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3. 10. 10. 선고 2013초기289 판결

2013

주문

원심판결

중 배상명령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5년에 처한다.

배상신청인 AA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당초부터 이 사건 예식장 사업에 대해 타인으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여 예식장을 개업하고 자신의 예식장 경영 노하우를 접목시키는 방식으로 운영할 것을 계획하였고, 200억 원 이상의 자금소요가 예상되는 대규모 사업에서 피고인 개인이 단독으로 사업자금을 부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피고인이 사업자금의 일부만을 가지고 이 사건 예식장 사업을 시작하였다는 이유로 편취의 범의를 추단하는 것은 부당하고, 피고인은 100억 원의 임대차보증금을 실제로 지급하여 그 금액 상당의 반환채권이 실제로 있는 것인 양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한 사실도 없고,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편취의 범의를 가지고 이 사건 예식장에서의 꽃장식 영업권이나 사진관 영업권을 양도하거나 금원을 차용하거나 물품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피해자 측 사정이나 사후적으로 발생한 예상치 못한 자금난에 기인하여 금원을 지급하지 못한 것일 뿐이어서 피고인이 편취의 범의를 가지고 변제의사나 능력 없이 피해자들로부터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실이 없음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설령 이 사건 공소사실이 전부 유죄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징역 8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가.

경합범에 관한 법리오해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1 2011. 7. 7. 인천지방법원에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죄 등으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아 같은 해 11. 7. 위 판결(이하 '제1확정판결'이라 한다)이 확정된 사실, 2 2012. 7. 13. 인천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같은 해 9. 27. 위 판결(이하 '제2확정판결'이라 한다) 확정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런데 이 사건 각 범행은 위 각 확정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범한 것으로서 위 각 확정판결상의 각 범행과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형법 제39조 제1항에 의하여 이 사건 각 범죄와 위 각 확정판결이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이 사건 범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209 판결 참조).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각 범행과 위 제2확정판결 상의 범행만을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나.

법령적용의 오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었다. 또한 형법 제42조가 2010. 4. 15. 법률 제10259호로 개정되어 유기징역형의 상한이 15년 이하에서 30년 이하로 상향되었고, 경합범 가중할 때의 상한도 25년까지에서 50년까지로 상향되었다. 그러므로 형법 제1조 제1항에 의하여 행위시법을 적용하여야 하므로, 원심판시 제1, 3, 5, 6, 7항 기재 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사기)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구 형법(2010. 4. 15. 법률 제102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를 각 적용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구법이 아닌 신법을 적용한 원심판결은 법령 적용을 그르친 위법을 범하였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다(원심판결은 12쪽「양형의 이유」란에 처단형의 범위를 '징역 3년 ~ 징역 45년'이라고 기재하였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3.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원심 판시 각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들로부터 금원이나 물품을 공급받을 당시 계약을 이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판단하였다.

(1)

피고인은 H 예식장에 관하여 건물주와 사이에 임대차보증금 100억 원, 월차임 2억 6,000만 원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건물임대차보증금 100억 원 중 44억 원만 지급하였고, 월차임 2억 6,000만 원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였음에도 피해자들에게 임대차계약서를 보여주며 임대차보증금이 100억 원이나 들어가 있다고 말하고, 일부 피해자들에게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양도해주기까지 하였다.

(2)

피고인은 2009. 10.초경 H 예식장을 개관하기는 하였으나 인테리어 공사대금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여 인테리어 공사업자가 부도에 이르렀고, 피고인은 피해자 N에게 꽃장식 영업권을 주기로 한 후 피해자 S, T에게 다시 꽃장식 영업권을 주기로 하고 입점보증금을 받았다.

(3)

피고인은 V, W, X에게 2010. 4. 1.부터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면서 사진 영업 보증금 5억 원을 지급받고도 전 영업자인 피해자 E, D에게 그 보증금을 반환하지 아니하여 피해자 V 등은 당초 약정한 시기에 영업을 시작할 수 없게 되었다.

나.

