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81. 3. 17. 설립되어 전국 6개 지역본부 및 56개 검사소를 두고 상시 근로자 1,100여 명을 사용하여 자동차검사, 교통사고 예방활동, 운수업체 교통안전진단 및 지도업무 등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들은 각 1994. 4. 6. 원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원고의 2011. 11. 20.자 징계의결 요구로 개최된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통하여 2011. 12. 13. '참가인들과 C가 2008. 3. 18. 전 노동조합 부위원장 D에게 합계 100만 원을 송금하였다(이하 '이 사건 비위행위'라 한다)'는 등의 이유로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받은 자들이다.
참가인들은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2011. 12. 20.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경기2011부해1629, 1630호로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2. 2. 10. "원고의 인사규정이 2009. 7. 31. 개정되면서 '금품·향응 수수 등'에 대한 징계시효가 3년에서 5년으로 연장되기는 하였으나, 위 인사규정에 소급 적용을 위한 별도의 경과규정이 없고, 반드시 소급 적용을 하여야 할 중대한 필요성도 없으며, 같은 내용의 국가공무원법 개정 시에는 소급적용을 배제하는 경과규정이 존재하므로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시효는 3년으로 봄이 타당하고, 원고가 징계시효기간 동안 징계요구를 할 수 없었던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결국 이 사건 징계처분은 이미 징계시효가 도과된 사유를 들어 이루어진 것으로서 부당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징계처분을 부당징계처분으로 판정하였다.
이에 원고가 2012. 3. 7. 중앙노동위원회에 중앙2012부해291호로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2. 6. 5. 원고의 인사규정 개정 시 소급적용을 배제하는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것은 국가공무원법 개정내용에 비추어 규정 불비이고, 법률불소급의 원칙은 보편적인 법리로서 위 인사규정도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들어 이 사건 징계처분은 이미 3년의 징계시효가 도과되었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1 내지 3, 6 내지 8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는 2009. 7. 31. 절차규정인 인사규정 제69조를 개정하여 금품수수 행위에 대한 징계시효를 종전의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이상 당시 시효가 진행 중이던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시효는 5년으로 변경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국가공무원법에서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었다고 하여 원고가 인사규정을 개정하면서 그와 같은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것을 규정 불비로 볼 수는 없는 점, 부진정 소급입법도 원칙적으로 허용되므로 인사규정 개정 이전의 이 사건 비위행위라고 하더라도 징계시효가 도과되기 전에 징계시효가 연장되는 인사규정의 개정이 있었다면 개정된 인사규정에 따른 징계시효를 적용하는 것이 반드시 불허될 것은 아니고, 참가인들의 기존 징계시효에 대한 신뢰보호가치도 크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들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시효는 개정된 인사규정에 따라 5년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참가인의 이 사건 비위행위에 관한 징계시효는 2009. 7. 31.자 인사규정 개정으로 3년에서 5년으로 연장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에 반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설령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시효를 구 인사규정에 따라 3년으로 본다하더라도, ① 구 인사규정 제69조의 단서는 기간 내에 징계요구를 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징계시효가 경과한 이후에도 징계처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징계 업무를 처리하여야 할 감사실의 간부 및 경영지원본부장이나 노동조합의 간부 등이 인사비리와 관련되어 있어 2008년경부터 2011년 9월까지의 기간은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를 기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였으므로, 이는 위 단서 조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 ② 원고의 귀책사유 없이 징계사유를 알지 못하여 징계시효 기간을 도과하였고, 이 사건 비위행위를 인지한 후 즉시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절차를 취하였으므로, 참가인들이 이 사건에서 징계시효의 도과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반된다.
따라서 징계시효가 도과되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피고 및 참가인들
징계시효의 실체적 성격상 단순 절차 규정과 달리 그 도과 여부는 위반행위 시의 인사규정에 따라야 하고, 소급입법과 소급적용은 달리 보아야 하며,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이상 법률불소급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인사규정의 개정 배경 및 내용, 원고의 과거 경과규정 사례 등을 고려하면 별도의 경과규정이 없는 것은 규정 불비에 해당하고, 국가공무원법과 같이 보아야 한다. 인사규정 개정 시 원고와 노동조합 사이에 인사규정 개정 이후에 발생한 징계사유에 대하여서만 5년의 징계사유의 시효를 적용하기로 합의하기도 하였다. 한편 징계의결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가 아니었으므로, 참가인들에게 징계시효 도과에 대한 귀책사유도 없다.
