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1. 7. 20. 선고 2010누41408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주식회사 B(이하 ‘B’이라 한다)은 2008. 1. 2. 원고를 인사총무팀장으로 채용하였다가 2009. 4. 24. 원고에게서 사직서(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를 제출받고 2009. 4. 30. 이를 수리하였다.

원고는 2009. 6. 19.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B이 이 사건 사직서를 수리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그런데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09. 7. 21.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

원고는 2009. 9. 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D, E(병합))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09. 10. 29.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음, 갑 제1, 5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인지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B에서 근무할 당시 독자적인 결재권 없이 대표이사 내지 경영지원본부장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처리하는 등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의 제공을 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나.

인정 사실

1)

원고의 B 입사 배경

원고는 1998년경부터 제주도에 거주하면서 ‘F’를 설립하여 유기농사업을 활성화하고 관공서 공무원들을 설득하여 G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여 H미술관 건립을 이루어 냈다.

원고의 고등학교 친구인 I는 2007년 하반기에 시공능력평가순위 J의 중견건설업체인 B의 주식을 대부분 소유한 대주주인 B 대표이사로서 건설경기가 호황인데도 은행여신으로 시작한 사업들이 인허가를 받지 못하여 답보 상태이고 양산 K 아파트 수분양자들의 분양계약해지 요청 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원고의 위와 같은 사업수행능력을 인정하여 원고에게 B에 입사할 것을 제의하였다.

2)

원고의 B 입사

원고는 2008. 1. 2. B과 원고의 직위를 ‘이사’, 연봉총액을 9,000만 원, 계약기간 2008. 1. 1.부터 12개월로 하되 연봉총액을 12개월로 분할하여 매월 25일 지급하기로 하는 ‘연봉계약서(임원)’를 작성하고 B에 입사하였는데, 그 당시 임원이 아닌 관리직 직원인 회계팀장, 상품기획팀장의 연봉이 4,900만 원 정도이었고, 등기이사이던 L의 연봉이 1억여 원이었다.

원고의 입사당시 B 취업규칙 내용은 아래와 같고, 직제규정 및 업무분장 제5조에서는 ‘직원’을 간부사원(이사대우, 부장, 차장, 과장), 일반사원, 기능직사원으로 구분하고 있었다.

한편, B은 원고의 채용 전인 2007. 3. 21.경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따라 “연봉제 시행에 의거하여 임원 퇴직금은 지급하지 않는다.”는 임원퇴직금규정을 제정하였다.

3)

원고의 근무내용과 형태

원고는 인사총무팀장으로서 재직하면서 직원들의 근태관리, 업적고과 평가 등 직원들을 관리·감독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자신에 관한 근태기록대장을 작성하지 않고 자유롭게 출퇴근하는 등 출퇴근시간, 근무시간 등에 관하여 어떤 제한을 받지 않았다. 그리고 원고는 B의 비용집행에 관한 업무를 최종결재권자로서 처리하였을 뿐 아니라, 2008. 1. 25. B의 법인등기부에 지배인으로 등재된 이래 B에 관한 소의 제기와 대응, 소송 진행 업무 등을 최종결재권자로서 처리하였다.

원고는 또한 B로부터 업무추진비 명목의 법인명의 신용카드를 제공받아 대표이사나 경영지원본부장 등의 사전결재를 받지 않고 업무수행 시의 필요에 따라 원고 재량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하였다.

원고는 2009. 2. 6. 주주총회에서 이사 L의 후임으로 사내이사로 선임되어 법인등기부상에 사내이사로 등재된 후에는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였고, 2009. 4. 22. 구조조정에 관한 노사협의회 자리에 이사로서 전무 L, 상무 M과 함께 사측 대표자로 참석하여 노동조합측과 구조조정방안에 관하여 협의하였다.

4)

고용보험에 가입

B은 대표이사 I, 감사 및 고문을 제외하고, 원고뿐만 아니라 임원인 이사 N, 전무 L, 상무 O, M을 비롯한 나머지 모든 임직원을 고용보험에 가입시켰다.

5)

B의 회생절차

B은 2008년 10월 구조조정 시행 과정에서 원고에게 경영지원본부장이나 사업본부장 등 경영진과 동일한 30%의 임금 삭감률을 적용한 반면, 일반직원들에게는 10% 내지 15%의 임금 삭감률을 적용하였다.

