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작업과 관련된 동료근로자의 계속되는 시비로 인하여 다투다가 폭행을 당한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사례 (2003.12.12 서울고법 2003누3422)
[요 지]
공사현장에서 점심시간이 종료된 후의 작업준비 혹은 작업 중 동료근로자가 작업내용과 관련된 시비를 계속하자 원고도 욕설을 하고 머리 부위를 들이밀었다가 동료근로자의 폭행으로 상해를 입은 경우 원고의 행위는 사회적 상당성을 넘었다고 보기 어렵고, 동료근로자의 시비와 원고의 부상이 단시간 내에 일어난 점, 이 사건 사고로 원고만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부상은 직장 안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의 현실화로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고, 가해자와 원고 사이의 사적인 관계에 기인한 경우라던가 원고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 아니다.
* 원고(피항소인) / 문○철
* 피고(항소인) / 근로복지공단
* 사건 / 서울고법 2003.12.12 2003누3422 산업재해요양불승인처분취소
* 판결선고 / 2004.12.24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4.7.16 선고 2003누17858 판결
[주 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2001. 8. 30.부터 소외 ○○건설 주식회사(이하, ‘소외회사’라 한다)가 시공하는 부천상동 쌍용아파트 신축현장에 전기공으로 근무하여 오던 중인 같은 해 10. 17. 13:30경 위 현장 212동 4층에서 철근기능공인 안○길과 싸우는 과정에서 동료 철근기능공 3명에 의하여 “좌측 슬관절 내측 측부 인대파열, 좌측 슬관절 내측 반월상 연골판 파열, 좌측 대퇴골 외측과 압박골절, 좌측 슬관절 전방 및 후방십자인대 파열(의증)”(이하, ‘이 사건 부상’이라 한다)을 입은 것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02. 1. 2. 피고에게 요양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이에 피고는 2002. 1. 8.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업무가 아니고 개인적 감정에 의하여 싸움을 하던 중 이 사건 부상을 입은 것이므로 업무외 재해라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인 요양불승인 결정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원고가 이 사건 부상을 입게 된 것은 위 작업현장에서 근무 중 안○길의 시비로 인해 일어난 것으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데도 그와 달리 보고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한 처분사유와 근거법규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인정사실
아래 사실은 갑 제6, 7, 9호증, 갑 제10호증의 2 내지 8,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원고는 위 작업현장에서 동료 전기공 김○종과 함께 전기벽체복스 및 배관작업을 하여왔고, 소외 안○길, 김○범, 박○철은 위 현장에서 철근조립일을 하여왔다.
그런데, 위 안○길이 사건당일 수도관공사를 하였던 엘리베이터 옆에 서 있다가 4층으로 올라오고 있던 원고에게 수도관 옆 철근을 묶어놓았던 철사를 누가 끊어 놓았느냐고 하였고, 원고가 위 안○길에게 ‘자기들이 한 짓이 아니고 설비공사쪽에서 한 것’이라고 대꾸하였다.
그러자, 위 안○길이 다시 원고에게 ‘설비, 전기공사 하는 개새끼들, 다 죽여버린다’며 시비를 걸었는데, 원고가 못들은 척하고 공사현장 우측벽 부근으로 와서 공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위 안○길은 계속하여 화를 내면서 원고 등이 있는 곳으로 와서 ‘이 씨발놈들, 부셔놓은 것을 똑바로 해놓아라’고 시비를 걸었고, 이에 원고가 위 안○길에게 공사용가위를 손에 쥐고 일어나며 ‘씨발, 왜 그러느냐 한번 때릴려면 때려보라’며 머리 부위를 위 안○길에게 들이밀면서 싸움이 시작되었다.
원고와 위 안○길은 서로 멱살을 붙잡고 밀고 당기다가 뒤쪽으로 갔는데, 그 때 공사를 하고 있던 김○범과 박○철이 와서 말리던 중 위 김○범이 양손으로 원고의 양쪽 어깨를 잡고 우측으로 당겨 바닥에 넘어뜨려 원고가 이 사건 부상을 당하였다.
원고와 김○범, 안○길은 사건당일 처음 본 사람들로서 그전에 개인적인 감정이나 원한관계는 없었다.
판 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업무수행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는바, 근로자가 타인의 폭력에 의하여 재해를 입은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사적인 관계에 기인한 경우 또는 피해자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한 경우에는 업무기인성을 인정할 수 없어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을 것이지만, 다른 한편, 그것이 직장 안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수반하는 위험의 현실화로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 1. 24. 선고 94누8587 판결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위 인정과 같이, 위 사고는 원고가 위 공사현장에서 점심시간이 종료된 후의 작업준비 혹은 작업 중에 발생하였고, 주로 위 안○길로부터 작업내용과 관련된 시비를 원인으로 하여 발생한 점, 원고와 김○범, 안○길은 사건당일 처음 본 사람들로서 그전에 개인적인 감정이나 원한관계는 없었던 점, 원고가 상대방의 계속된 시비에 대하여 위와 같은 욕설을 하고 머리 부위를 들이민 정도의 행위는 사회적 상당성을 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위 안○길의 시비와 원고의 부상이 단시간 내에 일어났고, 이 사건 사고로 원고만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부상은 직장 안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의 현실화로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고, 가해자와 원고 사이의 사적인 관계에 기인한 경우라던가 원고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 아니다(피고는 위 안○길의 욕설로 인한 원고와 안○길 사이의 시비가 일단 끝나고 수 분 후에 다시 원고가 안○길에게 다가가 시비를 걸어 서로 멱살을 잡고 다투는 과정에서 원고가 이 사건 부상을 입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부상은 원고의 개인적 감정의 촉발로 인해 생긴 것으로 업무와 무관하다고 주장하나, 가사 피고 주장과 같이 위 안○길의 욕설로 인한 시비가 일단 끝난지 수 분 후에 원고가 안○길에게 시비를 걸어 서로 다투는 과정에서 원고가 이 사건 부상을 입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싸움의 발단은 어디까지나 위 안○길의 원고에 대한 업무와 관련한 계속적인 시비에 있었던 것이고, 그로 인한 연속적인 과정상에서 원고가 안○길에 대해 항의하는 뜻으로 안○길에게 시비를 걸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싸움이 일어난지 불과 수분 후에 같은 작업 현장에서 이루어진 점에 비추어 볼 때 가해자와의 개인적 감정 내지 사적인 관계에 기인한 것이라거나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부상은 업무상 재해라고 할 것인데도 그렇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이에 대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법관 이태운(재판장), 오연정, 정영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