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남북통일 및 대외관계에 필요한 연구사업 지원과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 연수사업을 위하여 설립된 재단법인이고, C연구소를 부설기관으로 두고 있다.
원고는 1974. 2. G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85. 5. 미국 H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하였으며(정치학 석사), 1993. 8. 미국 I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하였다(정치학 박사). 원고는 1993. 9. ~ 1994. 7. 서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에서 강사를 하였다.
원고는 1994. 9. 1. 피고의 C연구소의 상임연구위원으로 임명되어 근무를 시작하였고, 피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이 4차례 고용계약을 체결하여 C연구소에서 계속 근무를 하였다.
원고는 4차 계약 기간 중 C연구소의 수석연구위원, 부소장직을 맡았고, 2007. 1. 26. 소장으로 임명되었다.
피고는 2008. 12. 18. 임시이사회를 개최하여 "C연구소 소장(원고)은 신임 이사장에게 본인의 진퇴와 관련하여 신임을 묻는 절차를 행할 것을 권고한다"라는 결의를 하고, 2008. 12. 30. 임시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소장에서 해임하고 수석연구위원으로 복귀하도록 하며, 2009. 1. 1.부터 수석연구위원이었던 D을 임기 4년의 신임소장으로 임명하기로 결의한 후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
원고는 2010. 6. 24. 피고의 상임감사 J에게 자신에 대한 위 소장해임결의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감사해 줄 것을 청구하였으나, 이사회의 고유 권한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원고는 2010. 8. 20. 피고를 상대로 자신에 대한 2008. 12. 30.자 소장직 해임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0가합10883호). 원고는 위 소송 제기 후 원고에 대한 위 소송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D 소장이 주재하는 각종 회의에 불참할 것을 고지하였고, 2010년도 및 2011년도 C연구소의 월례회의 등 각종 회의에 아래 표와 같이 참석 내지 불참하였다. [위 소송에 관하여 성남지원은 2010. 12. 9. 변론종결 당시 이미 원고의 임기가 종료되었으므로 과거의 법률관계의 확인청구여서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소 각하 판결을 선고하였다(갑 제18호증).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은 2012. 3. 20.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1나8982호, 갑 제19호증).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12. 10. 11.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대법원 2012다32829호, 갑 제20호증)].
외교통상부는 2011. 11. 7. 피고에 대한 감사에서 연구위원들의 근무상태가 소홀함(2010년부터 2011년까지 정상출근일수가 27~79일에 불과함)을 지적하였다. D 소장은 2011. 11. 21. 원고에게 '외교통상부 감사지적사항에 대한 경고장'이라는 제목으로 지각출근 및 회의불참을 시정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통고를 하였다.
원고는 2011. 11. 11. 피고를 상대로 원고의 아들 F의 대학교 4학년 1학기 학자보조금 3,285,590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성남지원 2011가소76580호. 원고는 4년의 학비보조금 지급기간 중 F이 전액 장학금이 지급받은 3학기 분은 학비보조금 지급기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성남지원은 2012. 7. 23.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수원지방법원은 2013. 2. 20.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수원지방법원 2012나30431호)].). 피고는 2011. 12. 1.경 재정적 어려움을 이유로 피고의 직원들을 상대로 급여 및 자녀학자금 지원비를 일부 삭감하는 안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물었는데, 원고는 위와 같은 안에 대하여 부동의를 하였다.
피고 연구소장 D은 2011. 12. 7. 원고에게 '2011년도 후반기 연구과제의 제출시한은 2011. 10. 31. 18시까지인데, 원고는 2011. 11. 4. 위 연구과제를 제출하였고, 피고는 2011. 11. 28. 인사위원회(연구직)를 개최하여 향후 재발방지를 위해 경고장을 발부하며, 추후 위와 같은 행위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서면 경고한다'는 내용의 경고장을 발송하였다.
원고는 2012년 상반기 총 120일의 출근일 중 57회 지각 및 7회 조기퇴근을 하였다.