관계 규정
별지 관계 규정 기재와 같다.
인정 사실
2008. 12. 31. 법률 제9296호로 개정된 국가공무원법 제83조의2 제1항은 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에 대한 징계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였다. 기획재정부는 2009. 4. 15. 감사 주기에 비해 징계시효가 짧아 비위에 상응한 처벌이 어려워 징계제도의 취지가 퇴색되고, 위 국가공무원법 조항의 개정에 맞추어 공공기관도 자체 인사규정을 개정하도록 하는 감사원의 처분 요구가 있었음을 이유로 각 정부 부처에 대하여 산하 공공기관들이 인사규정 등의 개정을 통해 금품·향응 수수 등에 대한 징계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도록 조치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이에 원고는 2009. 7. 31. 인사규정 제69조를 개정하면서 위 국가공무원법 제83조의2 제1항과 같이 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에 대한 징계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였다. 한편 개정된 국가공무원법은 부칙 제1조에 "이 법은 공포한 날로부터 시행한다"라고 규정하면서도, 위 개정규정의 적용범위와 관련하여 부칙 제5조에 "이 법 시행 전에 징계사유가 발생한 자에 대하여는 제83조의2 제1항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라는 경과규정을 두었는데, 개정된 원고의 인사규정은 부칙에 "이 규정은 2009. 7. 31.부터 시행한다"라고만 규정하였을 뿐,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고, 원고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 개정 인사규정에 대한 동의를 받을 당시 종전에 발생된 징계사유에 대한 소급적용에 관하여 명시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2010. 12. 21.부터 2011. 3. 25.까지 2차례에 걸쳐 원고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였고, 그 후 수사기관은 위 감사결과를 기초로 참가인들을 포함한 원고의 인사 관련 금품수수 비리혐의 의심자 등에 대하여 수사를 진행하였으며, 2011. 11. 17. "인사청탁 등으로 금품을 받은 전 경영지원본부장 E 등 4명은 구속수사, 20여 명은 불구속 입건, 사안이 경미한 9명은 입건하지 않고 원고에게 통보한다"라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하였다.
원고는 2011. 11. 17. 수사기관으로부터 참가인들의 이 사건 비위행위 및 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입건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비위직원 불입건 통보'를 받았다.
그 후 원고는 인사비리 관련자 41명 중 퇴직자 4명을 제외한 나머지 37명에 대하여 인사관리세칙 제71조 [별표 3-1]을 참고하여 500만 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한 자의 경우 파면을, 300만 원 이상 500만 원 미만의 금품을 수수한 자의 경우 해임을, 300만 원 미만의 금품을 수수한 자의 경우 정직 3월을 부과하는 것으로 징계양정 기준을 정하였고, 이에 따라 참가인들에 대하여 이 사건 비위행위의 금액 100만 원을 고려하여 각 정직 3월의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2 내지 10, 12, 13, 16, 19, 20(각 가지번호 포함), 을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징계시효 기간 도과 여부
이 사건 인사규정의 해석에 따른 징계시효 기간
위 인정 사실, 앞서 든 증거, 을 7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들의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시효는 개정 전의 인사규정이 적용되어 3년으로 봄이 상당하다.
징계시효는 징계권 유무와 직접적 관련
원고 인사규정 중 징계시효 기간에 관한 규정은 근로자에 대한 징계사유가 발생하여 원고가 일방적으로 근로자를 징계할 수 있었음에도 그 행사 여부를 확정하지 아니함으로써 근로자로 하여금 상당 기간 불안정한 지위에 있게 하는 것을 방지하고, 아울러 원고가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징계권 행사를 게을리하여 근로자로서도 이제는 원고가 징계권을 행사하지 않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된 상태에서 원고가 새삼스럽게 징계권을 행사하는 것은 신의칙에도 반하는 것이 되므로, 기간의 경과를 이유로 원고의 징계권 행사에 제한을 가하려는 취지에서 둔 규정으로서, 그 기산점은 원칙적으로 징계사유가 발생한 때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두2484 판결 등 참조).
또한 징계사유 발생 시와 징계처분 시 존재하는 규정이 다를 경우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고 등의 의사표시는 의사표시의 시점에 시행되고 있는 인사규정 소정의 절차에 따라 행하면 될 것이지만, 징계권(징계사유)의 유무에 관한 결정은 징계가 근로자에 있어서 불이익한 처분이므로 문제가 되어 있는 징계사유 발생 시 시행되고 있던 구 인사규정에 따라 행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4. 12. 13. 선고 94다27960 판결, 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3두8210 판결 등 참조).
