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 1. 21. 선고 2013누29546 판결

부당정직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제1심판결을 아래와 같이 변경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012. 7. 1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12부해452, 부노134(병합) 부당정직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부당정직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소송총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부당정직 부분에 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일부를 고치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제1항 및 제2항과 같다. 따라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고쳐 쓰는 부분]

○

4면 11행 : "부당정직이자 부당노동행위에" → "부당정직에"

○

5면 17~19행 : 전부 삭제

○

제2의 다항(14면 15행~21면 5행) : 아래와 같이 전부 고침

"다. 판단<각주1>

(1)

징계사유의 존부에 대하여

(가)

제1 징계사유에 대하여

1)

이 사건 파일의 작성 및 전송 주체에 대하여

앞서 채택한 증거와 을나 제13, 14, 32, 35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전산망을 이용하여 이 사건 파일을 작성한 후 원고의 외부 이메일과 E의 사내 이메일로 전송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 제39호증의 기재는 믿지 않으며, 갑 제33호증의 기재는 위와 같은 사실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가)

E는 2010. 11. 18.~2011. 7. 4. 참가인 회사의 매입, 매출자료 파일이나 임직원 개인정보 등을 사외로 반출하면서 원고의 이메일이 아닌 자신의 이메일을 이용하였다.

나)

이 사건 파일은 2011. 1. 16. 최초로 생성되어 당일 약 3시간 동안 정보 수집 및 파일 편집 작업이 진행되었고, 2011. 1. 18.에도 약 1시간 30분 동안 같은 작업이 진행되었다. 한편, 당시 원고가 근무 중이던 참가인 회사의 'O' 매장에는 업무용 컴퓨터가 1대만 설치되어 있었고, 컴퓨터가 설치된 사무실 공간은 외부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E가 위 매장에 근무하는 직원들로부터 아무런 방해나 제지를 받지 않은 채 위 컴퓨터를 이용하여 장시간 동안 참가인 회사 임직원 등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 사건 파일을 편집하였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다)

E가 자신의 휴무일인 2011. 1. 16.에 위 매장이 있는 참가인 회사의 사업장에 출입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또 이 사건 파일은 2011. 1. 18. 이메일로 전송되기 전인 14:33:50~14:37:46 편집 작업이 진행되었는데, E의 업무용 컴퓨터에서는 이와 일부 중복되는 시각(14:28:57~14:34:05)에 E의 아이디로 참가인 회사의 전산망에 접속된 상태에서 E의 업무와 관련된 문서들의 작성 또는 출력 작업이 이루어졌다.

라)

E는 2010. 11. 4. 그 때까지 수집한 참가인 회사의 임직원 개인정보를 정리한 파일을 원고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또 이 사건 파일은 원고의 외부 이메일로 전송되었을 뿐 아니라 전송 후에도 삭제되지 않은 채 위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내 원고의 개인 폴더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럼에도 원고는 E가 2011. 1. 16.과 1. 18.에 위 컴퓨터를 이용하여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몰랐고, 2011. 7. 14.경 E로부터 파일 삭제를 요청 받고서야 비로소 이 사건 파일이 작성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고 있어서 그 주장을 선뜻 믿기 어렵다.

2)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130조 제2호 및 제23호 해당 여부에 대하여

가)

을나 제1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4조 제3호에서는 영업비밀에 대해서 '회사가 비밀로 보유하고 있는 생산방법이나 판매방법 기타 사업 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 정보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알수 있다. 한편,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서명한 '영업비밀보호 서약서'(이하 '이 사건 서약서'라 한다) 제1조에는 영업비밀에 대해서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회사의 생산방법, 판매방법, 기타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라고 규정함으로써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규정된 영업비밀의 정의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것처럼, 참가인 회사 임직원들은 미리 등록된 자신의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사내 전산망에 접속하면 이 사건 정보와 같은 참가인 회사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의 성명, 부서, 전화번호 등을 조회할 수 있고,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 회사가 이를 비밀로 보유하거나 취급하고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나아가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정보의 사용을 통해서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있다거나 이 사건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서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을 들였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정보는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이 사건 서약서에서 규정한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영업비밀을 누설하였음을 전제로 한 참가인 회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의 정보보호규정 제6조에서는 무단 유출이 금지되는 정보자산의 하나로서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수집, 관리되고 있는 회사 내 고객정보 등 개인정보'를 규정하고, 이 사건 서약서 제2조 제5호에서는 회사 내외의 제3자에 대한 누설이나 공개가 금지되는 대상의 하나로서 '고객 정보 등 개인정보'를 규정하고 있을 뿐 그것이 반드시 영업비밀에 해당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정보는 참가인 회사의 정보보호규정 제6조와 이 사건 서약서 제2조 제5호에 의하여 무단 유출 또는 누설이 금지된다.

