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 6. 3. 선고 2013나2031906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1999. 11. 26. 금융위원회로부터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고 한다)에 따른 신용정보업 허가를 받아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들은 별지 퇴직금산정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각 근무기간 초일에 피고와 채권추심에 관한 업무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위 근무 기간에 피고가 채권자들로부터 수임한 채권의 추심 업무를 담당하다가 위 근무기간 말일에 퇴사한 사람들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비록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의 형식적인 명칭은 위임계약이지만 원고들은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른 퇴직금으로 별지 퇴직금산정표의 '법정 퇴직금'란 기재 각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들은 피고와 채권추심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업무를 수행한 수임인이지,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의 지휘·감독하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로서는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다12739 판결,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2다20048 판결 등 참조).

(2)

인정 사실

앞서 든 증거와 갑 제1, 2, 4 내지 30, 35, 41, 42, 45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인정되고, 이에 반하는 듯한 을 제7, 9, 10, 33, 38, 39, 47, 48호증의 각 기재는 선뜻 믿기 어렵고, 피고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가)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은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를 근로관계가 아닌 위임관계라고 확인하면서도(제2조), 아래와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제4조(신원보증보험)

"을"(원고들)은 본 계약을 체결함과 동시에 "갑"(피고)에게 신원보증보험증권(보증기간 및 보험금액은 "갑"이 별도로 정함)을 제출하여야 하며, 이는 "갑"이 "을"의 부담으로 증권발행을 대행할 수 있다.

제5조(채권의 배분)

"갑"은 이미 "을"에게 위임한 채권을 변경하여 재위임할 수 있으며, "을"은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제6조(회수방법)

②

"갑"의 요구가 있을 경우 "을"은 업무처리상황을 즉시 "갑"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③

"을"이 채무자로부터 변제금을 회수할 경우에는 채무자가 직접 "갑"이 지정한 은행계좌에 입금하도록 하여야 하며,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하여 "을"이 변제금을 수령할 경우 반드시 "갑"에게 그 사실을 사전에 통보한 후 지체 없이 "갑"이 지정한 계좌나 장소에 입금하여야 한다.

제7조(준수사항)

"을"은 다음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

1.

"을"은 추심 및 그 관련 업무를 수행할 때에는 "갑"이 정한 업무처리지침, 신용정보법, 변호사법 등 제반 관련 법률을 준수하여야 한다.

2.

"을"은 업무상 습득한 "갑" 및 "갑"의 고객(채권자 또는 채무자)에 대한 사항 등 일체의 정보를 "갑"이 위임한 업무처리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으며, 외부에 유출, 누설 및 공개할 수 없다.

3.

"을"은 민원이 발생하였을 경우 즉시 "갑"에게 통지하고 신속하고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4.

"을"은 채권자 또는 채무자로부터 받은 수수료 또는 변제금을 "갑"이 모르게 임의로 사용하거나 유용해서는 안 되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채권자나 채무자로부터 금품이나 접대를 받아서는 안 된다.

5.

"을"은 "갑"이 실시하는 정기 또는 수시 감사업무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여야 한다.

6.

"을"은 본 계약 제7조와 관련하여 계약이 해지되었을 경우 또는 자의에 의하여 계약을 해지할 경우 "갑"이 제공한 시설, 채권 관련 서류 및 "을"이 기록한 일지, 추심활동기록부 등 일체의 자료를 "갑"에게 반환 및 인계하여야 한다.

제8조(계약의 해지)

①

"갑"은 다음 각 호의 경우 계약기간 중이라도 "을"에게 해지일로부터 7일 전에 서면 통보를 함으로써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1.

제7조의 준수사항을 위반할 때

5.

"갑"의 경영여건의 변경 등으로 당해 채권의 수임물량이 현저하게 감소되었거나 채권자와의 위임계약 해지 등으로 "을"에게 정상적인 채권 위임이 곤란하게 되었을 때

7.

