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원심 판시 유죄 부분 중 골프회원권 매각 관련 업무상배임의 점)
피고인이 골프회원권 매각대금을 일정 기간 동안 K 주식회사(이하 'K'이라 한다)로 하여금 보유하도록 한 것은, 그 매각대금을 H 주식회사(이하 'H'이라 한다)의 AB연맹에 대한 채무변제에 사용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고, 피고인의 의사에 따라 임의로 사용할 의사가 있었던 것이 아니므로, K의 보유기간 동안 매매대금 상당액에 대한 금융이익을 취하고자 하는 업무상배임의 고의가 없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6월)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원심 판시 주문 무죄 부분)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대전 서구 AD 토지 및 지상 건물을 90억 원 정도에 매수하려는 상대방의 존재를 알면서도 2009. 4. 24. 위 부동산을 시가보다 훨씬 싼 50억 원에 자신이 세운 주식회사 AF에 매도하도록 하고, 위 회사를 통하여 2009. 9. 29. 주식회사 리바트에 이 사건 부동산을 89억 원에 매도하여 39억 원의 차익을 남김으로써, H의 대표이사로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위 차익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H에 같은 액수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한 공소사실이 인정된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공소장변경에 따른 직권판단
검사는 당심에서 아래 표와 같이 공소사실을 바꾸는 내용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였는바,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 중 일부의 심판대상이 변경 되었고, 원심판결 유죄 부분은 공소장이 변경된 부분과 나머지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유죄 부분 전부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원심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는 이유로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당심에서 변경된 공소사실과 같은 내용을 피고인의 범죄사실로 보고 이미 유죄로 인정하였고, 그에 따라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변경된 공소사실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이를 판단할 필요가 있고, 원심 판시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도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아래에서 살펴본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K은 사실상 피고인이 J 등을 통하여 설립한 회사인데, 피고인은 K을 매개로 H의 골프회원권을 아도니스 골프장에 매각한 사실, K은 2010. 3. 17. 아도니스 골프장으로부터 회원권 매각대금 29억9,000만 원을 입금받아 그 중 24억 500만 원을 H에 지급하여야 함에도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이를 곧바로 H에 송금하지 아니한 사실, 피고인은 K이 보유하던 위 돈을 N정비사업소 관련 배임죄의 상대방인 O에게 빌려주고, J에게 K 설립비용으로 지급하는 등으로 사용하다가 2010. 11. 24.경에 이르러서야 전액을 H에 송금한 사실이 인정된다.
당시 피해자 H은 회사채무를 변제할 현금이 부족한 상태에 있었는바,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은 회사 보유 골프회원권을 매각할 경우 즉시 그 대금을 회사에 입금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그 돈을 H에 입금하지 아니하였다면 그 자체로 K 내지 K을 실제 운영하는 피고인은 위 회원권 매각대금을 송금받은 날부터 H에 매각대금을 입금할 때까지의 금융이익 상당의 이익을 얻고, H에게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입히게 되는 것으로서 피해자에 대한 배임행위가 됨이 명백하고, 이러한 점은 피고인으로서도 당연히 인식하였다고 보아야 한다(원심은 K이 H에 입금하여야 할 골프회원권 잔금 24억 500만 원 상당액을 일정 기간 K의 관리 하에 두면서 피고인의 의사에 따라 이를 임의로 사용할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 점을 이 부분 배임의 고의를 인정하는 이유로 설시하였고, 피고인은 원심의 판시내용과 달리 그 돈을 임의로 사용할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이 부분 배임의 고의를 다투는 주된 논거로 삼고 있으나, 당연히 회사에 입금하여야 할 돈을 입금하지 아니하고 보유하고 있는 행위 자체로 보유기간 동안 회사에 그 돈에 대한 금융이익 상당의 손해를 가하게 되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임의사용의 의사와 관계 없이 이 부분 배임의 고의는 인정된다. 나아가 피고인이 AB연맹에 대한 채무를 우선변제하려고 했던 이유는, 피고인이 AB 연맹에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그 돈을 빌려왔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이렇게 피고인과의 개인적 친분을 가진 특정 채권자를 위하여 회사에 입금하여야 할 돈을 따로 다른 회사에 보관하도록 하는 것이 회사의 이익을 위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은 위 돈으로 곧바로 AB연맹의 채무를 변제하지도 않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H은 2008년 9월경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및 건설부문에서의 무리한 사업추진, 시행사 채무에 대한 지급보증 등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부실이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부동산 등 자산 처분이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 2009년 3월경부터 H의 부동산 매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피고인은 과거 충남·대전판매본부장으로 근무하여 그 위치와 가치를 잘 알고 있는 대전 서구 AD 대지 및 지상 AY대전센터 건물(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고 한다)을 헐값에 매수하여 이를 되파는 방식을 강구하였다. 당시 이 사건 부동산 시가는 최소 90억 원 이상이었고, 2009년 4월경 가구업체 주식회사 리바트(이하 '리바트'라 한다)에서도 90억 원에 매수하려는 상황이었다.
