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 경위
원고는 C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고, 참가인은 C대학교 행정대학원 고위정책과정담당 직원이다. 원고는 참가인의 근로계약기간이 2010. 8. 31.로 만료되었을 뿐 아니라 같은 날짜로 참가인이 사직서를 제출하였음을 이유로 참가인을 퇴직처리 하였다. 참가인은 이러한 원고의 조치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참가인의 사직 의사표시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이거나 강요에 의한 것으로 무효이므로 계약기간 만료 또는 사직서 제출을 이유로 한 원고의 퇴직처리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1. 3. 2. 같은 취지에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2-1, 2의 기재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인지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와 참가인은 근로계약기간을 2009. 9. 1.부터 2010. 8. 31.까지로 하여 근로계약을 맺었던 것이므로 참가인의 근로관계는 2010. 8. 31. 계약기간 만료로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어서 원고의 퇴직조치는 해고가 아니다.
인정사실
참가인의 근무 경력
다음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참가인은 2000. 3. C대학교 조교로 임용된 이래 2010. 8. 31.까지 3번의 파견근로를 포함하여 모두 9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C대학교에서 계속 근무하였다.
참가인의 업무 내용
참가인은 2002. 3. 2.부터 C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고위정책과정담당으로 일반 사무직원을 보조하여 문서정리 및 수발, 워드프로세싱, 자료집계, 자료복사 등의 업무를 수행하여 왔는데, 이러한 업무 내용은 3번의 파견근로에도 불구하고 퇴직처리된 2010. 8. 31.까지 8년 6개월 동안 변함이 없었다[2008. 9.부터 2009. 8.까지 (주)E와의 근로계약상 참가인의 근무장소는 C대학교 우체국이었으나 그와 관계없이 참가인은 행정대학원에서 고위정책과정담당 업무를 담당하였다].
참가인의 파견 근로
참가인이 2004. 3. D(주)과 근로계약을 맺은 것은 C대학교의 규정상 조교로서는 4년을 초과하여 근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일단 6개월 동안 파견근로 형식으로 근로형태를 변경하였다가 다시 근로계약을 체결하자는 원고 측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참가인이 2007. 9.과 2008. 9.에 각각 D(주) 및 (주)E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도 원고 측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파견업체의 선정이나 그 회사가 참가인에게 지급할급여액 등은 모두 원고 측에 의해 결정되었고(원고가 급여액에 수수료 등을 더한 금액을 파견업체에 지급하고 파견업체는 그 중 급여 상당액을 참가인에게 지급하였다), 특히 (주)E와의 근로계약서 작성은 계약조건에 관하여 참가인과 (주)E 사이에 구체적인 협의절차 없이 이미 종전 계약기간이 종료되고 새로운 계약기간이 시작된 2008. 9. 초순경 C대학교 구내로 (주)E 직원이 찾아와 이루어진 것이었다[D(주)와의 근로계약서는 아예 작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파견근로계약 기간 중에도 참가인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C대학교 행정대학원 교학팀장 및 대학원장의 업무 지휘명령을 받았을 뿐, D(주)나 (주)E로부터 교육훈련이나 지휘·감독을 받은 바는 없었다.
[인정 근거] 을가1~8, 15, 을나8, 29-1, 2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의하면, 참가인은 외관상 2007. 9.과 2008. 9.에 D(주) 및 (주)E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C대학교에서 파견근로를 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그 기간에도 참가인은 그 이전이나 이후와 마찬가지로 전적으로 원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등 원고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액을 결정, 지급하는 자도 원고이었고,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원고이었던 것으로 볼 수 있어, D(주) 및 (주) E와의 근로계약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모두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는 2007. 7. 1.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체결된 2007. 9. 1.부터 2010. 8. 31.까지 2년을 초과한 기간 참가인을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한 것에 해당하므로 같은 법 제4조 제2항, 부칙 제1, 2조에 따라 근로계약 상의 근로계약기간과는 관계없이 참가인은 2년이 경과한 2009. 9. 1.경부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같은 취지에서 참가인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인데도 원고가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참가인을 퇴직처리 한 것은 정당한 이유 없이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다. 이를 다투는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직서의 효력
원고의 주장
참가인이 재계약을 앞두고 원고와의 급여 인상 협의가 결렬되자 사직할 의사로 2010. 8. 31. 사직서를 제출함으로써 원고와의 근로관계는 종료된 것이므로, 원고의 퇴직조치는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인정사실
참가인에 대한 재계약 의결
원고는 2010. 8. 3. 참가인에게 근로계약기간이 같은 달 31. 만료된다면서 대학의 인력수급과 부서 사정 및 지난 1년간의 실적에 대한 평가를 통하여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내용의 계약만료 예고 통보서를 보냈다. 그 후 C대학교 행정대학원은 총무처에 참가인의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직원 충원을 요청하였고, 이에 따라 C대학교 인사위원회는 2010. 8. 20. 업무의 연속성 등을 고려하여 참가인을 1년간 재고용하기로 의결하였다.
