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 경위
참가인은 1969. 12. 29.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110여 명을 고용하여 금융업과 소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원고는 2002. 4. 10. 참가인에 시간제 업무보조원으로 입사한 후, 2005. 4. 10. 계약직(특수업무직) 직원으로 전환되어 참가인 조합 C지점에서 운전직으로 유류배달을 담당하면서 전국농업협동조합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조')평조합원으로 활동하던 근로자이다.
참가인은 2008. 7. 21. 별지 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사유로 징계위원회를 개최한 후, 2008. 7. 21. 원고를 2008. 6. 27.자로 징계해고(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 한다)하였다.
초심판정 및 재심판정
강원지방노동위원회의 2008. 10. 8.자 2008부해158, 165, 166, 167, 206 병합 초심판정 : 이 사건 징계가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의 2009. 1. 8.자 2008부해818, 824 재심판정 :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009. 1. 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사이의 2008부해818, 824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사건정보
서울고등법원
판결
사건
2010누6368
판결선고
2010. 12. 7.
인정 근거
갑 제1, 4, 13호증, 을 제3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징계해고는 아래와 같이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정당 행위임에도 이를 징계사유로 삼았고, 그 양정이 과다하여 부당하다.
원고가 2007. 12. 19. 365코너 외부 출입문에 대한 우유살포를 한 적은 있으나 그 내부 및 자동화기기에 대한 우유살포는 하지 않았다.
원고의 음주운전으로 인한 면허 취소 사실은 원고가 당직, 경비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비위사실에 그칠 뿐만 아니라 통상해고사유에 해당할 뿐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건조물 침입 및 퇴거불응행위 등의 업무방해행위 등은 배타적, 전면적으로 직장을 점거한 것이 아니어서 허용된다고 할 것이며, 스티커 부착 등으로 인한 명예훼손 및 모욕 등에 관하여는 대부분 의견표현으로서 표현의 자유로서 허용되고, 교섭위원들에 대한 감금 등의 행위는 일부 조합원들의 우발적인 행동으로서 원고는 감금, 폭행에 가담하지 않았으므로 그 책임을 물을 수 없으며, 사실확인서 제출 거부행위는 헌법상 보장된 진술거부권으로서 허용된다.
이 사건 징계해고는 원고의 지위(평조합원), 가담 정도, 경위 및 그 동기, 수단 및 방법, 농민 비상대책위원회의 노조원들에 대한 부당행위 등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과도하다.
참가인은 2007. 8. 6. 이 사건 노조와 사이에 단체교섭을 하면서 단체협약 체결과정에서 일어난 일체의 행위에 대하여 민, 형사상, 재산상 및 징계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는 면책특약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위 면책특약에 반한다.
인정사실
파업 경위
이 사건 노조와 참가인은 2007. 7. 3. 최초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의 내용으로 단체교섭을 시작하면서, 2007. 7. 18. 교섭위원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단체교섭 운영에 관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하였다.
단체교섭 운영에 관한 기본합의서(2007. 7. 18.)
제5조(실무교섭)
단체교섭의 원할한 운영을 위하여 본교섭 전에 실무교섭을 운영한다.
실무교섭은 노사 각 2인으로 구성하며 대표위원이 교섭위원 중에 지명한다.
실무교섭은 본 회의에서 협의될 내용을 사전에 협의한다.
실무교섭의 합의사항은 본 교섭에서 합의한 것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며 내용은 노사쌍방 실무교섭위원이 서명하여 문서로 본 교섭에 제출한다.
본교섭은 실무교섭에서 합의된 사항을 번복할 수 없으며 실무교섭에서 합의하지 못한 사항에 관하여 논의한다.
제7조(합의사항의 효력발생)
합의사항은 효력은 원칙적으로 단체협약 최종 조인일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한다.
단 단체협약 부칙에 별도의 효력발생 조항이 있는 경우에는 그 조항을 따른다.
노사 양측의 불일치 조항이 없이 교섭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노사 양측 또는 어느 일방의 사정으로 최종 조인식을 하지 못할 경우에는 마지막 교섭일로부터 소급적용된다.
이 사건 노조와 참가인은 2007. 7. 24.부터 실무교섭을 시작하였는데, 2007. 8. 6. 실무교섭에서 노·사 실무교섭위원들은 단체협약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아래와 같은 내용의 '면책특약'을 하였다.
※부칙 제7조[면책특약] 농협은 본 협약 체결 과정에서 일어난 일체의 행위에 대하여 민·형사상, 재산상 및 징계 책임을 묻지 않는다.
이 사건 노조와 참가인은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으나 비정규직 문제 등 사항에 관하여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고, 강원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도 결렬되자, 이 사건 노조는 2007. 10. 8. 쟁의행위 신고를 하고, 2007. 10. 31.부터 전면 파업(이하 '이 사건 파업')을 실시하였다.