이 법원의 판단

(1)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물품거래 관계에 있어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물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므로, 납품 후 경제사정 등의 변화로 납품대금을 일시 변제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여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지만(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5265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각종 거래나 약정을 할 당시 기망행위에 대한 범의가 있었다면 그 기망에 의하여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재물을 편취한 이상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며, 비록 당시 편취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거나 후일 이를 일부 변제하였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 6. 29. 선고 2001도2319 판결 참조).

(2)

피고인은, 이 사건 예식장 개업에 소요되는 자금이 약 300억 원 정도인데, 그러한 큰 규모의 사업을 시작할 경우 창업자 개인이 사업자금의 전부를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러한 사정만으로 사기범의를 추단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물론 피고인이 타인의 자금을 유치하여 사업진행을 개시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사기죄에서의 편취 범의를 추단할 수 없다고 할 것이지만, 그러한 경우 장차 자신이 추진할 사업에 따르는 위험부담 및 예상되는 경제사정의 변화 등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사업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고, 또한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처럼 피고인이 기존에 운영하던 남양주의 J예식장이 자금난에 처하게 된 것이 H 예식장 사업에 착수한 이후의 일이라고 하더라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목록 순번 112 '수사보고서(J 웨딩홀 운영하던 중 차임 10개월 연체)'에 첨부된 의정부지방법원 2010고약24555 약식명령 범죄사실 기재에 의하면 J예식장이 10개월의 차임 연체로 집기를 압류당한 것은 2010. 4. 7.경이므로 2009. 6.경에는 이미 J예식장의 차임 연체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므로, 그로부터 불과 4개월여 전인 2009. 2. 경 H 예식장 건물을 임차하여 개업준비를 시작하였던 피고인으로서는 J예식장 경영난으로 인하여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음을 예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범행일자는 2009. 2.부터 2010. 3.까지의 기간에 걸쳐 있는바, 이는 J예식장의 경영난이 현실화되는 시점과 겹치고 있는 이상, 피고인은 그러한 점을 충분히 고려하여 향후 사업 추진 여부 및 추진 방향을 정리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만연히 투자금을 유치할 목적으로 자신의 자금 상태나 예상되는 경제적·재정적 문제 등에 대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상대방 혹은 투자자들에게 고지하거나 양해를 구하지 않은 채 계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자신의 자금 사정에 대하여 허위로 고지하거나 고지를 누락하였다면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하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3)

먼저,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 피해자 K에 대한 사기죄 성립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은 피해자 K으로부터 받은 9억여 원의 돈이 장래의 지분투자적 성격을 가진 차용금이었고, 이 사건 예식장 사업의 5% 지분 및 꽃장식 영업권 인수에 대한 우선권을 부여하는 대신 위 돈을 무이자로 융통한 것이지 무조건 공사를 맡긴다는 것이 아니고, 이후 피해자 K의 여건으로 지분 인수 및 꽃장식 영업에 관한 조건이 맞지 않아 불발된 것이지 편취 범의를 가지고 피해자 K으로부터 9억여 원을 교부받은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해자 K은 원심 법정에서 자신이 당초 피고인에게 5억 원을 빌려준 것은 예식장의 꽃장식권을 받기로 한 것을 전제로 한 것이었고, 추가로 4억 원을 빌려준 것은 예식장 꽃장식권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공사 수주를 받기로 한 부분도 당연히 전제된 것이었으며, 만일 4억 원을 추가로 빌려줄 당시 이미 피고인이 예식장의 꽃장식권을 F에게 주기로 약정한 상태임을 알았더라면 4억 원을 추가로 빌려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바 있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9. 2. 12. 피해자 K에게 추가로 4억 원을 빌려 달라는 부탁을 하기 이틀 전인 같은 달 10일에 F에게 H 예식장 꽃장식 영업권을 1억 원에 주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하고, 그 다음날인 같은 달 11일 F으로부터 1억 원을 교부받은 사실이 인정되는데, 지분 인수 및 꽃장식 영업권 인수에 대한 확정적인 기대 없이 단순히 우선권을 부여받는 대가로 피해자 K이 피고인에게 무이자로 9억 원을 빌려준 것이라는 피고인의 변소는 그 자체로 경험칙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2009. 2. 11. F에게 꽃장식권을 주는 대가로 F으로부터 1억 원을 교부받았음에도 바로 그 다음 날 피해자 K에게 4억 원의 추가자금을 융통해 줄 것을 부탁하면서 F에게 꽃장식권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갈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하여 양해를 구하지 않았으며, K에게도 이와 같은 사정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조차 하지 않았으므로, 이러한 피고인의 행태를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피고인에게는 피해자 K에게 꽃장식 영업권 등을 부여하려는 의사나 능력 없이 피해자 K으로부터 9억 원을 편취하려는 범의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와 달리 피해자 K이 꽃장식 영업을 해 본 경험이 없다거나 피해자가 경영하는 공사업체의 시공실적이 당초 생각한 기준에 맞지 않아 계약에 이르지 못한 것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은 일단 피고인이 피해자 K에게 어떠한 대가관계를 약속하고 9억 원을 교부받은 이상, 피고인 스스로도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그러한 약정에 구속되는 것이어서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이미 받은 돈을 돌려주고 계약관계를 청산하는 등으로 이를 해결하였어야 할 것이지 막연히 피해자 K이 예식장 꽃장식권이나 인테리어 공사권을 가지기 부족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이미 교부받은 9억 원과 관련한 약정을 지키지 않은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이유 없다.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교부받은 9억 원 중 3억 6,000만 원을 상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9억 원 전액을 편취금액으로 인정한 것은 부당하다고 다툰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9억 원을 교부받은 이상, 이미 사기죄는 기수에 이른 것이고 그 이후에 3억 6,000만 원을 상환하였다는 사정은 범죄가 기수에 이른 이후의 사정으로서 사기죄의 편취금액을 산정하는 데 있어 영향을 미칠 수 없다.

