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 3. 18. 선고 2014나2042927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A(이하 'A'이라고 한다) 산하의 B병원 사업장, C병원 사업장 및 D병원 사업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고, 피고 B병원 노조는 B병원 사업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고, 피고 C병원 노조는 C병원 사업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며, 피고 D병원 노조는 D병원 사업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다.

나.

원고 내부의 갈등 등

1)

종래 A 산하의 B병원, C병원, E병원, D병원에 각 노동조합이 존재하다가 2009. 2. 27. 그 중 E병원을 제외한 B병원, C병원, D병원의 노동조합이 통합대의원 대회를 개최하여 노동조합의 통합을 선언하고 통합추진위원장으로 F을 추대하는 결의를 하였다. 위 3개 병원 노동조합은 2009. 10. 27. 각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조직 변경 및 규약 개정(조합원의 범위를 학교법인 G 내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로 확대하는 내용), 선거규정 개정(통합으로 인한 초대 위원장 및 지부장 선거는 대의원대회에서 행한다는 내용)의 각 안건을 결의하여 위 3개 병원의 노동조합이 통합되어 원고가 설립되었다(종전의 위 3개 병원 노동조합은 원고의 설립 이후에는 원고의 각 병원 지부의 형태로 존재하게 되었다). 원고는 위와 같이 개정된 규약 및 선거관리규정에 따라 2009. 11. 6. 임원 선출을 위한 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통합에 따른 위원장 및 각 지부장을 선출하였다.

2)

원고 대표자 위원장 F은 B병원에 입사한 이후 약 19년 동안 위 병원 위원장 및 노조전임자로서 활동해 오다가 위 1)항 기재와 같이 원고 대표자로 선출되었는데, 위 노동조합의 운영과정 및 통합, 위원장 선출과정 등에서 이에 반대하는 조합원들과 갈등이 발생하였다.

3)

원고는 2011. 2. 25.경부터 2011. 7. 25.경까지 피고 C노조 위원장 S(피고 C병원 노조의 전임 대표자이다), 피고 D노조 위원장 T를 비롯한 50여 명의 조합원들을 원고에서 제명하였다.

다.

복수노조의 설립(피고들의 설립)

그 후 2011. 7. 1.에 피고 D병원 노조가, 2011. 7. 20.에 피고 C병원 노조가, 2011. 7. 22.에 피고 B병원 노조가 각 설립되었다(그 외에 종전의 E병원 노동조합은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

라.

병원간부들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한 형사처벌

A원장 H, C병원 사무처장 I, A 노무팀장 U, C병원 총무팀장 J, B병원 사무처장 K, B병원 총무팀장 L, B병원 시설팀장 M, D병원 사무처장 N, D병원 총무팀장 O, D병원 응급실 수간호사 P, D병원 마취과 수간호사 Q, D병원 진료지원 팀장 R(이하 위 사람들을 'A 측 관계자'라 한다)은 2012. 9. 5.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개입하였다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의 범죄사실로 각 약식명령을 발령받았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2고약6550호). 위 I과 J은 위 약식명령에 대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으나 2013. 1. 24. 각 벌금형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2고정2203호).

마.

노동조합 가입 현황

2013. 5. 31. 현재 A 산하의 B병원에는 원고의 B지부 조합원이 약 352명, 피고 B병원 노조의 조합원이 456명, C병원에는 원고 C지부의 조합원이 약 140명, 피고 C병원 노조의 조합원이 828여 명, D병원에는 원고 D지부의 조합원이 약 150명, 피고 D병원 노조의 조합원이 268명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4 내지 7,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들의 주장

법률관계의 변동·형성의 효과를 발생함을 목적으로 하는 형성의 소는 법률에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된다. 그런데 이 사건 소는 기존의 법률관계를 변경·소멸시키는 창설적 효과를 목적으로 한 형성의 소로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등에 이를 허용하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이상, 이 사건 소 제기는 부적법하다.

나.

판단

1)

설령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받아들여져 기존의 피고들이 체결한 임금 및 단체협약 등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이는 처음부터 당연무효인 법률관계에 따른 당연한 효과일 뿐, 이 사건 판결에 따라 비로소 위 법률관계에 변동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소는 형성의 소라고 볼 수 없다.

2)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허용되는 것이지만, 과거의 법률관계라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2013. 10. 17. 선고 2012다17721 판결,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36407 판결 등 참조).

