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징계규정은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는 의견이 3가지 이상으로 나뉠 경우 상위 두 가지 의견에 대하여 재의결하도록 함으로써 보다 신중하고 사려깊은 의결을 할 것을 징계위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1차적인 표결권을 가진 노ㆍ사 징계위원이 각각 3명으로서 동수이므로 징계위원 과반수에 해당하는 징계의견의 도출이 어려울 것을 예상하여, 1차 표결ㆍ재표결의 절차를 거쳤음에도 의결을 하지 못한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에게 징계에 관한 결정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런데 참가인 회사는 1차적 표결권을 가진 징계위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은 징계의견이 없음에도 다시 표결을 하지 않은 채 즉시 징계위원장이 원고에 대한 해고를 결정하였는바, 이러한 징계권의 행사는 공정성과 합리성을 보장하고자 한 위 징계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절차에 있어서의 정의에 반하는 처사로서 무효이다.
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갑 제5호증의 1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1998. 8. 28. 피고 보조참가인 회사(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에 입사하여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2004. 4. 22. 04:40경 참가인의 주차장에서 동료 운전기사인 조○○에게 배차와 관련하여 시비를 걸고 소란을 피우다가 다른 동료기사인 이○○이 배차받아 시동을 걸어놓고 승무준비 중이던 참가인 소유의 뉴EF소나타 택시의 뒷 트렁크를 주먹으로 3, 4회 내리쳐 수리비로 164,410원이 소요될 정도로 손괴하였다.
그러자 참가인측은 2004. 4. 22. 오후 회의를 거쳐 원고에 대하여 잠정적으로 배차를 보류하기로 하고, 그 내용을 노동조합에게 서면으로 통보한 후, 원고에게도 민○○ 상무이사를 통하여 이를 통보하고자 하였으나 원고는 민○○에게 욕설을 하면서 정식 징계절차를 요구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원고가 ① 위와 같이 참가인 소유의 택시를 손괴한 후, ② 승무정지를 통보하는 참가인 회사측의 민○○ 상무이사에게 욕설과 폭언을 하고, ③ 이어 2004. 4. 23.부터 같은 해 26.까지 4일간 무단결근하였음을 사유로 들어 2004. 5. 24. 개최된 징계위원회에서 원고를 해고하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이어 원고의 청구로 2004. 6. 28. 개최된 재심 징계위원회에서 원고의 재심청구를 기각하였다.
그 후 원고가 구제신청을 한 결과, 초심(서울지방노동위원회 2004부해724)에서는 2004. 10. 13.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구제명령을 발하는 결정이 내려졌으나 참가인의 신청에 의한 재심(중앙노동위원회 2004부해860)에서는 2005. 5. 9. 초심결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이 내려졌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2004. 4. 22. 참가인측이 일방적으로 승무정지를 한 데 대하여 정식 징계절차를 요구하는 한편, 2004. 4. 23.부터 같은 달 25.까지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배차를 요구하고 같은 달 26.은 주휴일이었으므로 원고가 무단결근을 한 바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무단결근 등을 사유로 징계규정상의 의결절차를 제대로 거치지도 아니한 채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은 징계사유와 징계양정 및 징계절차의 어느 면에서도 정당한 해고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와 참가인측은, 원고의 2004. 4. 22.자 택시손괴와 참가인측 임원에 대한 욕설과 폭언 및 그에 이은 무단결근을 사유로 하고, 2000. 이래 무수히 폭행소란과 무단결근, 불성실 근무를 되풀이하면서 사내게시판 무단삭제, 차량점검 소홀, 시말서제출 거부, 미터기 조작, 법규위반을 반복하여온 점을 참작요소로 하여 소정 징계절차를 거쳐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해고이므로, 같은 입장을 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판 단
먼저 이 사건 해고의 절차적 위법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갑 제6호증, 갑 제10호증, 갑 제11호증의 1, 2,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에 대한 징계에 관한 세부절차를 규정한 징계규정은 단체협약, 취업규칙에 우선하여 적용되는 사실(징계규정 제2조), ② 참가인 회사의 징계위원회는 노ㆍ사 각 3명 이상 6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되 사용자 측 위원은 대표이사와 그가 지명하는 자, 근로자 측 위원은 노동조합 위원장과 그가 지명하는 자로 구성하며 징계위원회 위원장은 대표이사가 하도록 되어 있는데(징계규정 제6조 제2항), 실제로 참가인 대표이사와 노동조합 위원장을 포함하여 노ㆍ사 각 4명의 위원으로 징계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었던 