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위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회사는 방송미술 및 공연예술과 관련한 미술용품의 제작, 개발, 임대 등 미술서비스 제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1991. 10.경 주식회사 C 제작지원국 미술부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998.경 주식회사 C에서 피고 회사가 분사됨에 따라 피고 회사 아트2팀으로 발령 받아 계속하여 근무한 자이다.
피고 회사는 2008. 7. 14. 인사위원회를 열어 ① 피고 회사의 미용담당 임시직원인 D에 대한 성희롱 행위, ② 2006. 2.경 동료 여직원에 대한 성희롱 행위, ③2007.경 협찬사 직원에게 개인적인 협찬품을 요구한 행위, ④ 원고가 피고 회사의 노조위원장이었던 당시인 2003. 6. 22.부터 같은 달 30.까지 휴가 승인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해외 출국한 행위 등을 이유로 하여, 피고 회사의 상벌규정 제15조 1호, 2호, 3호 및 11호에 따라 원고를 징계해고하였다. 이에 원고는 2008. 7. 21.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 고 회사는 2008. 7. 29. 인사위원회를 다시 열어 위 징계해고를 확정하였다(이하 위 징계해고를 '이 사건 해고'라 한다).
한편, 이 사건 해고와 관련된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및 피고 회사의 사규 중 상벌규정은 다음과 같다.
제6조(품위유지)
직원은 회사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며, 상호인격을 존중하여 직장의 질서
를 유지하여야 한다.
직원은 성희롱의 예방을 위하여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하며, 특히 상급자는 부하직원에 대하여 성적인
조건으로 고용상의 차별이나 불이익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관리자는 부서내에서 성희롱이 발생되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제8조(금지사항) 직원은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직장 내 상대방에 대한 성희롱 행위
제15조(징계대상) 직원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를 징계할 수
있다.
법령, 정관 및 제 규정을 위반하거나 상사의 직무상의 정당한 명령에 복종하지 아니하는 경우
직무상의 의무에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하였을 경우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였거나 직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한 경우
직장 내 상대방에 대한 성희롱 행위로 인사담당부서장이 회부한 경우
제16조(징계의 종류)
징계의 종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해고
정직
감봉
근신
경고
주의환기
제17조(징계권의 시효) 직원에 대한 징계권의 시효에 관하여는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 단, 법령에 정
함이 없는 사안의 경우에는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 또는 징계사유가 발생한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이 경과하면 회사는 징계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7호증, 을 제8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성희롱 행위를 비롯한 징계사유가 되는 행위를 하지 않았고, 가사 징계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해고사유로 삼을 정도로 중대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해고는 피고 회사의 징계권행사의 범위를 넘거나 남용한 것으로서 무효이며,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이후 이 사건 판결 확정일까지의 임금인 매월 7,254,255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회사의 주장
원고가 한 성희롱 행위 등은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피고 회사는 방송 언론 기관으로 방송의 공익성과 사회적 책임을 매우 중요시하는 관계로 임직원들의 사생활, 금품수수, 직장 내 성희롱 등 윤리적인 측면에서 높은 수준이 요구되는 점, 임시직 여직원이 많은 환경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것으로서 징계권의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징계사유 해당 여부에 대한 판단
직장 내 성희롱
성희롱의 판단기준
살피건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는 '직장내 성희롱'이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직장 내 성희롱'의 전제요건인 '성적인 언동 등'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하고, 나아가 위 규정상의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호 판결 참조).
D에 대한 2007. 12. 16.자 성희롱
을 제2, 3<1>, 4호증, 을 제6호증의 9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D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 회사의 전임 노조위원장을 지낸 후 2007. 2.경부터 같은 해 12.경까지 드라마 'E'의 분장담당 겸 노조고문으로 근무하였고, D는 2007. 3.경 보름 정도의 기간과 2007. 10.경부터 12.경까지 사이에 드라마 'E'의 미용담당 임시직원으로 근무하였는데, 원고가 2007. 12. 26. D에게 드라마 'E' 종방 회식 장소였던 단란주점의 둘만 있는 방에서 D와 피고 회사의 직원이었던 F의 관계, 둘이서 성관계를 가졌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하면서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한 사실, D가 2008. 6.경 주식회사 C에 원고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면서 위 발언을 녹음한 녹취록을 제출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너 나 거부하니?...나 좋아. 그러면 내가 너를 구제해 줄게
-너희(D와 F) 둘 다 진짜 매장시켜 버리려고 했어. 불가능할 것 같니? 불가능할 것 같
아?
