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04. 12. 16. 선고 2003누20564 판결

판결요지

1.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원고들은 용역회사에 고용된 기사들로서 그 경영자의 지시에 의하여 참가인 회사에게 노무를 제공하고 용역회사로부터 급료를 수령하여 왔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 회사는 원고들로부터 노무제공을 받은 자로서 사용자로서의 일반적인 노무지휘권에 기하여 원고들에 대한 인사권이나 징계권 등을 행사한 적이 전혀 없는 등 용역회사가 독립성을 결여하여 참가인 회사의 노무대행기관으로 평가할 정도로 존재가 명목적이거나 형식적이라고 볼 만한 사정은 없으므로 원고들과 참가인 회사 사이에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파견근로자법은 제2조 제1호에서 파견근로자법이 적용되는 ‘근로자파견’이라 함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ㆍ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인정 사실들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가 원고들을 파견받아 원고들에게 업무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지휘ㆍ명령하였다고 볼 수 없어 파견근로자법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 사 건 / 2004.12.16, 서울고법 2003누20564 판결, 부당해고및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피항소인 / 1. 곽×× 2. 윤××,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영국, 강문대, 권두섭, 서상범

* 피고, 항소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소송수행자 김종호

* 보조참가인 / D가스 주식회사(변경전 명칭 D산소 주식회사), 대표이사 손××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창학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김신유 담당변호사 강유호

* 원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2003.11.6. 선고 2002구합35406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증 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5호증, 을 제6호증의 1, 2, 을 제2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가.

공업용 가스 등을 제조ㆍ판매하는 보조참가인 회사(이하 ‘참가인 회사’라고만 한다)는 1995.12.경부터 DS용역을 운영하는 이××과 운송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위 DS용역으로 하여금 참가인 회사 소유의 가스운반용 탱크로리차량(이하 ‘탱크로리’라고만 한다)을 이용하여 참가인 회사의 반월공장에서 생산된 가스의 운송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여 왔다.

나.

원고들은 1995.12.26. 이××에 의하여 DS용역의 운전기사로 채용되어 참가인 회사 소유의 탱크로리를 운전하여 오던 중 2001.9.17. 다른 용역업체들의 운전기사들과 함께 대성산소용역기사노동조합을 설립한 후 참가인 회사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참가인 회사는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단체교섭에 응하지 아니하면서 2001.10.31.경 이××과 운송위탁계약을 합의해지하였고, 이××은 같은 날 세무서에 DS용역의 폐업 신고를 하였다.

다.

이에 원고들은, 참가인 회사가 원고들의 실질적인 사용자라는 전제 아래 참가인 회사가 이××과의 운송위탁계약을 해지한 것은 원고들에 대한 부당해고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2.3.5. 참가인 회사를 원고들의 사용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02.9.24. 그에 대한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형식적으로는 DS용역에 소속되어 있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참가인 회사와 사용종속관계에 있었으므로, 원고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한 것을 기화로 참가인 회사가 이××과의 운송위탁계약을 해지한 것은 부당해고로 해당할 뿐 아니라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DS용역은 근로자를 참가인 회사에 불법파견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파견근로자법’이라고 한다) 제6조 제3항에 따라 직접고용관계가 성립되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나.

인정사실

[증 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9호증의 1, 2, 3, 갑 제10호증의 1, 2, 갑 제11, 12, 13호증, 갑 제14호증의 1 내지 9, 갑 제15호증의 1 내지 7, 갑 제17호증, 을 제4호증의 1, 2, 을 제6호증의 1, 2, 을 제7호증의 1, 2, 3, 을 제11, 12호증, 을 제13호증의 1 내지 4, 을 제15 내지 18호증, 을 제27호증의 1 내지 5, 을 제28, 29호증의 각 1 내지 21, 을 제30호증의 1 내지 22, 을 제31호증의 1 내지 9, 을 제32호증의 1, 2, 3의 각 기재, 제1심 및 당심 증인 홍××, 제1심 증인 이×우, 당심 증인 이××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1)