"갑"이 실적 제고를 위한 추심활동 및 실태조사 강화 등 "갑"의 협의 요청사항을 "을"이 정당한 이유 없이 수행하지 아니한 때

②

본 계약기간 중이라 하더라도 "을"의 추심실적이 저조하여 기준 이하인 경우 즉시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제10조(수수료)

①

수수료는 성과 비례적 수수료 체계를 원칙으로 하며, "갑"은 회수된 채권의 수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수수료를 "갑"이 정한 일자에 별도의 지급기준에 의하여 "을"에게 지급한다.

제12조(교육실시)

"갑"은 "을"이 효율적으로 업무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정기 또는 수시로 전반적인 채권관리업무교육 또는 기본 소양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

제13조(정보관리)

①

"을"은 수임채권과 관련하여 항상 채권자, 채무자의 최신 신용정보를 유지하고 본 계약 해지 후에도 "갑"이 활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한다.

②

"을"은 "을"에게 부여된 사용자 아이디 및 비밀번호가 중요한 보안사항임을 인식하고 오직"을"만이 사용하도록 하며 타인에게 누설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제15조(신용정보의 조회 및 이용)

"을"은 "갑"의 필요에 의하여 본 위임계약을 체결할 때나 계약기간 중 "갑"의 필요에 의하여 "갑"이 "을"의 개인신용정보를 조회하고 이용하는데 동의하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나)

피고는 원고들에게 사무실과 개인별 책상, 컴퓨터, 유선전화와 같은 사무용 가구와 비품을 제공하였고, 피고의 전산망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부여하였으며 신용정보업종사원증을 발급해 주었다.

(다)

원고들은 별지 퇴직금산정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해당 각 근무 기간에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서 피고로부터 배분받은 채권에 관한 추심업무를 하였는데, 구체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사무실로 출근한 후 부여받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통해 피고의 전산망에 접속하여 담당 채무자에 관한 신용정보를 조회한 후 피고 명의로 발급된 신용정보업종사원증을 지참하고 채무자를 만나 변제를 독촉하여 변제금을 수령하거나 이와 관련한 재산조사, 소재파악 등 실태조사업무를 하였고, 그 과정에서 외근하게 되는 경우에는 지사장 등 상관에게 보고하였으며, 매일 업무를 마친 후 피고의 채권관리프로그램에 그 날의 업무 내용을 입력하고 정해진 시간에 퇴근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야근을 하기도 하였다.

(라)

피고는 정규직 직원과 더불어 원고들에 대한 근태기록부를 만들어 정상근무, 결근(10:30 이후 출근은 결근으로 함), 지각(08:30~10:30 출근한 것), 조퇴(당일 12:00 이후 가능), 월차휴가, 경조휴가, 공가, 연차휴가 등으로 구분한 매일의 근무상황을 기록하도록 하고, 이에 대하여 팀장 이상 직책자가 확인, 날인하도록 하였다.

(마)

피고는 원고들에게 일일, 주간, 월간 채권회수목표를 설정하도록 하고 매일 회수한 채권액을 보고하도록 하여 이를 토대로 매일 개인별 채권배정액, 회수금액, 지급수수료, 채권회수목표 대비 달성비율을 정리한 '일일업무마감'이라는 제목의 문서 및 개인별 주간목표, 주간실적, 월간목표, 월간실적을 비교분석한 '실적관리표'라는 제목의 문서 등을 작성하는 방법으로 원고들의 업무실적을 구체적으로 평가하고, 실적부진요인, 중점추진사항 등을 점검하였으며, 이러한 실적평가를 반영하여 원고들에 대한 채권을 차등적으로 배분하였다.

(바)

피고는 원고들에게 배정한 개개의 모든 채권에 관하여 추심방법이나 순서 등을 지시하지는 않았지만, 주 1회씩 정기적으로 해당 지사장 또는 팀장을 통해 법적 대응방법, 전화대응방법, 민원방지방법 등 채권추심활동에 필요한 전반적인 내용을 교육하였고, 비교적 금액이 큰 채권의 경우 구체적인 추심방법을 지시하기도 하였으며, 수시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안내받은 바에 따라 불법 채권추심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관련 법률의 내용을 전달하였다.