징계시효에 관한 규정은 '얼마 동안' 징계의결 요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를 규정한 것으로서, 징계권을 실행하는 조건에 관한 절차규정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징계시효는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면 징계권을 소멸시키고 동일한 징계사유에 대한 더 이상의 징계절차 진행을 막는 것으로서, 실체법(징계사유)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징계권 유무에 관하여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징계위원회 소집방법, 출석통지 및 진술권 보장방법을 비롯한 징계권행사의 구체적 방법과 그 과정 등 근로자의 권리에 직접 영향이 없는 단순, 형식적인 절차와는 다르고, 개정 전에 발생한 징계사유에 대하여 개정된 인사규정의 징계시효가 적용되는 경우 참가인들에게 중대한 불이익을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징계시효에 대하여는 징계권(징계사유)의 유무에 관한 결정의 경우를 준용함이 상당하므로, 징계사유 발생 시 시행되고 있던 구 인사규정에 따라야 할 것이다.
다른 관련 법률 등을 고려한 개정 인사규정의 부진정 소급 여부
징계시효에 대하여 부진정 소급적용이 가능함을 전제로 이 사건 개정 규정의 부칙에 이를 명시하지 아니한 이 사건에 있어 징계시효를 연장한 위 개정 인사규정이 소급적용되어야 하는지에 관하여 다른 관련 법률 등을 고려하여 살펴본다.
공소시효는 범인이 범죄를 저지른 후 일정기간 소추되지 아니한 채 경과하면 더 이상 범인을 소추하여 처벌할 수 없게 되는 제도로서 이 사건 징계시효와 유사하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2010. 4. 15. 제정 당시 공소시효 기산에 관한 특례 규정(제20조)과 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개정시 공소시효에 관한 특례 규정(제21조)을 제정 또는 개정하면서, 부칙에 "위 법 시행 전 행하여진 성폭력범죄로 아직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 것에 대하여도 위 제20조 또는 제21조의 개정규정을 적용한다"고 명시하여 공소시효에 관한 부진정 소급규정을 두고 있으나, 위 법률은 2011. 11. 17. 법률 제11088호로 공소시효 기산에 관한 특례규정(제20조)을 개정하면서 부칙에 위와 같은 공소시효에 관한 부진정 소급규정을 명시하고 있지 않다. 또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도 2010. 4. 15. 법률 제10260호로 공소시효 기산에 관한 특례조항(제7조의3) 신설시 및 2012. 12. 18. 법률 제11572호로 공소시효에 관한 특례조항(제20조) 개정시 각각 공소시효에 관한 부진정 소급규정을 두고 있으나, 위 법률은 2012. 2. 1. 법률 제11287호로 공소시효 기산에 관한 특례조항(제7조의3)을 개정하면서 부칙에 위와 같은 공소시효에 관한 부진정 소급규정을 명시하고 있지 아니하다.
위와 같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및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의 공소시효에 관한 규정과 부칙규정들에 대한 입법경과, 그 입법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부칙에 부진정 소급규정을 명시하지 아니한 이상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의 2011. 11. 17.자 공소시효 개정규정 및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의 2012. 2. 1.자 공소시효 기산에 관한 특례조항은 장래 발생하는 범죄에 대하여만 적용되는 것으로 볼 여지가 많다.
그렇다면, 공소시효와 유사한 징계시효에 대하여도 부진정 소급적용을 동일하게 적용하거나 오히려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여야 할 것이므로(통상적으로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처벌의 필요성과 관련된 공소시효와 비교하여 징계시효의 경우에는 소급적용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원고가 징계시효를 연장하면서 개정 인사규정의 부칙에 종전의 징계사유에 대하여도 적용함을 명시하지 아니한 이 사건에 있어서, 개정 인사규정은 그 효력이 발생한 후에 생긴 징계사유에 대하여만 적용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국가공무원법은 징계사유의 시효에 관한 제83조의2항에 대하여 1991. 5. 31. 법률 제4384호로, 2008. 12. 31. 법률 제9296호로, 2012. 3. 21. 법률 제11392호로 각 개정하면서 징계시효를 연장하였는데, 위 각 법률은 부칙으로 법 시행 전에 징계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종전의 규정에 의한다고 명시하여 장래효만을 인정하였다.
