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보조참가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 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상시근로자 1,000여명을 고용하여 교육 및 의료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부산광역시 소재 C대학교(이하 '참가인 대학교'라고 한다) 재단이고, 원고는 육군 D사단 소속 중령으로 근무하다 전역한 후 2003. 12. 31.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갱신해 오면서 참가인 대학교 소속 직장예비군 연대장으로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2009. 12. 30. 원고와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면서(이하 '이 사건 갱신 거절'이라고 한다) 계약기간 만료로 그 직을 면한다는 통지를 하였는데, 원고는 이것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부산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각각 다음과 같은 취지로 판단하였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 : 원고가 참가인과 1년 단위의 근로계약을 6차례나 체결하였고 퇴직금을 수령한 적이 없는 점, 직장예비군은 법령상 반드시 설치하게 되어 있어 1년 단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점, 참가인은 원고의 보조인력을 고용하여 업무를 지원하고 있었고 국방부 훈령에 의하면 대학직장예비군 지휘관의 신분을 정규직으로 하도록 정하고 있는 등 원고로서는 참가인과의 고용관계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던 점 등에 의하면, 원고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고,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 참가인의 갱신거절은 실질적으로는 해고인데, 합리적 이유가 없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중앙노동위원회 : 참가인이 원고와 사이에 1년 단위의 근로계약을 체결해 왔던 정황, 국방
부 훈령상 직장예비군 지휘관의 근속정년을 5년으로 정하고 있는 점, 참가인의 계약직 근로자 운영 현황과 재계약율이 평균 52%인 점 등에 의하면 원고와의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고, 위 국방부 훈령 내용에 비추어 근속정년이 도래한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참가인의 재계약 거부는 정당하고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이하 '이 사건 재심 판정'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고, 설령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라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있는 이상 참가인의 갱신 거절은 실질적으로는 해고이고, 그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없는데도 이를 정당하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관련법령
별지 관련법령 기재와 같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성격
판단기준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된다. 그렇지만 한편,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예컨대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그 경우에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로 된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두5673 판결 등 참조).
인정되는 사실관계
국방부는 '예비군지휘관 인사관리에 관한 훈령'(이하 '국방부훈령'이라고 한다)을 개정하여 2003. 9. 1.부터 대학직장예비군 지휘관의 임명방법을 기존의 대학 추천 방식에서 국방부장관의 경쟁선발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하였으나, 교육인적자원부와의 협조 미비로 이를 즉시 시행하지 못하고 2004년 하반기에야 시행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참가인 대학교의 경우 2003. 9. 1. 당시 1990. 4. 15. 임명된 이후 줄곧 소속 예비군 지휘관이던 E이 2003. 12. 31. 연령정년이 도래하여 해임될 상황에 있었고, 만약 신규 임명방식에 따를 경우 예비군지휘관이 장기간 공석으로 남을 우려가 있던 상황이었다. 이에 국방부는 2003. 12. 31. 참가인 대학교의 예비군지휘관을 임명하되 신규 임명방식이 아닌 종전의 대학 추천방식으로 임명하기로 하여 소정의 추천절차를 거쳐 원고를 2009. 12. 31. 직장예비군 지휘관으로 임명하였고, 참가인도 같은 날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와 같은 임명방법 변경 시행의 과도기인 2003. 9. 1.부터 2003.12. 31.까지 기존의 추천방식으로 임명된 대학직장예비군 지휘관은 원고 포함 7명이다.
원고는 2003. 12. 31.부터 6년 동안 참가인과 매년 1년 단위의 근로계약을 총 5차례 갱신하였는데, 참가인은 1년의 계약기간이 도래하기 전 임용계약 만료를 원고에게 예고하였고, 원고가 연장신청을 하면 소정의 계약연장절차를 거쳐 계약을 갱신하여 왔다. 그런데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실제로 작성된 것은 최초 근로계약 외에는 2005년과 2006년뿐이었고, 그 외에는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다.
원고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참가인 대학교 예비군지휘관으로서 병력동원업무, 동원지정자 전·출입관리, 자원관리 업무지원, 예비군 정기감사 대비 일반행정관리 등의 예비군 업무를 총괄해 왔고, 그 외 예비군 업무와 무관한 참가인 대학교 업무를 수행한 적은 없다.