-나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영향력을 갖고 있는 놈이야.
-데스크를 내가 보지 않더라도 데스크에 대해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가장 규합된 힘을...지지를 받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나야
-어, 있어. 나도 남자니까. 나한테 한 번 잘해봐. 이제 너한테 기회를 줄게
-너의 운명이 달린 문제니까. 날 너의 편으로 한 번 만들어 보라구
-내가 너보고 오늘 야 오늘 자자고 하면 어떻게 할래?
-너 자자고 하면 어떻게 할래?
-너 남자 경험 한번도 없냐? 한 번도?
-순결을 지키고 있어? 진짜?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회사의 임시직원인 D에게 관련 업무 상급자로서 실질적 영향을 미칠수 있는 위치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성관계를 요구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개인의 성생활에 대하여 개인적인 질문을 하여 상대방의 불쾌감을 유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는 객관적으로 D와 같이 하급자의 위치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그로 인하여 D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성희롱 행위가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해 원고는, D는 자유직업소득자로서 근로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였고, 위 성희롱은 'E'라는 드라마의 촬영을 마침과 동시에 D와 피고 회사 사이의 위탁관계(내지 임시고용관계)가 종료된 직후에 피고 회사와는 무관한 외주 제작업체인 'G'에서 마련한 회식자리에서 일어난 일로서 회사의 업무와 관련성이 전혀 없으므로 이는 '직장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므로 먼저 성희롱의 상대방이 '근로자'의 지위에 있어야 하는지 여부 및 D의 근로자성 여부에 관하여 살핀다.
우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8조 제5호 및 피고 회사 사규 중 상벌규정 제15조 제11호는 성희롱의 대상을 '근로자'가 아니라 '직장내 상대방'이라고만 규정하고 있는바, 그 규정의 문언 및 성희롱 행위 금지의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직장내 성희롱의 상대방을 꼭 통상적인 의미의 근로자에 한정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된다.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2>(구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제2호에서 성희롱의 상대방을 '근로자'로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같은 법 제2조 제4호는 "근로자란 사업주에게 고용된 자와 취업할 의사를 가진 자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말하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 기타 업무위탁계약인지 등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업주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내지 사업주에게 취업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을 제27호증의 3, 을 제29호증의 1 내지 4, 을 제37호증의 6의 각 기재 및 제1심 증인 D의 증언에 의하면, D는 2007. 3.경 피고 회사와 사이에서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한 후 드라마 'H' 등에서 분장담당 프리랜서로 활동해 오다가, 2007. 10. 19. 피고 회사의 아트2팀장의 추천으로 2007. 10.경부터 같은 해 12.경까지 주식회사 C 드라마 'E'의 촬영시 분장․미용보조업무에 투입되었고, 위 'E'의 촬영을 마친 직후부터 2008. 2. 28.까지 드라마 'I'의 촬영에 투입되어 분장․미용업무에 종사한 사실, 그런데 D와 같은 미용보조원을 필요로 하는 방송프로그램 제작에 있어 그 제작에 필요한 일정·보조역할별 인원, 제작을 위한 촬영 시작·종료시각, 촬영장소, 분장․미용시간 및 장소 등이 모두 제작사 내지 피고 회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되었고, D와 같은 미용보조원들에게 분장․미용담당에 있어서의 역할, 일정, 장소 등에 관한 어떠한 선택권도 없었던 사실, D를 비롯한 미용보조원들에 대하여 서면화된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이 없었다고는 하나 분장․미용과 관련된 촬영 전후에 걸쳐 개인적인 행동이 금지되고, 정해진 시간에 식사나 휴식을 취해야 하고, 촬영 전후에 걸쳐 무단이탈, 무단귀가가 금지된 사실, 특히 분장팀은 분장감독 아래 분장과 미용담당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분장감독인 원고의 구체적인 지휘, 감독에 따라야 하는 구속이 있었던 사실, 그리고 각각의 촬영현장에 구체적으로 어느 미용보조원을 출연시킬 것인지 여부에 관한 결정권한은 피고 회사에 있었으며, D가 받은 인건비․경비 등은 주로 피고 회사가 정해 온 사실 및 D로서는 피고 회사에서 지속적으로 근무하기 위해 2007. 10.경 피고 회사의 정직원 시험에 응시까지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는바, 위 인정사실을 종합해 보면, D는 위 성희롱 당시 'E' 촬영현장에 미용보조원의 형태로 고용되어 제작사인 G나 방송, 공연관련 미술서비스 제공업체인 피고 회사의 지배, 관리하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그 대가로 피고 회사로부터 인건비 및 경비를 받는 지위에 있었거나 사업주인 피고 회사에 취업할 의사를 가진 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D는 위 법률 규정의 보호대상인 '근로자'에도 해당한다.