참가인 회사는 1995.12.경부터 가스운송업무의 일부를 외부 용역업체에 위탁하여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우선 참가인 회사의 수급부 간부들이나 탱크로리 운전기사들 중 원하는 사람을 독립시켜 참가인 회사의 가스운송업무를 대행하게 하였는데, 이××은 반월공장 수급부 차장으로 근무하다가 참가인 회사를 퇴직하고 DS용역을 설립한 다음 참가인회사와 운송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

(2)

참가인 회사와 용역업체들은 매년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여 비슷한 내용의 운송위탁계약을 체결하여 왔는데, 2000.12.1. 참가인 회사와 이×× 사이에 체결된 운송 위탁계약의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1)

본 계약은 을(이××, 이하 같다)이 갑(참가인 회사, 이하 같다)소유의 운송장비를 사용 하여 갑이 생산 또는 매입하는 액화가스제품(산소, 질소, 아르곤)을 갑이 요구하는 장소 에 안전하게 운송ㆍ납품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2)

을은 갑의 운송(배차)지시에 따라 성실히 갑의 거래처에 제품을 안전하게 운송 납품해야 한다.(제2조 제1항)

3)

을은 운송완료 후 차량운행일보, 계근표, 기타 갑이 요구하는 각종 증빙자료를 갑에게 제출하여 확인을 받아야 한다.(제2조 제2항)

4)

을은 가스를 거래처에 공급시 거래처의 안전점검 및 가스관련 문제발생시 응급조치 등 고객과 관련하여 갑이 지시하는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제2조 제3항)

5)

을은 갑의 영업활동에 침해나 방해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제2조 제4항)

6)

을은 위탁된 차량의 대수와 동 수 이상의 기사를 확보하고 인원의 신규채용 등 인원과 관련된 사항은 갑의 승인을 득한 후 고용하여 제품운송에 지장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 (제2조 제5항)

7)

계약기간을 2000.12.1.부터 2001.11.30.까지로 하고(제3조), 갑 또는 을이 계약만료 2개월 전까지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상대방에게 서면으로 통보하지 않은 경우에 는 매년 단위로 자동 연장된다.(제4조)

8)

을은 갑의 운송장비에 대해 차량사고예방 및 원활한 운행을 위하여 예방정비와 일일정 비, 정기정비를 성실히 실시하고 그 결과를 갑에게 서면 보고하여야 한다.(제5조 제1항)

9)

갑은 을이 사용하는 갑 소유 운송장비의 자동차보험(책임, 대인, 대물), 자동차세, 환경부 담금, 타이어지급 및 탱크 펌프 기화기 수리비용을 부담한다.(제5조 제4항 본문)

10)

을은 사무실 사용료를 무상으로 하되 제반설비 및 유지관리비는 을이 부담한다.(제12조 제1항)

11)

차량의 상호는 갑의 상호를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제13조)

12)

운송물량은 회사의 사정에 따라 조절한다.(제15조 제1항)

13)

납품비는 리터당 10원으로 하고, 경유는 사용량을 정산하여 지불한다.(제16조)

(3)

DS용역은 참가인 회사 소유의 탱크로리 3대를 이용하여 참가인 회사의 반월공장에서 생산되거나 참가인 회사가 매입한 가스를 참가인 회사의 거래처에 납품하는 업무만을 수행하였고, 참가인 회사 시화영업소 2층에 위치한 사무실을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었고, 사무실의 집기나 시설도 모두 참가인 회사로부터 무상으로 지원받고 있었으며, 사무실에 상주하는 1명의 직원은 용역업체들이 공동으로 고용하고 있다.

