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3. 3. 13. 선고 2012누21408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판결요지

1.

취업규칙 등의 징계해고사유에 의한 해고처분이 당연히 정당한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 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당해 사용자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말미암아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부담한다.

2.

원고는 참가인 소속 시내버스 운전사로 근무하던 중 버스정류장에 시내버스를 정차하였다가 다시 출발하여 진행하던 과정에서 승객이 버스 뒷문으로 추락하여 오른발이 버스 뒷바퀴에 깔리도록 하는 사고를 냈고, 그 치료비와 합의금으로 합계 50,596,240원이 지급되었다. 이에 참가인은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단체협약을 적용하여 원고를 징계해고하였는 바, 이 사건 사고는 승객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로 버스에 설치된 가속페달 잠금장치 등의 작동 불량이 사고 발생의 중요한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는데 그 가속페달 잠금장치 등에 대한 정비·관리책임이 참가인에게 있으므로, 원고의 운전상 부주의가 이 사건 사고 발생에 함께 작용하고 그 치료비와 합의금이 단체협약 상의 징계해고사유 기준인 합계 2.000만 원을 초과하여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사회 통념상 참가인이 원고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있는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어 이 사건 해고에는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

* 서울고등법원 제6행정부 판결

* 사 건 : 2012누21408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항소인 : A

* 피고, 피항소인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B 주식회사

* 제1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2012.6.21. 선고 2012구합3606 판결

* 변론종결 : 2013.01.23.

* 판결선고 : 2013.03.13.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중앙노동위원회가 2012.1.12.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11부해945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3.

소송 총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소속 시내버스 운전사로 근무하던 2011.5.27. 09:45경 속초시 청학동에 있는 버스정류장(이하 ‘이 사건 정류장’이라 한다)에 강원C 시내버스(이하 ‘이 사건 버스’라 한다)를 정차하였다가 다시 출발하여 진행하던 과정에서 승객 D(여, 73세)이 버스 뒷문으로 추락하여 오른발이 버스 뒷바퀴에 깔리도록 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냈고, 그 치료비와 합의금으로 합계 50,596,240원이 지급되었다. 이에 참가인은 2011.7.21.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참가인 단체협약 제29조 라. 1, 3호를 적용하여 원고를 징계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제29조(해고의 사유) 회사는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자를 해고할 수 있다.

라.

교통사고

1.

운전부주의로 3인 이상 중상사고를 낸 자나 경상 7인 이상 사고 및 사고 야기자 또한 대물피해액이 500만 원 이상 또는 대인 치료비 및 합의금이 2.000만 원 이상 초과될 때

3.

운전기사로서 도로교통법상 10개 항목을 위반한 자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11.10.21. 이 사건 해고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그리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2.1.12. 지방노동위원회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음, 갑1, 2호증, 을나5, 6, 17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

이 사건 사고 발생의 1차적 원인은 버스에 설치된 가속페달 잠금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데 있고, 그에 대한 관리·정비책임은 참가인에게 있다. 그러므로 참가인이 가속페달 잠금장치의 작동 불량은 고려하지 않은 채 원고의 과실에 의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고 원고를 징계해고한 것에는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

나.

징계해고 정당성의 판단 기준과 그 정당성의 증명책임에 관한 법리

취업규칙 등의 징계해고사유에 의한 해고처분이 당연히 정당한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 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당해 사용자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말미암아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11.10. 선고 97누18189 판결). 그리고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부담한다(대법원 1995.2.14. 선고 94누5069 판결).

다.

인정 사실

1)

이 사건 버스의 출발 후 주행속도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버스정류장에서 정차하여 승객의 승하자가 끝날 무렵 버스 뒷문 개폐 레버를 조작하며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기어를 2단에 넣고 출발하여, 이 사건 정류장 직전의 2곳 버스정류장에서 일시 정차 후 발차하여 주행하던 것과 비슷한 속도로 주행하다가, 출발 후 약 5초 정도 지나 승객의 뒷문 밖 추락 사고를 사이드미러를 통해 발견하고 버스를 정차하였는데, 버스 뒷문은 그 정차 직전 무렵에 닫혔다.