한편, 원고가 이 사건 정보를 원고 본인의 외부 이메일이나 참가인 회사의 직원인 E의 사내 이메일로 보낸 사실은 인정되지만, 그 외 제3자에게 이 사건 정보가 전달되었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없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정보는 외부 이메일로 전송되는 순간 참가인 회사의 지배 관리를 완전히 벗어나게 되므로, 원고가 이 사건 정보를 외부 이메일로 보낸 행위는 참가인 회사의 정보보호규정 등에서 금지하고 있는 무단 유출에 해당한다고 봄이 옳다. 나아가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전산망을 이용하여 이 사건 정보를 수집하고 편집 작업을 한 후 이메일로 전송한 행위가 참가인 회사의 업무와 관련되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결국 원고의 이 부분 행위는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130조 제2호에 규정된 "서약서 또는 회사의 제규칙을 위반한 경우" 및 제23호에 규정된 "사내컴퓨터통신망을 비업무용으로 이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3)

정당한 단결권의 행사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하여

가)

헌법 제33조 제1항에 의해 보장되는 단결권은 노동조합뿐 아니라 근로자 개인도 향유하는 권리이다. 따라서 노동조합 설립 이후 근로자의 노동조합 활동뿐 아니라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과정에서의 근로자의 활동 역시 그것이 정당한 단결권의 행사에 해당한다면 보호되어야 한다. 그러나 근로자의 정당한 단결권 행사로서 보호받기 위해서는 그 활동이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근로자들의 단결 강화에 도움이 되는 행위이어야 한다. 또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별도의 허용규정이 있거나 관행 또는 사용자의 승낙이 있는 경우 외에는 취업시간 외에 행해져야 하고, 사업장 내의 활동에 있어서는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에 따라야 한다.

나)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과 채택한 증거를 통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할 때, 원고의 이 부분 행위는 정당한 단결권의 행사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이 부분 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적법하다.

①

원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설립 등 단결권 행사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참가인 회사에 이 사건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전혀 없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노동조합에 적대적이었고 그 설립을 방해하기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선 원고의 주장과 같이 E가 2010년 1월경 참가인 회사의 사내 전산망을 통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의 설립과 관련하여 게시한 글이나 다른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이 참가인 회사에 의하여 삭제되었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없다. 그 밖의 원고 주장들은 모두 원고의 이 부분 행위가 있은 이후에 비로소 발생한 사정에 관한 것에 불과하다. 나아가 원고로서는 이메일이나 휴대폰 메시지 이외에 다른 방법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참가인 회사의 직원 등에게 이 사건 노동조합을 홍보하거나 조합 가입을 권유할 수 있었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할 때,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부분 행위를 할 무렵 이 사건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조합원을 모집하는 등 단결권을 행사하기 위해서 약 1,900명에 이르는 참가인 회사 임직원 등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참가인 회사의 동의 없이 외부 이메일로 발송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②

원고가 이 사건 파일을 생성, 편집, 전송한 시간 중 대부분이 근무시간에 해당한다. 그런데 원고가 굳이 근무시간을 이용하여 이러한 행위를 하여야 할 부득이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다. ③ 이 사건 노동조합은 원고의 이 부분 행위가 있었던 날부터 약 6개월이 지나 비로소 설립되었다. 그런데 원고 등 이 사건 노동조합 설립을 주도한 사람들이 이 사건 정보를 이용하여 노동조합 설립을 위한 어떠한 활동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

(나)

제2 징계사유에 대하여

원고가 2011. 7. 14. 자신의 종전 근무지에 설치된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에 저장되어 있던 이 사건 파일을 삭제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것과 같다. 한편, 을나 제42호증의 1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는 2011. 7. 11. E에게 정보보호규정 위반 등을 이유로 2011. 7. 14. 열리는 제1차 인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보하였고, 2011. 7. 13.부터 E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여기에다가 앞서 인정한 것처럼, 이 사건 파일은 원고가 직접 작성하여 업무용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내 원고 본인의 폴더에 저장하여 둔 것이었고, 원고는 E와 함께 이 사건 노동조합의 설립을 추진하였던 사정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는 장차 자신에 대해서도 정보보호규정 위반 등을 이유로 한 감사가 진행될 것을 예상하고 이에 대비할 목적으로 이 사건 파일을 삭제하였다고 봄이 옳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행위는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130조 제4호에 규정된 "고의로 업무상의 장애를 야기한 경우"나 제131조 제13호에 규정된 "회사의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한 경우"에 해당한다. 결국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이 부분 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적법하다(설령 원고가 그 주장과 같이 E의 지시 또는 부탁에 따라 이 사건 파일을 삭제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비위행위에 이른 경위에 불과할 뿐이어서 여전히 동일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다)