(4)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 피해자 F에 대한 사기죄 성립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우선, 피고인은 피해자 F으로부터 1억 원을 차용하면서 후일 예식장을 개업할 경우 이를 꽃영업 입점 보증금으로 전환하기로 약속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이 사건 예식장 꽃장식 영업권 일부에 대한 것이었으며 피해자에게 독점적으로 꽃장식권을 부여하는 약정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 F은 H 예식장의 꽃장식 영업권 전부가 다른 사람에게 양도됨에 따라 꽃장식 영업기회를 전혀 부여받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므로,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당해 거래에 임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거래로 인하여 재물을 수취하는 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4. 4. 9. 선고 2003도7828 판결 등 참조)고 할 것인데, 피고인은 피해자 F으로부터 꽃장식 영업권 부여의 대가로 1억 원을 교부받을 당시 이미 K에게 꽃장식 영업권을 부여하기로 한 사실이 있음을 전혀 고지하지 않았고, 그러한 사실을 알았더라면 피해자 F이 피고인에게 1억 원을 선뜻 교부하지 않았을 것임이 명백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 에게 중요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정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피고인에게는 기망행위 및 편취의 범의가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또한 피고인은 편취액을 인정함에 있어 피해자 F에게 2009. 3.부터 2010. 3.까지 이자 명목으로 지급한 2,400만 원이 고려되지 않은 점은 부당하다고 다투고 있으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미 기망행위로 인해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 사기죄가 기수에 이른 이후의 사정은 편취금액 산정에서 고려할 필요가 없는 이상 위 주장도 이유 없다.

