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사용자가 이를 수리하여 원고를 퇴직 처리함으로써 근로계약은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다 할 것이다 ( 2008.02.13, 서울고법 2007누15386 )
[요 지]
원고는 ‘희망 퇴직제에 의한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사실이 있고, 참가인이 원고의 사직서에 기초하여 이 사건 퇴직 처리를 하였으며, 원고 또한 희망 퇴직에 따른 퇴직 위로금을 수령하였으므로 원고가 제출한 사직서는 수리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원고 제출의 사직서 하단부의 기재할 난이 공란으로 되어 있다고 하여 수리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원고가 당시 희망 퇴직의 권고를 선뜻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고 할지라도 그 당시의 경제 상황, 참가인의 구조 조정 계획, 참가인이 제시하는 희망 퇴직의 조건, 정리 해고를 시행할 경우 정리 기준에 따라 정리 해고 대상자에 포함될 가능성, 퇴직할 경우와 계속 근무할 경우의 이해득실 등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심사숙고한 결과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 사 건 / 2008.2.13 선고, 서울고법 제5특별부 2007누15386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 취소
* 원고, 항소인 / 박○○
* 피고, 피항소인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장순애, 박문홍
* 피고보조참가인 / 주식회사 ○○○○ 대표이사 최○○ 지배인 성○○
* 제1심 판결 / 서울행법 2007.5.25 선고, 2007구합3763 판결
* 변론 종결 / 2008.1.23
[주 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 비용은 보조 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007.1.3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에 2006부해744 부당해고 구제 재심 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 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재심 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상시 근로자 500여 명을 고용하여 펄프 제지 및 가공업을 사업 목적으로 한 회사이고, 원고는 1987.9.23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화장지 사업본부 외주개발팀 부장보로 근무하다가 2006.4.28자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같은 해 5.1. 퇴직 처리(이하 ‘이 사건 퇴직 처리’라 한다)된 근로자이다.
원고는 이 사건 퇴직 처리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였는데, 충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06.8.7 “원고의 사직의 의사 표시를 무효로 볼만한 강박이나 강요가 있었다고 볼 객관적인 자료가 없으므로 이 사건 퇴직 처리는 합의 해지에 따른 것이며, 정리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06.8.1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7.1.3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 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 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1) 원고의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아 사직의 의사 표시의 효력이 없고, (2)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것은 참가인의 강요와 강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서 이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일 뿐만 아니라, 사직서 제출 직후인 2006.5.22 이 사건 퇴직 처리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사직의 의사를 철회한다는 의사를 참가인에게 표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 사직서 제출을 기초로 하여 이 사건 퇴직 처리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퇴직 처리는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하며, (3) 이는 실질적인 정리 해고로서 정리 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불법적인 해고라고 주장한다.
인정 사실
이 사건 퇴직 처리의 경위
참가인은 2006.4.10부터 같은 달 14일까지 회사 경영 합리화 방안으로 희망 퇴직자를 1차 모집하였고, 2006.4.17부터 같은 달 21일까지 2차 희망 퇴직자를 모집하였는데, 과장보 이상 직급의 연봉제 사원을 대상으로 하되, ① 고령자로서 업무 발전이 기대되지 않는 자 ② 직급별 실적 고과 하위자 ③ 인사 고과 하위자 ④ 부서 및 업무 통폐합으로 보직이 소멸한 자 등을 선정 기준으로 결정하였다.
참가인은 2006.4.7과 같은 달 15일 2차례에 걸쳐 과장보 이상의 직급에 있는 연봉제 사원(근속연수 3년 이하인 자 제외)을 대상으로 퇴직 위로금 월할 연봉 최소 6개월분에서 최대 12개월분을 지급하고 2006.4.30자로 사직하는 조건 등의 내용으로 희망 퇴직제 시행을 공고하였으나, 희망자의 수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자 장기 근속자를 중심으로 희망 퇴직을 강력하게 권유하였다.
이에 따라 참가인은 장기 근속자 중 하나인 원고와 수 차례(2006.4.17 상무이사, 2006.4.24 감사, 2006.4.26 사장, 2006.4.27 감사) 면담을 하였고, 그 과정에서 “희망 퇴직을 안 할 경우 대기 발령이나 정리 해고 대상자로 분류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희망 퇴직의 신청을 권유하였다.
원고는 희망 퇴직 신청에 대하여 부정적인 의사를 표명하다가 참가인의 권유가 거듭되자 위 2차 희망 퇴직 기간이 경과된 후에 희망 퇴직을 신청하여도 퇴직 위로금이 지급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질문한 후, 2006.4.28 ‘희망 퇴직제에 의한 사직서’란 제목으로 된 서류에 부서명과 신청자 성명,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고 서명한 다음 이를 참가인에게 제출하였다.
원고가 서명한 위 사직서는 양식과 내용이 인쇄되어 있고 그 밑 부분에 작성자가 자신의 성명 등을 기재하도록 되어 있는데, 인쇄된 내용은 “본인은 주식회사 ○○○○의 조직 슬림화 및 경영 합리화와 관련하여 회사가 마련한 희망 퇴직 제도의 개요를 받아 이를 충분히 검토하였습니다. 본인은 상기 희망 퇴직 제도에 따라 제공되는 혜택을 고려하여 같은 해 5.1자로 회사를 사직합니다. 본인은 아래의 사직서 날인에 서명하여 이를 회사에 제출하고 사직 처리 일자 이전에 본인이 회사에 지급해야 하는 일체의 채무를 청산할 것에 동의합니다. 본인은 본인이 직접 서명·작성한 사직서를 제출하여 여하한 경우에도 이를 철회하지 않을 것임을 인정합니다”로 되어 있다.