먼저 피고인은 2009년 4월 초순경 사촌동생으로서 평소 자신의 자금을 관리해 오고 있는 J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구입할테니, 제3자를 내세워 법인을 설립하라"고 지시하였고, J은 대학동창인 AE와 주변 지인 4명의 명의를 빌려 형식적인 회사 설립을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이어 피고인은 그 무렵 J에게 "이야기가 다 되었으니 회사 담당자에게 매매대금 50억 원에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겠다는 의사를 제시하라"고 지시하고, 자산매각 담당자에게도 "조만간 이 사건 부동산을 매입하려는 2명이 올 것이다. 매수가 잘 되도록 해봐라"라고 지시하였다.
위 지시에 따라 J은 2009년 4월 초순경 친구 AE와 함께 H을 방문하여 자산매각 담당자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50억 원에 매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한편,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이 자신들의 회사로 이전되기 이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무렵 피고인이 소개한 대전지역 부동산 중개업체를 내세워 리바트와 이 사건 부동산을 89억 원에 매도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추진하였다.
그 후 J은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2009. 4. 8.경 친구 AE를 대표이사로 하는 주식회사 AF(이하 'AF'이라 한다)이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같은 날 H에 이 사건 부동산을 50억 원에 매수하겠다는 내용의 매수의향서를 제출하였다.
그 과정에서 H 담당직원이 "이 사건 부동산의 매수제안 금액이 장부가격(평소세금 문제 때문에 시가보다 더 저가로 작성) 및 공시지가보다도 더 저렴하다"고 문제를 제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묵살한 채 경영상의 판단을 내세워 이 사건 부동산을 50억 원에 매도하는 내용의 품의서를 작성, 결재를 올리도록 지시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2009. 4. 13.경 및 2009. 4. 20.경 I 와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재무전략회의'에 참석한 후,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이 사건 부동산을 저렴한 가격에라도 매도하여야 한다는 태도를 취하여 2009. 4. 24.경 이 사건 부동산을 50억 원에 매도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케 하고, 같은 날 J을 통해 AF 명의로 H에 계약금 명목으로 5억 원을 지급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위와 같이 매매계약이 체결되기 직전인 2009년 4월 중순경 이미 J을 통하여 리바트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89억 원에 매도하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이후 피고인은 금융회사에 부탁하여 AF이 34억 원을 대출받게 하는 등의 방식으로 J으로 하여금 잔금 및 등기비용 등을 지급하게 함으로써 2009. 5. 25.경 AF 명의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그리고 임차인들을 정리한 후인 2009. 9. 29.경 이 사건 부동산을 리바트에게 89억 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2009. 11. 16.경 리바트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H의 대표이사로서, 회사 자산을 선량한 관리자의 입장에서 보전하고, 이를 매각할 경우에는 정당한 가격과 방법으로 매각하여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하고, 회사와 이사 간의 거래는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시가와의 차액인 39억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H에 같은 액수에 상당하는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H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H의 이 사건 부동산 매매과정에서 정당한 가격과 방법으로 매각하여 H에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하고, 회사와 이사 간의 거래는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할 업무상 임무를 위배하는 배임행위를 하였다는 것이고, 구체적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부동산을 89억 원 내지 90억 원에 매수하려는 매수인 리바트의 존재를 알면서도 H에는 이를 알리지 않은 채 전매차익이라는 자신의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H이 AF에 이 사건 부동산을 50억 원에 매도하도록 하는 배임행위를 하였다는 것'으로 정리한 뒤 개개의 쟁점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판단하여 결국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였다.