급여인상 협의
C대학교 총무팀장 G는 원고로부터 참가인과의 재계약 체결과 관련하여 최대 25%의 급여 인상안(월 250만 원)을 갖고 협의하라는 지시에 따라 2010. 8. 26. 참가인과 재계약에 관하여 협의를 하였다. 그러나 참가인이 급여의 50% 인상(월 300만 원)을 요구함에 따라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이후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추가적인 협의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런데 당시 참가인은 만약 참가인의 급여 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는 없었고, 또 원고 측이 제시한 급여 인상안(월 250만 원)은 참가인이 2008. 9. (주)E와 근로계약을 맺고 파견근로 형태로 근무할 당시 원고가 (주)E에 지급하였던 금액과 같은 수준의 금액(참가인에 대한 급여 200만 원 + (주)E에 대한 수수료 50만 원)에 불과한 것이었으며, C대학교에 근무하는 정규직 직원의 경우 신규 9급 직원의 연봉은 4,300만 원, 10년 정도의 경력을 가진 직원의 연봉은 약 6,000만 원 정도이었다.
사직서 제출 경위
급여 인상 협의가 위와 같이 결렬된 이후 원고 측과 참가인 사이에 재계약과 관련하여 별다른 의사표시가 없는 상황에서 2010. 8. 30. 참가인의 직속상관으로서 C대학교 행정대학원 교학팀장인 H은 총무팀으로부터 참가인의 사직서를 받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참가인에게 '후임자 발령을 위해 필요하니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하였으나, 참가인은 이를 거부하였다.
그런데도 H은 계약기간 만료로 참가인의 근로관계는 종료되는 것이고, 단지 후임자를 발령하는 데에 행정 절차상 필요한 것뿐이라며 계속 사직서 작성을 종용함에 따라 결국 참가인은 근로계약기간 만료일인 2010. 8. 31.을 사직일로 하는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그러나 다음날 참가인은 공인노무사에게 문의하여 사직서 제출의 법적 의미를 알고 난 후 이튿날 아침 교학팀장 H과 행정대학원장을 찾아가 사직서 제출을 요구한 것에 항의하였고, 이후 원고의 퇴직처리에 대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인정근거] 갑4~6, 을가10, 을나18, 19, 24(가지번호 포함)의 기재, 증인 H 및 당심 증인 F의 증언, 증인 G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러한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교학팀장 H은 참가인과의 재계약이 체결되지 않음에 따라 2010. 8. 31. 계약기간 만료로 참가인의 근로관계가 종료됨을 전제로 하여 참가인에게 단지 후임자 발령을 위한 사무처리를 하는 데 절차상 참가인의 사직서가 필요하다며 사직서 제출을 종용하였고, 이에 따라 참가인은 자신이 앞서와 같이 2009. 9. 1.경 이미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되었음을 알지 못한 채 직속상관인 H의 종용에 어쩔 수 없이 위와 같은 의미로 사직서를 제출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참가인의 사직서 제출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가 사직하고자 하는 내심의 의사로 한 것이라 할 수 없으며 당시 원고 측도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한 이상 원고가 참가인의 사직서를 수리하는 방식으로 참가인을 퇴직처리한 것은 실질적으로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참가인과의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으로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고, 이를 다투는 원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결론이 달라 부당하다.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안영진(재판장) 노경필 정재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