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석회석 광산에서 종사한 경력이 있는 진폐증을 가진 자가 폐암으로 사망한 사건에서 진폐증 또는 그 합병증으로 인하여 유발 또는 악화되었다고 볼 수 없다(2004.10.15, 서울고법 2003누9338)
[요 지]
8년 5월 동안 분진작업에 종사한 경력이 있는 망인이 폐암과 진폐증 진단을 받은 후 폐암으로 사망한 점은 인정되나, 일반적으로 석회석이나 생석회 자체는 폐암의 유발물질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점, 진폐증의 병형은 1/0형으로서 비교적 경미하였던 반면, 폐암은 4기로서 그 정도가 매우 심하였으므로 진폐증이 폐암의 발생이나 악화에 기여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이 진폐증으로 인하여 폐암이 발병 또는 악화되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 사 건 / 2004.10.15 선고, 서울고법 2003누9338 판결 유족보상금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 원고(항소인) / 홍○○
* 피고(피항소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서울행법 2004.10.15. 선고 2003누9338 판결
[주 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갑 제6 내지 11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남편인 망 이○○는 1989.10.28.부터 1998.4.4.까지 석회석 및 생석회 생산업체인 강원 평창군 ○○면 ○○리 137-1 ○○석회 주식회사 ○○광업소에서 생산직 사원으로 근무하였는데, 2000.11.27. 11:45경 강원 ○○읍 ○○4리 430 ○○병원에서 폐암으로 사망하였다.
원고는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유족보상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01.1.11. 망인이 업무로 인하여 사망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유족보상 및 장의비지급을 거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망인의 ○○광업소에서 분진작업을 함으로써 진폐증에 이환된 후 그 합병증인 폐암이 발병ㆍ악화하여 사망하였으며,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석회분진의 흡인으로 발병한 진폐증이 폐암의 악화에 기여함으로써 사망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인정 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4호증, 갑 제6, 9, 10, 11, 13, 14, 15호증, 을 제2호증, 을 제3, 4호증의 각 1, 2, 을 제5호증, 을 제6호증의 1, 2, 을 제7호증, 을 제10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와 당심 법원의 대한방사선의학회장에 대한 감정촉탁결과, 제1심 법원의 ○○석회, 원주○○○병원장, ○○병원장, 한국화학시험연구원 유해성평가본부장에 대한, 당심 법원의 원주○○병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제1심 법원의 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에 대한 일부 감정촉탁결과만으로는 이를 뒤집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좌우할 만한 증거가 없다.
망인의 근무환경과 이 사건 처분의 경위
망인은 1937.10.7.생 남자로서 사망 당시 63세 남짓 되었고, ○○광업소에서 1989.10.28.부터 1992.8.31.까지는 파쇄된 석회석을 저장탱크에 적치하였다가 상차하는 선광업무를, 1992.9.1.부터 1995.8.31.까지는 파쇄된 석회석을 소성로에 투입하는 장입업무를, 1995.9.1.부터 1998.4.4.까지는 생산된 석회석 제품을 종류별로 저장탱크에 적치하거나 포장하는 공장업무를 각 수행하여 약 8년 5개월 동안 분진작업에 종사하였다.
망인은 ○○광업소에서 퇴직한 후인 2000.4.27.경 원주○○○병원에서 기침 등의 증상에 대한 진찰을 받은 결과 흉막염 진단을 받고 그 날부터 2000.5.6.까지 입원하였으며, 흉막조직검사 결과 원발성 폐암의 일종인 선암 4기로 확진되어 2005.5.15.부터 2000.7.6.사이에 4차례에 걸쳐 항암치료 및 방사선치료를 받았다.
망인은 2000.5.30.경 폐암 및 규폐의증을 상병으로 하여 피고에게 요양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요양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2000.7.10.부터 2000.7.15.까지 ○○병원에서 망인에 대한 진폐정밀진단을 실시한 결과 진폐병형 1/0형(소원형 또는 소불규칙 음영이 소수 있는 것) 및 그 합병증인 흉막염(ef) 판정을 받고, 2000.8.9. 망인에 대하여 상병명을 진폐증 및 흉막염으로 하여 요양승인을 하였다.
이에 따라 망인은 2000.8.10. ○○병원에 입원하여 위 상병에 대한 요양을 받았으며, 요양 중인 2000.8.17. 폐암에 대한 추가상병신청을 하였으나 피고가 2000.9.15. 불승인처분을 하였고(망인이 이에 대하여 다투지 않았다), 망인은 요양을 받던 중인 2000.11.27. 11:45경 폐암으로 인한 심폐정지로 사망하였다.
망인이 근무하던 중인 1992년부터 1998년까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광업소의 작업환경측정결과 분진은 모두 허용기준치 이하로 측정되었다.