피고는 2012. 5. 23. 원고에게 재계약 심사서류 제출을 통보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2. 6. 25.경 피고에게 2000. 9. 5.부터 2011. 9. 4.까지의 연구업적목록(갑 제8호증) 및 연구소에 대한 기여도 업적목록(갑 제10호증)을 제출하였다.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12. 8. 23. 인사위원회 구성원 6인이 모두 참석한 상태에서 원고의 상임연구위원 5차 재계약에 관한 안건을 심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계약 심사'라 한다).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원고에 대한 평가기간인 2000. 9. 1. ~ 2012. 6. 25.까지의 원고의 연구업적 점수와 기여도 점수의 합산점수들이 아래 표와 같이 150점, 154.2점, 148.6점으로 모두 160점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원고를 재계약 심사에서 불합격 처리하기로 6인 전원의 찬성으로 의결하였다. [피고의 규정상 재계약이 되려면, 3인의 심사위원 A, B, C가 평가한 원고의 연구업적 점수(만점은 각 150점)에 소장이 평가한 연구소에 대한 기여도 점수(만점은 50점이지만, 특별보너스 10점을 합하면 60점이 된다)를 각 합산하여, 그 합산한 점수들 3개 중 2개 이상이 160점 이상이 되어야 한다].
위 항목 중 소장 D이 평가한 '원고의 연수원에 대한 기여도 점수 20'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소장 D은 2012. 8. 24. 원고에게 재계약 심사에서 불합격하여 2012. 9. 27.자로 피고와 원고의 상임연구위원 임용계약이 종료됨을 통지하고(이하 '이 사건 불합격 통보'라 한다), 2012. 8. 30. 개최된 피고의 이사회에서 원고에 대한 재계약 심사 결과 불합격 처리하였음을 보고하였다.
거. 원고는 2012. 9. 4.경 피고에 위 불합격 처리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으나, 소장 D은 2012. 9. 14. 원고에게 이의제기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회신하였다. 원고는 2012. 9. 27. 당연면직 처리되었다.
너. 원고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하였고(경기2012부해1674호),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3. 1. 28. 심문기일을 지정하였다. 그런데 원고가 2013. 2. 13. 취하서를 제출하여 사건이 종결되었다.
더. 재계약 심사에 관한 피고의 인사규정(갑 제4호증, 을 제4호증), 상임연구직 재계약 및 승진심사규칙(이하 '상임연구직 재계약규칙'이라 한다. 갑 제5호증)관련 규정은 별지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내지 5, 7 내지 9, 12 내지 17, 45, 46, 56, 57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제1 내지 9, 14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절차상 하자의 유무
원고의 주장
원고는, ① 피고의 인사규정 제4조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재계약 심사에서 원고가 불합격하였음을 이유로 원고를 당연면직시키기 위해서는 피고 이사회의 승인을 받았어야 하는데 피고는 이사회의 승인을 받지 않았고, ② 피고의 인사규정 제46, 47조에 의하면 원고의 재계약 여부에 관하여 피고 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함에도 피고는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원고에 대한 당연면직은 무효라고 주장한다.
판단
원고의 위 ① 주장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의 인사규정 제4조 제2항에서 '상임연구직의 경우 신규임용과 계약기간 중의 해임, 그리고 3차 재계약(10년)시부터는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피고의 인사규정 제8조 제4항에서 '특수임용자에 대한 재계약에 대한 세부사항은 소장이 규칙으로 따로 정한다', 피고의 상임연구직 재계약규칙 제9조 제1항에서 '재계약 또는 승진심사의 합격자에 대하여 소장은 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재계약 또는 승진을 시킨다. 단, 3차 임용계약(10년)시부터는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제6항에서 '소장은 연구위원에 대하여 그 임기 중이라도 연구소 제반규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하였을 경우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해임할 수 있다', 제10조에서 '재계약 또는 승진심사에 불합격한 연구위원에 대하여 소장은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1. 재계약 심사 불합격자의 경우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고 각 규정하고 있는 사실도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피고는 5차 재계약심사에서 합격한 상임연구자에 대해서는 피고 이사회의 승인을 거친 후 재계약을 체결해야 하나, 5차 재계약심사에서 불합격한 상임연구자에 대해서는 피고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야만 재계약 체결을 거절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의 위 ②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2012. 8. 23.자 피고 인사위원회에 인사위원 6인이 모두 참석하여,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재계약 심사 불합격에 대하여 심의를 한 후 전원 찬성으로 의결하였음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실체상 하자의 유무
