 읽는 독자의 기사에 관한 인상이 기사의 제목 및 제목에 따르는 본문의 내용에 따라 영향을 받으므로 제목의 표현, 글자의 크기, 배치뿐만 아니라 기사의 전체적인 흐름,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 방법, 기사와 함께 게재된 사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해 기사를 읽는 일반적인 독자가 그 기사를 읽었을 때 그 기사 전체로부터 받는 통상적인 인상에 근거하여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0다37647 판결 등 참조).

(2)

원고에 대한 명예훼손 및 초상권 침해의 유무

(가)

먼저 피고 D, E의 별지 1 기재 내용의 방송으로 원고의 명예가 훼손되었는지 보건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는 연예인 겸 기업의 대표로서 국내에 알려져 있는데 원고의 실명(實名)이 거론되면서 원고가 강간치상의 피의자로서 수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와 동시에 원고의 조사받는 화면, 원고의 인터뷰 내용이 방송됨으로써 위 보도를 접한 사람들은 원고가 강간치상범죄를 저지른 것 같은 인상을 받게 된다고 할 것인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었다고 할 것이다.

(나)

다음으로, 피고 D, E의 위와 같은 방송으로 원고의 초상권이 침해되었는지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연예인 겸 기업의 대표로서 널리 알려져 있는 유명인이고, 이 사건 피의사실과 관련하여 이 사건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것을 전제로 자청하여 인터뷰까지 하였는바, 위와 같은 원고의 지위나 방영 당시의 상황으로 보아 원고로서는 자신이 경찰서에서 수사받는 모습과 인터뷰하는 모습이 어느 정도는 공중에게 공개되는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보이고, 또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위 화면과 함께 보도된 내용은 원고가 강간치상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것으로서 원고가 인터뷰하거나 조사받는 장면은 그 보도 내용과 밀접한 관계에 있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모습이 화면으로 방영된 부분은 보도 목적에 비추어 필요하고 상당한 정도에 그쳤다고 할 것이므로 어느 모로 보나 초상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에 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 F, G, H, J가 각 보도한 별지 2, 4, 6 기재 각 기사에 관하여 보건대, 위 각 기사를 접하는 독자들은 원고가 피해자를 성폭행한 파렴치범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으면서 은밀하게 Q와 접촉하여서는 그 범행을 인정하고 합의하였다는 인상을 주었다고 할 것이므로, 위 각 기사의 게재로 인하여 원고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었다고 할 것이다.

(라)

다음으로, 피고 F, G이 보도한 별지 3 기재 기사에 관하여 보건대, 별지 3 기재 기사는 형식상으로는 R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원고의 입장을 옹호해 주는 듯이 보이나, 결국, 위 기사를 읽는 독자들에게는 원고가 평소에는 자신의 직업이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하여 여러 여자를 만나 성적 접촉을 하는 등의 문란한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었다고 할 것이므로, 위 기사의 게재로 원고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었다고 할 것이다.

(마)

피고 H, I이 보도한 O 2001년 2월호에 게재된 별지 5 기재 기사 중 전과관련 보도에 관하여 보건대, 우선 별지 5 기재 기사의 전체적인 내용, 목적 등을 고려할 때 기사 말미에 원고에 대한 전과를 보도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이와 같은 범죄전력에 대한 기사를 게재함으로써 위 기사를 읽는 독자들에게 위 기사 보도 당시 강간치상혐의로 기소되어 있는 원고가 이 사건 범죄 이외에도 각종 범죄로 처벌받는 등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었다고 할 것이므로, 위 기사의 게재로 인하여 원고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었다고 할 것이다.

3.

피고들의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들의 주장

피고들은 이 사건 각 보도가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보도는 공적 인물인 원고의 강간치상혐의에 대한 보도로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으로서 공공의 이해와 관련이 있고, 그 목적 또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보도 내용도 진실한 것이거나 피고들이 보도 내용을 진실한 것으로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위 각 보도는 위법성이 없다고 항변한다.

나.

피의사실의 보도에 대한 위법성 판단 기준

(1)

언론매체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보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 때에는 진실한 사실이라는 증명이 있거나, 그와 같은 증명이 없더라도 보도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보도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의 여부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 진실이라고 믿게 된 근거나 자료의 확실성과 신빙성, 사실 확인의 용이성, 보도로 인한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행위자가 보도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다하였는가, 그 진실성이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자료나 근거에 의하여 뒷받침되는가 하는 점에 비추어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다50213 판결 등 참조).

