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누22463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판결요지

1.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

2.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 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3.

취업규칙에 시용기간은 3개월을 초과할 수 없고 그 기간 경과시 별다른 약정 없이 채용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에 비하여, 근로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고 계약기간 만료 시 자동으로 퇴직 처리되며 다만 재계약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약정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근로계약은 시용계약이라고 볼 수 없고 1년의 근로기간도 시용기간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1년의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은 것을 들어 해고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 판결

* 사 건 : 2012누22463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피항소인 : 김○○

* 피고, 항소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제1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2012.6.29. 선고 2012구합3040 판결

* 변론종결 : 2012.10.18.

* 판결선고 : 2012.11.29.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①

○○여객자동차 주식회사(이하 ‘○○여객’이라 한다)는 상시근로자 900여 명을 사용하여 시내버스 운수업을 하는 회사이다.

②

원고는 2010.6.24. ○○여객에 입사하여 버스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2011.6.23.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퇴사하였고, 2010.7.25. ○○여객으로부터 재계약 불허 통보를 받았다.

③

원고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여객의 위 재계약 불허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에게 계약기간 만료 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기대권이 있고, ○○여객의 계약기간 갱신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위 재계약 불허는 부당해고라고 판정하였다.

④

이에 ○○여객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자,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와 ○○여객 사이의 근로계약기간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고, 원고에게 계약갱신기대권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여객의 위 재계약 불허는 해고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갑 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가.

원고의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①

○○여객은 신규 근로자를 채용할 때 1년간 계약직으로 근무하게 한 다음 위 계약기간이 종료될 때 모든 계약직 근로자들로부터 사직서를 받고 정규직 전환 통보를 기다리라고 한 후 업무적합성 등을 고려하여 적격자에 대하여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근로자를 채용해 왔고, 원고는 1년간의 계약기간 동안 별다른 문제없이 근무를 하여, 원고에게 정규직 전환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음에도, ○○여객이 정당한 사유 없이 원고와의 재계약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②

또한, 원고의 1년간의 근로기간은 시용기간의 성질을 가지는데, ○○여객이 원고와의 근로관계의 계속을 거부할 만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본계약의 체결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③

○○여객은 원고를 해고하면서 그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다.

나.

인정 사실

①

원고는 2010.6.15. ○○여객과 근로계약기간을 2010.6.24.부터 2011.6.23.까지 1년으로 하여 운전기사로 근무한다는 내용의 연봉계약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계약에는 다음<생략>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②

한편, ○○여객의 취업규칙은 제7조에서 ‘시용’에 관하여, 제11조에서 ‘근로계약기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 제7조(시용) 회사는 필요에 따라 종업원으로서의 적격여부를 시험하여 채용할 수 있다. 다만, 시용 기간은 3개월을 초과할 수 없으며 기간 경과와 동시에 채용으로 자동 처리한다.

‣ 제11조(근로계약기간) 종업원의 근로계약기간은 정함이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1년으로 한다.

③

원고는 2011.6.23. ○○여객의 요구에 따라 계약만료로 사직한다는 취지의 사직서를 제출하였는데, 이 때 ○○여객으로부터 재계약 여부는 추후 통보된다는 말을 들었다.

④

○○여객은 2011.7.1. 원고에 관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상실신고,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자자격상실신고, 산재보험 근로자고용종료신고를 하면서 상실년월일을 ‘2011. 6.24.’로, 상실사유를 ‘계약만료’로 명시하였고, 2011.7.13. 원고의 은행계좌에 퇴직금으로 1,390,160원을 입금하였다.

⑤

○○여객은 2011.7.25. 원고에게 ‘심의결과 계약종료(재계약 불허)로 결정되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⑥

한편, ○○여객은 버스운전기사를 채용할 때, 우선 1년의 연봉계약직으로 채용한 후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사직서를 받아 사직 처리한 다음, 업무적합성과 회사의 인력수급사정 등을 고려하여 정규직 채용 여부를 결정하였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정규직으로 채용되지 않은 인원은 아래 표와 같은데, 2011년에 1년의 계약기간이 종료된 근로자 중 139명은 정규직으로 채용되었으나, 12명은 정규직으로 채용되지 않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음, 갑 1, 2, 8호증, 을 1, 2, 4 ~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4.14. 선고 2007두1729 판결 참조).

한편,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 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6.2.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참조).

2)

정규직 채용 기대권의 존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 및 그 증거들에 갑 3호증의 기재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정규직 채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와 ○○여객 사이의 근로계약은 기간만료로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원고와 ○○여객은 계약기간 만료 시 자동으로 퇴직 처리된다는 점을 명시하여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근로계약에서 ○○여객은 인사고과 및 기타 평가 등을 참작하여 원고와 재계약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을 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여객에게 원고와 재계약을 체결할 의무가 있음을 정하고 있지 않다. 또한, ○○여객의 취업규칙에도 일정요건을 충족하면 재계약한다는 의무규정을 두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재계약을 위한 요건이나 절차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

②

○○여객은 신규로 운전기사를 채용할 때 1년간 계약직으로 근무하게 한 다음 위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업무적합성과 회사의 인력수급 문제 등을 고려하여 정규직 채용여부를 결정하였는데, 1년의 계약기간이 종료된 근로자들 중 90% 이상을 정규직으로 채용하였더라도, ○○여객이 원고를 정규직으로 채용할 지 여부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여객의 고유한 인사권한에 속하고, 1년의 계약기간이 종료된 근로자들 중 정규직으로 채용되지 않은 근로자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여러 명 있을 뿐만 아니라 2011년에는 12명이나 되어 그 수가 적지 않다.

③

원고와 ○○여객 사이에 여러 번에 걸쳐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도 아니다. 또한, 원고는 ○○여객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하더라도 계약기간 만료 시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여객은 근로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고용보험, 국민연금, 산재보험의 처리를 마치고 원고에게 퇴직금도 지급하였다.

④

○○여객과 그 노동조합은 2011.6.30. 1년의 연봉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과 관련하여 수습사원(연봉계약직)의 정사원 전환 심사 시 노동조합도 인사심의위원회에 참여하고, 수습사원의 계약 종료 후 정사원으로의 전환 여부 결정은 1개월 내에 하기로 합의하였으나, 위와 같은 합의는 계약기간이 이미 만료된 원고에게도 적용된다고 보기 어려워 원고에게 정규직 채용 기대권이 있다고 인정할 근거로 삼기에 부족하다.

3)

시용기간 여부

○○여객은 그 취업규칙 제7조에서 시용기간은 3개월을 초과할 수 없고 그 기간 경과시 별다른 약정 없이 채용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에 비하여, 원고와 ○○여객은 근로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고 계약기간 만료 시 자동으로 퇴직 처리되며 다만 재계약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약정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와 ○○여객의 이 사건 근로계약은 시용계약이라고 볼 수 없고 1년의 근로기간도 시용기간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1년의 근로기간이 시용기간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소결

따라서 ○○여객이 1년의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원고를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은 것을 들어 원고를 해고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를 해고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이상 해고한 것을 전제로 한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가 없다. 결국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조용호

판사 이원신

판사 신동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