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3. 4. 4. 선고 2012누23541 판결

부당징계재심판정취소

판결요지

1.

쟁의행위 중 파업은 그 노무정지의 효율성을 확보·강화하기 위해 그 보조수단으로 소위 ‘피케팅’을 동반하거나 직장에 체류하여 연좌, 농성하는 직장점거를 동반하기도 하는 것으로서 그 자체를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이 경우 피케팅은 파업에 가담하지 않고 조업을 계속하려는 자에 대하여 평화적 설득, 구두와 문서에 의한 언어적 설득의 범위 내에서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 원칙이고, 폭행, 협박, 위력에 의한 실력적 저지나 물리적 강제는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며, 직장점거는 사용자측의 점유를 완전히 배제하지 아니하고 그 조업도 방해하지 않는 부분적, 병존적 점거일 경우에 한하여 정당성이 인정된다.

2.

이 사건 파업은 주체, 목적, 절차에 있어서 정당성이 인정되고, 피케팅 및 직장점거의 2차 쟁의행위는 그 태양, 방법 및 수단 등에 비추어 내원 내지 입원 환자의 병원 접수업무나 영상진단, 종합검진 등의 업무에 별다른 지장을 초래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비록 피켓의 내용에 일부 허위 또는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보아 원고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려는 것보다는 그 간의 사용자측인 원고 법인의 무성의한 교섭태도 등을 지적하면서 기본적으로 임금이나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등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참가인들이 가담한 직장점거나 피케팅의 2차 쟁의행위는 쟁의행위에 수반될 수 있는 정당한 피케팅 또는 직장점거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견책)는 참가인들의 정당한 쟁의행위를 이유로 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 판결

* 사 건 : 2012누23541 부당징계재심판정취소

* 원고, 항소인 : 의료법인 A

* 피고, 피항소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1. B 2. C

* 제1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2012.6.28 선고 2011구합39097 판결

* 변론종결 : 2013.03.21.

* 판결선고 : 2013.04.04.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00.2.8.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300여명을 고용하여 의료업 등을 영위하는 재단법인이고, 참가인들은 원고 법인의 D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간호사 등으로 근무하는 사람들이다.

나.

원고는 2011.4.22. 참가인들에 대하여 다음<생략>과 같은 내용으로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라 한다)를 하였다.

다.

참가인들 및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2011.4.22.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징계가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1.7.6. 부당징계 구제신청 부분을 인용하고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부분을 기각하였다.

라.

원고는 2011.7.22. 초심 판정 중 부당징계 부분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1.10.4.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5의 각 기재(각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징계사유의 존재

참가인들을 포함한 조합원 40여명은 2010.8.18. 이 사건 병원 로비에서 피케팅 점거농성을 하였는데, 당시 이미 병원의 정상적인 업무가 진행되고 있었던 점, 병원 로비는 생산 기타 주요 업무에 관련되는 시설인 점, 피케팅 내용에 허위사실이 포함되어 있는 등 환자들에게 심각한 불안감을 조성하여 병원의 업무를 방해한 점 등에 비추어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2)

징계양정의 적정

위와 같이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사유가 인정됨에도 참가인들이 위 각 업무방해행위를 주도하거나 적극적으로 가담하지는 아니한 점 등을 고려하여 원고는 참가인들에게 견책의 경미한 징계를 하였으므로, 징계권 행사에 재량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위법이 없다.

나.

관계 규정

별지 관계 규정 기재와 같다.<별지 생략>

다.

인정사실

(1)

이 사건 노조의 결성 및 파업경위

○

참가인들을 포함한 D병원 근로자들은 2010.3.17.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D병원 지부(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를 결성한 이후 원고와 사이에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하여 수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다.

○

그러나 노사간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이 사건 노조는 같은 해 6.7.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였다가 같은 달 29. 노동위원회의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조합원 찬반투표(2010.6.17. ~ 2010.6.19.)를 거쳐 2010.6.30.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신고서를 제출하고 파업에 돌입하였다.

○

이 사건 노조와 원고는 2010.7.1. 필수유지업무의 종류, 필요인원(비율) 등에 관하여 협정을 체결하였다.

(2)

1차 쟁의행위 발생 및 경과

○

제1심 보조참가인 E를 포함한 이 사건 노조의 조합원들(이 사건 병원 소속 조합원 40명 및 타 사업장 조합원 등 100여명)은 2010.7.21. 10:30부터 이 사건 병원 주차장에서 투쟁집회를 하다가, 11:20경 이 사건 병원 로비에 일제히 진입하여 로비를 가득 채우고 본인들도 진료를 받겠다고 하면서 진료대기표를 일제히 뽑는 등 이 사건 병원의 정상적인 진료업무를 방해하였다(이하 ‘1차 쟁의행위’라 한다).

