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3. 5. 15. 선고 2012누17119 판결

주문

1.

당심에서 변경된 청구에 따라 피고 경기도가 2010. 2. 28. 원고에게 한 갱신 거절이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 경기도의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 경기도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원고는 2005. 9. 1. 피고 경기도가 설립·운영하는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2>에 B 과목을 가르치는 산학겸임교사로 채용된 후 그 고용계약을 갱신하면서 근무하여 왔다. 피고 경기도는 2010. 2. 28. 원고와의 고용계약<3>이 기간만료로 종료되자 그 갱신을 거절하였다.<4>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2.

이 사건 갱신거절이 무효인지 여부

가.

이 사건 고용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인지 여부

1)

원고 주장

이 사건 고용계약에는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지만, 고용계약이 유지된 기간 및 그 기간 동안 계약이 갱신된 경위와 횟수, 원고가 담당한 업무 내용 등을 고려할 때 정해진 계약기간은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하므로, 정당한 사유 없이 이 사건 고용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은 효력이 없다.

2)

판단

이 사건 고용계약에 계약기간이 2010. 2. 28.까지로 정해져 있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모두 고려한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계약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한 것이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그와 같이 볼 자료가 없다.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1)

인정사실

가)

이 사건 학교의 계약갱신 관련 규정

이 사건 학교의 '산학전공교사 선정 및 운영규정'에는, 재임용과 관련하여 "현 재직 교사의 학생 학습지도 및 생활지도 능력이 인정되고 원만한 성격으로 본인이 계속 근무를 희망할 경우, 학교장은 사전에 임금협의 및 조정에 이의가 없으면 재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원고의 계약체결 경위

이 사건 학교는 2005. 8. 학생 B·F 지도를 위해 산학겸임교사를 공개 채용하기로 하고 이를 공고하였다. 원고는 1, 2차 심사평가에서 지원자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얻어 합격자로 선정됨에 따라 계약기간을 2005. 9. 1.부터 2006. 2. 28.까지로 하는 고용계약서를 작성하고 이 사건 학교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다)

원고의 계약갱신 등

최초 고용계약의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2006. 3. 1.부터 2008. 2. 28.까지 계약이 1차 갱신되고 이어 2008. 3. 1.부터 2010. 2. 28.까지 다시 갱신되었는데, 이러한 계약갱신은 별다른 검증절차 없이 이루어졌으며, 고용계약 내용도 계약기간과 연봉액 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같았다. 한편 이 사건 학교에서 근무하던 다른 산학겸임교사의 경우도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갱신거절이 있기까지는 본인이 희망하는 한 계약갱신이 거절된 바는 없었다.

라)

원고의 업무내용

원고는 전일제로 근무하면서 B 수업을 하였는데, 이 과목은 이 사건 학교의 필수적인 교과 중 하나이었다. 일반교사와 마찬가지로 수업 외에 녹음실 관리, 기숙사 생활지도, 급식실 배식지도 등 학생생활지도나 행정업무 등도 담당하였으며, 출퇴근 시간도 일반교사와 같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3, 10~15(가지번호 포함)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위와 같은 인정사실에서 알 수 있는 이 사건 학교의 계약갱신 관련 규정, 이 사건 고용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경위, 원고의 근무기간 및 이 사건 학교에서의 원고를 포함한 산학겸임교사들의 계약갱신 실태,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원고에게는 '산학전공교사 선정 및 운영규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 학습지도 및 생활지도 능력이 인정되고 원만한 성격으로 임금협의 및 조정에 이의가 없다면 고용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그에 따라 고용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를 주장하는 원고 주장은 이유 있다.

3)