당시 참가인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희망 퇴직을 신청하여 2006.5.1자로 퇴직 처리된 근로자는 원고를 포함하여 관리직 사원 16명이었고, 참가인은 2006.5.15 원고에게 퇴직금 이외에 별도의 퇴직위로금 51,305,124원(월할 연봉 12개월분)을 지급하였다.
한편, 원고는 참가인 회사를 그만 두면서 회사내 대학 동문들이 주최한 환송식에 참석하기도 하였는데, 퇴직금을 지급받은 후인 2006.5.22 이 사건 퇴직 처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내용 증명을 참가인에게 발송하였다.
이 사건 퇴직 처리 당시 참가인의 경영 현황
참가인의 제지업계에서의 시장 점유율은 화장지의 경우 2005.12월경 13.1%에서 2006.4.월경 11.1%로 저하되는 등 참가인의 모든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소폭 하락하였고, 연간 매출액 역시 2003년도 4,133억 원을 정점으로 계속 하락하여 2005년도에는 3,882억 원이었으며, 2006년도에는 3,728억 원으로 예상되어 전년 대비 약 154억 원 정도가 감소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에 따라 참가인의 영업 이익은 2002년도 414억 원을 정점으로 계속 하락하여 2006년도에는 83억 원으로 감소하였고, 경상 이익은 2002년도 60억 원의 흑자를 기록한 후 2006년도에는 129억 원의 적자로 바뀌었으며, 차입금 또한 2005년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2006년 들어서서 3,054억 원으로 전년대비 75억 원이 증가되어 자기 자본 잠식률도 2005년도 46%에서 2006년도 60%로 크게 증가하였다.
이러한 경영 실적의 악화는 내수의 공급 과잉과 중국 생산 설비의 증설, 환율 하락 등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가 그 원인이 되었고, 이러한 요인은 2007년 이후에도 지속될 전망이었다.
이 사건 퇴직 처리 후 참가인의 근로 관계
참가인은 이 사건 퇴직 처리 후 2006.11.13부터 같은 해 12.5까지 사이에 근속연수 3년 초과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다시 희망 퇴직을 시행하여 모두 65명이 퇴직금과 퇴직 위로금을 수령하고 참가인 회사에서 퇴직하였다.
이에 따라 참가인의 근로자 수는 2006.4.30 현재 581명에서 2007.1.1 현재 491명으로 감소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위 인용 증거 및 갑 제6호증, 을 제1, 2호증, 을 제3호증의 1, 2, 을 제4호증의 1 내지 4, 을 제5호증의 1 내지 4, 을 제6호증의 1, 2, 을 제7호증, 을 제9호증의 1 내지 3, 을 제10호증의 1 내지 10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사직서가 수리되었는지 여부
위 인정 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06.4.28 ‘희망 퇴직제에 의한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사실이 있고, 참가인이 원고의 사직서에 기초하여 이 사건 퇴직 처리를 하였으며, 원고 또한 2005.5.15 희망 퇴직에 따른 퇴직 위로금 51,305,124원을 수령하였으므로 원고가 제출한 사직서는 수리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원고 제출의 사직서(갑 제6호증) 하단부의 ○○○○가 기재할 난이 공란으로 되어 있다고 하여 수리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아 사직의 의사 표시가 효력을 발생하지 않았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강요 또는 강박에 의한 사직서 제출로서 진의 아닌 의사 표시에 해당하는지 여부
진의 아닌 의사 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 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 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 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 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 표시라고 할 수 없고,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 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 관계는 합의 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 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1.1.19 선고, 2000다51915, 51926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와 인정되는 사실 관계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사직서의 기재 내용, 원고는 참가인 회사에 입사한 지 18년 이상 된 장기 근속 간부직 사원으로서 참가인은 1차 희망 퇴직 제도를 실시하면서 원고를 포함하여 관리직 사원 16명을 희망 퇴직의 형태로 정리한 점, 원고는 희망 퇴직과 관련된 면담 과정에서 2차 희망 퇴직 신청 기간이 경과된 후에 희망 퇴직 신청을 하여도 퇴직 위로금이 지급되는지 질문하였고, 이후 퇴직금 이외에 월할 연봉의 12개월분에 해당하는 퇴직 위로금을 별다른 이의 없이 수령한 점, 그 밖에 당시 참가인의 경영 현황과 그 이후에도 희망 퇴직 제도를 시행하여 근로자 65명이 퇴직하게 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당시 희망 퇴직의 권고를 선뜻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고 할지라도 그 당시의 경제 상황, 참가인의 구조 조정 계획, 참가인이 제시하는 희망 퇴직의 조건, 정리 해고를 시행할 경우 정리 기준에 따라 정리 해고 대상자에 포함될 가능성, 퇴직할 경우와 계속 근무할 경우의 이해득실 등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심사 숙고한 결과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참가인이 이를 수리하여 원고를 퇴직 처리함으로써 합의 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퇴직 처리가 실질적인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정리 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않은 부당해고인지 여부
위에서 보았듯이 이 사건 퇴직 처리는 원고의 사직서 제출에 따른 합의 해지에 의한 것으로 이 사건 퇴직 처리가 실질적으로 정리 해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상, 정리 해고의 실질적인 요건이 구비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앞서 살펴 본 참가인의 경영 현황과 전망에 비추어 근로 관계를 조정할 합리적 필요성도 있다고 보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용호(재판장), 유승룡, 박우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