다음으로, 업무관련성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성희롱은 'E'의 촬영이 끝난 바로 그날 저녁에 회식장소에서 일어난 것이고, 그 내용도 원고가 분장감독으로서의 영향력을 과시하면서 그 대가로 노골적인 성관계 유도성 발언을 한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그렇다면 위 성희롱은 업무의 연장선상에서 또는 업무와 관련된 장소에서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직장 내의 고용상의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상황하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원고의 진정한 의도가 단순히 개인적인 욕구의 충족이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외형상 객관적으로는 '업무와의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이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다음으로 원고는, D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면 강하게 불쾌감을 표시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D가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므로 D가 실제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나, D가 원고의 발언에 성적 굴욕감을 느꼈다고 하더라도 하급자로서의 위치를 고려할 때 격렬 한 반응을 보이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에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또한, 원고는 D가 영향력 과시나 성적인 발언을 유도하였으므로 원고의 발언을 성희롱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을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D가 원고의 성희롱 행위 당시 원고에게 '감독님 힘 있으시잖아요', 'J차장님이 감독님 눈치 보신다고', '감독님 저 좋아하세요? 마음 있으세요', '절 여자로 느끼세요, 정말?' 등의 발 언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D는 그 당시 원고의 성희롱 행위에 대한 응대의 차원에서 유도성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이고, 아래에서 보는 원고의 계속적 성희롱 행위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그런 사실만으로 원고의 성적인 발언이 정당화될 수는 없으며, 특히 원고의 발언의 전체적인 내용이 D와 F의 성적인 관계를 추궁하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원고의 위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D에 대한 계속적 성희롱
을 제3, 12, 15, 16, 25, 26호증, 을 제8호증의 2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D, K, L 및 당심 증인 M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07. 3.경 거제도에 'E' 원정 촬영을 갔을 때 D에게 "숙소에 포르노가 나오느냐"고 말한 사실, 원고는 2007. 10.경부터 일주일에 3~4회씩 늦은 밤에 D에게 집까지 태워다 주겠다면서 집요하게 승차를 요구하여 자신의 승용차에 태웠고, 운전 도중에는 D의 어깨, 목 등을 안마해 주겠다면서 목 뒤의 옷 속으로 손을 넣거나 수시로 음담 패설을 하였으며, D의 집에 도착한 후에는 그녀의 집에서 자고 가겠다고까지 말한 사실, 그 와중에 D가 승차를 거부하면 그 다음날 인사를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업무적으로 트집을 잡거나 일을 못하게 하겠다고 윽박을 지른 사실, 원고는 드라마 'E' 촬영기간 도중 수시로 D의 어깨를 주무르거나 그녀에게 "안마를 해주겠다, 받기 싫으면 나에게 안마를 해달라"는 등의 야한 농담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에 반하는 갑 제24호증의 3, 갑 제25호증의 2, 갑 제29호증의 각 기재는 당심 증인 M의 증언 및 앞서 본 원고의 2007. 12. 6.자 성희롱 내용에 비추어 믿기 어려우며, 갑 제18호증의 기재 및 영상은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바, 원고의 이러한 행위는 D와 같은 임시직원으로서 지위가 불안정한 위치에 있은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정도에 해당하고, 그로 인하여 D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D에 대한 원고의 계속적인 직장내 성희롱 행위도 역시 인정된다(원고는 이 사건 해고 당시 계속적 성희롱 행위 부분은 아예 징계사유가 아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을 제8호증의 2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회사의 인사위원회 심의 의결 당시 "D의 진술 내용에 의하면 프로그램 제작 기간 동안 끊임없이 성희롱과 괴롭힘으로 정신적 고통을 당했다고 주장함"을 징계사유로 삼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N에 대한 성희롱
을 제6호증의 2, 3, 을 제2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06.경 아트2팀 후배인 N의 가슴을 보며 "손대면 톡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대"라고 계속 반복하여 말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반증이 없는 바,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객관적으로 N과 같이 하급자의 위치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로, 그로 인하여 N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의 성희롱 행위가 인정된다.