2)

승객 하차 미확인 상황

원고는 이 사건 정류장에서 승객의 승하차를 위하여 약 10초 정도 정차한 후 출발하는 과정에서, 마침 뒷문 앞좌석에 앉아 있다가 일어나 뒷문으로 가던 여성 승객이 작은 키에 허리가 많은 굽은 관계로, 때마침 앞문으로 승차하여 뒤쪽으로 가서 뒷문 앞쪽 기둥을 잡고 선 남성 승객에 정면으로 계속 가리는 바람에 버스의 실내 거울로 그 여성 승객 하차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였다.

3)

이 사건 정류장 전방 도로 상태

이 사건 정류장에서 버스가 진행하려는 방향의 도로는 직선이며 경사도가 내리막 0.1%에 불과한 평지로 노면이 사고 당시 건조한 상태였다.

4)

승객 추락 방지를 위한 가속페달 잠금장치

이 사건 버스에는 다른 시내버스와 마찬가지로 승객이 뒷문으로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압력감지기와 전자감응장치, 가속페달 잠금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들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제44조제2항제1호 나목에 따라 운송사업자가 노선버스 승객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설치하여야 하는 안전장치이다.

압력감지기와 전자감응장치는 뒷문 발판에 승객이 있으면 뒷문이 닫히지 않고 뒷문 발판에 승객이 없을 때에만 뒷문이 닫히도록 하는 장치이고, 가속페달 잠금장치는 버스가 정차하였다가 출발할 때 뒷문이 닫힌 상태에서만 가속페달이 작동하고 뒷문이 닫히지 않은 상태에서는 가속페달이 작동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이다.

압력감지기와 전자감응장치 및 가속페달 잠금장치는 모두 버스 운전사가 하나의 뒷문 개폐 레버를 조작함으로써 각각 자동으로 작동하지만, 기계적인 구성과 작동 구조가 서로 구별되고 이에 관한 점검도 별개로 이루어진다.

[인정근거] 갑2호증, 을나1, 2, 10부터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기재, CD 영상 검증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위 인정 근거에 의해 알 수 있는 아래 사정 등에 위 인정 사실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는 승객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로 버스에 설치된 가속페달 잠금장치 등의 작동 불량이 사고 발생의 중요한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는데 그 가속페달 잠금장치 등에 대한 정비·관리책임이 참가인에게 있으므로, 원고의 운전상 부주의가 이 사건 사고 발생에 함께 작용하고 그 치료비와 합의금이 단체협약 상의 징계해고사유 기준인 합계 2.000만 원을 초과하여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사회 통념상 참가인이 원고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있는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어 이 사건 해고에는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 따라서 원고 주장은 이유 있다.

①

클러치 조작에 의한 출발 여부

아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측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버스 클러치와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어 버스를 출발한 후 버스가 도로 경사 때문에 상당한 속도로 주행하였다는 피고 측 주장을 인정하기 어렵다.

㉠ 사고 당시 버스 출발 후의 주행속도가 사고 직전의 2곳 버스정류장에서 원고가 가속페달을 밟아 출발한 경우와 비슷하다고 보인다. 그리고 이 사건 정류장 전방 도로의 경사도와 노면상태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 측에서 제출한 증거를 모두 모아 보아도 이 사건 정류장에서 원고가 버스 클러치와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경우의 버스 주행속도가 사고 당시의 주행속도와 비슷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 시내버스 운전사는 통상 기어를 2단에 넣고 가속페달을 밟아 출발한다. 그런데 원고가 이 사건 사고 출발 당시 기어를 2단에 넣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그 당시 원고는 버스 가속페달을 함께 밟았다고 보는 것이 상식에 더 들어맞는다.

㉢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출발 당시 승객이 뒷문으로 하차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상태였으므로, 하차하는 승객에게 다소나마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해 클러치 조작으로 버스를 아주 느리게 출발할 필요는 없었다. 그밖에 원고가 이 사건 버스를 클러치 조작만으로 출발할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는 점에 관한 피고 측의 주장·증명이 없다.