원고가 2009. 11. 19.경 참가인에게 국방부훈령과 그에 따라 D사단장이 참가인에게 발송한 공문에 근거하여 정규직으로의 전환 및 미지급임금 1억 8,000만원 상당의 지급을 요구하자, 참가인 대학의 F 사무처장은 '정규직으로의 전환은 불가능하고 2010년도 근로계약의 연장은 가능하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이에 원고는 2009. 11.24. 계약직으로서 차별적 처우에 대한 시정과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취지의 내용증명(이하 '이 사건 내용증명')을 참가인 대학에 발송하였고, 참가인 대학도 2009.12. 22. 원고가 요구가 부당하여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내용증명에 대한 답변서'를 원고에게 보냈다.
참가인 대학은 2009. 12. 29. 부대장에게 신규 직장예비군연대장을 추천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고, 2009. 12. 30. 원고에게 이 사건 갱신거절을 통보하였는데, 국방부는 국방부훈령 제21조 제4항에 의하여 원고에게 연령정년까지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참가인 대학에 대하여 신규 예비군지휘관을 임명하지 않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앞서의 증거, 갑 제3 내지 13호증, 을나 제2 내지 1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국방부장관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1년 단위의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인지 여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①0 원고는 1년 단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기는 하였으나, 근로계약서도 매년 작성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 계약서 내용도 매우 간명하여 원고와의 근로관계 전반을 정하고 있다고 하기 어렵고, 이 또한 5회에 걸쳐 계속적으로 갱신하였던 점, ② 원고가 수행한 예비군지휘관으로서의 업무는 그 성격이 한시적이지 않고 법령에 의하여 반드시 있어야 하는 상시적, 지속적 업무에 해당하는 점, ③ 참가인 대학교의 계약직 재계약율이 52%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근로기간 제한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예비군 지휘관이라는 특수한 지위를 가지고 있으므로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보통 계약직 직원과 같이 갱신 여부를 실질적으로 심사하였다고 하기 어려운 점 등을 알 수 있다.
이에 의하면, 원고가 형식적으로 1년 단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근로기간 1년의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5년 기한의 근로계약인지 여부
쟁점
국방부 훈령은 원고와 같은 직장예비군 연대장의 경우, 근무기간에 관하여 근무상한연령 60세, 근속기간 5년으로 정하여 그 중 먼저 도래하는 기간에 퇴직한다고 규정하고 있고(제34조 제2항, 별표12), 다만 2003. 9. 1. 당시 총학장 추천에 의해 임명된 대학직장예비군부대 지휘관 중 전담지휘관은 임기를 보장(연령정년)한다(제21조 제4항)는 규정을 두고 있다. 또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육군 D사단장은 2003. 9. 22. 참가인 대학교에 '대학직장 예비군지휘관 인사관리제도 개정내용 송부'라는 제목하에 '금번 국방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학직장 예비군지휘관 전담제 추진과 관련, 예비군지휘관 인사관리규정 개정내용을 붙임과 같이 송부하니 적극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송부하였고, 여기에 앞서의 정년기간 등이 기재된 대학직장 예비군지휘관 인사관리규정을 첨부하여 송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경우 국방부훈령에 따르면 이미 5년의 근속기간을 도과하였다고 할 여지가 있으므로, 위 국방부훈령에 따른 근속기간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에 포함되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이다.
판단
앞서의 증거 및 위 인정사실 등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들, 즉 요컨대 국방부훈령의 성격 및 그 내용과 추천제로 임명된 대학교 직장예비군지휘관에 대하여 연령정년만을 적용하던 국방부의 관행, 이 사건 근로계약 최초 체결 당시 상황과 그 뒤의 갱신과정 및 이 사건 소송에 이르기까지 참가인이 취한 태도, 직장예비군지휘관 지위의 특수성 등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원고가 예비군지휘관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일 뿐 국방부훈령이 정한 근속기간 규정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에 포함되어 5년 기한의 제한을 받는다고 할 수 없다.