(사)

피고는 실적이 부진한 채권추심원 등을 대상으로 부진 해소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였고, 채권의 추심방법과 관련하여 회수목표액의 일정 비율을 채무 분납 및 채무 감면의 방법으로 추심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한 후,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 회수실적을 실제보다 낮게 인정하거나 이미 배분한 채권을 회수하는 방법으로 불이익을 주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경우 추가 수수료를 지급하거나 목표 미달성자한테서 회수한 채권을 추가 배분하여 주었다.

(아)

피고는 원고들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전화비용, 우편물 발송비용, 증명서 발급비용 및 기타 제반 추심관련 비용(월 20~40건의 실태조사비)을 지급하였다.

(자)

원고들은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와 계약기간을 6개월로 약정하였으나 재계약의 형식을 통하여 2년 4개월에서 8년의 기간 동안 동종업체에 대한 겸직 없이 피고에게 전속되어 계속 근무하면서 자신들의 추심활동결과에 따라 회수된 채 권액을 기준으로 피고가 정한 요율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아 왔다.

(3)

위 인정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 내용에는 단순한 업무수행방법, 준수사항, 보수지급기준('별도의 지급기준') 등 취업규칙을 갈음할 만한 사항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징계해고나 정리해고 사유에 상응하는 사유들이 해지사유로 규정되어 있으며, 최초 계약 시에는 피고의 손해를 배상할 담보로 신용보증서를 제출하게 되어 있는 점, ② 원고들은 정규직 직원과 마찬가지로 피고에게 전속된 채권추심원으로서 정해진 시간에 피고의 사무실로 출근하여 피고가 정한 근무시간 동안 별도의 비용을 지급하지 않고 피고 소유의 비품 기타 신용정보를 이용하여 피고로부터 일방적으로 배정받은 채권에 관한 추심업무 및 이와 관련된 실태조사업무를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업무의 특성상 외근을 자주하고 소액채권에 관하여 어느 정도의 재량을 부여받았을지라도 근무기간 동안 정기적으로 피고의 채권추심교육을 받고 피고의 지시에 따라 일일, 주간, 월간 채권추심계획을 수립한 후 매일 피고에게 그 날의 업무활동내역과 채권추심금액을 보고하였으며 피고로부터 고액채권에 관한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은 점, ③ 원고들은 피고가 제시한 방법에 따른 회수목표액 달성 등 업무실적에 비례하여 새로운 채권을 차등적으로 배정받거나 이미 배정받은 채권을 회수당하는 등 피고의 업무지시를 따를 것이 사실상 강제된 점, ④ 피고는 원고들에게 사무실, 사무집기, 비품 등을 제공하고, 전화·우편요금, 등기부 발급비용 등 여러 비용을 부담한 점, ⑤ 원고들은 피고에 전속되어 업무를 수행했고,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가 채권회수 실적 등에 따라 지급되는 등 그 액수가 일정하지는 않으나, 수수료가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점, 구체적 수수료 및 지급일은 피고가 정하게 되어 있는 점, 앞서 본 것과 같이 업무수행과정에서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로를 제공하는 면에 비추어 보면, 수수료는 원고들이 제공한 근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로 봄이 타당하고, 원고들은 위 수수료 외에는 달리 이를 대체할 만한 생계수단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⑥ 피고는 원고 A, C, D이 위 근무기간 중 복수의 사업장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 이 법원의 동대문세무서장에 대한 각 과세정보제출명령 회신결과에 의하면 원고 A은 위 근무기간에 다른 사업장에서 일한 적이 없는 점, ㉡ 이 법원의 종로세무서장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 회신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C이 2007년도에 에스지아이신용정보 주식회사와 나이스평가정보 주식회사, 우리신용정보 주식회사에서 일한 적은 있으나, 이는 2007. 10. 1. 피고와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위 원고가 2009년도에 한국암웨이 주식회사에서 사업소득을 얻은 것은 인정되나 그 수입금액이 9,427원에 불과하여 위 근무기간에 다른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다고 하기 어려운 점, ㉢ 이 법원의 도봉세무서장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 회신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D은 근무기간 중인 2007년 에스지아이신용정보 주식회사에서 일한 적은 있으나 이는 2007. 10. 1. 피고와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위 원고가 2007년도와 2008년도에 앨트웰 주식회사에서 사업소득을 얻은 것은 인정되나 그 수입금액이 2007년 13,000원, 2008년 19,000원에 불과하여 위 근무기간에 다른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다고 하기 힘든 점, ⑦ 원고들에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지 않고, 피고가 원고로부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으며, 원고들이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의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으나, 이는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는 없는 점, ⑧ 갑 제40 내지 4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10. 12.경부터 '위임직 채권추심인'을 도입하여 원고들과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위임직 채권추심인은 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며 위임직 채권추심인에게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아니하고 회사 정규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명시하고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에서 정한 신원보증보험, 수수료, 교육실시 등에 관한 사항을 삭제하기도 하였으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는 계약 내용의 실질적 변경보다는 근로자성 인정을 둘러싼 법적 분쟁에서 피고가 우위를 확보할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계약서 양식의 변경 이후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의 근무형태나 업무수행형태에 실질적 변경이 있었다고 보기는 곤란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는 피고로부터 의뢰받은 채권추심업무를 피고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않고 오로지 원고들의 재량에 따라 처리하고 이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는 전형적인 위임계약관계라기보다 원고들이 배분채권 변경권한을 가지는 피고로부터 의뢰받은 채권추심업무를 피고가 지시한 방식과 준수사항을 이행하여 처리한 후 이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징계해고 또는 정리해고에 상응하는 계약해지권을 가지는 근로계약관계에 더 가깝고, 실제로 원고들은 전체적인 업무수행에 관하여 상당한 정도로 피고의 지휘, 감독을 받았으므로,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1)