H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이사회의 승인 없이 H으로부터 대전센터를 매입하는 자기거래행위를 하였다는 것 자체를 배임행위로 평가할 것인지 여부
이사의 자기거래행위라 해서 모두 배임죄가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자기거래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보아 신의칙상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였을 경우에만 임무위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법리에 비추어 피고인이 이 사건 부동산 매매와 관련하여 이사회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피고인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은 업무상배임의 죄책을 지우기는 부족하고, 그 외에 이 부분 공소사실의 다른 쟁점들에 관한 증명까지 이루어져야 한다.
H이 AF에 이 사건 부동산을 50억 원에 매도하기 전에 피고인이 위 부동산을 89억 원 내지 90억 원에 매수하려는 매수인(리바트)의 존재를 알았는지 여부
증거에 의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J에게 AF을 설립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도록 지시하였고, 이에 따라 J은 자신의 지인인 AE와 함께 AF을 설립하고 H으로부터 위 부동산을 50억 원에 매수한 사실, 피고인은 사실상 자신이 AF을 통해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는 것임에도 H 임직원들에게는 이를 알리지 않은 채 H 내에서 AF이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사실, AE는 이 사건 부동산을 정식으로 매수하기도 전인 2009년 4월 초순경 부동산중개인인 AG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를 의뢰하고 그 무렵부터 AG을 통하여 89억 원 내지 90억 원에 이를 매수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던 리바트와 매매계약 조건을 조율하였고 그 후 실제로 리바트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89억 원에 매도한 사실, AF이 H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50억 원에 매수한 다음 이를 리바트에 89억 원에 매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차익 대부분을 실제로 얻은 사람은 피고인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사실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부동산을 89억 원 내지 90억 원에 매수할 의향을 가진 매수인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가지만, 이 사건에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모두 살펴보아도 피고인이 H과 AF 사이의 매매계약이 성립될 당시까지 이 사건 부동산을 89억 원 내지 90억 원에 매수할 의향을 가진 매수인(리바트)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를 찾을 수는 없고, 이에 관한 간접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이 부분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H이 AF에 이 사건 부동산을 50억 원에 매각한 것 자체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업무상배임의 죄책이 인정되는지 여부
50억 원은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감정가액 및 장부가액보다 현저하게 낮다고 할 수 있는 점, AF이 리바트에 이 사건 부동산을 89억 원에 매도하여 단기간에 39억 원이라는 차익을 남겼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당시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가격 50억원은 시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기는 하지만,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당시 H은 현금 유동성 위기로 말미암아 자산을 급하게 처분하여 채무를 변제하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였으나,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자산 매각이 여의치 않았던 점, 이 사건 부동산의 경우 전시장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지어진 특수한 건물이라는 점 때문에 매매과정에서 그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H에서 현금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하여 추진하였던 다른 부동산들의 처분결과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을 비롯한 H 임직원들이 배임의 의사로 이 사건 부동산을 50억 원에 매도하였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
당심의 판단
인정사실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아래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은 2009년 3월경 사촌동생인 J에게 'H이 어려워서 부동산을 매각하는데 그 중 괜찮은 물건이 있다. 내가 돈을 지원해 줄테니 사보라'는 취지로 말하는 한편, 2009년 4월 초순경 당시 H 자동차판매부문 자산관리팀 부장이었던 U에게 '회사도 어렵고 유동성도 악화되고 있는데, 이 사건 부동산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있다. 내가 사람을 보낼테니 만나보고 매각이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라'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
J은 2009. 4. 8. 친구인 AE 명의로 AF을 설립하고, 그 무렵 AE와 함께 H 자산관리팀을 방문하여 U 등을 만나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인이 미리 정해준 매수희망가인 50억 원에 매수하겠다는 매수의향서를 제출하였다.
U은 매수자를 소개했던 피고인에게 'J 일행이 방문하였고, 애초 매도예상가로 생각했던 60억 원보다 모자란 50억 원의 매수가를 고수한다'고 협의경과를 말했는데, 피고인은 '다른 매수자가 없지 않느냐. 회사가 어려울 때니 빨리 판단을 하자. 품의서를 만들어 경영층의 판단을 기다리자'는 취지로 의견을 밝혔다.