한편 피고 회사의 상벌규정 제17조에 의하면 '법령에 정함이 없는 사안의 경우 징계사유가 발생한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이 경과하면 회사는 징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고, 이 사건 해고는 2008. 7. 14. 개최된 인사위원회에 의하여 행해졌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갑 제13호증, 을 제6호증의 1의 각 기재에 의하면, N이 원고의 성희롱 행위 당시 아트2팀 팀장이었던 O에게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였고, 이에 O이 원고에게 구두 경고를 한 후, 2006. 11. 10. 팀 전원에게 성희롱에 관하여 언행을 조심하자라는 내용의 '성희롱 예방지침 및 교육자료'에 관한 이메일을 돌린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에 의하면 피고 회사로서는 이미 2006. 11. 10. 무렵에는 원고에게 직장내 성희롱이라는 징계사유가 발생한 사실을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N에 대한 성희롱 부분은 위 인사위원회 개최 당시 역수상 이미 징계권의 시효가 완성되어 이 사건 해고와 관련된 정당한 징계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협력업체에 대한 금품 요구 부분
피고 회사는 원고가 드라마 'E'의 미국 촬영 당시 협찬사 직원에게 개인적인 협찬품을 요구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을 제6호증의 10, 11, 13, 을 제13, 15,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분장팀 임시직원인 P가, 원고가 협찬사 직원에게 개인적인 협찬품을 요구하는 내용의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고 미용팀 팀장인 Q에게 말하였고, 이에 Q이 의상디자이너인 R에게 그 말을 전하여 피고 회사 미술팀에 원고가 협찬사에 개인적인 협찬품을 요구하였다는 소문이 돌았던 사실이 인정되나, 다른 한편 갑 제6호증의 2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회사에 위와 같은 소문이 난 때에 이미 협찬사측에서 원고의 금품 요구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한 사실 또한 인정할 수 있으므로, 앞서 본 사실만으로 피고 회사의 위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연월차 사용보고를 하지 않은 부분
원고가 2003. 6.경 노조위원장을 맡으면서 연월차 사용보고를 하지 않고 휴가를 사용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한편 피고 회사의 상벌규정 제17조에 의하면 '법령에 정함이 없는 사안의 경우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 또는 징계사유가 발생한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이 경과하면 회사는 징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고, 이 사건 해고는 2008. 7. 14. 개최된 인사위원회에 의하여 행해졌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위 연월차 사용보고를 하지 않은 부분은 이미 징계권의 시효가 완성되어 이 사건 해고와 관련된 정당한 징계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 밖의 징계사유
피고 회사는 원고가 분장 임시직원인 P의 급여를 약 400,000원 가량 횡령하였다거나, 역시 임시직원인 M 몫의 간음료대 96,000원을 무단으로 수령하고, E 미국 촬영시 약 2,000불을 분장용품 구입 명목으로 제작사에 요구하여 허위로 정산하였으며, 도박을 하는 등 업무 태만하였으며 고위 인사의 조카라며 스스로 자칭하고 다니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가 이 사건 해고시 거론한 이유가 아니어서, 징계사유가 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결국,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하여 원고의 D에 대한 2007. 12. 26.자 성희롱 행위 및 D에 대한 계속적 성희롱 행위가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징계권 남용 여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인바,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하며(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두979 판결 참조). 그러한 판단을 함에 있어서는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 근무성적, 징계처분 전력 이외에도 징계시효가 지난 비위행위나 당해 징계처분 사유 전후에 저지른 징계사유로 되지 아니한 비위사실도 징계양정에 있어서의 참고자료가 될 수 있는 것이며(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두10424 판결, 대법원 1998. 5. 22. 선고 98다2365 판결 등 참조),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참조).