(5)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3항 피해자 N에 대한 사기죄 성립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피해자 N에 대한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은 2009. 8. 5.경 피해자 N으로부터 14억 원을 받고 꽃입점 계약을 체결한 이후 T으로부터 S를 소개받았는데 S가 꽃장식 영업권 전부를 넘겨주면 10억 원을 추가로 준다고 하여 위와 같은 제의에 따라 피해자 N에게 꽃장식 영업권에 대한 양보의사가 있는지 문의하여 피해자 N과의 협의에 의해 S에게 최종적으로 꽃장식 영업권을 양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해자 N은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H 예식장 꽃장식 영업권을 받는 대가로 피해자 N이 피고인에게 지급한 14억 원에는 R의 돈 7억 원도 포함되어 있어 형식적인 계약명의자는 피해자 N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R도 피해자 N과 함께 꽃장식 영업과 관련하여 투자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고, 이는 원심 법정에서 R이 한 진술 내용과도 부합한다. 그런데 R의 진술에 따르면 피고인이 2009. 8. 경 자신과 S, T을 만나 예식장 꽃집운영에 대해 상의한 사실 자체가 없으며, 공동으로 운영한다는 이야기 등도 전혀 듣지 못했다는 것이고, 피해자 N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 N이 예식장 오픈 전 꽃장식 준비를 위해 꽃시장에 갔다가 다른 사람이 H 예식장 꽃장식을 한다고 하면서 다녀갔다는 소문을 듣고 H 예식장에 가서 다른 팀이 꽃장식을 하러 와 있는 것을 발견하고 피고인과 다투었다는 것이고, 피고인이 자신 이외에 다른 사람들과도 꽃장식 영업권에 대해 이중으로 계약한 사실을 알았더라면 위와 같은 거금을 교부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주식회사 H와 피고인, 피해자 N 명의로 2009. 10. 9. 자로 작성된 '꽃 입점 계약 관련추가약정사항'(증거목록 89)에 대해 피해자 N은 이는 꽃집 운영을 포기하였다기보다는 당시 상황을 정리하면서 작성한 것이고 피고인이 자신에게 고소하지 말라고 부탁하면서 꽃 입점사업의 30% 지분의 보유를 보장한다는 내용의 추가약정사항을 제시하며 사정을 하는 바람에 마음이 약해져서 추가약정사항을 보장받고 포기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실제로 위 약정사항 제2조(이익배당 등)는 "갑(주식회사 H)과 을(피고인)은 꽃입점계약에 관하여 제3자가 운영하게 되는 꽃입점사업의 35%지분을 병(피해자 N)이 보유하게 됨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외에도 피해자 N의 요청이 있을 경우 주식회사 H와 피고인은 H의 이익배당과 관련한 각종 결의사항, 회계장부 등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H가 제3자와 체결할 꽃 입점계약과 관련한 매출자료, 비용처리자료 등의 열람을 허용한다는 내용, H와 피고인이 계약내용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피해자 N은 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위 약정체결 후 H와 피고인, 제3자 간 꽃입점계약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피해자 N은 위 약정의 효력이 상실되었음을 주장할 수 있고, 꽃입점계약서의 효력이 원상으로 회복되어 그 계약내용에 따라 H와 피고인이 권리의무를 부담한다는 내용 등이 규정되어 있는바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 N에게 꽃장식 영업권과 관련하여 일정 부분을 보장해 주기로 약정하였으면서도 이후 S, T에게 꽃장식 영업권을 이중으로 양도함으로써 그 과정에서 이전에 이루어진 약정 상대방인 피해자 N 측에는 별다른 의사타진이나 양해를 구함이 없이 꽃장식 영업권을 취득할 수 없게 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특히 피해자 N과 U 측 AJ가 예식장 꽃 영업권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자신들 모르게 이중계약을 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돈을 돌려달라는 내용으로 다투는 것을 목격하였다는 인테리어 공사업자 AK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이나, 피고인과 꽃 영업권 독점계약을 하기 이전에 피고인과 피해자 N 사이에 계약이 이미 이루어진 것인지 알지 못하였고, 피해자 N과 그 문제로 크게 다투었다는 취지의 S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도 피고인이 애초에 피해자 N에게 꽃 영업권을 부여할 의사나 능력이 없이 꽃 영업권을 부여할 것처럼 피해자 N을 기망하여 피해자 N으로부터 금전을 편취하였음을 추단케 하는 사정이라고 할 것이다. 나아가 이 사건 범행일시인 2009. 8. 5.경은 이미 J예식장에 대한 차임 연체가 시작된 시점 이후이어서 피고인의 자금사정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는 시점이었으므로, 그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하여 꽃장식 영업권을 여러 사람에게 다중으로 양도하면서 이를 기화로 금전을 편취한 것으로 보인다.