이 사건 파업 중 원고 및 이 사건 분회 조합원들의 행위
사무실 무단점거 및 업무방해 등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분회 조합원 약 40여 명은 2007. 11. 22. 10:25경 참가인의 본소 1층 금융점에 들어가 약 10분간 투쟁가와 구호 등을 외치는 행위를 하였고, 참여한 노조원 여러 명이 고객을 에워싸고 참가인 직원들에게 욕설 등 폭언을 하였다.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분회 조합원 약 40여 명은 2008. 1. 2. 본소 1층 금융점에 들어가 구호를 외치고, 일부 조합원 등은 근무 중인 직원이 있는 사무실을 지나 상임이사실로 이동한 후 상임이사의 책상 및 의자 등 업무용 비품들을 건물 밖으로 반출하였다.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분회 조합원들은 2008. 1. 9. "개인별로 자료요청하면 나눠 주겠다"는 참가인 교섭위원인 기획상무 'D'의 말을 인용하며 개인급여명세 공개 및 지급관련 서류를 요청하는 문서를 발송하고, 그 다음 날인 같은 해 1. 10. 오전 10시경 본소 2층 사무실(기획총무팀)에 들어가 약 2시간가량, 같은 날 15시 35분경 본소 2층 탈의실(여직원휴게실) 앞, 복도 등에 약 1시간 20분가량 들어가 이를 점거하고, 이 과정에서 퇴거 등을 요구하는 참가인 직원들과 몸싸움을 하면서 참가인의 업무를 방해하였다.
스티커 부착 및 우유살포 행위 등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분회 조합원들은 2007. 11. 24. 본소 출입문, 외벽, 유리창 등에 이 사건 노조가 주장하는 "단체협약 쟁취", "부당징계 철회", "고용안정 보장", "인사위원회 참여" 등을 내용으로 한 다수의 스티커를 부착하였다.
참가인은 2007. 11. 25. 외부 인력을 동원하여 노동조합원이 부착한 스티커를 제거하였고, 다음 날인 같은 해 11. 26. 이 사건 분회장 'E'와 사무국장인 제1심 공동원고 F에게 스티커 부착과 관련하여 '경고문', '경고문2'를 발송하였으나,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분회 조합원들은 당일 다시 외벽, 출입문, 유리창 등에 스티커를 부착하였다.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분회 조합원들은 2007. 12. 12. 참가인의 G지소, C 지점의 건물 외벽, 출입문, 유리창 등에 다수의 스티커를 부착하였고, 같은 해 12. 18. 참가인의 H지소, I지점, J지점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며 해당 지소 및 지점의 출입문과 외벽, 유리창에 스티커를 부착하였으며, 2007. 12. 24. 참가인으로부터 스티커 부착 등과 관련하여 경고장을 받았음에도, 2008. 1. 16.부터 2008. 2. 5.까지 7차례에 걸쳐 본소 건물 외벽 등에 다수의 스티커를 부착하였다.
원고는 2007. 12. 19. 이 사건 분회 조합원 K와 함께 참가인의 365코너 출입문 외벽, 현금지급기(CD기) 등에 우유를 뿌렸고, 보안용 감시카메라에 청테이프를, 현관유리 및 현금지급기에 스티커를 부착하였다.
사측 대표교섭위원에 대한 출입문 봉쇄 등
참가인 측 교섭 참가자들인 상임이사 L, 기획상무 D, 공인노무사 M 등은 2008. 2. 14. 교섭장소로 제공된 서울지방노동청 N출장소에서 단체교섭을 마친 후 이를 나가려하였으나, 참가인 대표인 조합장의 교섭 불참 소식에 감정이 격분한 B분회 조합원들이 출입구를 막고 이들을 나가지 못하도록 제지하는 등 참가인 측과 노조 조합원들 간 실랑이가 벌어졌으며, 이로 인해 N출장소는 당일 사태를 이유로 같은 해 2. 18. 양 당사자에게 앞으로 교섭장소를 제공할 수 없음을 통지하였다.
명예훼손 및 모욕행위
이 사건 노조와 분회는 2007. 11. 이후 쟁의행위 기간 동안 이 사건 분회 조합원들을 통해 '이중인격자 O 조합장 경영도 이중적으로 한다.', '권한 없는 노무사 선임하여 농협 돈 낭비?', '하나로 마트 설계비용 1억 9백만 원은 어디에?? 혼자만 만족하자고 1억 9백만 원 돈을 날렸는가 봅니다' 등 내용의 현수막, 유인물, 게시물 등을 B농협건물 및 주위에 게시하였다.