그리고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보아 어떠한 성희롱 행위가 고용환경을 악화시킬 정도로 매우 심하거나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사업주가 사용자책임으로 피해 근로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성희롱 행위자가 징계해고되지 않고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성희롱 피해 근로자들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으므로,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아 내린 징계해고처분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게 징계권을 남용하였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또한, 성희롱이 그 횟수가 1회에 그치는 경우에는 우발적인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으나, 성희롱이 일정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피해자도 다수라면 이를 우발적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고, 직장 내 성희롱이 사회문제화된 후 1999. 2. 8. 개정된 구 남녀고용평등법에서 성희롱 행위를 금지하고 성희롱 예방교육, 성희롱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을 규정하게 된 이상, 그 이후에 발생한 성희롱은 그동안의 왜곡된 사회적 인습이나 직장문화 등에 의하여 형성된 평소의 생활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특별한 문제의식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는 이유로 그 행위의 정도를 가볍게 평가할 수 없으며, 특히 직장 내 성희롱을 방지하여야 할 지위에 있는 사업주나 사업주를 대신할 지위에 있는 자가 오히려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성희롱을 하였다면 그 피해자로서는 성희롱을 거부하거나 외부에 알릴 경우 자신에게 가해질 명시적·묵시적 고용상의 불이익을 두려워하여 성희롱을 감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성희롱은 더욱 엄격하게 취급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참조).
이 사건의 판단
원고의 비위사실 중 N에 대한 성희롱 행위와 연월차 사용보고를 하지 않은 부분은 앞서 본 대로 징계시효가 경과되었지만, 징계시효가 지난 비위행위도 징계양정에 있어서 참작자료로 할 수 있는 것이고, 나아가 원고의 이 사건 성희롱 행위의 피해 여성들이 원고와 같은 팀에서 일하면서 원고의 지시․감독을 받는 직원이거나 임시직원인 점, 원고가 속한 분장․미용팀은 총 25명의 직원 중 여성이 16명이나 되고, 그 외에도 다수의 여성 프리랜서 등이 근무하고 있는 점, 원고는 피고 회사의 노조위원장으로 재직하던 2003. 9. 15. 무렵 노동조합의 명의로 여성 직원에 대한 성희롱에 대해 엄정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공고까지 한 점(을 제6호증의 9), 원고는 피고 회사의 분장감독이자 노조고문으로서 회사 내 성희롱을 방지하여야 할 지위에 있고, 특히 원고는 2006. 가을 무렵 N을 성희롱했다는 이유로 아트2팀 팀장이던 O으로부터 구두경고까지 받았으며, 피고 회사가 성희롱 예방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음에도, 전임 노조위원장 출신이자 분장감독이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신분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인 D에게 자신에게 잘 보이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등의 영향력을 과시하면서 그 대가로 노골적․지속적인 성희롱, 성관계 요구 또는 유도성 발언 등을 한 점, 그리고 만약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업무상의 지위를 이용하여 불리한 처우를 할 것처럼 행동한 점, 특히 원고의 성희롱 행위가 반복적으로 행해짐으로써 단순히 우발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 회사는 TV 프로그램 제작 등 공익 방송 및 공연 관련 회사로서 회사 내 성희롱이 발생하였다는 것만으로 회사의 이미지나 조직의 위상이 하락하거나 심지어 방송의 공정성에도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점, 직장 내 성희롱은 그 자체로 직장질서를 심각하게 파괴하고 직원들상호간 신뢰관계를 해치는 행위이고, 원고가 징계해고 되지 않고 피고 회사에서 계속 근무한다면 피해 여직원들에게는 감내할 수 없는 고용환경이 될 수 있는 점, 그리고 원고의 이 사건 성희롱행위가 왜곡된 사회적 인습이나 피고 회사 특유의 직장문화 등에 의하여 형성된 평소의 언어습관이나 생활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특별한 문제의 식 없이 이루어진 것이 가능성이 없지 않으나, 그러한 이유만으로 그 행위의 정도를 가볍게 평가할 수 없는 점 및 원고는 이 사건 제1심에서 증언을 한 성희롱 피해자 D를 위증죄로 고소까지 한 점(갑 제23호증)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을 정도로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그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청구 부분에 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어서 유효하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 중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는 부분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병하(재판장) 허명욱 박진환
각주1) 원고는, D가 원고와의 대화를 녹음한 것이라고 제출한 음성 파일이 원고에게 유리한 부분이 삭제되는 등 임의로편집된 것이므로 그 녹취록의 증거능력이 인정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나, 민사소송에서는 특별한 증거능력의 제한이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각주2) 원래 ‘남녀고용평등법’이었다가 2007. 12. 21. 법률 제8781호로 이와 같이 개명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