사실, ③ 징계위원회 표결은 먼저 대표이사와 노동조합 위원장을 제외한 징계위원들에 의하여 이루어지는데, 위원들의 의견이 3가지 이상으로 나뉘고 어느 한 가지의 의견이 표결위원 수의 과반수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상위 다수 두 가지 의견에 대해 재차 표결을 하고 그 다수 의견에 따라 의결하되 이때 각기 의견이 동수일 때 대표이사(징계위원회 위원장)가 결정권을 갖는 사실(징계규정 제12조 제3항), ④ 근로자는 징계위원회의 의결 결과에 따른 징계처분의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데, 재심 절차는 원심 절차를 준용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사실(징계규정 제14조), ⑤ 원고에 대한 최초의 징계위원회는 2004. 5. 7. 개최되었는데 당시 원고와 노동조합 측 징계위원들이 불참하여 의결에 이르지 못하였고, 같은 달 15. 개최된 2차 징계위원회에는 노사 각 대표와 징계위원 각 3명이 참석, 의결하여 해고 3명, 징계반대 2명, 경고 1명의 결과가 나왔는데 재표결 등의 후속 절차 없이 징계위원회가 종료된 사실, ⑥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는 같은 달 24. 개최된 3차 징계위원회에서 위 징계규정에 따른 재표결 절차 없이 위원장 직권으로 원고를 해고한다고 결정한 사실, ⑦ 원고의 재심 청구에 의하여 2004. 6. 28. 개최된 재심 징계위원회에 노사 각 대표와 징계위원 각 3명이 참석하여 다시 의결하였으나 2차 징계위원회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해고 3명, 징계반대 2명, 경고 1명의 결과가 나왔는데, 징계위원장은 재표결을 하지 않고 직권으로 재심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고인 회사의 징계규정에 의하면, 징계위원회의 표결이 3가지 이상으로 나뉘고 어느 한 가지의 의견이 표결위원 수의 과반수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상위 다수 두 가지 의견에 대해 재차 표결을 하고 그 다수의견에 따라 의결하되 재표결의 결과 역시 같을 때에는 징계위원장이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원고에 대한 참가인 회사의 초심ㆍ재심 징계절차에서 징계의견이 3가지 이상으로 나뉘고 어느 의견도 과반수에 이르지 못하였음에도, 위 징계규정에 위배하여 재표결을 하지 않은 채 징계위원장인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가 원고를 해고한다고 결정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의 절차적 적법 여부가 문제가 된다.
살피건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또는 이에 근거를 둔 징계규정에서 징계절차를 규정한 것은 징계권의 공정한 행사를 확보하고 징계제도의 합리적인 운영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대법원 1991. 7. 9. 선고, 90다8077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참가인 회사의 위 징계규정은, 징계위원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은 징계의견에 대하여는 일응 공정성과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지만,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는 의견이 3가지 이상으로 나뉠 경우 상위 두 가지 의견에 대하여 재의결하도록 함으로써 보다 신중하고 사려깊은 의결을 할 것을 징계위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1차적인 표결권을 가진 노ㆍ사 징계위원이 각각 3명으로서 동수이므로 징계위원 과반수에 해당하는 징계의견의 도출이 어려울 것을 예상하여, 위와 같은 1차 표결ㆍ재표결의 절차를 거쳤음에도 의결을 하지 못한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에게 징계에 관한 결정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참가인 회사는 1차적 표결권을 가진 징계위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은 징계의견이 없음에도 다시 표결을 하지 않은 채 즉시 징계위원장이 원고에 대한 해고를 결정하였는바, 이러한 징계권의 행사는 공정성과 합리성을 보장하고자 한 위 징계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절차에 있어서의 정의에 반하는 처사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참가인은, 징계위원들이 자신의 견해를 1차 표결과 달리 극단적으로 변경할 가능성이 희박하고 위와 같은 절차적 하자는 원고가 재심청구 절차에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므로 치유되었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해고의 절차적 위법성이 제거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달리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다른 주장에 대하여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제1심 판결은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김이수(재판장), 함상훈, 김진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