(6)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항의 주식회사 P에 대한 사기죄 성립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은 피해자 주식회사 P과의 금전소비대차는 명목적인 것일 뿐 실질적으로 그 이면에는 자금전용의 합의가 있었으므로 피해자 주식회사 P로부터 자금을 차용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주식회사 H의 자금담당 임원이었던 AO는 원심에서 차용증서가 피고인과 피해자 주식회사 P 사이에 돈이 오고 간 시점에서 작성된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며칠 후에 작성된 것인데, 형식적으로는 시설대금조로 신한은행에서 피해자 회사 계좌로 자금이 들어갔기 때문에 이를 빼내려면 어떤 명목이 있어야 해서 피해자 회사측에서 H에 대여하는 내용으로 차용증서를 작성하였을 뿐이라고 진술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가사 피고인이 피해자 주식회사 P로부터 2억 5,000만 원을 차용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차용금의 90%가 넘는 금액인 2억 3,000만 원이 예정된 상환기일에 임박하여 전자어음으로 결제된 사실이 있는데 이는 위 차용금에 대한 상환목적으로 지급된 것이어서 피고인에게 편취 범의를 인정하기 어렵고, 이와 같은 피해 변제액을 참작하지 않고 사기죄의 피해금액을 산정한 원심의 사실인정이 부당하다고 다투고 있다. 살피건대, 차용증서의 기재를 보면, 차용인은 (주)H 대표이사 A, 대여인은 (주)P 대표이사 R으로 되어 있고, 이억 오천만 원을 차용기간 2009. 10. 29.부터 2010. 3. 31.까지로 하여 6%의 이자로 대여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위 차용증서의 작성 날짜는 2009. 10. 29.이며, 같은 날 피해자 회사 계좌로부터 H 계좌로 3번에 걸쳐 총 2억 5천만 원이 이체되었다. 그런데 피고인은 검찰 제 4회 조사에서 피해자 주식회사 P 대표이사 R과 대질조사를 받으면서 R으로부터 어떤 명목으로 돈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그 당시 신한은행에서 예식장 계약서에 기한 미래채권을 담보로 30억 원을 대출받았는데, 납품받은 주방용품에 대한 계약금 6억 5,000만 원을 은행에서 바로 피해자 주식회사 P에 이체해줬고, 위 6억 5,000만 원 중 2억 5,000만 원을 자신이 차용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한바 있고, 나아가 피고인은 종전에 조사받는 과정에서 위 2억 5,000만 원이 R으로부터 납품받은 대가로 받은 '커미션'이라고 주장했던 것을 스스로 정정하고 차용한 것이 맞는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2011형제39680호 증거기록 446쪽, 447쪽). 위 조사 당시 R은, 처음에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줄 당시에는 금방 갚을 것처럼 이야기하였기 때문에 이자나 구체적인 차용조건도 없었지만, 피고인이 계속 기다리라고만 하고 변제를 하지 않아 결국 차용증을 작성하게 되었고, 차용증을 쓰는 대신 변제기일은 2010. 3. 31.로 차용기간을 정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비록 피고인은 신한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30억 원이 피고인이나 H 계좌로 직접 입금되는 것이 아니라 예식장 인테리어 공사업체나 납품업체(주식회사 P 등) 대금으로 직접 송금되는 방식으로 대출이 실행되는 것이어서 결론적으로 피고인이 피해자 주식회사 P로부터 차용하였다고 하는 2억 5,000만 원은 피해자 주식회사 P이 아니라 피해자 주식회사 P을 통해 신한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것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 주식회사 P로부터 2억 5,000만 원을 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나,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신한은행이 피해자 주식회사 P에 6억 5,000만 원을 이체한 것은 피고인이 피해자 주식회사 P로부터 식기류 등을 납품받은 데에 대한 대가로 납품대금 중 계약금조 명목으로 지급한 것이고, 그러한 거래의 실질을 살펴보면 이는 피고인이 신한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피해자 주식회사 P에 지급해야 할 금원으로서, 지급을 간이하게 하기 위하여 신한은행이 직접 피해자 주식회사 P 계좌에 이체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피고인은 피해자 주식회사 P에 계약금 명목으로 지급한 6억 5,000만 원 중 2억 5,000만 원을 차용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일단 은행에서 피해자 주식회사 P 계좌로 지급한 금원은 피고인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피해자 주식회사 P에 납품대금을 지급하였다는 실질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피해자 주식회사 P에 귀속되는 금원이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그 중 2억 5,000만 원을 차용한 것은 피해자 주식회사 P로부터 차용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지 피해자 주식회사 P을 통해 신한은행으로부터 차용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계약금의 액수가 총 납품대금의 65%에 이르는 등 계약금 액수가 통상적인 경우보다 다소 높게 책정되었고, 이는 향후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 측에 2억 5,000만 원을 재차 교부할 것임을 감안하여 책정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계약금의 액수는 계약 당사자 간 협의에 따라 자유롭게 정하여 질 수 있는 것으로서 계약금 액수가 많다는 것이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에게 금원을 대여한 사실을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 스스로도 검찰 조사에서 위 금원이 피해자 회사로부터의 차용금임을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와 납품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한 커미션 조로 2억 5,000만 원을 지급받았다는 주장은 경험칙 상으로도 납득이 가지 않는 주장이다. 나아가 피고인은 설사 위 금원이 차용금의 성격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변제기와 가까운 시점인 2010. 3. 27.