○

이 사건 노조원 중 일부는 2011.1.31.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서 1차 쟁의행위로 이 사건 병원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벌금 30만 원 내지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3)

2차 쟁의행위 발생 및 경과

○

참가인들을 포함한 이 사건 노조원 40여명은 2010.8.18. 08:00경부터 08:55경까지 이 사건 병원 1층 로비의 벽에 밀착한 상태로 열을 맞추어 앉아서 피켓을 들고 점거농성을 하였다.

○

원고의 취업규칙(26조) 등에 규정된 이 사건 병원의 공식적인 진료개시 시간은 09:00부터이고(접수업무는 08:30부터 시작됨). 위 점거농성 당시 09:00 이전에 접수를 위해 이 사건 병원을 방문한 환자가 그리 많지 않아서 병원로비가 비교적 한산하였다(몇 명의 노조원들이 로비대기 좌석에 앉아서 피켓을 들고 있었으나 근처에 비어있는 다른 대기좌석이 많이 있었다).

○

당시 이 사건 노조원들은 1층 로비의 통로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에서, 업무에 종사하는 직원들에게 실력을 행사하거나 폭행·협박 또는 위력에 의한 물리적 강제를 행사하지는 않았고, 그에 따라 1층에 위치한 영상진단실이나 2층에 있는 건강검진센터를 출입하는 내원객이나 환자들의 통행이나 진료 등을 특별히 방해하지는 않았다.

○

한편, 위 노조원 40여명이 들고 있던 피케팅 내용에는 ‘노동환경 최악인데 친절을 기대말라’ ‘직원무시, 조합탈퇴공작 D병원 각오하라’ ‘병원이 수백억 수익 낼 때 직원은 입에 풀칠도 힘들다’ ‘비인간적 노조탄압, 사람 살리는 병원 아닌 사람 죽이는 병원’ ‘저임금에 노동강도 최악, 나도 행복하게 살고 싶다’ ‘최저임금 최악복지. 악랄한 D병원 규탄’ ‘D병원은 교섭파행 책임지고 노동조합 즉각 인정하라’ 등의 문구가 기재되어 있었다.

(4)

파업의 종료

원고와 이 사건 노조는 2010.9.20. 노사합의서를 작성하였고, 참가인들을 포함한 조합원들은 같은 달 24. 현장에 복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2, 6~8, 10의 1-9, 13, 16의 1-11, 을 1의 1-13, 을2-1, 을2-1, 을 3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관련 법리

쟁의행위 중 파업은 그 노무정지의 효율성을 확보·강화하기 위해 그 보조수단으로 소위 ‘피케팅’을 동반하거나 직장에 체류하여 연좌, 농성하는 직장점거를 동반하기도 하는 것으로서 그 자체를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이 경우 피케팅은 파업에 가담하지 않고 조업을 계속하려는 자에 대하여 평화적 설득, 구두와 문서에 의한 언어적 설득의 범위 내에서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 원칙이고, 폭행, 협박, 위력에 의한 실력적 저지나 물리적 강제는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며, 직장점거는 사용자측의 점유를 완전히 배제하지 아니하고 그 조업도 방해하지 않는 부분적, 병존적 점거일 경우에 한하여 정당성이 인정된다(대법원 1992.7.14. 선고 91다43800 판결 참조).

(2)

살피건대 이와 같은 법리에 기초하여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 즉 ① 먼저 이 사건 파업은 주체, 목적, 절차에 있어서 정당성이 인정되고, 피케팅 및 직장점거의 2차 쟁의행위는 그 태양, 방법 및 수단 등에 비추어 내원 내지 입원 환자의 병원 접수업무나 영상진단, 종합검진 등의 업무에 별다른 지장을 초래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비록 피켓의 내용에 일부 허위 또는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보아 원고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려는 것보다는 그 간의 사용자측인 원고 법인의 무성의한 교섭태도 등을 지적하면서 기본적으로 임금이나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등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2차 쟁의행위로 인하여 원고의 접수 업무에 지장이 있었다는 듯한 증거로 제출된 갑 11의 1-7의 각 확인서의 기재는 그 작성시기(2차 쟁의행위 후 1년 정도 지난 시점)나 파업기간(이 사건 노조가 2010.6.30.부터 두 달 정도 파업을 하였던 관계로 확인서 작성자들이 1차 쟁의행위와 혼동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등에 비추어 이를 선뜻 믿기 어려운 점 ④ 갑 15의 각 확인서는 그 기재 내용 자체에 의하더라도 환자들이 2010.8.18 2차 쟁의행위로 인하여 불편을 겪었다는 내용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참가인들이 가담한 직장점거나 피케팅의 2차 쟁의행위는 쟁의행위에 수반될 수 있는 정당한 피케팅 또는 직장점거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는 참가인들의 정당한 쟁의행위를 이유로 한 것으로서 부적법하고,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징계를 부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민중기

판사 임민성

판사 안종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