피고들의 설립이 무효일 경우 원고만이 A의 노동조합으로서 노동조합법에 따른 단체교섭 및 체결 등의 권한을 갖게 되는바, 원고로서는 위와 같은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피고들 설립의 무효를 구할 확인의 이익이 있다.

3)

따라서 피고들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노동조합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등을 목적으로 자주적으로 조직되어야 하는바, 피고들은 A의 지배·영향력을 받아 설립되어 자주성과 독립성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들 설립은 무효다.

나.

판단

1)

노동조합법에서는 '노동조합이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하고(제2조 제4호),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는 경우, 경비의 주된 부분을 사용자로부터 원조 받는 경우,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등의 사유에 해당하는 때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제2조 제4호 각 목)라고 규정하여,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으로 자주성, 단체성 등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노동조합법에서는 노동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사람은 일정한 사항이 담긴 규약을 첨부하여 신고하도록 하고 있고(제10조 제1항), '행정관청은 설립하고자 하는 노동조합이 위 제2조 제4호 각 목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설립신고서를 반려하여야 한다'(제12조 제3항)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노동조합법이 노동조합의 설립에 관하여 위와 같은 신고주의를 택한 취지는 노동조합의 조직체계에 대한 행정관청의 효율적인 정비·관리를 통하여 노동조합이 자주성과 민주성을 갖춘 조직으로 존속할 수 있도록 보호·육성하려는 데에 있다(대법원 1997. 10. 14. 선고 96누982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노동조합이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면 그 노동조합의 설립은 무효이다.

2)

A 측 관계자가 노동조합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 A은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자문 계약을 체결하고 인사·노무 자문 등을 받아 온 사실, A은 창조컨설팅의 자문에 따라 2010. 3.경부터 2011. 8.경까지 인사·경영 전략회의, A 가치제고를 위한 전략회의, 병원 경영활성화를 위한 전략회의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정부·양대 노총·원고·보건의료노조 등 노사동향을 파악하고, 노무관리방안, 원고와의 단체협상 전략 등을 논의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거나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6 내지 223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V, H, U의 각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3)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2, 8, 9, 11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들이 자주성, 독립성 등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에서 정하고 있는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A이 노동조합의 동향 등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는 하였지만, 이는 사용자인 A이 단체협상에서의 전략 등을 수립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②

원고 내부에서는 기존의 운영방식에 대한 조합원들의 항의, 기존 노동조합을 통합하여 원고를 설립하는 문제, 원고 대표자 F의 선임 등에 관하여 지지세력과 반대세력 간에 갈등이 있었고, 노동조합법의 개정으로 복수노조의 설립이 허용됨에 따라 원고의 운영방식을 반대하는 측에 의해서 피고들이 설립된 것으로 보인다.

③

A은 피고들의 설립에 따라 노동조합 간에 갈등이 발생하여 다툼이 발생할 것을 예상하고, 위와 같은 다툼에 휩싸여 부당노동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자들을 교육하기도 하였다.

④

A은 피고들이 현재는 협조적인 관계에 있으나 향후 노사관계의 변동 등으로 인하여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피고들 집행부의 인물관리가 필요하다는 등의 전략을 논의한 바도 있고, B병원은 피고 B병원 노조의 조합 사무실 및 전용게시판 등의 편의제공 요청에 대해 원고의 지원규모 등과의 형평을 고려하여 협조가 어렵다고 회신한 바도 있다.

⑤

피고들 소속 조합원들 중에 조합원 자격이 문제되는 근로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⑥

피고들은 A 산하 각 병원들과 임금 인상 및 근로조건 향상 등에 관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왔고, 이와 같이 체결된 단체협약이 A 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저해하는 것으로 볼 사정은 없다.

⑦

피고들 소속 조합원의 수는 원고의 각 지부 소속 조합원에 비하여 훨씬 많고 2013. 5.경 이후 그 수는 더 증가된 것으로 보인다.

⑧

피고들은 자율적으로 조합규약을 작성하여 시행하고 있고, 정기대의원 회의 내용 및 회계감사 등을 조합원에게 공개하고 있으며, 피고 B병원 노조는 설립 후 조합비가 입금되기 전까지의 비용을 당시 조합간부였던 W로부터 차용하여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 사건 소를 각하하여 부당하나 제1심에서 본안판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심리가 되었다고 인정되므로 제1심법원으로 환송하지 아니하고 본안판결을 하기로 한다. 다만, 원고만이 항소한 이 사건에 있어서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상 항소인인 원고에게 불이익하게 제1심 판결을 취소하여 원고 청구기각의 판결을 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항소만을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웅(재판장) 이현우 김동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