원고의 주장
원고가 이 사건 재계약 심사의 연구업적 평균점수는 높은 점수를 득했음에도 원고와 사이가 좋지 않은 소장 D이 원고의 재계약 심사를 불합격시킬 의도로 연구소에 대한 기여도 점수(이하 '기여도 점수'라 한다)를 낮게 주었다. 즉, 소장 D이 원고에 대한 기여도 점수를 평가함에 있어, ① 가장 객관적인 자료인 원고의 연구업적목록(갑 제8호증)과 연구소에 대한 기여도 업적목록(갑 제10호증)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② 이 사건 재계약 심사의 평가기간은 2000. 9. 1.부터 2012. 9. 27.까지 12년 27일 중 실제 원고가 연구위원으로 근무한 약 8년 9개월간이므로, 위 전체 기간 동안의 원고의 연구소에 대한 기여도를 평가하여야 하고, 위 전체 기간 동안 원고는 피고에 큰 기여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D은 단지 자신이 소장으로 재직하였던 기간인 2년 2개월 동안 있었던 원고의 근무만을 평가하였으며, ③ 객관적인 기여도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는 원고에 대한 근무평정결과를 반영하지 않는 등 이 사건 재계약 심사는 어느 모로 보나 공정성 및 객관성이 결여된 심사이다. 따라서 이 사건 재계약 심사에서 불합격하였음을 이유로 한 원고에 대한 당연면직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재계약 심사에서 원고에게 부여한 기여도 점수는 객관적인 근거에 기초한 공정하고 타당한 점수이다. 종전에도 2002. 7. 23. 연구위원이 기여도 평가에서 16점을 받아 재계약 심사에서 불합격 처리된 바 있고, 2003. 11. 19. 연구위원이 기여도 점수에서 25점을 받아 재계약 심사에서 불합격 처리된 예가 있다(을 제29, 30호증). 소장 D이 원고에게 20점을 준 것은 전례 없이 낮은 점수를 준 것이 아니다.
상임연구직 재계약규칙 제6조 제1호는 재계약심사를 위한 기여도 평가는 '소장'이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소장'은 '심사 당시의 소장'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심사 당시의 소장은 자신의 재임기간 동안 자신이 관찰한 내용을 중심으로 평가하면 되는 것이어서, 종전 소장에게 의견을 묻거나 종전 소장의 평가를 참고할 필요가 없다.
원고에 대한 평가기간에 동등한 가치를 부여할 수 없다. 이 사건 재계약 심사의 주안점은 원고가 앞으로 피고에 계속 필요한 사람인가를 판단하는데 있다. 상임연구직 재계약규칙 제4조 제1항은 3차 및 4차 임용계약 이후의 재계약 대상자에 대하여는 재계약일 이후에 출판 또는 출판 확정된 10편의 최근 5년 연구업적을 제출하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데 있어 전체 계약기간에 걸친 업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최근 5년 동안의 업적이 중요하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전임 소장 및 부소장의 기여도 평가는, 상임연구직 재계약규칙 제6조 제1호에서 규정하는 기여도 평가가 아니다. 게다가 2006. 11. 30. 이전까지의 원고에 대한 평가는 원고를 극히 총애하였던 K 종전 소장의 평가이므로 공정성과 객관성이 담보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21명의 상임연구위원들 가운데 원고를 포함한 3명만이 지각출근으로 문제를 일으켰다. 원고는 2011년 후반기 연구과제 제출기한을 4일 지체하여 경고를 받았다. 원고는 연구위원들 중 대외 논문발표가 가장 적은 연구위원들 중 한 명이다(을 제27호증). 원고가 미국의 NED와 C연구소가 1999년 7월 공동주최한 민주주의 포럼의 위원장을 맡았던 것은 사실이나, 오히려 동 사업과 관련하여 원고는 C연구소의 대외적 명예를 크게 훼손하였다. 원고는 위원장으로서 국제회의는 개최하였으나 2002년에 출판하였어야 할 책자를 만들지 않아 국제적으로 C연구소의 명예를 실추시켰고, 동 사업과 관련된 사용 후 잔여예산 $22,500 정도를 출판지연을 핑계로 처리하지 않았다. 원고는 다른 외국학자들이 발표한 논문을 요약하여 만든 결론을 C연구소에서 매년 수행하는 원고 본인의 의무과제로 대체하기 위해 시도하다 적발되었다(을 제28호증).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판단
근로계약 갱신(재계약)에 관한 원고의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앞서 본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아래 ① 내지 ③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와 원고 사이에는 피고가 정한 재계약 합격 기준을 상회하는 한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점, 즉 재계약이 체결되리라는 점에 관하여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판단된다.