경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 측으로부터 전자어음을 통해 2억 3천만 원을 지급받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위 차용금이 상환되었다고 주장하나, 검찰 조사 당시 R은 이는 차용금을 상환 받은 것이 아니라 물품대금에 대한 미수금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H 자금담당 임원이었던 AO는 당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해자 회사 입장에서 물품대금에 대한 미수금은 시간을 좀 끌어도 되지만, P가 H에 돈을 빌려준 것은 빨리 회수하지 않으면 세무적으로 상당히 안 좋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자어음으로 지급된 2억 3천만 원은 물품대금에 대한 미수금이 아닌 차용금에 대한 상환으로 보는 것이 맞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한편 AO는 실제로 피해자 회사로부터 납품을 받아 그 대금조로 6억 5,000만 원이 피해자 회사에 지급된 것이고, 그 받은 돈 중 일부인 2억 5,000만 원을 되돌려 받았는데, 그 금원의 성격이 무엇이냐고 하는 검사의 질문에 법인이기 때문에 단돈 10원이 왔다 갔다 해도 차용증을 써야 하고, 결국 그 돈은 회계상 차용금이기 때문에 갚아야 한다고 답변하였다. 피고인 측에서는 전자어음으로 지급한 2억 3,000만 원이 대여금에 대한 변제인지, 미수 물품대금에 대한 변제인지에 대하여 세무관계상 대여금이 기업평가에 있어 부채비율을 산정할 때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위 2억 3,000만 원은 대여금에 대한 상환으로 보아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나, 정작 위 변제금원을 어떤 채권에 대하여 우선적으로 충당할 것인지에 대하여 피고인과 피해자 주식회사 P 사이에 합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사정은 전혀 현출된 바 없고, 따라서 위 2억 3,000만 원이 차용금에 대한 변제라는 피고인의 주장은 자의적인 주장에 불과하고 이를 들어 차용금이 실질적으로 변제되어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거나, 편취액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신한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피해자 주식회사 P에 납품대금을 지급한 뒤 이를 재차 피고인이 차용한 점, 피고인이 자금 사정을 들어 계속 변제를 미루자 뒤늦게 피고인과 피해자 주식회사 P 사이에 차용증서가 작성된 점, 전자어음으로 결재된 2억 3,000만 원이 어떤 채권에 대한 변제인지 피고인과 피해자 주식회사 P 사이에 다툼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자금 상황이 어려워 피해자 주식회사 P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더라도 이를 변제할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마치 금방 상환할 수 있을 것처럼 피해자 주식회사 P을 기망하여 납품대금 중 계약금 명목으로 피해자 주식회사 P에 지급한 6억 5,000만 원 중 2억 5,000만 원을 재차 건네받아 편취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같은 취지로 이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7)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 5항의 피해자 S, T에 대한 사기죄 성립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은 피해자 S, T(이하 '피해자 S 등'이라 한다)에게 꽃장식 대금이나 시설 대금을 줄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이 아니고, 피고인이 N과 꽃입점계약을 체결한 이후 피해자 S 등을 소개받고 꽃장식 영업권을 독점적으로 부여해 달라는 피해자 S 등의 제의에 따라 N에게 꽃장식 영업권에 대한 양보의사가 있는지 문의하여 당사자들의 양해 하에 피해자 S에게 최종적으로 꽃장식 영업권을 양도한 것이기에 꽃장식 영업권을 중복으로 양도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설사 피고인이 꽃장식 영업권을 이중양도하였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그 양도계약에 따라 꽃장식 영업권을 단독으로 부여받고 실제 예식장 개업 후 영업을 하여 꽃장식 및 그 시설대금 중 상당액을 받아간 피해자 S 등에 대해서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다투고, 피해자 S 등은 예식장 개업 과정에서 자금조달이나 공사진행 등에 주도적으로 관여를 하여 위 예식장의 사업내용에 대하여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예식장 운영의 전망에 대해 피해자 S 등을 기망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위 (5)항에서 N에 대한 사기죄 성립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이미 꽃영업권을 N에게 양도하고도 또다시 피해자 S 등에게 양도하였는바, 그 과정에서 N이나 피해자 S 등과 협의를 하거나 양해를 구한 사실이 없음은 N을 비롯하여 S, T의 진술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사실이므로 이중양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이중양도 행위가 있다고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피해자들이 꽃영업권을 확정적으로 취득하여 거래 목적을 달성하였다면 사기죄의 성립 여부가 문제될 수 있겠으나, 피고인은 피해자 S 등에게 3년 동안 H 예식장에서 꽃장식 영업을 독점적으로 할 수 있는 권리를 주겠다고 명시적으로 약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피해자 S 등은 몇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꽃영업권의 귀속 및 지분 등에 관한 피고인과의 약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 처하였으므로 피해자 S 등이 꽃장식 영업권을 단독으로 부여받았기 때문에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도 이유 없다. 피해자 T은 당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의 예식장 사업에 피해자 T이 투자하게 된 일련의 경위에 대하여 진술한바 있고, 이에 따르면 피해자 T은 최초에 피고인의 사업 자금으로 3억 원을 대여한 이후 피고인이 이를 계속 변제하지 않자 이를 회수하기 위해 점차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여 회수하지 못한 금액이 연쇄적으로 늘어났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피고인이 객관적으로 피해자 S 등에게 약정한 내용을 이행할 의사와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기망을 통하여 피해자 S 등으로부터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피해자 S 등이 짧은 기간 동안이나마 H 예식장에서 꽃장식 영업을 하였다는 사정이나 H 예식장 개업과정에 관여하여 사업내용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다는 사정 등은 사기죄의 성립 여부에 장애가 될 수 없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도 이유 없다.