U은 2009. 4. 10. 이 사건 부동산을 50억 원에 매각하는 내용에 대한 승인을 요청하는 기안서를 AL(자산관리팀 과장)에게 작성하도록 하여 결재를 올렸고, 2009. 4. 13. AM(상무보), 2009. 4. 14. AN(상무), 2009. 4. 23. I(사장)의 결재가 이루어졌다. 그 과정에서 피고인은 I의 결정이 늦어지자 2, 3회 가량 U에게 전화하여 상황을 묻기도 하였다.
당시 H은 경영위기상황을 맞아 최고경영책임자인 I와 피고인, 재무담당이사 AN, 자금팀장 BS 등이 참석하는 재무전략회의를 운영하고 있었고, 2009. 4. 13.과 2009. 4. 20. 열린 위 회의에서 이 사건 부동산의 매각협의 중이라는 자료가 제출되었는데,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특별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AE는 2009년 4월 초순경 대전 서구 둔산동에서 영업 중이던 부동산중개업자 AG을 찾아가 이 사건 부동산을 100억 원에 매물로 내놓았다. AG은 이미 대전 둔산동 지역에 영업소로 사용할 부동산을 물색하고 있던 리바트로부터 물건을 찾는 상담을 받은 적이 있어, 리바트의 직원인 AK(당시 대전지점 과장)에게 연락하여 위와 같은 소식을 알렸고, AK는 AG의 사무실로 찾아와 90억 원 정도에 매수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후 AE와 AK는 AG을 통하여 가격을 10일 정도 절충한 끝에 리바트가 89억 원 정도에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는 것으로 잠정적인 의사의 합치를 이루었고, 이에 AK는 2009. 4. 27. 리바트 BH팀 차장 AI에게 잔금을 '80억 원 + a'로 기재한 이메일을 보냈다(수사기록 4권 3328면).
AF은 2009. 4. 24. H과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매매대금 50억 원으로 정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같은 날 계약금 5억 원을 지급하였는데 그 돈은 J이 관리하던 피고인의 자금(설악농원 정산금)이었다.
AF은 2009. 5. 25. H에 잔금을 지급하고,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았는데, 당시 AF이 인수하기로 한 임대차보증금 채무를 공제한 나머지 잔금 39억 7,360만 원 중 5억 원은 피고인이 지급하였고, 35억 원은 피고인의 주선으로 기은캐피탈로부터 대출기간 3개월, 이자율 연 9.95%로 정하여 대출받았으며, 등기 이전에 따른 법무사 비용 5,000만 원, 2009. 8. 24. 대출기간을 3개월 연장하면서 지급한 대출선이자 87,778,582원 역시 피고인이 지급하였다.
AF은 2009. 9. 29. 리바트에 이 사건 부동산을 89억 원에 매도하여 39억 원 상당의 차익을 남겼는데, 그 차익 중 비용을 공제한 나머지의 대부분인 26억 원을 피고인이 차지했다.
쟁점의 정리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부동산 매각절차가 이루어진 시기에 H이 심각한 현금 부족 상태에 있었고, 그에 따라 위 부동산을 비롯한 회사 소유 자산을 급하게 비교적낮은 가격에라도 매각하여 현금을 확보해야만 했던 점, 이 사건 부동산의 매각과정에서 피고인이 회사 내부에서 U 등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매각이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쳤지만, 매각을 결정하는 결재선에 있지 않았고 직접적인 권한을 행사하지는 않았던 점이 인정되고, 이러한 회사의 상황 및 피고인의 역할에 더불어 H이 당시 처분했던 다른 자산들의 매도가액, 이 사건 부동산 중 토지 부분의 용적률이 축소되었던 상태 등을 고려하여 보면, 원심이 그 세 번째 쟁점 부분에서 판시한 바와 마찬가지로 이 사건 부동산을 '50억 원에' 매도한 행위 자체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업무상배임의 죄책이 인정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피고인이 50억 원 이상의 가격으로 위 부동산을 매도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자신이 세운 회사인 AF을 통하여 이를 50억 원에 구입하여 전매하는 방법으로 차액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면, 이는 회사의 궁박한 사정을 이용하여 이사회 승인도 거치지 아니하고 실질적으로 피고인의 이익을 도모한 행위로서,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을 수 없고, 설령 그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H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부수적일 뿐이고 이득 또는 가해의 의사가 주된 것이었다고 보아야 한다.