피고의 인사규정 및 상임연구직 재계약규칙에는 원고와 같은 상임연구원에 대한 재계약 심사의 기준 및 절차에 대하여 상세한 규정을 두고 있다.
피고는 계약기간이 만료된 상임연구원들이 피고의 인사규정 및 상임연구직 재계약규칙에서 정한 재계약 합격 기준을 충족한 경우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계약을 체결해 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피고는 이 사건 재계약 심사 이전에 피고의 인사규정 및 상임연구직 재계약규칙의 규정에 따라 이미 원고와 사이에 3차례 재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피고가 근로계약 갱신(재계약)을 거절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
이 사건 재계약 심사에서 심사위원 3인에 의하여 행해진 원고의 연구업적 평가의 공정성에 관하여는 원고, 피고가 다투지 않고 있으므로, 소장 D이 부여한 기여도 점수가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공정하게 부여된 심사된 것인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그런데 앞서 본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아래 ① 내지 ⑤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소장 D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재계약 심사의 기여도 점수에서 총 60점 중 20점만을 준 것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만약 공정한 기여도 평가가 이루어졌더라면 원고는 적어도 기여도 점수로 30점은 받았을 것으로 판단되며, 그럴 경우 원고는 합계 160점(= 130 + 30), 164.2점(= 134.2 + 30), 158.6(= 128.6 + 30)점 이상을 받아 재계약 심사기준을 충족시켰을 것이므로, 원고를 불합격으로 처리한 이 사건 재계약 심사에는 객관성 및 공정성을 결여한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먼저 이 사건 재계약 심사의 평정기간은 제4차 재계약 기간인 2000. 9. 1.부터 2012. 9. 27.까지 12년 27일 중 실제 원고가 연구위원으로 근무한 약 8년 9개월간이므로, 원고의 C연구소에 대한 기여도 평가에 있어서도, 평가기간별 가중치를 둘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위 전체 기간 동안의 기여도가 고려되어야 한다. 만약 피고의 주장과 같이 재계약 심사 당시 재직하는 소장의 재직기간에 한하여 기여도를 평가해야 한다면 언제 그 소장이 취임을 하였는가라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과거의 기여가 전혀 고려되지 않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
아래 표와 같이, 이 사건 재계약 심사의 평정기간 중 D이 소장으로 취임하기 전인 6년 동안(2000년 ~ 2005년)의 원고의 기여도 점수는 평균 49.58점이다. D이 소장으로 취임하여 원고에 대한 기여도 평정을 한 2010년, 2011년을 포함하여 8년 9개월 동안(2000년 ~ 2011년)의 원고의 기여도 점수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평균 43.09점이다. 심지어 D이 소장으로 취임한 이후의 기간(2010년, 2011년)에 부소장이 원고에 대하여 한 기여도 평정의 평균이 30.75점으로 30점을 넘는다.
이 사건 재계약 심사 평정기간 중의 원고의 근무경력을 보더라도 원고는 C연구소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 즉 원고는 2000. 9. 1.부터 2002. 9. 5.까지 수석연구위원으로, 2002. 9. 6.부터 2006. 11. 30.까지 약 4년 3개월간 부소장으로, 2006. 12. 1.부터 2007. 1. 25.까지 약 2달간 부소장 겸 소장 직무대행으로, 2007. 1. 16.부터 2008. 12. 31.까지 약 2년 동안 소장으로, 2009. 1. 1.부터 2012. 9. 27.까지 수석연구위원으로 근무하여 이 사건 재계약 심사 평정기간 중 전 기간을 소장, 소장 직무대행, 부소장, 수석연구위원으로 근무하였다. 또한 피고 내 각종 위원회의 위원장직 및 피고에서 주최한 각종 세미나의 위원장직을 맡기도 하였다. 한편 을 제39호증에 의하면, 피고로부터 최근 5년간 재계약 심사를 받은 14명의 기여도 점수는 60점 만점에 43, 56, 59, 48, 37, 47, 53, 54, 43, 42, 40, 28, 52, 35점인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들의 평균점수는 약 45.5점이 되는데, 위와 같은 경력의 원고가 기여도 점수에 있어서 이들 위원들의 기여도 점수의 50%도 되지 않은 20점만을 받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원고가 C연구소의 연구소장으로 근무하던 2008년 당시 미국 외교정책연구소가 조사·발표한 세계 최고 싱크탱크에서 C연구소가 대한민국의 민간 연구소로는 유일하게 아시아의 선두권 싱크탱크로 선정된 바 있는데, 이는 '특별한 기여에 대한 보너스(초과업적 및 연구소 내외의 활동상 특별히 기여했다고 판단되는 경우)'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원고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출근을 소홀히 하고, 월례회의 등 각종 회의에 다수 불참하였으며, 2011. 