사실확인서 제출요구 불응
참가인은 2008. 6. 18.부터 같은 해 6. 20.까지 실시한 자체감사에서 확인된 인정사실에 대하여 원고에게 확인서를 작성하여 제출할 것을 2차례에 걸쳐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
음주운전
원고는 2007. 5.경 음주운전으로 인한 면허정지(100일)가 되자 참가인에게 경위서를 제출하고, 2007. 7. 31. 참가인으로부터 '견책'의 징계처분을 받았음에도, 쟁의행위기간 중인 2007. 11.경에 또다시 음주운전으로 인하여 1년간 면허취소되었다. 이에 참가인은 2008. 5. 19. 원고로부터 소명자료를 제출받은 다음, 원고로부터 2008. 6. 4. 및 2008. 6. 5. 휴직원을 제출받았으나 이를 거절하였다.
단체교섭 결과
참가인과 이 사건 노조의 교섭위원들은 2008. 4. 24.부터 마지막 교섭일인 같은 해 5. 20.까지 7차에 걸쳐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는데, 교섭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 사건 노조는 2008. 5. 20.자 단체교섭에서 참가인에게 31개 항의 미합의 및 불일치된 요구조항을 철회한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같은 날 참가인에게 기합의된 조항으로 단체협약조인식을 개최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였으나, 참가인은 2008. 5. 21.과 같은 달 23. 이 사건 노조의 위와 같은 요청에 대하여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불일치 조항이 있다며, 추가 교섭을 통해 해결할 것을 제의하였다.
참가인은 2008. 6. 2. 이 사건 노조에 대하여 미합의 및 이견이 있는 조항에 대한 교섭일정 등에 대해 통보하였고, 이 사건 노조는 다음날 이 사건 사용자에게 쟁의행위 종료 및 업무복귀를 통보하였다.
참가인은 2008. 6. 4.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현재 단체협약은 최종 합의된 바가 없으며 노사간 불일치 조항이 남아 있는 만큼 복귀 후에도 계속적으로 교섭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파업 기간 중 불법행위 등으로 인한 책임소재 확립차원에서 다소간 마찰이 있더라도 양해해 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을 이 사건 노조에 통보하였고, 이 사건 노조는 같은 날 참가인에 기합의된 사항에 대하여 소급적용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8 내지 11, 13, 21, 27호증, 을 제1 내지 20, 22 내지 25, 30, 32 내지 35, 37, 45, 46, 4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징계사유의 유무
위 인정 사실에 아래와 같은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위 3항에서 인정한 원고의 행위들은 참가인의 정당한 업무를 방해하고, 참가인의 시설관리권을 침해하며 사내 질서를 문란케 하고, 참가인 및 참가인의 대표자에 대한 모욕 또는 명예훼손 등을 한 행위로서 계약직운용규정 제19조 제1항 제2호에서 징계사유로 정한 '고의 또는 과실로 업무상 장애를 야기한 행위', 또는 회원조합징계변상업무처리준칙 3. 징계양정 세부기준(공통사항) 13-2의 '법령, 제규정, 명령 또는 지시를 위반한 행위', 13-6의 '고의 · 과실로 손해초래, 사고발생, 질서문란, 물의야기 또는 공신력 실추' 행위에 해당한다.
원고의 음주운전으로 인한 면허 취소의 점은 원고가 당직, 경비업무를 수행한다 하더라도, 원고는 참가인과 사이에 운전업무를 주된 업무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자신의 근로제공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그 면허를 유지할 근로계약상의 의무가 있을 뿐 아니라, 위 면허취소로 인하여 원고가 파업 종료 후 업무에 복귀하더라도 그 담당업무인 유류배달을 계속 수행할 수 없게 되는 업무장애를 야기하였으므로, 위 계약직운용규정 제19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며, 이를 단순히 사적인 비위행위에 그친다고 볼 수 없다.
영업소 무단 점거, 퇴거불응, 업무방해에 관련하여 참가인의 영업소의 크기 및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분회 조합원들의 영업소 내에서의 행위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행위는 참가인의 업무를 방해하기에 충분하고, 이를 병존적, 부분적 점거행위로는 볼 수 없다.
스티커 부착, 우유살포 및 감시카메라에 대한 청테이프 부착, 명예훼손 등의 행위에 관하여는 참가인의 영업소에 부착한 스티커의 수, 현수막 또는 유인물의 내용, 그 위치, 모습, 우유살포 대상 등을 종합하면, 그 수단에 있어서 지나치게 과도하여 참가인의 시설관리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이를 단순히 표현의 자유로서 허용된다고 볼 수 없다.
교섭위원들에 대한 감금 등의 행위는 일부 조합원들의 우발적인 행동이라 하더라도,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분회 조합원들이 다수의 유형력을 이용하여 참가인의 교섭위원들에 대하여 유형력을 행사한 이상, 원고는 이와 같은 행위에 책임이 있다.