물질안전보건자료에 의하면 부숴진 석회석에 장기간 노출된 경우에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정보는 없고, 미국산업안전보건청, 미국국립독성계획단, 국제발암성연구소에서는 석회석의 발암성 여부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생석회 분진 자체는 폐암의 유발물질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업소에서 1995.1.1.부터 2000.12.31.까지 근무한 근로자 중 망인 이외에는 진폐증이나 폐암에 이환된 근로자는 없었으며, ○○광업소에서 채취한 석회석 시료에서는 폐암의 유발물질로 알려진 결정형유리규산이 검출되지 않았고, ○○광업소에서 생산되는 석회석 및 생석회에 결정형 유리규산 이외의 폐암 유발물질이 포함되어 있는 지 여부도 밝혀지지 않았다.
의학적 소견
진폐증은 분진을 흡입함으로써 폐에 생기는 섬유증식성 변화를 주증상으로 하는 질병으로서, 완치가 불가능한 만성ㆍ소모성 질환이며, 그 합병증 또는 속발증으로는 활동성폐결핵ㆍ흉막염ㆍ기흉ㆍ기관지염ㆍ기관지확장증ㆍ폐기종ㆍ폐성심 등이 있다.
진폐병형 1형 이상인 진폐증 환자가 폐암에 이환될 가능성은 일반인에 비하여 1.5~3.4배 가량 높다고 의학상 보고되고 있으나, 진폐증 환자에게 발생하는 폐암은 분진보다는 결정형 유리규산을 비롯한 라돈, 석면, 니켈 등의 발암물질 때문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분진작업에 종사한 경력이 있는 진폐근로자에게 원발성 폐암이 발병하였다 하더라도, 분진작업 과정에서 결정형 유리규산 등 발암물질에 노출되지 아니하면 의학적으로 원발성 폐암은 진폐증의 합병증이라고 인정되지 않고 있다.
○○병원 : 망인은 진폐증 1형으로 진폐증의 악화소견은 없었으나 폐암 4기 이므로 폐암이 전이에 의한 흉막삼출 증가, 해소 및 호흡곤란 심화, 폐염 소견 등이 있었다.
원주○○병원장 : 망인의 폐암세포 종류는 선암으로서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폐암의 발생빈도 2위로 다발하는 세포형이며, 흡연과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과거에 앓고 지나가 흉터에 발생빈도가 높다는 점 이외에 특별한 유발인자가 밝혀져 있지 않다.
공해나 유해가스 등의 환경이 폐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개연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호흡기 관련 서적에는 진폐증이 폐암의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보고는 기술되어 있지 않으며, 진폐증이 폐암의 성장과 악화를 촉진시킨다는 의학적 근거는 아직 없다.
망인은 약 8년 간의 직업력과 흉부사진에 희미한 결절로 사료되는 결절이 있어 진폐증 의증으로 진단된 것으로, 전형적인 종괴형태의 진폐증과는 차이가 있으므로, 망인에게 발생한 폐암 부위가 진폐증이 있는 자리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볼 근거는 분명하지 않다.
대한방사선의학회장 : 흉부X선 판독으로는 의증(0/1) 혹은 제1형(1/0)으로 판독할 수 있으나 CT상에서는 뚜렷한 진폐 소견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의증으로 판독 하는 것은 더 적절하므로 원발성 폐암의 발병 요소로 진폐가 관여하였다는 증거가 없다.
진폐증이 이미 발생한 폐암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과학적 증거를 제시한 연구는 찾아볼 수 없다.
판 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시행규칙 별표 5(진폐근로자에 대한 요양기준ㆍ폐질등급기준 및 장해등급기준) 제2항 마호에 의하면 진폐근로자에 대한 요양기준으로서 ‘광업의 분진작업 종사경력이 있는 진폐증이환자(진폐증 병형이 제1형 이상인 자에 한한다)로서 원발성 폐암이 발생한 것으로 인정되는 자’를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그 성질 및 내용으로 보아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정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여 대외적으로 법원이나 일반 국민을 기속하는 효력은 없는 것이므로, 이 사건과 같이 폐암으로 사망한 진폐근로자에 대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의 적법 여부는 산업재해보상보헙법 제43조 및 제45조 소정의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에 의하여 사망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3.28. 선고 96누1875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광업소에서 약 8년 5월 동안 분진작업에 종사한 경력이 있는 망인이 폐암과 진폐증 진단을 받은 후 폐암으로 사망한 점은 인정되나, 망인의 진폐증이 폐암의 발병 또는 악화 원인이라고 볼 수 있는 의학적 소견이 없는 점, 일반적으로 석회석이나 생석회 자체는 폐암의 유발물질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점, 망인이 근무한 ○○광업소에서 생산되는 석회석 및 생석회에 폐암의 유발물질로 알려진 결정형 유리규산이나 그밖에 다른 폐암 유발물질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망인에게 발병한 선암은 폐암의 일종으로서 그 유발인자가 의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점, 망인은 폐암진단을 받은 후 실시된 진폐정밀진단에서 비로소 진폐증 판정을 받았는데, 진폐증의 병형은 1/0형으로서 비교적 경미하였던 반면, 폐암은 4기로서 그 정도가 매우 심하였으므로 진폐증이 폐암의 발생이나 악화에 기여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이 진폐증으로 인하여 폐암이 발병 또는 악화되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송진현(재판장), 염원섭, 조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