(8)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6항 피해자 E, D 및 제7항 피해자 V, W, X에 대한 각 사기죄의 성립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은 피해자 E, D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이 H 예식장 개관과 동시에 위 피해자들이 사진영업을 시작하였는데 매출 자체가 부진하였고 예식장 개관 이후 피고인의 투자 유치 좌절과 자금난으로 결과적으로 사업이 파행에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피해자 S 등이 짧은 기간 동안이나마 H 예식장에서 꽃장식 영업을 하였다는 사정이나 H 예식장 개업과정에 관여하여 사업내용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다는 사정 등은 사기죄의 성립 여부에 장애가 될 수 없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도 이유 없다.

(8)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6항 피해자 E, D 및 제7항 피해자 V, W, X에 대한 각 사기죄의 성립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은 피해자 E, D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이 H 예식장 개관과 동시에 위 피해자들이 사진영업을 시작하였는데 매출 자체가 부진하였고 예식장 개관 이후 피고인의 투자 유치 좌절과 자금난으로 결과적으로 사업이 파행에 이르러 보증금 반환을 이행하지 못하게 된 것 뿐이지 당초부터 위 피해자들에 대해 사진영업을 독점적으로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피해자 V, W, X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도 비록 피고인이 예식장 건물주에게 100억 원의 임차보증금 전액을 지급한 것이 아니어서 100억 원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이 확보되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당시 위 피해자들의 피담보채권액을 훨씬 초과하는 총 44억 원을 임대차보증금으로 지급하였고, 연체된 월임료를 보증금에서 공제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임대차보증금 잔액은 여전히 27억 원 정도이어서 위 피해자들의 채권을 담보하기에는 충분한 자력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해자 E은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이 임대차보증금 100억 원을 지급했다는 것을 들었기 때문에 사진관 입점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진술하였고, 자신이 사진관 영업을 하면서 계속 비용을 지출하였으나 피고인의 자금사정이 어려웠기 때문에 수금이 전혀 되지 않았다고 증언하였다. 피해자 W 역시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H 예식장의 임대차보증금으로 100억 원이 들어가 있으니 보증금 회수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고, 건물주에게 임대차보증금을 전부 지급했다는 취지로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 X은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이 건물주에게 지급한 임대차보증금을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하였고, 사진 영업을 포기할지 여부에 대하여 고민하자 피고인이 W에게 '형님만 100억 원짜리 임대차계약서에 담보제공해주겠다, 공증을 해준다'고 이야기하여 사진관 영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그 과정에서 피고인은 계약 당시 피해자 X 등에게 건물주에게 임대료 중 10억 원 이상을 지급하지 못하여 공제된 상태라는 이야기를 한 적은 없고, 100억 원을 다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는 것이고, 위 피해자들이 임차보증금이 전부 지급되었는지에 관하여 건물주에게 직접 확인한 적은 없지만 임대차계약서에 도장이 찍혀 있었고 실제로 건물에서 영업 중이었기 때문에 향후 반드시 사진관 입점 보증금인 5억 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보증금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피해자들의 진술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입점보증금 명목의 금원을 교부받음에 있어 사실은 예식장 건물주에게 임대차 보증금 100억 원을 전부 지급한 사실이 없고 44억 원만 지급하였으며 오히려 상당 부분 임료를 연체하여 이미 지급한 보증금 금액에서 상당 부분 공제될 상황이었음에도 도장이 찍힌 임대차계약서를 적극적으로 보여주면서 피해자들에게 충분한 채권 담보가 확보되어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피해자들을 기망하고 그로 인하여 금전을 교부받은 것이라고 할 것이다. 한편 피고인은 연체된 임료를 공제한 이후에도 남아 있는 임대차보증금의 액수만으로도 피해자들에 대한 채권을 담보하기에 충분하다고 다투나, 이는 피고인의 주관적인 기대에 불과한 것이어서 일단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적극적인 기망수단을 통하여 금전을 교부받은 이상 그러한 장래의 불확실한 사정만을 가지고 기망행위나 편취의 의사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9)