②

가속페달 잠금장치의 정상 작동 여부

위 ①항에서 인정한 사정에 아래 사정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 측에서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버스의 가속페달 잠금장치가 사고 당시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 2004년에 출고된 이래 이 사건 사고 당시까지 8년째 운행되던 이 사건 버스의 가속페달 잠금장치에 대한 안전점검은 강원도버스운송사업조합이 2009.6.10.경 사업용 버스자동차 환경개선 일제점검 차원에서 시행한 것 외에는 그 2년의 유효기간이 다 지나기 1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던 이 사건 사고 때까지 추가로 시행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 이 사건 사고 ‘직후’ 가속페달 잠금장치를 점검한 결과 가속페달 잠금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였다는 것과 이 사건 사고일부터 위와 같은 2011년 점검일까지의 이 사건 버스 운행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충분한 객관적 자료가 없다. 다만 이 사건 사고로부터 약 1달이 지난 2011.6.28.경 비로소 강원도버스운송사업조합이 시행한 2011년 사업용 버스 자동차 환경개선 일제점검 결과 가속페달 잠금장치가 정상이라는 점검 결과가 있을 뿐이다.

③

원고가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의 의미

원고는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사고 당시 버스에 고장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적이 있다(을가7호증). 그러나 이는 원고가 피해자와 관계에서 이 사건 사고의 발생 원인이 원고의 과실에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정하려는 것일 뿐, 나아가 원고가 이 사건 버스의 가속페달 잠금장치에 문제가 전혀 없음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 사고의 주요한 발생 원인이 원고의 과실임을 인정한다는 취지인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사고 당시 승객 하차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았던 원고 과실 자체가 인정되는 수사 상황에서는, 설령 원고가 수사기관에 이 사건 버스의 가속페달 잠금장치에 이상이 있었다고 주장하더라도, 그것은 원고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피의사실에서 벗어나게 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원고가 자신의 명백한 잘못마저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다는 나쁜 인상을 줄 여지가 있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④

시내버스 운전사를 위한 안전장치로서 가속페달 잠금장치

통상 주행하는 시내버스의 승객이 뒷문으로 추락하면 곧바로 뒷바퀴에 깔릴 가능성이 매우 커 그에 따른 손해도 매우 클 수밖에 없고, 버스 운행 시간에 쫓기는 것 등 때문에 시내버스 운전사는 승객이 안전하게 하차하였는지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승객이 하차 중인데도 뒷문을 닫거나 버스를 출발함으로써 승객 추락 사고를 낼 개연성을 안고 버스를 운전한다. 이러한 상화에서 가속페달 잠금장치는 일차적으로 승객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지만, 또한 시내버스 운전사가 저지를 수 있는 부주의를 보완하는 기계 장치의 의미도 함께 있다고 봄이 옳다. 그리고 버스에 설치된 안전장치에 대한 정비·관리책임은 사용자인 운송사업자가 부담한다. 이러한 사정 등은 가속페달 잠금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승객에게 사고가 발생하여 버스 운전사와 운송사업자가 사고 위험 또는 손해를 분담하는 데 크게 고려되어야 한다.

⑤

사용자가 입은 손해의 정도

이 사건 사고로 말미암은 치료비와 합의금은 참가인이 아니라 전국버스공제조합에서 지급하였다. 다만 참가인은 보험료가 할증되는 재산상 손해를 입은 정도이다.

⑥

원고의 징계 전력

원고는 2007.2,2. 참가인에 입사한 이래 2008년 4월 신호위반으로 대인사고를 낸 것을 사유로 승무정지 14일, 2009년 12월 승무 전 음주측정 0.028%를 사유로 승무정지 20일의 징계를 받은 전력 외에는 달리 징계받은 전력이 없다(을나15, 16호증). 참가인의 상벌규정에 따르면, 징계종류로는 경고, 견책, 감봉, 승무정지·정지, 면직, 징계해고로 하고, 승무정지는 1개월 이내, 정직은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출근을 정지하고 무급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을나19호증). 이러한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이전 징계전력을 고려하여 보아도 참가인이 원고에게 더는 시내버스 운전을 맡길 수 없다거나 원고를 징계해고하지 않으면 직장 내 질서를 현저히 어지럽힐 정도로 신뢰관계가 훼손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3.

결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그런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정당하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재판장 판사 안영진

판사 노경필

판사 정재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