사용자가 근로관계에서 사고나 비위행위 등을 저지른 근로자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하거나 또는 취업규칙 등에 징계처분을 당한 근로자로 하여금 경위서를 제출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경우 경위서를 제출하지 않는 행위는,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의 신의칙상 의무로서 근로관계와 관련한 사고 등이 발생한 경우 사용자의 조사에 협조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을 고려할 때, 그러한 경위서의 내용이 사건의 경위를 보고하는데 그치지 않고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사고 등에 관하여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제출하라는 것이 아닌 이상, 그 자체가 사용자의 업무상 정당한 명령을 거부한 것으로서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원고는 2007. 5.경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처분을 받아 참가인으로부터 2007. 7. 31.'견책'의 징계를 받았음에도 그로부터 4개월 정도만에 다시 음주운전을 하여 운전면허가 취소됨으로써 유류배달업무를 계속 수행할 수 없게 된 점(원고는 2005. 4. 10. 계약직 직원으로 전환된 후 징계해고시까지 3년여 동안 계약기간을 1년으로, 주된 업무를 운전, 당직 및 경비로 정한 근로계약을 맺고 계속 그 계약을 갱신하여 왔다), K와 함께 감시카메라에 청테이프 등을 붙인 행위는 참가인 영업장을 범죄 위험에 노출되게 하는 행위인 점, 참가인이 K에 대하여는 해고의 징계처분를 재심의절차에서 정직 2월의 징계처분으로 감경하였다고 하더라도, K의 경우 재심의절차에서 자신의 책임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며, 참가인에 대하여 뿐만 아니라 농업협동조합의 조합원들에 대해서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등 개전의 정이 뚜렷하여 이를 고려하여 그 징계를 감경한 것인 점, 그 밖에 이 사건 징계 사건을 대함에 있어서의 원고의 태도, 징계사유, 참가인의 명예훼손 등의 정도 등 이 사건 징계해고를 둘러싼 제반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원고 주장과 같은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해고가 그 징계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거나 그 행사를 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면책특약의 유효 여부
노동조합과 사이에 체결한 단체협약이 유효하게 성립하려면, 단체협약을 체결할 능력이 있는 사용자가 그 상대방 당사자로서 체결하여야 하고, 나아가 서면으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함으로써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제31조 제1항에 정한 방식을 갖추어야 하고, 이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단체협약은 조합원 등에 대하여 그 규범적 효력을 미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1. 1. 19, 99다72422).
참가인과 이 사건 노조가 2007. 8. 6. 실무교섭 당시 '농협은 본 협약의 체결과정에서 일어난 일체의 행위에 대하여 민·형사상, 재산상 및 징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면책특약을 맺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단체교섭 운영에 관한 기본합의서 제7조에 의하면 위 면책특약은 참가인과 이 사건 노조 사이에 노조법에 정한 정식의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경우, 또는 노사 양측의 불일치 조항이 없이 교섭이 마무리된 경우에만 그 효력이 발생한다.
그런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과 이 사건 노조 사이에 최종 조인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 사건 노조는 당초 제시한 단체교섭안에 대하여 참가인과 교섭 중 31개 미합의 및 불일치된 요구조항을 참가인의 동의나 승낙 없이 일방적으로 철회하였는바, 이는 기존의 단체교섭사항에 변경을 가하는 것으로서 위 철회나 변경에 대하여 참가인이 동의 등을 하지 아니한 이상 불일치 조항 없이 노사 양측간의 단체협약이 마무리 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위 면책특약은 그 효력발생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단체협약으로서 그 효력을 가질 수 없으므로(이점에서 원고의 불확정기한 도래나 조건성취로 인한 효력발생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위 면책특약에 따라 원고가 면책된다고 볼 수 없다(특히갑 제3호증의 6, 갑 제8호증의 6의 각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과 이 사건 노조가 2007. 12. 4.자 합의서 제36조에 "'합법적인' 쟁의에 참가한 것을 이유로 쟁의 후에 불이익과 차별을 줄 수 없다.", 제39조에 "농협은 개별적 위법행위를 제외하고,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에 의한 쟁의행위로 인한 농협의 손해에 대하여 노동조합 또는 노동자에 대하여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라고 정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과 이 사건 노조가 2007. 8. 6. 합의한 면책특약이 교섭행위 등 협약의 체결에 직접 관련된 행위를 넘어서서 단체교섭 개시 후 종결까지 사이에 발생한 노동조합과 조합원의 모든 행위에 대하여 불법성 유무를 불문하고 책임을 면한다는 취지로 보기도 힘들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덕(재판장) 문혜정 유영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