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피고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부분[2013고합590]
원심은 피해자 E이 피고인에게 교부한 16억 2,650만 원(이하 '이 사건 금원'이라 한다)의 성격을 차용금이라고 보았으나, 이 사건 금원은 차용금이 아니라 투자금으로서 피해자 E이 스스로 '삼성동 코엑스 전면 영동대로의 지하공간개발사업(이하 '이 사건개발사업'이라 한다)'의 수익 창출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이 사건개발사업을 위하여 투자한 것이고, 피고인은 위 돈을 투자목적에 맞게 개발사업의 투자 제안 사업에 사용하였으므로 편취한 것이 아니다.
피고인은 투자계약서에서 피해자의 투자금에 대한 변제의사를 명시한 바 있고, 이 사건 개발사업의 수익 창출 가능성이 불투명하고 그 제안서의 작성 · 제출 작업의 진행 정도가 미미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피고인은 이 사건 개발사업의 사업권이 양도되면 피해자 E에게 투자금을 변제할 수 있었으므로, 피고인에게는 변제의사 및 변제능력이 있었다.
사기 부분[2013고합591]
피고인은 당시 E과 주식회사 포스코아이씨티(이하 '포스코아이씨티'라고 한다)로부터 이 사건 개발사업에 투자받기로 예정되어 있던 자금을 투자받지 못하게 되어 피해자 L에 대한 용역대금 2,000만 원과 차용금 300만 원을 변제하지 못하였을 뿐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
양형부당(쌍방)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2년)에 관하여 피고인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고, 검사는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각 주장한다.
판단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2013고합590호]에 관한 공소사실 중 일부를 아래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는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사건정보
서울고등법원
판결
사건
2014노1364
판결선고
2014. 10. 31.
서울고등법원
제7형사부
판결
변경하는 부분
공소사실 제1항 중 『"나는 F의 최측근인 고려대학교 출신으로 권력층과 알고 있 으며 G교회 교인 모임 등 F의 측근 모임에서 '삼성동 코엑스 전면 영동대로의 지 하공간개발사업'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여 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위 사업자금 으로 사용하려 하니 돈을 빌려주면 틀림없이 갚겠다." 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고려대학교 출신이 아니고 F의 측근으로부터 '삼성동 코엑 스 전면 영동대로의 지하공간개발사업'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여 사업을 추진한 것 도 아니었으며』 부분을 『"나는 F의 최측근인 고려대학교 출신 G교회 장로 세 사 람과 친분관계가 있으며 이 사람들과 '삼성동 코엑스 전면 영동대로의 지하공간개 발사업(이하 '이 사건 개발사업'이라 한다)'을 추진하고 있다. 위 사업자금으로 사 용하려 하니 돈을 빌려주면 틀림없이 갚겠다." 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F의 최측근인 고려대학교 출신 G교회 장로 세 사람과 이 사건 개 발사업을 추진한 것도 아니었으며』 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7번 '일시'란의 "2009. 5. 27."을 "2009. 5. 29."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7, 8번 각 '입금받은 계좌'란의 "(주)AB 신한은행계좌(계좌 번호 : AC)"를 "A 신한은행계좌(계좌번호 : AC)"로 각 변경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부분[2013고합590]
이 사건 금원의 법적 성격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피해자 E이 피고인의 투자권유를 거절하고, 다만 이 사건 개발사업 제안서 작성에 사용할 사업자금을 대여하기로 하여 수차례에 걸쳐 이 사건 금원을 빌려주게 된 것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 ② 피고인은 피해자 E에게 2008. 6. 4.경 9억 5,000만 원에 대한 차용증을 작성하여 주었고, 2010. 11. 24.경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H(이하 'H'이라 한다)이 피해자 E으로부터 3억 원을 차용한다는 내용의 임시주주총회 의사록을 작성하여 준 점, ③ 피고인이 제출한 '합작투자계약서'에는 피해자 E의 서명 날인이 없어 투자계약에 관한 의사의 합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해자 E은 당시 큰 규모의 미용재료 제조업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 굳이 새로운 영역의 사업에 거액을 투자할 동기가 부족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인이 피해자 E에게 종종 이 사건 개발사업의 진행 현황에 대하여 설명한 것은 위 피해자로부터 사업자금을 더 받아 내기 위한 피고인의 노력의 일환으로 보일 뿐 이러한 사실만으로 피해자 E이 이 사건 금원을 투자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금원은 피고인이 피해자 E으로부터 차용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다음과 같은 점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옳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잘못이 없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2008. 