제4 징계사유에 대하여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감사 진행 도중 일방적으로 퇴실하거나 감사팀장 또는 부서장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지정된 감사 장소에 출석하지 않는 등 이 사건 감사를 거부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것과 같다. 한편, 원고의 주장과 같이 감사관들이 비위행위를 저지른 사실을 부인하는 원고에게 계속 같은 질문을 하면서 확인서를 반복적으로 징구하였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원고의 감사 거부가 정당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감사 거부를 정당화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행위는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130조 제7호에 규정된 "정당한 이유 없이 회사 또는 상사의 직무상 명령에 항거 또는 불복한 경우"나 제131조 제2호에 규정된 "업무상 상사의 지시 명령에 불복한 경우"에 해당한

다.

결국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이 부분 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적법하다.

(2)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에 대하여

(가)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따라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 한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나)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과 채택한 증거 및 을나 제18, 25, 36호증의 각 기재를 통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할 때,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 2월의 이 사건 징계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1)

제1 징계사유에 대하여

가)

앞서 판단한 것처럼, 이 사건 정보는 참가인 회사의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 물론 영업비밀뿐 아니라 참가인 회사 임직원 등의 개인정보 역시 엄격하게 보호하여야 한다는 참가인 회사의 주장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참가인 회사의 정보보호규정 등 관련 내부 규정을 종합할 때,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이 부분 행위가 있었을 당시 참가인 회사 임직원 등의 개인정보를 자신의 영업비밀과 동등한 수준으로 엄격하게 보호하고 관리하는 정책을 갖고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나)

이 사건 정보는 참가인 회사의 사내 전산망에 접속할 수 있는 모든 직원 들에게 공개된 것이었고,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직원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에 따라 위와 같이 공개된 정보에 접근하여 이를 단순 취합하였을 뿐 정보 수집 과정에서 불법적인 수단을 사용한 사실이 없다.

다)

이 사건 정보가 외부 이메일 전송을 통하여 참가인 회사의 지배 관리를 벗어나게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사건 정보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원고 본인의 외부 이메일로 전송되었고, 이 사건 정보를 사내 이메일로 전송받은 E 역시 참가인 회사의 직원으로서 이 사건 정보에 대한 접근권한을 갖고 있었다. 반면 이 사건 정보가 이에 대한 접근권한을 갖고 있지 않은 제3자에게 누설 또는 유출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부족하다. 나아가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외부 이메일 계정에서 이 사건 정보가 담긴 파일을 삭제함으로써 추가적인 유출 가능성을 차단하였다.

라)

현재까지 이 사건 정보의 유출로 말미암아 참가인 회사는 물론이고 참가인 회사의 임직원이나 협력업체의 직원에게 현실적인 손해나 법률적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참가인 회사의 임직원이나 협력업체의 직원이 원고의 이 부분 행위를 문제 삼아 원고나 참가인 회사에 법적 책임을 물은 사실도 없다.

마)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정보를 이용하여 노동조합 설립을 위한 실질적인 활동이 이루어졌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부족하다. 그러나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사내 전산망에 공개된 임직원 등의 개인정보 중 성명, 직위, 사내 이메일 주소, 휴대폰 번호만을 수집하였고, 소속 부서나 담당업무 등 참가인 회사의 조직 구성이나 업무 분장을 알 수 있게 하는 정보들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또 이 사건 노동조합의 규약에 따르면, 참가인 회사의 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 역시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다. 비록 참가인 회사 임원의 경우 이 사건 노동조합의 가입 대상은 아니지만, 이 사건 노동조합 측에서 이들에게도 조합활동 등을 알릴 필요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이 사건 정보는 원고를 비롯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 설립을 주도한 참가인 회사의 직원들 사이에만 공유된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1. 7. 12.경 설립되었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이 부분 행위를 하였던 것은 이 사건 정보가 노동조합의 설립 등 단결권 행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 되었다고 판단되고, 참가인 회사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정보를 노동조합의 활동과는 전혀 무관한 다른 용도에 사용할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결국 원고의 이 부분 행위는 그 동기나 경위에 있어서 참작할 여지가 있다.

2)

제2 징계사유에 대하여

참가인 회사의 보안점검 담당자는 2011. 6. 7.경 이 사건 파일이 사외로 반출된 사실을 확인하여 이를 감사팀장에게 보고하였고, 감사팀장은 다시 인사팀장에게 보안점검 결과를 통보하였다. 즉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업무용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이 사건 파일을 삭제하기 전에 이미 원고의 비위행위를 파악한 상태였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행위로 말미암아 참가인 회사의 감사업무에 중대한 차질이나 어려움이 발생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3)

제4 징계사유에 대하여

가)

원고는 이 사건 감사 첫 날인 2011. 7. 16. 지정된 감사 장소에 출석하여 약 4시간 동안 5건의 자필 확인서를 작성하였을 뿐 아니라 감사관들이 원고의 외부 이메일을 열람하여 그 내용을 확인하고, 원고의 외부 이메일로 보내진 이 사건 파일을 삭제하는 데 협조하였다. 즉 원고가 처음부터 참가인 회사의 감사를 전면적으로 거부하였던 것은 아니다.

