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방송사업 및 문화서비스업 등을 행하는 주식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 소속 기자들로, 원고 A, B은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E' 제작을 담당하였고, 원고 C은 뉴스보도 프로그램인 'F'의 제작에 참여하였다.
피고는 2012. 12. 7. 원고 A, B에 대하여 '회사에 신고하지 않고 인터뷰를 하여 경영진 및 소속 부서장의 인격을 모독하는 표현이 포함된 비난 및 명예훼손의 내용을 기사화하여 취업규칙 제3조, 제4조, 제9조 제3호, 제66조 제1, 6호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각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이하 '원고 A, B에 대한 정직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피고는 2012. 12. 7. 원고 C에 대하여 '소속 상급자인 G의 리포트 제작지시를 불이행하여 취업규칙 제3조, 제4조, 제66조 및 피고의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정직 2월의 징계처분(이하 '원고 C에 대한 정직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들은 피고의 재심 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피고의 재심 인사위원회는 2012. 12. 21. 위 각 정직처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결정을 하였다.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취업규칙 및 방송제작 가이드라인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4, 7, 8,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A, B에 대한 정직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A, B의 주장
피고의 정상적 운영을 바라는 공익적 의도로 외부 언론매체와 인터뷰를 하였는바, 이는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
설령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위 정직처분은 피고의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인정사실
원고 A, B은 2012. 11. 2. 인터넷 언론매체인 'H'와의 인터뷰에서, 'E' 제작담당부장인 J과 방송주제 선정 등과 관련하여 불화가 잦다는 취지로 다음과 같은 발언을 포함한 인터뷰(이하 '이 사건 인터뷰'라고 한다)를 하였다.
이 사건 인터뷰 내용은 2012. 11. 15.「I"」라는 제목의 기사로 소개되었다.
원고 A, B은 소속부서장과 인사업무담당 국장에게 인터뷰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의 기재, 제1심 증인 L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징계사유의 존부
위 2. 나.항의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 A, B은 취업규칙 제9조 제3호를 위반하여 소속부서장과 인사업무담당 국장에게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외부 언론매체와 피고의 업무 또는 직원의 직무와 관련되는 내용에 관한 대외발표에 해당하는 이 사건 인터뷰를 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원고 A, B의 행위는 인사규정 제66조 제1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원고 A, B은 이 사건 인터뷰가 취업규칙 제9조 제3호에서 정한 신고사항인 '기고, 출판, 강연 등 대외발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① 취업규칙 제9조 제3호가 '회사의 업무 또는 직원의 직무와 관련되는 내용에 관한 기고, 출판, 강연 등 대외발표를 하는 경우'를 신고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② 위 제3호 중 '기고, 출판, 강연'은 그 뒤에 '등'을 기재하고 있으므로 신고대상이 되는 대외발표의 예시적 열거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인터뷰는 외부 언론 매체를 통해 의견 또는 사실을 드러내는 행위로 기고와 유사하고 그 성질상 '대외발표'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해석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인터뷰도 취업규칙 제9조 제3호의 신고대상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 A, B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토대로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① 원고 A, B은 이 사건 인터뷰를 하기 전에 직속상사로서 F를 맡고 있던 M에게 인터뷰를 한다는 사실을 보고하였던 점, ② 원고 A, B은 위 정직처분 이전에 피고로부터 징계를 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점, ③ 실제로 'E' 담당 부장인 J과 제작담당 기자들 사이에는 방송주제 선정 등과 관련하여 불화가 잦았고, 이로 인하여 내부적인 불만이 매우 고조된 상태였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인터뷰는 그 내용이 주로 프로그램 제작이 정상적인 토론 없이 부장의 일방적인 지시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어서, 피고의 공정하고 중립적인 방송보도를 촉구하는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원고 A, B에 대한 정직처분은 비위행위의 정도 등에 비추어 지나치게 가혹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판단된다.
원고 C에 대한 정직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C의 주장
정확한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보도를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하여 G 부장에게 리포트 제작이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을 뿐 이 사건 가이드라인이나 취업규칙을 위반한 적이 없다. 따라서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설령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 C에 대한 정직처분은 피고의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인정사실
피고의 보도국장 P는 2012. 11. 4.(일요일)에 보도국 사회1부장 G과의 논의를 거쳐 N 의혹과 관련된 뉴스 보도를 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G은 법조출입기자 중 당직이던 원고 C에게 전화를 걸어 'N 의혹, O'에 관한 리포트 작성을 지시하였다. 그러나 원고 C은 이를 거부하였다.
G은 원고 C과의 전화 통화를 마친 후 직접 위 N 의혹에 관한 리포트를 작성하였고, 그날 밤 피고의 뉴스프로그램에서 이에 관한 보도가 이루어졌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6, 13, 15호증의 기재, 제1심 증인 G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징계사유의 존부
취업규칙 위반 여부
원고 C이 위와 같이 직장 상사의 업무상 지시를 거부하여 직장 질서를 어지럽힌 행위는 취업규칙 제3조의 준수의무 및 제4조의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가이드라인의 위반 여부
이 사건 가이드라인은, 담당 기자와 프로그램 책임자가 주제 선정 여부를 놓고 의견이 상충될 경우 프로그램의 상위 책임자에 대하여 의견조정을 신청할 수 있고, 상위 책임자는 이에 따라 조정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따라서 원고 C이 프로그램 상위 책임자의 조정을 거부함으로써 이 사건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것으로 인정되려면 적어도 상위 책임자에 대한 의견조정 신청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의견조정 신청을 한 바 없으며, 원고 C에게 의견조정 신청 의무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 C이 이 사건 가이드라인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 C의 비위행위는 단순한 지시거부이고, 이 때문에 피고의 뉴스 보도에 큰 지장을 초래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G은 원고 C에게 단 한차례 전화를 걸어 'N 의혹, O'에 관한 리포트 작성을 지시하였고, 원고 C이 이를 거부하자 G은 더 이상 연락 및 설득을 하지 않고 스스로 위 리포트를 작성하여 그날 밤 뉴스에서 보도를 하였는데, 그 때까지 원고 C은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점, ③ 원고 C은 위 정직처분 이전에 피고로부터 징계를 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원고 C에 대한 정직처분은 원고 C의 위 비위행위의 정도 등에 비추어 지나치게 가혹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된다.
피고는, 원고 C이 이 사건 지시거부 사건 이후에도 반성하지 아니하고 반복적으로 보도국의 업무지휘체계를 무시하고, 동료들에 대한 모욕적 언사와 행동을 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점도 징계양정에 참작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13 내지 15호증의 기재, 제1심 증인 G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의 위 주장과 같은 사유가 일부 인정되나, 이러한 사유를 징계양정에 참작하더라도 원고 C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피고의 취업규칙 제62조 각 호의 징계종류 중 해고 다음으로 무거운 처분인 정직처분을 하는 것은 여전히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고 판단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동일하여 정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두(재판장) 김상우 이영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