(2)

특히, 보도 내용이 수사가 진행 중인 피의사실에 관한 것일 경우, 일반 독자들 또는 시청자들로서는 보도된 피의사실의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별다른 방도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언론기관이 가지는 권위와 그에 대한 신뢰에 기하여 보도 내용을 그대로 진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고, 신문 또는 방송 보도가 가지는 광범위하고도 신속한 전파력으로 인하여 사후 정정보도나 반박보도 등의 조치에 의한 피해구제만으로는 사실상 충분한 명예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보통이므로, 보도 내용의 진실 여하를 불문하고 그러한 보도 자체만으로도 피의자나 피해자 또는 그 주변 인물들이 입게 되는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피의사실을 보도함에 있어 언론기관으로서는 보도에 앞서 피의사실의 진실성을 뒷받침할 적절하고도 충분한 취재를 하여야 함은 물론이고, 보도 내용 또한 객관적이고도 공정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무죄추정의 원칙에 입각하여 보도의 형식 여하를 불문하고 혐의에 불과한 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암시하거나 독자들로 하여금 유죄의 인상을 줄 우려가 있는 용어나 표현을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대법원 1999. 1. 26. 선고 97다10215, 10222 판결 참조).

다.

공공성

(1)

일반적으로 언론기관의 범죄에 대한 보도는 범죄행태를 비판적으로 조명하고, 사회적 규범이 어떠한 내용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위반하는 경우 그에 대한 법적 제재가 어떻게, 어떠한 내용으로 실현되는가를 알리고, 나아가 범죄의 사회문화적 여건을 밝히고 그에 대한 사회적 대책을 강구하는 등 여론형성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의 보도라 할 것이고, 또한 이 사건처럼 널리 알려진 연예인 겸 기업 대표로서 유명인인 원고가 강간치상혐의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범죄혐의와 관련한 보도 및 범죄경력에 대한 보도는 공중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별지 1, 2, 4, 6 기재 각 기사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다만, 별지 6 기재 기사는, Q와의 인터뷰 부분에 뒤이어 원고의 범죄경력에 관한 보도를 하고 있는바, 이 부분 보도는 다음에서 판단하는 별지 5 기재의 전과 관련 부분과는 달리 다른 기사 부분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보이고, 이를 작성한 기자로서도 원고의 범죄경력보도를 Q와의 인터뷰 내용에 그 신빙성을 더하기 위한 자료로서 추가하여 하나의 기사를 작성한 것이므로 위 전과관련 부분을 전체기사에서 분리하여 위법성 조각 여부를 평가하여서는 안 되고, 위 보도의 주된 내용인 Q와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위법성 조각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다만, 별지 3 기재 기사에 대하여 보건대, 원고가 유명한 연예인 겸 기업 대표로서 이른바 공인(公人)이라고 할지라도 그 보도 내용이 원고가 여자를 마담뚜로부터 대가를 지급하고 소개받는다는 소문 또는 원고를 둘러싼 여자관계에 대한 소문 등에 관한 것으로서 지극히 사적인 것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특별히 원고에 대한 강간치상혐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도 볼 수 없는바, 이와 같은 보도는 그 내용과 목적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위 기사에 대한 피고 F, G의 항변은 이유 없다.

(3)

다음으로 별지 5 기재 기사에 관하여 보건대, 위 기사의 전체적인 내용과 체계는, 범죄혐의에 대한 원고 자신의 입장 표명과 원고에 대한 재판진행 상황 등을 주요한 내용으로 하다가 말미에 이르러 원고는 그 동안 폭력으로 3차례 벌금형에 처해졌고, 대마관리법위반으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으며, 근로기준법위반으로 3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진 바가 있다는 것인바, 원고의 범죄경력보도 부분이 별지 5 기재 기사의 주된 보도 내용과 관련성이 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위 전과는 이 사건 원고에 대한 강간치상혐의와 동종의 전과도 아니고, 재범방지를 위하여 그 보도가 필수불가결한 경우라거나 국민들이 정당하게 알아야 할 부분에 관한 보도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가 연예인 겸 기업의 대표로서 공인이라는 이유나 국민들의 알권리만을 이유로 위 전과관련 보도가 공공의 이해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에 대한 피고 H, I의 항변은 이유 없다.

라.