나)

한편,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감사 거부를 전적으로 원고의 책임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①

원고는 이 사건 파일을 작성하여 이메일로 발송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였다. 그런데 감사관들은 이미 원고로부터 5건의 확인서를 징구하였으면서도 반복적으로 원고를 추궁하면서 확인서를 추가 작성하도록 요구하였고, 이로 말미암아 원고와 감사관들 사이에는 마찰이 생기게 되었다.

②

참가인 회사는 2011. 6. 7.경 원고의 비위행위를 발견한 후 2011. 7. 16.경부터 원고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였다. 그런데 그 직전인 2011. 7. 7. 이 사건 노동조합의 설립이 언론에 보도되었고, 2011. 7. 12. 이 사건 노동조합이 정식으로 설립되었으며, 2011. 7. 13.경부터 E에 대한 감사가 진행되었다. 반면 이 사건 보안점검 결과 원고, E와 마찬가지로 보안위반 사실이 적발되었으나 이 사건 노동조합과는 무관한 나머지 사람들에 대한 감사는 2011년 8월경이 되어서야 진행되었다. 따라서 원고로서는 참가인 회사가 실제로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설립에 따른 불이익을 주기 위해서 자신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가질 여지가 있었다.

4)

그 밖의 사정에 대하여

가)

원고는 1998. 8. 3. 입사한 이래 장기간 참가인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였고, 이 사건 비위행위를 저지르기 전 업무 태만 등으로 참가인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또 원고는 참가인 회사로부터 이 사건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유로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도 없다.

나)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사내 전산망을 이용하여 이 사건 파일을 작성한 후 이를 이메일로 보낸 사실을 단순히 부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E가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는 허위 주장을 하였으며, 이러한 사정은 징계양정에 있어서 가중사유로 삼을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앞서 본 원고가 비위행위에 이른 경위와 비위의 정도 등 여러사정들을 두루 참작할 때, 위와 같은 가중사유를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2.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대한 판단

가.

참가인 회사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 취소를 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제1심은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판단함으로써 처분권주의를 위반하였다.

나.

판단

(1)

행정소송법 제26조는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고, 당사자가 주장하지 아니한 사실에 대하여 판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원고의 청구범위를 유지하면서 그 범위 내에서 필요에 따라 주장 외의 사실에 관하여 판단할 수 있다는 뜻이고, 행정소송에 있어서도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203조에 따라 법원은 당사자가 신청하지 않은 사항에 대하여는 판결할 수 없다(대법원 1992. 3. 10. 선고 91누6030 판결 등 참조).

(2)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소장의 '청구취지'란에 부당정직 구제 재심신청에 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사건번호와 함께 "부당정직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고 적었을 뿐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부분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또 원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함께 참가인 회사를 상대로 부당정직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그 신청을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받게 되었을 때에도 이에 불복하여 함께 재심신청을 하였다. 반면 이 사건소는 원고가 단독으로 제기하였고,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 사건 재심판정에 대하여 불복한 사실이 없다. 더욱이 원고 대리인은 제1심의 제2차 변론기일에서 '부당노동행위 부분은 다투지 않는다.'고 진술하였고, 3차 변론기일에서 '이 사건 청구취지에 부당노동행위 관련 재심판정의 취소 부분은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내용이 적힌 2013. 5. 13.자 준비서면을 진술하였을 뿐 아니라 이 법원의 제1차 변론기일에서 재판부로부터 청구취지에 관한 석명을 요구받자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부분은 당초 청구취지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고 명백하게 진술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할 때,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정직에 관한 부분에 한하여 그 취소를 구하였다고 봄이 옳다. 그럼에도 제1심은 원고가 청구하지도 않은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까지 판결하였다. 결국 제1심은 처분권주의를 위배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참가인 회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부당정직에 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그러나 제1심판결 중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부분은 처분권주의를 위반한 잘못이 있다. 따라서 제1심판결을 변경하여,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정직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판사 윤성근(재판장) 노경필 손철우

각주1) 참가인 회사는 원고에 대한 제3, 5 징계사유도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면서 제1, 2, 4 징계사유만을 인정하였다. 결국 참가인 회사의 위 주장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처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새로운 처분사유를 추가하는 셈이 되므로 허용될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