결국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된 쟁점은, 피고인이 H에서 AF으로 이 사건 부동산이 매각되는 과정에 있어 이 사건 부동산을 전매하여 상당한 차익을 실현할 수 있었는지를 인식하였는지 여부에 있다.
판단
증거에 의하면 공인중개사 AG을 통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고 리바트와 가격을 조율한 사람은 AE인 사실이 인정된다. 그런데 AE는 이 사건 범행 후 뉴질랜드로 출국하여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지 아니하였고, 피고인은 AE와 접촉한 사정을 부인하면서 J을 통해서라도 AE가 이 사건 부동산의 전매과정에서 행한 일을 2009년 9월경까지 전혀 듣지 못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어, AE를 통하여 피고인이 위와 같은 전매차익의 실현가능성을 알게 되었는지에 관한 직접증거는 없다. 따라서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밝혀내고, 그 연결상태를 종합하여 합리적으로 위 쟁점에 대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AE가 H과 AF의 계약체결 이전에 이 사건 부동산을 통하여 전매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지를 인식하였는지 여부
AE는 2009. 4. 8.경부터 H과 50억 원에 이 사건 부동산의 매수협상을 진행하면서 비슷한 시기에 이 사건 부동산을 100억 원 정도에 매수할 상대방을 물색하기 시작하였고, AG을 통하여 리바트 측 AK 과장과 바로 가격에 대한 협의를 시작하였다. AK는 최초 90원 원의 매수희망가를 제시하였다가 10일 정도의 기간을 거쳐 89억 원 정도로 가격이 절충되었다고 진술하고 있고(수사기록 4권 3687면, 원심법정에서의 증언), 그러한 상황을 거쳐 위 2009. 4. 27.자 이메일이 작성되기에 이르렀는바, AK는 AF이 H과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2009. 4. 24. 이전 AE에게 90억 원 정도에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할 의사가 있음을 표시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AE는 2009. 4. 24. 이전에 이 사건 부동산을 통한 전매차익의 실현가능성을 알았다고 보인다.
[배임죄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하는바, 관련자들의 진술{AK(수사기록 5권 3930면 이하), AG(수사기록 5권 3750면)}이나 위 2009. 4. 27.자 이메일 내용(계약을 빨리 추진하고자 하는 전제에서, H으로부터 직접 이 사건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AF이 등장함으로 인하여 계약이 지연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원심에서의 AK 증언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리바트의 매수 의지는 확고하였다고 볼 수 있고, 실제로 계약이 2009년 9월에 이르러 이루어진 것은 이 사건 부동산의 임차인들의 명도 문제 때문이었으며(수사기록 5권 3755면, 3934면), 매매가 역시 2009년 4월에 조정된 그대로 89억 원이 유지되었으므로, 피고인이 위와 같은 2009년 4월 중순경의 리바트의 매수의사를 인식하고서 AF과 H 사이의 계약에 나아갔다면 이를 토대로 업무상배임죄 성립에 필요한 고의를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피고인이 AE로부터 위와 같은 사정을 전달받았는지 여부
피고인은 H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계획을 세운 뒤 J을 통하여 업무를 추진하였고, J은 피고인의 사촌동생인 자신 역시 전면에 나설 수 없어 AE를 끌어들인 것이며, AE가 법인을 설립하자고 제안하자 이를 피고인에게 보고하고 AE를 대표이사로 하는 AF을 세운 점(AF은 이 사건 부동산의 전매활동 이외에 다른 사업실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AE는 아무런 자금 투입 없이 단지 위와 같은 J의 부탁으로 AF의 대표이사를 맡았던 점, J은 검찰과 원심법정에서 "저나 AE의 입장에서는 피고인의 계산으로 대전건물을 매수하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다고 진술한 점(수사기록 5권 3707면, 공판기록 207면), J과 AE가 H에 제시한매수희망가 50억 원도 피고인이 사전에 지시한 가격인 점(수사기록 4권 3651면, 6권 4478면) 등에 비추어 보면, AE나 J은 이 사건 부동산의 매입·매각절차에 있어서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실무적인 일만 담당하였을 뿐 독자적인 결정권을 가졌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이러한 사정에 더하여 ① 피고인이 이 사건 부동산의 매각과정에서 U에게 매수인을 소개하였고, U이 60억 원의 예상가보다 10억 원 적은 매수희망가를 제시하는 AF과 계약에 나아갈 것을 주저하자 일단 경영진의 판단을 받아보자고 종용하였으며, 그 결재 경과를 문의하기도 하는 등 계약체결 과정에서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였던 점(수사기록 6권 4637면 이하, 원심에서의 U 증언), ② 피고인이 이 사건 부동산의 매수자금을 직접 지급하거나 그 융통을 기획하였으며, 결과적으로 부동산 전매로 인한 차익 중 비용 등을 제외한 나머지 가운데 거의 대부분인 26억 원을 취득한 점[차익의 분배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AE가 