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모든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 인과 관계가 있다고 추단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 2009.04.15, 서울고법 2008누18061 )
[요 지]
원고는 과중한 업무 환경 속에서 근무하여 오다가 급격히 늘어난 업무량 수행 및 그 기간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극심한 과로와 스트레스를 겪게 되었고, 그와 같은 과로와 스트레스가 신체의 면역 체계에 이상을 일으켜 이 사건 횡단성 척수염을 발생케 하였다고 추단함이 상당하다.
* 사 건 / 2009.4.15. 선고, 서울고법 제6행정부 2008누18061 공무상 요양 불승인 처분 취소
* 원고, 항소인 / 김○○
소송 대리인 법무법인 한울
담당 변호사 강상현
* 피고, 피항소인 /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대표자 이사장 김△△
소송 수행자 조경애, 권경운
* 제1심 판결 / 서울행법 2008.6.11. 선고, 2007구단14896 판결
* 변론 종결 / 2009.3.25
[주 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07.8.23. 원고의 횡단성 척수염에 대하여 공무상 요양 불승인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 기재와 같다(원고는 당심에서 청구 취지를 감축하였다).
[이 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기능직 10급 정보 통신원(집배원)으로 ○○우체국의 우편물류과에서 집배 업무를 담당하던 중 2007.6.19. 우편물 배달 업무를 수행하다가 하반신 마비 증상이 발생하여 한의원 등을 거쳐 ○○대학교 병원에서 검진한 결과 ‘① 요추부 추간판탈출증(제4-5요추간) ② 척추분리증(제4-5요추간) ③ 척추탈위증(요추5-천추1번간) ④ 횡단성 척추염(이하 ‘이하 이사건 각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아 위 병원에서 2007.6.20. 후궁절제술, 추간판제거술, 금속기구 고정술 등을 시술받은 다음, 2007.8.8. 피고에게 이 사건 각 상병에 대한 공무상 요양 승인 신청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07.8.23. 원고의 이 사건 ①, ③ 상병은 퇴행성 변화에 의한 것이고, 이 사건 ② 상병은 한 순간의 충격으로 발생하지 않고 충격이 축적되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발병하는 질환으로 그 원인은 선천적 골화 이상, 후천적 자세 불량 등에 의해서 나타나는 것이고, 이 사건 ④ 상병의 발병은 주로 감염과 면역계 이상이며, 약 20~40%는 바이러스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 질병으로 이 사건 각 상병은 공무와 관련하여 새로이 발생되었거나 현저하게 악화되었다고 할 수 없어 공무와 상당인과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요양 승인 신청을 불승인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처분의 적법 여부
인정 사실
원고의 업무 내용
원고는 1978.9.30. ○○우체국 관내 △△우체국의 집배원으로 임용되어 근무하다가 집배구 광영화 계획에 따라 2000.3.1.부터 ○○우체국에서 우편 배달 업무를 하였고, 2002.12.5. 기능직 공무원 특별 채용에 합격하여 기능직 10급 정보 통신원(집배원)으로 재임용된 후 ○○우체국의 우편물류과에서 집배 업무를 담당하여 왔다.
원고는 평소 오전 07:30경에 우체국에 출근하여 09:00경까지 우편물을 소포 등 특수 우편물, 등기 우편물, 일반 우편물 등으로 구분, 우편물 등록을 하고 이후 등기 우편물이나 특수 우편물 수령자에게 방문할 시간을 알리는 문자 메세지를 보내는 등 출국전 업무를 한 후 오토바이를 이용하여 우편물의 배달 업무를 수행하고, 오후 16:30 이후 귀국하여 등기·소포의 배달 결과 입력, 오토바이 운행 거리 입력 등의 업무를 수행한 후 주로 19:00~20:00경 사이에 퇴근을 하나 작업량이 많을 경우에는 20:00 이후에 퇴근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 사건 각 상병의 발병 전 2007.1월부터 5월까지 원고가 수행한 우편 배달 물량/오토바이의 주행 거리를 보면, 1월 20,365건/1,177km, 2월 15,985건/1,167km, 3월 20,070건/1,205km, 4월 19,956건/1,155km, 5월 22,822건/1,443km로 2007.5월의 경우 동료 직원 박○○의 병가, 황○○의 연가, 기존 직원 손○○의 퇴직 후 신규 임용 직원의 업무 미숙 등의 사유로 인하여 원고가 처리하여야 할 우편 배달 물량이 증가된 상태였으며, 원고가 담당하는 집배구는 ○○산업단지 등으로 다른 집배구보다 정기 간행물, 홍보물 등의 책자가 많아 우편물의 중량이 많이 나가는 편이었다.