퇴직금청구권의 발생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에 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사용자의 구체적인 감독과 지휘를 받지 않는 등 업무의 편의성과 높은 수수료를 지급받기 위하여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였고, 사업소득세만을 납부하여 왔는바,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퇴직금을 지급받게 되면 피고로서는 현재와 같은 수수료율에 따른 금액을 지급하지 않았을 것이고, 피고는 현재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채권추심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게 되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게 되어 피고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게 되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 3. 23. 선고 99다4405 판결, 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2390, 2406 판결 등 참조).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이 사용자의 구체적인 감독과 지휘를 받지 않는 등 스스로 업무의 편의성을 위하여 또는 높은 수수료를 지급받기 위하여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는바(오히려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의 내용은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하였을 여지가 크다), 비록 피고가 위와 같은 신의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정당하다고 할 수 없고, 이러한 피고의 신의에 반하여 원고가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른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퇴직금 액수의 산정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의 퇴직 전 산정기간 급여는 별지 퇴직금산정표의 '산정기간 수령액'란 기재 돈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들에게 각 지급할 퇴직금 액수는 별지 퇴직금산정표의 '법정 퇴직금'란 기재 각 돈이 된다[원고 C, D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경우 퇴직 전 3월 동안 수령한 총급여를 그 기간으로 나눈 1일 평균임금 30일분에 재직년수를 곱하는 방법에 의하여 산정하고, 원고 C, D의 경우 위와 같은 방법에 의하면 평균임금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되어 부당하므로, 퇴직 전 1년 동안 수령한 총급여를 366일(2012년은 윤년임)로 나눈 1일 평균임금 30일분에 재직년수를 곱하는 방법에 의하여 산정하되 원 미만은 버린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산정표의 '법정 퇴직금'란 기재 각 퇴직금과 각 이에 대하여 같은 표 '근무기간'란 기재 각 근무기간 말일 다음 날부터 14일까지는 상법에 정해진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에 정해진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이에 대하여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에 관해 판결마다 그 결론을 달리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여(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 참조) 위 20% 상당의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지만, 원고들의 청구가 전부 인용되는 이상, 채권추심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에 관해 판결마다 결론을 달리한다는 점만으로는 피고가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웅(재판장) 이현우 김동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