그런데 B은 2009. 3. 3. 수원지방법원에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의한 채무자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였고, 수원지방법원은 2009. 4. 16. 회생절차개시결정을 함과 아울러 C을 B 관리인으로 선임하였다.

수원지방법원은 2010. 4. 7. 회생계획인가결정을 하였고, C이 같은 날 B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6)

임원으로서 사직서 제출

C은 2009. 4. 22.경 원고를 포함한 B 임원 모두에게 사직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고, 원고 등이 이에 응하지 않자 2009. 4. 24. 원고 등에게 다시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여 같은 날 원고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았다.

C은 그 무렵 수원지방법원에 “회사의 조속한 조직쇄신 및 안정을 위하여 폐사 임원 6명(기술지원본부장 L 전무, 경영지원본부장 M 상무, 건축사업본부장 O 상무, 해외사업팀장 P 이사대우, 인사총무팀장 A 이사대우, 자금팀장 Q 이사대우)이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여 2009. 4. 30.자로 사임 처리하였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음, 갑 제3, 4, 12호증, 을 제1 내지 4, 7 내지 20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기재, 제1심 증인 M의 일부 증언(뒤에서 배척하는 부분 제외), 변론 전체의 취지

[배척 증거] 제1심 증인 M의 일부 증언

다.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 없이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의 판단에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7. 30. 선고 96도732 판결 등 참조).

위 인정 사실 등에 의해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원고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원고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는 고등학교 친구이자 B 대표이사이던 I에게서 사업경영능력을 인정받아, B 취업규칙 소정의 직원 채용 및 수습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다른 팀장들과 달리 이사 연봉에 준할 정도의 고액 연봉제 계약을 체결하는 등 특별채용 형식으로 입사하여 출퇴근시간, 근무시간 및 근무장소 등에서 대표이사, 경영지원본부장 등의 통제를 받지 않은 채 원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이를 정하였을 뿐이고, 이와 달리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았다고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B의 직제규정 및 업무분장상 이사대우를 직원으로 명시할 뿐 인사총무팀장이 직원이라고 규정하고 있지 않는 점 등에서 위 직제규정 및 업무분장만으로는 원고가 ‘임원’이 아닌 ‘직원’이었다고 볼 수 없다.

②

원고는 비록 채용 초기에 법인등기부에 이사로 등재되지 않았지만 연봉, 법인카드 지급, 근무형태 등에서 임원인 이사에 대한 대우를 받으면서 인사총무팀장의 관장업무인 인사·총무·법무에 관한 업무를 최종결재권자로서 처리하였고, 대표이사와 경영지원본부장에게는 사후에 업무 수행 사항을 전반적으로 보고하였을 뿐이다. 다만 원고도 대표이사의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항에서는 경영지원본부장과 대표이사의 사전결재를 받아 수행하였지만,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자신의 관장 업무에서 독자적인 결재권한 없이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의 제공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③

원고와 B 사이에 작성된 임원용 연봉계약서에는 퇴직금에 관한 언급이 없다. 이는 B이 원고의 채용 전인 2007. 3. 21.경 주주총회에서 연봉제 시행에 따라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의결한 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④

B은 원고를 고용보험에 가입시켰지만, 원고 외에도 임원인 전무, 상무 등을 포함한 모든 임직원(단 대표이사, 감사 및 고문 제외)을 고용보험에 가입시키고 보험료를 납부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고용보험가입은 원고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의 제공을 하였는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삼기 어렵다.

⑤

원고는 대표이사 I의 각별한 신임으로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제치고 유일한 사내이사로 취임한 후에 실제로 이사회에 출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하고, 이사의 지위에서 전무, 상무와 함께 사측 대표자로 노사협의회에 참석하여 노동조합과 구조조정에 관한 사항을 협의하였다.

⑥

대표이사 I가 B 주식 거의 전부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B은 임직원이 200명 정도인 중견 건설업체이고, 대표이사 I가 경영에 관한 사항 모두를 직접 관장하면서 업무를 처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달리하는 제1심 판결은 부당하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임종헌(재판장) 노경필 정재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