(4)

이××은 1995.12.25.경 주변 사람들의 소개로 원고들을 직접 면접하여 채용하였고, 직원들을 채용함에 있어 대상자들에 대하여 참가인 회사의 승인을 받은 사실은 없었으며, 원고들의 임금은 월급제를 시행하고 있는 참가인 회사의 기사들과는 달리 일정액의 기본급에 시급으로 계산한 금액(1일 8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하고, 그 외에는 시간외 근무수당을, 밤 10시가 넘으면 야간수당을 지급하였다)을 추가하여 지급하였다.

(5)

이××은 1997.경 원고 곽××을 해고하였는데, 위 원고가 이××을 안산지방노동위원회에 고발하자 복직시켰다.

(6)

이××은 참가인 회사로부터 리터당 10원으로 정한 용역비를 매월 정산받았는데, 위탁받은 운송납품업무의 양에 따라 정산받는 용역비의 차이가 컸고, DS용역의 회계장부 관리 및 세무신고 등은 이××이 직접 세무사에게 의뢰하여 처리하였다.

(7)

원고들은 보통 아침 07:00경 참가인 회사 시화영업소에 위치한 용역업체의 사무실로 출근하여 배차지시서를 교부받은 다음 참가인 회사가 지정하는 장소에서 가스를 충전하여 이를 참가인 회사의 거래처까지 운송하는데, 이××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배차지시서에 기재된 납품순서를 임의로 변경할 수는 없었지만, 위 배차지시서를 토대로 이를 차량별, 기사별로 조정하여 소속 기사들에게 세부적인 지시를 내렸다.

(8)

원고들은 참가인 회사의 식당, 샤워시설, 기사휴게실, 대기실, 정비고, 세차장등을 이용하는 데 아무런 차별을 받지 아니하였으나, 식대는 DS용역에서 따로 지급하였고, DS용역에서 참가인 회사 소속의 운전기사들과 동일한 작업복을 구입하여 원고들에게 착용하게 하였으며, 원고들은 참가인 회사 직원들이 결성한 동호회에도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고 가입하였다.

다.

판 단

(가)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나)

이 사건에서 보건대, DS용역이 참가인 회사의 가스운송업무만을 수행하여 왔고, 가스운반에 필요한 물적 시설을 모두 참가인 회사로부터 제공받기는 하였지만, DS용역을 운영하는 이××이 원고들을 포함한 DS용역의 직원들을 채용함에 있어 참가인 회사와 이×× 사이에 체결된 운송위탁계약에 정한 것과는 달리 참가인 회사의 승인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던 점, DS용역은 참가인 회사 소속 기사들의 임금체계와는 달리 계산된 임금을 원고들에게 직접 지급하였으며, 이××은 직원들을 해고하는 등 징계권도 직접 행사하였던 점, 참가인 회사는 배차지시서를 작성하여 DS용역에 전달하는 외에는 특별히 업무와 관련하여 지시ㆍ명령하지는 않았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은 DS용역에 고용된 기사들로서 그 경영자인 이××의 지시에 의하여 참가인 회사에게 노무를 제공하고 DS용역으로부터 급료를 수령하여 왔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 회사는 원고들로부터 노무제공을 받은 자로서 사용자로서의 일반적인 노무지휘권에 기하여 원고들에 대한 인사권이나 징계권 등을 행사한 적이 전혀 없는 등 DS용역이 독립성을 결여하여 참가인 회사의 노무대행기관으로 평가할 정도로 존재가 명목적이거나 형식적이라고 볼 만한 사정은 없으므로 원고들과 참가인 회사 사이에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또한 파견근로자법은 제2조 제1호에서 파견근로자법이 적용되는 ‘근로자파견’이라 함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ㆍ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인정 사실들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가 원고들을 파견받아 원고들에게 업무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지휘ㆍ명령하였다고 볼 수 없어 파견근로자법을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볼 것이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라)

따라서 참가인 회사를 원고들의 실질적인 사용자로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한다.

판사 (재판장)박국수, 최승록, 박순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