원고는 2001.8월부터 고객 만족 리더로 발탁되어 일일 아침 일상 교육 주관, 집배원 서비스 마인드 교육 및 고객 응대 교육, 고객 서비스 동아리 운영 활동 참여 및 의견 개진, 고객 서비스 관련 각종 교육에 참석하는 등의 활동을 하였으며 2002.4월에는 고객 만족 우수자로 표창을 받기도 하였다.
또한 원고는 배달 업무와 더불어 보험 모집 업무도 수행하였는데, ○○우체국 집배원 평균 보험 모집액이 2005년에 3억 원, 2006년에 2억 3,400만 원, 2007년 상반기에 1억 8,400만 원임에 비하여 원고의 모집액은 각 10억 4,800만 원, 8억 4,600만 원, 6억 2,000만 원으로서 평균치를 훨씬 상회하였다.
상병의 발병 경위
원고는 2007.5.14. 우편 배달을 하던 중 배달지인 김○○의 집에서 키우던 개가 달려들어 무는 바람에 오토바이에 함께 넘어지는 사고를 당한 적이 있고, 같은 해 6.19 09:55경부터 오토바이 우편 배달물을 싣고 배달 업무를 수행하던 중 11:00경부터 오른쪽 다리에 위약감이 발생하여 12:00경 ○○제일병원에서 검사 결과 제4-5요추간추간판탈출증 진단을 받고 인근 △△병원에 입원하였으나, 위약감이 심해지고 배뇨 기능마저 이상이 생기자 같은 달 20일 ○○대학교 병원으로 전원하여 이 사건 ①, ②, ③ 상병으로 진단을 받고 응급 후궁절제술, 추간판제거술, 금속기구 고정술 등을 시술받았으나 그 후에도 좌측하지로 진행하여 양하지 무력감, 마비 등의 증상이 심해져 2007.6.23 척수 MRI검사 결과 이 사건 ④ 상병의 진단을 받은 후 스테로이드 등의 치료를 받다가 2007.7.3 ○○○○병원으로 전원하였다.
의학적 소견
주치의(○○○○병원)
2007.6.19. 나타난 증상은 초기 증상으로 추간판탈출증과 횡단성 척수염을 구분하기 어려운 증상이고, 이후 증상이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감각 이상 등의 증상은 횡단성 척수염에 더 합당한 증상이다.
횡단성 척수염은 특발성(원인 불명의 병이 남에게서 전염되지 않고 저절로 생기는 성질)의 국소적인 척수염증으로 대칭적 혹은 비대칭적인 운동 마비와 감각 소실, 배뇨 및 배변 장애를 보인다. 특발성으로 뚜렷한 원인 질환 없이 발병하거나 일부 환자에서 다발성 경화증, 혈관염, 사코이드증, 기타 류마치스성 질환 등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발병기전은 명확하지 않으나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등의 감염 후 발생하는 자가 면역성 신경염증으로 이해되고 있다.
발병 원인이 확실하지 않으므로 과로와 스트레스의 직접 관련성도 명확하지 않다. 다만 일반적으로 신경계 자가 면역 질환의 발병, 악화, 재발 등의 요인으로 육체적, 심리적 스트레스가 지목되고 있으며, 그 의학적 근거는 역학적 또는 생물학적 근거에 대한 연구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임상적 경험에 따른 추론이다.
2007.7.5. 시행한 척수 자기 공명 검사에서 척수 출혈을 의심할 만한 영상 소견이 관찰되었는데, 척수 출혈의 원인은 혈관 기형과 같은 척수내 혈관 이상에 의한 경우와 출혈성 경향과 같은 혈액 이상이 원인이 될 수 있으나 원고의 출혈 소견의 원인은 불분명하다. 다만 외상에 의한 출혈도 있을 수 있으므로 오토바이에서 넘어지는 사고가 척수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척수 출혈과 척수염은 척수의 손상을 일으키는 서로 다른 질환으로 관계가 없고, 다만 일부 심한 척수염에서 염증과 동반된 출혈이 있을 수 있다.