피고 경기도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경기도는 먼저, 산학겸임교사제도의 취지상 산학겸임교사는 고용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초·중등교육법 제22조에서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하여 필요하면 학교에 교원 외에 산학겸임교사 등을 두어 학생의 교육을 담당하게 할 수 있도록 하면서 그 종류·자격기준 및 임용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고, 같은 법 시행령 제42조에서는 산학겸임교사 등의 종류, 자격기준, 임용절차를 규정하면서, 그 중 영어회화 전문강사에 대해서만 기간을 정하여 임용할 때 그 기간은 1년 이내로 하되, 필요한 경우 계속 근무한 기간이 4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제5항)고 규정할 뿐, 달리 산학겸임교사가 기간제로 임용되어야 한다거나 나아가 그 임용기간을 일정한 범위로 제한하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이러한 법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산학겸임교사는 무기계약직으로도 채용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산학겸임교사라는 이유만으로 고용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을 갖지 못한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피고 경기도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음으로 피고 경기도는 2009년경 피고 한국애니메이션학교장이나 이 사건 학교의 교무부장 등이 원고에게 고용계약이 갱신되지 않을 수 있음을 알린 바 있으므로, 원고가 고용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점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7~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한국애니메이션학교장이나 이 사건 학교의 교무부장 등이 2009. 1. 16.과 2009. 2. 25.경 원고 등과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시행에 따라 이 사건 고용계약 등이 어떻게 처리되어야 하는지와 관련하여 관할 교육지원청의 입장 등을 서로 논의한 사실이 인정될 뿐, 그 당시 원고의 정당한 계약 갱신 기대권을 소멸시킬만한 어떠한 조치가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이 부분 피고 경기도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갱신거절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

피고 경기도는 먼저, 이 사건 학교는 원고의 고용계약기간이 끝나기 전인 2009년경에 2011년도에 1학년이 되는 학생들에게 적용될 교과과정 개편에 관하여 논의하는 과정에서 작곡수업의 필요를 반영하여 B 과목을 폐지하고 그 대신 컴퓨터음악 과목을 신설하기로 하였는데, 원고는 컴퓨터음악 과목을 가르칠 능력이 없었으므로 이 사건 고용계약의 계약기간이 2010. 2. 28.에 종료되는 것을 기회로 계약 갱신을 거절하고 원고 대신 컴퓨터음악 과목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하였던 것이므로 갱신거절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경기도가 제출하는 모든 증거에 의하더라도, 2009년경에 이 사건 학교에서 B 과목을 폐지하고 컴퓨터음악 과목을 신설하기로 하였다거나, 원고가 담당하던 'B' 과목과 이 사건 갱신거절 이후 신설된 'D' 과목이 현저하게 달라 원고가 'D' 과목을 가르칠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당시 그와 같은 이유 때문에 이 사건 갱신거절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피고 경기도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증거가 없다. 이 부분 피고 경기도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음으로 피고 경기도는 원고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영상물을 시청하게 하는 등으로 대부분 수업을 불성실하게 진행하였고, 이 사건 갱신거절 이후 자신이 관리하던 이 사건 학교의 영상시설물을 초기화하여 후임 교사가 업무를 계속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하였다는 점을 내세워 원고가 산학겸임교사로서의 자질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수업을 불성실하게 진행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고, 이 사건 갱신거절 이후 원고가 보인 행태는 이 사건 갱신거절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소결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고용계약이 비록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계약이기는 하나, 원고에게는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있음이 인정되는 반면, 피고 경기도의 갱신거절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경기도의 이 사건 갱신거절은 위법하여 효력이 없다.

3.

금전지급

이 사건 갱신거절이 무효인 이상 원고와 피고 경기도 사이의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 고용계약이 갱신된 것과 같다. 한편 종전 고용계약에 따를 경우 원고의 임금이 월 2,830,000원인 사실은 피고 경기도도 명백히 다투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 경기도는 원고에게 ① 2010. 3. 1.부터 원고가 구하는 2011. 3. 31.까지의 임금 합계 36,790,000원(월 2,830,000원 × 13월)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송달 다음날인 2011. 6. 10.부터 피고 경기도가 이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2. 5. 10.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고, ② 2011. 4. 1.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월 2,83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피고 경기도에 대한 갱신거절 무효확인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한다(구 소인 피고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장에 대한 갱신거절 무효확인청구에 대한 제1심판결은 당심에서 이루어진 소의 변경으로 실효되었다), 원고의 피고 경기도에 대한 금전지급 청구는 위에서 인정한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이 부분에 관한 피고 경기도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안영진(재판장) 노경필 정재오

각주1) 2013. 1. 16.자 청구취지변경신청서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취지 각 1항에 기재된 '해고'는 '갱신거절'의 오기로 보인다.

각주2) 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

각주3) 이하 '이 사건 고용계약'이라 한다.

각주4) 이하 '이 사건 갱신거절'이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