진실성

별지 1, 2, 4, 6 기재 각 기사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서울고등법원(2001노852호)에서 무죄판결, 대법원(2001도6777호)에서 공소기각판결을 받은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그렇다면 일반 시청자나 독자에게 원고가 강간치상죄를 저질렀다는 인상을 주는 이 사건 각 기사가 객관적 진실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에 대한 피고 D, E, F, G, H, J의 주장은 이유 없다(피고 F, G은 인터뷰 기사의 경우 인터뷰의 내용을 기자가 별도의 편집이나 수정을 하지 않고 그대로 보도하였다면, 그 보도 자체의 진실성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인터뷰 기사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접하는 일반 독자가 다른 형식의 기사와 달리 보는 것은 아니고, 인터뷰 기사의 경우에만 객관적 진실성의 개념을 달리 인정해야 할 근거가 없으므로, 위 피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마.

상당성

그렇다면, 별지 1, 2, 4, 6 기재 각 기사는 공공성은 인정되나, 그 적시사실의 주요 내용이 진실하다는 입증이 없으므로, 나아가 과연 피고 D, E, F, G, H, J가 위 각 보도의 내용이 된 사실을 진실이라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1)

언론기관이 그 보도내용을 진실한 것으로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보도매체의 성격, 사건의 진행 단계와 관련된 보도의 시기(기소 전후, 판결 전후 등), 진실이라고 믿게 된 근거나 자료의 확실성과 신빙성, 사실 확인의 용이성, 적시된 사실의 내용 및 구성, 표현방법, 보도로 인한 피해자의 피해 정도, 명예훼손을 당한 자의 유책성 기타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별지 1 기재 기사에 관한 판단

피고 D, E의 보도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위 피고들은 'M'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인 원고가 현재 성폭행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을 전하면서, 강간혐의를 부인하는 원고에 대한 인터뷰 및 담당경찰관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또 피해자인 Q의 진술번복으로 원고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는 등 수사가 혼란을 빚고 있어 사건의 추이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원고가 조사받는 모습과 Q로부터 채취된 정액샘플을 촬영한 장면을 방영하고 있는바, 위 보도는 보도에 앞서 각종 신문의 사건 관련 보도를 수집·정리하는 등 자료 수집에 필요한 노력을 하였고, 원고 본인뿐 아니라 수사경찰관, 원고의 사업장 관계자와 법률전문가인 변호사 등과의 충분한 인터뷰를 통하여 사실 및 자료의 신빙성 여부를 확인하려 한 의도가 보이며, 보도 내용도 혐의를 부인하는 원고와의 인터뷰를 통하여 사건에 대한 원고의 반론을 게재하고 아울러 피해자인 Q의 진술번복으로 원고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는 등 수사가 혼란을 빚고 있어 사건의 추이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것으로서 원고가 유죄라는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인터뷰 내용 및 Q가 진술을 번복하고 있는 사정 등을 비교적 원고에 대한 피의사실의 보도와 같은 비중으로 다루고 있어 위와 같은 사실 확인을 위한 위 피고들의 노력이나 보도의 내용 및 태도에 비추어 위 피고들이 자신의 보도내용이 진실한 것이라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이고, 또한 Q의 체액샘플 화면을 방영하면서 자막으로 내보낸 '증거자료로 제출된 정액샘플'이라고 표현한 부분도 그 자체로는 Q의 체액샘플 속에 원고의 정액이 들어 있다는 오해의 소지가 다소 없지 아니하나, 위 체액샘플은 수사경찰이 위 피고들에게 증거자료로 제시하여 이를 방영하게 되었고,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로부터 체액을 채취하여 정액의 검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인 수사기법으로 일반에 널리 알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표현 전후의 보도 내용 및 보도의 전체적인 흐름에 비추어 보면 위 자막과 함께 방영된 체액샘플이 Q로부터 채취된 것이고 그 속에 원고의 정액 등 체액이 들어 있는지 여부는 경찰이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라는 내용을 전제로 하고 있어 위 피고들이 이 사건 보도에서 체액샘플 화면을 방영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위와 같은 상당성의 판단에 영향을 준다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에 관한 피고 D, E의 항변은 이유 있고, 결국 별지 1 기재 보도는 명예훼손의 위법성이 없다.