그와 관련하여 사립학교법은 징계사유의 시효에 관한 제66조의2(현재는 제66조의3) 제1항에 대하여 2005. 12. 29. 법률 제7802호로, 2011. 7. 21. 법률 제10871호로 각 개정하면서 역시 징계시효를 연장하였는데, 위 각 법률은 이 사건 인사규정과 마찬가지로 단지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고만 규정할 뿐, 소급적용 여부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도 두지 않았다. 그러나 관할 관청인 교육부는 위 조항과 관련하여 이 법 시행 전에 징계사유가 발생한 자에 대하여는 국가공무원법의 부칙 규정을 준용하여 장래효만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2006. 7. 1.자 개정 사립학교법 및 동법 시행령 Q & A 참조, 비록 위와 같은 민원회신에 대한 답변이 교육부의 유권해석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적어도 그와 같은 방침 하에 시행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관련 다른 법률의 입법경위, 해석 등에다가 이 사건 인사규정은 징계시효를 연장하는 국가공무원법의 개정에 부응하여 개정되었을 뿐, 국가공무원법의 징계시효 기간연장과 다른 개정 취지 혹은 배경이 있었다고 볼 만한 어떠한 사정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개정 인사규정은 국가공무원법과 동일하게 위 인사규정 시행 전에 발생된 징계사유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징계대상자의 신뢰이익 보호
징계시효 기간을 연장하는 개정 인사규정의 시행 당시 징계시효가 완성되지 않아 시효의 진행이 계속 중이었던 이 사건에 있어서, 개정 인사규정이 시행 전에 발생된 징계사유에 대하여도 소급하여 적용되고, 징계시효의 연장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이 참가인들의 신뢰보호이익보다 우월하여 위 개정 인사규정이 정당하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을 전제로 살펴본다.
우선 지나치게 짧은 징계시효 기간을 연장함으로써 징계처분의 적시성과 실효성을 확보하여 공공서비스 제공자의 높은 청렴성과 도덕성을 확보하여야 하는 공익이 중요하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인사규정 개정의 근거가 된 국가공무원법 제83조의2 제1항의 개정 법률안 검토보고서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징계제도의 강화를 통한 사전 예방적 효과와 더불어 미래행동의 개선이라는 취지로 충분하고, 과거 행동의 처벌이라는 측면에서는 그 공익이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고(처벌위주의 사후 교정적인 징계제도의 강화는 변화에 대한 유연성 및 국민의 필요에 대한 공공서비스 제공자의 창의적인 반응성을 감소시켜 징계의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는데, 더구나 소급하여 과거의 행동에 대한 처벌은 더욱 공익상의 의의를 찾기 어렵다), 오히려 징계시효가 경과하면 불안정한 지위에서 벗어나 더 이상 징계되지 않으리라는 참가인들의 신뢰에 대한 보호이익이 더욱 적극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점, 게다가 개정 인사규정이 그 전에 발생한 징계사유에 대하여 소급적용 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부칙에서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이 사건에 있어서, 참가인들로서는 개정된 규정이 그 이전에 발생한 징계사유에 대하여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지 못하였고, 원고도 또한 이 사건 인사규정 시행 전에 발생된 징계사유에 대하여도 위 인사규정이 적용되는 것으로 적극적으로 의도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으며, 시효기간이 종전 3년에서 5년으로 급격히 늘어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개정 인사규정을 개정 전에 발생된 징계사유에 소급적용함에 따른 공익보다 참가인들을 비롯한 징계대상자들의 신뢰보호이익이 결코 가볍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개정된 인사규정을 시행 전에 발생된 징계사유에 대하여 전면적으로 소급적용함은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다.