국방부훈령은 '본 규정은 예비군지휘관의 임용 및 임명절차, 임명자격, 복무관리, 근무평정, 해임 및 면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내용도 위 목적에서 정한 사항의 내부처리지침에 관한 것이며, 법규의 형태도 훈령이어서, 이는 국방부 내부에서 예비군지휘관의 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을 정한 행정규칙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에 당연히 적용된다고 할 수는 없고, 당사자들의 의사에 의하여 이 사건 근로관계에 국방부훈령상의 정년규정의 적용을 받는 것으로 정하였는지 여부가 문제될 뿐이다.
국방부훈령이 비록 연령과 근속기간에 관한 각 정년규정을 두고 있지만, 직장예비군 지휘관 중 대학교 직장예비군 지휘관의 경우에는 임명방식을 추천제에서 전담제로 변경하기 이전에는 근속정년에 도달하였다는 이유로는 예비군지휘관을 해임하지 않던 관행이 있었고, 국방부훈령상 2003. 9. 1. 당시 추천제에 의해 임명된 지휘관은 연령정년의 제한만을 받는다는 취지의 규정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관행에 따라 원고의 전임자 E의 경우에도 근속정년을 도과하여 연령정년에 이르렀을 때 예비군지휘관에서 해임하였다.
한편 국방부가 2003. 9. 1.부터 대학교 직장예비군지휘관의 임명방식을 추천제에서 전담제로 변경하기로 하였지만 당시 위 제도를 시행할 여건이 되지 못하여 위 시점부터 직후 6개월까지는 종전의 추천제에 의하여 임명하였고, 원고도 이에 해당하는데, 그런 경우 종전과 같이 국방부훈령상의 근속정년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연령정년 규정만을 적용하여 근속정년이 경과한 대학교 직장예비군지휘관도 연령정년까지는 그 자격을 인정하고 있다.
육군 D사단장이 2003. 9. 22. 참가인 대학교에 전담제 시행과 관련한 개정 인사규정을 송부하기는 하였으나, 위 공문 내용은 근속정년과 연령정년 규정이 전담제 시행에 따라 적용된다는 취지로 보일 뿐이고, 원고의 경우 개정된 임명방식이 아닌 종전 추천제에 의하여 임명됨에 따라, 참가인 대학교와 위 공문 내용을 전제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참가인은 그 주장의 5년 기한이 도과한 후에도 원고와 아무런 이의없이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가 정규직 전환 및 미지급 급여의 지급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기 전에는 근로계약의 추가 연장의사를 밝혔다.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 최초 체결 당시는 물론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형식적으로 갱신하고 그 후 계약기간 만료 통보를 하고서 지방노동위원회 심판절차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근로계약이 국방부훈령이 정한 근속정년 5년 규정에 따라 5년의 기한이 있는 근로계약이라는 주장을 한 바 없고,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절차에서 위와 같은 주장을 하였을 뿐이다.
원고는 국방부장관이 임면권을 가지는 직장예비군지휘관으로서의 지위와 참가인의 근로자라는 2중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데, 참가인이 원고를 고용한 경위나 원고가 실제로 담당하였던 업무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원고가 직장예비군지휘관의 지위를 가지는 것을 전제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고, 그 지위가 유지되는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유지할 의사였던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이 원고에게 계약기간 만료를 통보할 무렵 국방부 측에 원고를 대신할 신규 예비군지휘관 임명을 요청하였으나 국방부는 원고가 여전히 직장예비군 지휘관으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고 달리 해임사유가 없는 한 연령정년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신규 예비군지휘관을 임명하지 않고 있다.
갱신거절의 정당성 여부
참가인의 갱신거절은 사실상 해고에 해당하고,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앞서의 증거와 인정사실 등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참가인에게 보낸 이 사건 내용증명이 해고의 유일한 사유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국방부훈령과 D사단장의 공문에 근거한 것인 점, ② 참가인 입장에서는 원고의 요구에 대하여 수용할 수 없는 구체적 이유를 제시함으로써 원고를 설득할 수도 있었고, 고용관계를 해소하는 것만이 원고와의 갈등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 점, ③ 이 사건 내용증명 외에 원고에게 특별한 비위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참가인과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책임있는 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갱신거절은 부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참가인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곽종훈(재판장) 양대권 손동환
각주1) 관계 법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