(3)

별지 2, 4, 6 기재 각 기사에 관한 판단

피고 F, G, H, J는, 이 사건 각 보도가 사건수사를 담당하였던 용산경찰서의 보도자료를 기초로 하여 피해자인 Q를 직접 만나 인터뷰 형식으로 작성되었고, 원고가 강간치상죄로 구속, 기소되어 제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가 나중에 결과가 번복되는 등 언론기관으로서는 원고의 혐의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어려운 사정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위 피고들은 위 각 보도가 진실한 것이라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피고들은 이 사건 각 보도가 용산경찰서의 공식적인 보도자료를 인용하여 보도한 것처럼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각 보도를 작성한 기자들은 용산경찰서의 담당경찰관 등을 비공식적으로 접촉하여 그로부터 지득한 사실을 기초로 이 사건 각 기사를 작성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범죄사실의 보도에 있어 수사진행사항에 대하여 정당한 발표권자가 아닌 사람의 비공식적인 확인이나 수사기관의 내부문서를 단순히 열람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보도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적절하고 충분한 조사를 다 하였다고 볼 수 없고, 더구나 원고는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연예인으로서 널리 알려진 인물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강간치상의 범죄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Q의 진술이 수사기관의 조사과정에서 여러 차례 번복된 사정과 위 피고들의 매체의 특성이 보도의 긴급성을 그다지 요하지 않는 주간지 또는 월간지여서 위와 같은 사실확인의 요청이 더욱 절실히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위 피고들은 사실확인을 위한 특별한 조사나 관련자들을 통한 정확한 사실확인의 노력을 하지 않고 Q에 대한 일방적인 인터뷰 내용만을 기사화하여 보도하였고, 각 기사의 내용에 있어서도 매체의 특성이나 그 주요 독자층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선정적인 문구나 제목을 사용하여 원고의 혐의사실을 일반 독자로 하여금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게 할 뿐 아니라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표현을 통하여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려고 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위 피고들이 위 각 기사가 진실한 것이라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이외에도 피고 F, G은 별지 2 기재 기사는 피해자 Q에 대한 인터뷰 형식의 기사로서 비록 피해자의 일방적인 주장을 기사화했다고 하더라도 문답식 기술방법을 채택하고, 피해자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점을 제기하는 등 나름대로 객관적인 보도를 하려고 노력하였으며, 성폭행 피해자의 주장을 인터뷰 형식으로 보도하는 경우 일반적인 경우와는 달리 피해자의 성적인 수치심을 담보로 하는 것이어서 그 주장이 진실일 개연성이 높으므로 피고 F, G이 이 사건 보도를 진실한 것이라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나, 보도의 형식이 인터뷰 형식을 취하고 있다거나 성폭행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보도의 진실성이나 상당성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일반적인 보도와 다른 기준이 적용될 이유가 없고, 위 피고들이 주장하는 사유만으로 이 사건 보도에 대한 상당성을 인정할 수 없으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피고들의 항변은 이유 없다.

바.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 F, G은 별지 2, 3 기재 각 기사를 통하여, 피고 H는 별지 4 기재 기사 및 별지 5 기재 기사 중 전과 관련 기사를, I은 별지 5 기재 기사 중 전과 관련 기사를 통하여, 피고 J는 별지 6 기재 기사를 통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할 것이고, 원고가 이로 인하여 정신적인 고통을 당하였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위 피고들은 원고가 입은 손해를 금전으로나마 배상할 책임이 있다.

4.

손해배상의 범위

가.

원고의 나이 및 직업,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는 위 피고들이 이 사건 각 보도에 이르게 된 경위, 기사 제목의 내용과 크기 및 표현방법의 선정성, 보도문의 형식과 내용, 크기, 원고의 입장을 반영한 정도, 보도 횟수, 보도 이후 정정보도 또는 반론보도를 통하여 원고의 명예회복을 위하여 노력했는지 여부, 언론기관으로서의 위 피고들의 지위 및 영향력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위 피고들이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는 피고 F, G은 각자 5천만 원, 피고 H, I은 각자 1천만 원, 피고 J는 3천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나.

따라서, 원고에게 위자료로서, 피고 F, G은 각자 50,000,000원 및 이에 대한 별지 2 기재 기사 게재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00. 12. 14.부터 그 이행 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 판결선고일인 2003. 7. 4.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피고 H, I은 각자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별지 4, 5 기재 각 기사 게재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01. 2. 28.부터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선고일인 2004. 10. 12.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위 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피고 J는 30,000,000원 및 이에 대한 별지 6 기재 기사 게재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01. 1. 31.부터 그 이행 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선고일인 2004. 10. 12.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위 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F, G, H, I, J에 대한 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의 위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원고의 피고 D, E에 대한 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피고 H, I, J에 대한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위에서 인정하는 각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의 피고 H, I, J에 대한 패소부분을 취소하여 위 피고들에게 위 각 금원의 지급을 명하고, 원고의 피고 H, I, J에 대한 나머지 항소와 피고 D, E, H, G에 대한 항소 및 피고 H, G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김대웅 박인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