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06. 11. 3. 선고 2005누21288 판결

판결요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그 근로계약이 계약서의 문언에 반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살피건대, ① 참가인이 원고들과 같은 계약직 운전기사를 채용하게 된 경위가 영업환경 악화로 적자가 지속되어 경영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구사 운동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인 점, ② 원고들을 비롯한 계약직 운전기사와 기존의 정규직 운전기사와는 그 임금 등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었고, 참가인과 노동조합은 계약직 운전기사를 정규직 운전기사와 구별하여 비정규직, 계약직으로 호칭하였으며, 원고들도 장차 정규직이 되기 위해서는 그 전환을 위한 계약 체결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들과 같이 2003년도에 계약직 원전기사로 채용된 20명 중 정규직으로 전환된 12명은 모두 근무 중 교통사고 경력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이 갱신되어 계속 근무할 수 있다는 기대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거나, 참가인이 원고들에 대하여 계약갱신의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참가인이 원고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그 기간을 정한 것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고, 따라서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종료되었다 할 것이므로 참가인이 재계약의 체결을 거부한 것을 부당해고라고 볼 수는 없다.

* 원고, 항소인 : 정○○ 외

* 피고, 피항소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CH교통주식회사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근로자 160여명을 고용하여 시내버스운송사업을 경영하는 회사이고, 원고 정○○은 2003.6.26., 원고 이××은 2003.7.5. 각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원고 정○○은 2004.6.25., 원고 이××은 2004.7.4. 각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자 재계약을 거부당한 사람들이다.

나.

원고들은 참가인의 재계약 거부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2004.7.14.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하였으나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04.8.30.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 원고들이 이에 불복하여 2004.9.30. 중앙노동위원회에 2004부해728호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5.2.28.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을 제10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이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형식에 불과한 것일 뿐 참가인은 원고들과 같이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해 채용한 운전기사들을 늦어도 1년의 기간이 만료될 때까지는 모두 정규직 사원으로 채용하여 왔고, 원고들의 근무형태 또한 정규직 사원과 동일하였으며, 참가인 회사의 부장인 권○○도 원고들을 채용할 당시 1년은 형식에 불과한 것이므로, 참가인이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재계약을 거절하여 고용관계를 종료시킨 것은 결국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나.

인정사실

⑴ 참가인의 취업규칙에 따르면 참가인의 근로자는 사원과 임시 고용사원(촉탁)으로 분류되어 있고, 참가인은 2002.4.경 이전에는 36인승 이상의 대형버스는 사원인 운전기사로 하여금 운전하도록 하고, 35인승 중형버스는 임시 고용사원(촉탁)으로 하여금 운전하도록 하여 왔는데, 임시 고용사원(촉탁)은 통상 정년퇴직한 운전기사 중에서 채용하여 왔다.

⑵ 참가인은 인건비 상승, 시내버스 이용인원의 지속적인 감소 등으로 인해 2000년도에는 345,814,307원의, 2001년도에는 297,929,392원의, 2002년도에는 108,701,747원의 당기순손실을 각각 기록하였고, 2003년과 2004년에는 대전광역시로부터 연간 7~8억원의 보조금이 지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51,454,456원 및 853,172,007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여 2004년 말에는 자본금 전액이 잠식되기에 이르렀다.

⑶ 참가인은 위와 같이 경영난이 악화되어 가던 중인 2002.4.26.경 노사협의를 통하여 회사의 극심한 경영난을 고려하여 구사 운동의 일환으로서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한 연봉제 운전기사를 채용하여 36인 이상의 대형버스에 승무시키기로 합의하였고, 그에 따라 2003년에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원고들을 포함한 20명의 연봉제 운전기사를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해 채용하였으며, 2004년에도 34명의 연봉제 운전기사를 같은 조건으로 채용하였는데, 참가인과 노동조합은 위와 같은 1년 계약기간의 연봉제 운전기사를 비정규직 계약직 운전자라고 호칭하였다(이하, 참가인 등이 호칭하는 바에 따라 위와 같은 운전기사를 ‘계약직 운전기사’라고 하고, 사원인 운전기사를 ‘정규직 운전기사’라 한다).

⑷ 원고들을 포함한 계약직 운전기사들의 경우 정규직 운전기사들과는 달리 근로계약기간이 1년으로 명시되어 채용되었고, 급여도 정규직 운전기사들의 절반 가량에 불과하였다.

⑸ 한편 참가인은 교통사고율의 계속적인 증가로 2003.7.경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으로부터 교통안전진단 예비대상업체로 지정되고 보험료까지 대폭 할증되기에 이르자 2003.12.23.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재직 중인 계약직 운전기사 중 귀책사유가 있는 운전자는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였다. 참가인 회사에는 1997.경 이후로 단위노조가 결성되어 있었는데 2003.10.14.경 대전광역시 지역버스노동조합 충진교통지부로 조직을 변경하였다가 2004.7.1. 다시 단위노조로 전환한 일이 있기는 하였으나 조직형태를 지부로 하고 있던 기간에도 참가인과의 사이에 독자적으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오고 있었다.