후반기 연구 과제를 제출기한보다 4일 늦게 제출하고, 피고의 급여 및 자녀학자금 지원비 삭감안에 부동의 하였으며, 피고를 상대로 2차례에 걸쳐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음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들은 2010년, 2011년분 기여도 평가에 이미 반영되었는바, 2010년, 2011년 C연구소 부소장이 원고에 대하여 한 기여도 평정의 평균이 30.75점으로 30점을 넘는 점과 2010년, 2011년을 포함한 원고의 8년 9개월 동안의 소장, 부소장의 기여도 점수의 평균이 43.09점이라는 점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가 들고 있는 위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소장 D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재계약 심사의 기여도 점수에서 20점을 준 것이 정당하다고는 판단되지 않는다[더욱이 C연구소의 2007년도 전반기 출결현황(갑 제55호증)을 보면, 원고 이외에 다른 상임연구위원들도 지각 내지 조퇴를 빈번히 해왔던 사실이 인정되는데, 이 사건 이전에는 피고가 위와 같은 상임연구위원들의 근무 행태에 대하여 별다른 문제를 삼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가 2011년 후반기 연구과제 제출기한을 4일 지체한 것이 피고의 2011년 후반기 연구과제 논문 심사 및 출판에 어떠한 지장을 주었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소결론
따라서 소장 D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재계약 심사의 기여도 점수에서 총 60점 중 20점만을 준 것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만약 공정한 기여도 평가가 이루어졌더라면 원고는 기여도 점수로 30점 이상을 받았을 것으로 판단되며, 그럴 경우 원고는 재계약 심사기준을 충족시켰을 것이므로, 원고를 불합격으로 처리한 이 사건 재계약 심사에는 객관성 및 공정성을 결여한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피고가 공정성 및 객관성이 결여된 기여도 심사에 따라 재계약 합격 기준 점수 미만이라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재계약을 거부하고, 2012. 9. 27.자 당연면직에 처한 것은 근로기준법상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임금지급의무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판단
위에서 판단한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부당한 재계약 불합격 처분 및 그에 따른 2012. 9. 27.자 당연면직처분이 무효인 이상, 위 법리에 따라, 그 이후의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재계약이 체결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원고가 위 당연면직으로 인하여 피고에게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위와 같이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위 당연면직에 없었더라면 원고가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설령 재계약 불합격 처분에 하자가 있어 그 불합격 처분이 무효라고 판단되더라도, 바로 재계약이 된 것으로 의제되는 것은 아니고,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재계약 심사 절차를 다시 진행하고, 원고가 재계약 심사에 합격하면 피고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므로, 그때까지는 임금지급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나, 재계약 심사가 공정하게 이루어졌다면 원고가 기여도 점수 30점 이상을 받아 피고의 재계약 심사에 합격하였을 것임은 앞서 판단한 바와 같고, 원고가 재계약 심사에 합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이사회가 재계약을 승인하지 않았으리라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그리고 해고 당시 원고의 월 급여가 7,474,000원이고 해고 다음날부터 2013. 3.경까지 원고의 미지급 임금이 42,013,090원인 사실, 호봉승급에 따라 2013. 5.부터의 원고 월 급여는 7,554,000원이고, 2013. 5.부터 2013. 8.까지의 임금 합계가 37,696,00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당심 2014. 9. 25. 제1차 변론기일 조서 참조), 피고는 원고에게 79,703,090원(= 42,013,090원 + 37,696,000원)과 그 중 42,013,090원에 대하여는 그 임금 지급기일 다음날인 2013. 4. 1.부터, 37,696,000원에 대하여는 그 임금 지급기일 다음날인 2013. 9. 1.부터 각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4. 5. 3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및 2013. 9. 1.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7,554,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두(재판장) 김상우 이영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