동의 없는 소급적용 부분의 무효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만일 개정 인사규정이 시행 전에 발생한 징계사유에 대하여도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이 변경된 경우이므로 노동조합으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 사건 인사규정 개정 당시 원고가 노동조합으로부터 동의를 받았는바, 당시 원고가 개정 인사규정이 개정 전에 발생된 징계사유에 대하여도 적용됨을 명시하지 않았으므로, 위 인사규정이 근로기준법 제94조 단서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우선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 변경하려는 취업규칙의 법적 효과까지 명확히 한 후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인가에 관한 의문이 제기될 수는 있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을 2호증의 1, 2, 을 7호증, 갑 15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징계시효를 연장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전에 발생된 징계사유에 대하여 이를 적용하는 것도 근로자들에 대한 명백한 불이익 변경인 점, ②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의 동의 등 근로자들의 집단적 방식에 의한 동의를 받을 것을 요구하는 위 규정의 취지는 취업규칙이 사용자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작성·변경됨에 대응하여 집단적 근로조건 대등 결정의 원칙 및 기득권 보호의 원칙을 구현하고, 더 나아가 근로자 보호라는 근로기준법의 입법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므로 엄격히 해석되어야 하는 점, ③ 법적효과가 명백한 통상적인 경우에는 사용자가 취업규칙 변경 시 노동조합으로부터 동의를 받음에 있어 변경하려는 취업규칙의 법적 효과까지 명확히 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으나, 이 사건 인사규정 개정이 국가공무원법의 개정에 호응하여 개정되고, 개정된 국가공무원법은 종전에 발생한 징계사유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노동조합으로서는 개정 인사규정에 대한 동의 당시 종전에 발생한 징계사유에 대하여도 개정 규정이 적용된다는 것을 인식함이 어려웠던 이 사건에 있어서는, 원고가 이를 명확히 한 후 동의를 받는 것이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에 부합하는 해석으로 보이는 점(노동조합은 만약 국가공무원법보다 더욱 불리하게 인사규정이 개정됨을 알았더라면 선뜻 동의하였을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한다), ④ 기획재정부가 각 정부 부처에 보낸 징계시효 연장과 관련한 협조 공문에 종전에 발생한 징계사유에 대한 경과규정의 명시 여부에 대하여는 아무런 기재도 없으나, 원고와 같은 공공기관에 대하여 국가공무원법에 준하거나 동일하게 징계시효를 연장하도록 인사규정을 개정할 것을 요청한 것일 뿐, 그보다 더 엄격하게 징계시효를 연장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으므로 국가공무원법과 같은 경과규정도 둘 것을 안내하는 의사인 것으로 보이는 사정, 원고로서도 독자적인 필요와 판단에 따라 인사규정을 개정한 것이 아니라 국가공무원법의 개정과 그에 따른 기획재정부의 요청이 동기가 되어 이 사건 인사규정을 정비하는 차원에서 만연히 징계시효를 연장하는 내용으로 인사규정을 개정한 것으로서, 원고의 임직원들에게 국가공무원법의 규정과 동일하거나 그보다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정하겠다는 의사였을 뿐, 국가공무원보다 더욱 엄하게 징계하기 위하여 인사규정을 국가공무원법상의 규정보다 강화하여 개정하려는 의도인 것으로는 보이지 않으며, 만일 기획재정부의 협조요청 공문에 국가공무원법에 기재되어 있는 '경과규정'이 적시되어 있었더라면 원고는 이 사건 인사규정에 그와 동일한 경과규정을 두었을 여지가 높은 사정 등에 비추어 원고가 의도하지 않았던 관계로 인사규정 개정 당시 노동조합으로부터 아무런 동의도 받지 않았으나 추후 위 규정의 해석을 통하여 소급적용함으로써 참가인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해석되는 조항에 대하여는 그 적용을 배제하는 것이 당사자의 의사에도 부합하고 합리적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개정 인사규정은 개정 전 징계사유에 대하여 소급적용하는 범위에서는 노동조합의 동의가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참가인들에게 그 유효를 주장할 수는 없다.
소결론
결국 참가인들의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시효는 개정 전의 인사규정이 적용되어 3년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비위행위는 2008. 3. 18.에 발생하였으며 원고의 징계의결 요구는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11. 11. 20.에 이루어져 참가인들의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시효는 만료되었으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요구를 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 및 신의칙 위반 여부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원고의 징계권자는 이사장이고, 이사장으로서는 감사원 감사와 수사기관의 수사 등이 진행되는 것과는 별개로 내부적인 절차에 따라 참가인들 등에 대한 비위를 적발한 후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가 주장하는 징계요구를 할 수 없는 사정은 모두 참가인들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원고 측의 사정에 불과하다고 할 것인 점 등을 종합하면, 당시 원고에게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요구를 할 수 없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또한 원고가 아무런 귀책사유 없이 참가인들의 징계사유를 알지 못하여 징계시효기간을 도과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정당한 이유가 있다거나 징계시효가 도과되었다는 참가인들의 주장이 신의칙에 위반됨을 전제로 한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민중기(재판장) 임민성 안종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