진료 기록 감정의(○○대학교 ○○병원)
척수염은 여러 종류가 있으므로, 바이러스 감염이라는 근거가 있어야 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척수염이 원인이 되어서 척추분리증이나 척추탈위증이 유발된다는 기록을 찾기 어렵다.
[인정근거] 갑 제2 내지 15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을 제1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원심 법원의 ○○대학교 ○○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 결과, 원심 법원 및 이 법원의 ○○○○병원장에 대한 각 사실 조회 결과, 이 법원의 ○○우체국장에 대한 사실 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공무원연금법 등 관계 법령에서 공무상 요양 급여의 요건으로 정한 ‘공무상 질병’이라 함은 공무원의 직무 수행 중 그 직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직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 인과 관계가 있어야 하며, 이 경우 공무원의 직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 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나(대법원 2003.12.26. 선고, 2003두8449 판결 참조), 한편 인과 관계의 입증 정도에 관하여 반드시 의학적·자연 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모든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 인과 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1.26. 선고, 98두10103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와 위에서 인정한 사실 관계를 종합하여 보면, ① 원고는 1978.9.30 집배원으로 임용된 이래 약 29년간 성실하게 근무하여 왔으며 평균 약 12시간을 직장에서 체류하고 약 11시간을 근무하는 등 비교적 업무 강도가 높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2001년경 고객 만족 리더로 발탁된 이후 일과 시간 중에는 교육 등을 함으로써, 일과 시간 외에는 위 교육을 위한 강의 준비 등 가외의 업무를 함으로써 동료 집배원들에 비하여 스트레스에 더 시달렸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우편물 송달 고객을 상대로 한 보험 모집에 있어 동료 집배원들보다 훨씬 높은 성과를 달성하였는데, 이에 따르는 보험 상품 내용 설명, 보험 서류 작성 및 보험료 수금 등의 업무로 인하여 과로가 가중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횡단성 척수염이 발병하기 직전인 2007.5월경에 동료 집배원들의 병가 등으로 인하여 이전보다 업무 부담이 증가하였는데, 타인의 구역을 배달하는 경우 단지 배달 물량이 늘어나는 부담 뿐만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지역에서 배달을 하는데 따르는 스트레스가 추가되어 배달 물량의 단순한 증가량보다 노동 강도의 증가량이 훨씬 커지는 점 ⑤ 원고의 이 사건 횡단성 척수염은 위와 같이 평소보다 과다한 업무로 인한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2007.5월경부터 시작된 업무량의 증가와 그 즈음 배달지에서 개에게 물려 오토바이와 함께 넘어지는 사고를 당하였으면서도 병가를 내어 적절한 치료와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계속하여 근무하던 와중에 오른쪽 다리의 위약감으로 그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 점 ⑥ 횡단성 척수염의 발병 원인에 대하여 현재까지 의학적으로 완전히 규명되지는 못한 상태지만, 적어도 면역 체계의 변화가 그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과로와 스트레스는 인체의 면역 기능을 저하시켜 면역 체계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는 점 ⑦ 원고에게 이 사건 횡단성 척수염이 발병하기 이전에 신체상 이상이 발견되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작업량이 증가하기 시작한 지 불과 약 50일 만에 횡단성 척수염의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위 상병이 과로와 스트레스 이외에 다른 요인으로 발병하였다고 볼 뚜렷한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과중한 업무 환경 속에서 근무하여 오다가 2007.5월 이후 급격히 늘어난 업무량 수행 및 그 기간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극심한 과로와 스트레스를 겪게 되었고 그와 같은 과로와 스트레스가 신체의 면역 체계에 이상을 일으켜 이 사건 횡단성 척수염을 발생케 하였다고 추단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횡단성 척수염은 직무와 사이에 인과 관계가 있다고 할 것임에도 이와 달리 보고 이를 인정하지 아니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이 사건 횡단성 척수염에 대하여 한 이 사건 공무상 요양불승인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헌(재판장), 이현우, 이화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