마지막으로 원심판시 범죄사실 제8항의 피해자 Y, 제9항의 피해자 AA 및 제10항의 피해자 AE에 대한 물품대금관련 사기죄의 성립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예식장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물품대금의 일부 또는 상당 부분을 지급하지 못한 것은 맞지만 당초부터 지급의사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예식장 사업이 파국을 맞게 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해자 AA은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빵을 납품하고 대금지급을 받지 못하여 몇 번이나 H 예식장에 찾아갔지만 기다려 달라는 대답뿐이었고 변제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만약 예식장 자금 사정이 어려워서 납품을 하더라도 정상적으로 대금 결제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외상으로 납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피해자 AE도 원심 법정에서 어음을 돌리면 부도가 난다는 피고인의 말과 피고인이 어음 만기일로부터 일주일 안에 대금 전액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였기 때문에 그 약속을 믿고 전자어음 수령을 거부한 것이지 2010. 7. 5. 경 피고인이 약속대로 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상황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당연히 어음을 받아서 돌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진술하였다. 물론 단순히 물품대금 등을 약정된 시기에 변제하지 못하였다는 사정 혹은 계약 이후의 경제사정의 변화 등으로 제 때에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사기죄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미 예식장 사업을 계속 진행하기 어려운 여러 객관적 징표들이 표출되고 있었고, 피고인의 자산상태도 매우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사업상 위험에 대하여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만연히 영업을 계속하는 것을 전제로 피해자들로부터 물품을 공급받는 등 무리하게 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피고인은 약정된 시기에 피해자들에게 물품대금 등을 지급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를 계약 체결 이후의 갑작스러운 경제사정의 변화에 따른 단순한 민사상 채무불이행이라고 보아 편취범의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인이 원심판시 각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들로부터 금원이나 물품을 공급받을 당시 계약을 이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으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모두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배상명령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