⑹ 원고 정○○은 대전 75자9107호 810번 노선버스를 운전하던 중, ① 2003.7.1. 11:30경 대전 중구 선화동 흥국생명 앞 도로에서 주차중인 승용차를 버스 오른쪽 옆 부분으로 접촉하는 사고를 내어 위 승용차 수리비 151,000원 상당의 피해를 발생시키고서도 사고 신고를 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버스를 운행해 감으로써 도주차량으로 고발된 일이 있었고, ② 2003.11.22.13;40경 대전 중구청 앞 승강장에서 승객을 승하차 시킨 후 급출발을 하는 바람에 승차한 승객 1명이 넘어져 요추부염좌 등의 상해를 입게 하는 사고를 일으킨 일이 있다.

⑺ 원고 이××은, ① 2003.7.9. 16:20경 견습사원으로 근무할 당시 860번 노선버스를 운행하다가 교차로에서 멈추어 선 전방의 포터트럭을 추돌함으로써 포터트럭을 파손시키는 사고를 일으켰으나 참가인 회사에 보고하지 않은 채 개인적으로 합의를 한 일이 있었고, ② 2003.8.22. 18:40경 대전75자9140호 222번 노선버스를 운행하던 중 대전 유성구 봉명동 유성리베라 교차로에서 안전의무를 게을리 한 채 우회전하다가 직진하는 승합차를 들이받음으로써 승합차 수리비로 1,452,649원, 버스 수리비로 166,200원이 소요되는 사고를 일으켰으며, ③ 2003.12.8. 대전75자9139호 510번 노선버스를 운전하던 중 급제동으로 인하여 차내 승객 2명이 바닥에 넘어져 그 중 1명이 다발성좌상을 입은 사고를 일으켰다.

⑻ 참가인은 2003년에 채용한 20명의 계약직 운전기사 중 12명만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원고들을 포함한 나머지 8명은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았는데, 위 8명 중 3명은 계약기간 도중에 시작하였고, 원고들을 포함한 나머지 5명은 계약기간 만료시까지 근무하였으나 재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12명은 모두 근무 중 교통사고를 일으킨 일이 없었고, 다만 그 중 최×병은 주취운전으로 적발된 일이 있었으나 이는 휴무일에 자가용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적발된 것이었으며, 정규직 운전기사로 채용되지 않은 원고들을 포함한 8명은 모두 근무 중 1회 내지 3회의 교통사고를 일으킨 일이 있었다.

[인정근거]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호증,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3호증, 을 제4호증의 1 내지 6, 을 제5호증의 1 내지 5, 을 제6호증, 을 제7호증의 1 내지 9, 을 제8호증의 1 내지 4, 을 제9, 11호증, 을 제12호증의 1 내지 5, 을 제13호증의 1 내지 5, 을 제14호증의 1, 2, 을 제15호증의 1 내지 7, 을 제16호증의 1, 2, 3, 을 제17호증의 1, 2, 을 제18호증의 1, 2, 을 제19,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그 근로계약이 계약서의 문언에 반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8.5.29. 선고 98두625 판결 참조).

살피건대, 참가인이 종전에는 정년퇴직한 운전기사들 중에서 임시 고용사원을 채용하여 35인승 중형버스를 운전하도록 하였던 데에 반해, 원고들은 정년퇴직자가 아닌 자들로서 36인승 이상의 대형버스를 운전하였던 사실, 원고들과 같이 2003년에 채용된 계약직 운전기사 중 12명이 정규직 운전기사로 채용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① 참가인이 원고들과 같은 계약직 운전기사를 채용하게 된 경위가 영업환경 악화로 적자가 지속되어 경영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구사 운동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인 점, ② 원고들을 비롯한 계약직 운전기사와 기존의 정규직 운전기사와는 그 임금 등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었고, 참가인과 노동조합은 계약직 운전기사를 정규직 운전기사와 구별하여 비정규직, 계약직으로 호칭하였으며, 원고들도 장차 정규직이 되기 위해서는 그 전환을 위한 계약 체결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들과 같이 2003년도에 계약직 원전기사로 채용된 20명 중 정규직으로 전환된 12명은 모두 근무 중 교통사고 경력이 없었던 점, ④ 원고들은 근로계약 체결 당시 참가인 측에서 계약기간 1년은 형식에 불과한 것이고 큰 사고만 없다면 늦어도 7~8개월 후에는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하였다고 주장하나 이에 부합하는 갑 제5호증의 1, 갑 제6호증의 각 기재는 믿기 어렵고, 갑 제5호증의 2의 기재, 당심 증인 김○○의 증언만으로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이 갱신되어 계속 근무할 수 있다는 기대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거나, 참가인이 원고들에 대하여 계약갱신의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참가인이 원고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그 기간을 정한 것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고, 따라서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종료되었다 할 것이므로 참가인이 재계약의 체결을 거부한 것을 부당해고라고 볼 수는 없으며, 이와 같은 취지에서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이에 대한 원고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덕(재판장) 여미숙 김정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