독자적으로 활동하여 좋은 결과를 냈기 때문에 J(1억 원)보다 많은 돈(2억 원)을 분배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AE에게 2억 원이 지급되었는지 의문이고(J은 AG에게 부동산 중개수수료로 1억 원을 주었다고 진술하나 AG은 이를 부인하고 있는 등 차익의 사용처에 대한 J의 진술에 전반적인 신빙성이 없고, AE 명의의 통장을 J이 실제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며, AE가 이 사건 부동산의 전매와 관련하여 독자적인 판단과 행동으로 39억 원의 차익을 냈다면 그에게 준 2억 원은 너무 적은 몫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가사 AE가 위 금원을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점만으로 AE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매입 및 매도가격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권한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③ 피고인은 이 사건 부동산의 전매과정에 개입되어 있다는 사정을 숨기기 위하여 자금세탁을 하였고, 수사 단계에서도 금융계좌추적 등에 의하여 자신이 개입되었음이 확실히 드러날 때까지 그러한 사정에 대하여 철저히 시치미를 떼었으며, 위와 같은 개입사실이 드러난 이후에도 J이 매수주체이고 자신은 전매에 관하여 전혀 모른다는 주장을 하였던 점 등 이 사건 부동산 전매를 둘러싼 과정 전후에서 보이는 여러 정황까지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은 J과 연락을 취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시로 이 사건 부동산과 관련한 AE의 활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고 AF의 활동에 대한 실질적 의사결정을 하여 AE 등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하여 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은 AF이 H과 이 사건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 이 사건 부동산의 전매로 상당한 정도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였다고 보인다(피고인은 자신이 2009년 여름경 AH를 통하여 매수인을 물색하였으므로, 2009년 4월경에는 차익실현 가능성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이 리바트와 계약이 정식으로 체결되기 이전에 더 높은 가격으로 매수할 상대방을 탐색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업무상 배임의 성부
회사의 대표이사는 회사를 대표하고 업무를 집행하는 권한을 가진 자로서 회사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지고,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상법 382조 제2항, 민법 681조, 상법 382조의3). 그에 따라 이사는 항상 회사에 최선의 이익이 되는 결과를 추구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이익이 될 여지가 있는 기회가 있으면 이를 회사에 제공하여 회사로 하여금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회사의 승인 없이 이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하여서는 아니된다(대법원 2013. 9. 12. 선고 2011다57869 판결 등 참조).
피해자 H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회사에 필요한 현금을 조달한다는 이유로 이사회의 승인을 거치지 아니하고 실질적으로 자신이 설립한 법인을 통하여 자산을 비교적 싼 가격에 매수함에 있어, 그 계약체결 이전에 그 자산을 자신이 매수하고자 하는 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제3자에게 매도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면, 위와 같은 이사의 직무상 의무에 비추어 회사의 이익을 위하여 그 계약체결에 나아감을 멈추고 회사를 통하여 제3자에게 직접 매각하는 등 회사의 이익이 되는 다른 방법을 추구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대표이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 이러한 행위를 하지 아니한 채 계속하여 AF을 통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전매하여 39억 원의 차익을 취하고, 결과적으로 회사에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가한 피고인의 행위는 앞서 검토한 바와 같이 회사에 대한 배임행위가 됨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소결
따라서 이 부분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유죄 부분 중 업무상배임의 점에는 공소장변경에 따른 직권파기 사유가 있고, 무죄 부분에는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따른 파기사유가 있으며, 파기되어야 할 위 부분과 원심판결의 나머지 유죄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할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