2.경 이 사건 개발사업의 최초 제안서류를 E에게 교부하였는데 2008. 6.경까지 검토하고 있다며 시간을 끌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지 않아서, 제가 우선 10억 원을 저에게 빌려주고 나중에 나머지 금액을 투자하면서 위 10억 원도 투자금으로 전환하라고 제안하고, 차용증을 써 주게 되었다(수사기록 1권 11쪽, 127쪽),' '투자계약서를 2부 작성하여 E의 사무실로 가져갔더니 미국 본사의 변호사 검토를 거쳐서 날인하여 돌려주겠다고 하였으나, 그 이후로는 나머지 투자를 부탁할 때마다 미국 본사와 협의하여 조치하겠다는 대답만 하면서 이 사업의 서울시 허가결정이 날 때까지 계속 탐색 작전을 펴고 있었다(수사기록 1권 108, 129쪽).'라고 진술한 점, 피고인이 2010. 11. 20.경 피해자 E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E 회장님이 일단 해결을 도와주시면 곧 투자자를 물색하여 자금이 유치되는 즉시 돌려드리겠다. 용역비 잔금과 여러 군데 로비 등 24일까지 총 3억 원의 자금이 급히 필요하다. E 회장님이 회사에 잠시 대여하는 형태로 빌려 쓰는 것이며 투자금이 들어오면 이자와 함께 즉시 상환하겠다(수사기록 1권 159쪽).'라는 내용이 담겨있고, 이에 따라 피고인은 2010. 11. 24. 피해자 E에게 피고인이 운영하는 H이 위 피해자로부터 3억 원을 차용하는 내용의 임시주주총회 의사록을 작성하여 준 점, 피고인이 피해자 E에게 투자자로서의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반환을 예정한 돈을 빌려달라는 것임을 명백히 밝히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 E과 피고인 사이에 투자에 관한 확정적인 의사 합치가 없었음은 분명하고, 피해자 E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금원을 교부하게 된 것이 이 사건 개발사업의 투자논의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더라도 당사자 사이에 투자에 관한 확정적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채 차용 증빙 서류만이 작성 · 교부된 이상, 피해자 E이 이 사건 개발사업의 진행정도를 보아 가면서 대여금을 투자금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여하였다고 볼 수 있을지언정 이 사건 금원을 순수하게 투자금으로 교부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피해자 E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분당에 건물이 하나 있는데 주식회사 I(이하 'I'라 한다)라는 사업체를 하려던 중 건물주와 문제가 발생하여 자금이 묶여 있다. 차용을 해 주면 그것을 해결하는 대로 곧바로 변제를 해 주겠다.'고 말하였다(공판기록 203쪽)."라고 진술하였고, 피해자 E의 직원 M도 원심 법정에서 "처음 피고인이 9억 5,000만 원을 빌려갈 때는 E이 저에게 '피고인의 I 빌딩에 물이 새는 등 소송 중인건이 있어서 일단 이 자금을 거기에 사용할 것이고, 차후에 영동대로 사업 제안을 하신 것이 있는데 유용할 것 같다.'고 하였다."라고 진술하고 있는바, 피고인이 9억 5,000만 원 중 일부를 분당 I 문제 해결이라는 개인적 용도에 우선 사용하였다가 이 사건개발사업의 제안서 사업에 사용하겠다고 하였던 점은 피고인이 최초 9억 5,000만 원을 차용금 명목으로 교부받았음을 뒷받침하는 사정이다.
피고인은 2008. 6. 4.경부터 2011. 2. 23.경까지 15회에 걸쳐 피해자 E으로부터 합계 16억 2,650만 원을 교부받았는데, 그 중 2008. 6. 4. 9억 5,000만 원에 관하여는 피해자 E에게 차용증을 교부하였고, 2010. 11. 24. 1억 5,000만 원, 2010. 11. 25. 3,500만 원 등 합계 1억 8,500만 원에 관하여는 3억 원 차입결의가 담긴 H의 2010. 11. 24.자 임시 주주총회 의사록을 작성 · 교부하였다. 즉, 16억 2,650만 원 중 합계 11억 3,500만 원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피해자 E에게 명시적으로 돈을 차용한다는 내용의 증빙서류를 주었다.
나머지 4억 9,150만 원은 차용증 등 증빙서류의 수수 없이 12회에 걸쳐서 피고인에게 돈이 건네졌으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최초에 교부받은 9억 5,000만 원의 성격이 차용금이라고 인정되는 점, 피고인은 피해자 E에게 이 사건 개발사업이 성공하면 큰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매번 업무 진행을 위하여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고 요청하여 돈을 받은 점, 피해자 E으로서는 자금이 모자라서 사업이 틀어진다면 그때까지 대여한 돈도 되돌려 받지 못할지 모른다는 염려 때문에 기왕에 대여한 돈의 회수를 위하여 피고인의 요청에 응하여 추가로 돈을 대여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도 2011년 건네받은 500만 원에 대하여는 사무실 운영을 위한 긴급자금이나 가정 문제로 대여받았음을 인정하고 있는 점(수사기록 1권 141, 164쪽), 앞서 본 바와 같이 최초 건네진 9억 5,000만 원에 대하여 차용증이 교부된 이후 투자 약정이 체결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돈이 수수되었고, 위 9억 5,000만 원과 별도로 투자금으로 볼만한 사정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4억 9,150만 원 또한 차용금이라고 볼 것이다.
한편, 피고인은, 위 4억 9,150만 원 중 2009. 1.경부터 2009. 7.까지 받은 돈 3,650만 원은 피해자 E의 투자사업인 'AD'의 마케팅을 위하여 주식회사 AB(이하 'AB'라 한다)를 설립하고 위 회사가 포털사이트를 구축하는 데에 들어간 비용으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고인의 원심 법정 진술에 의하더라도 AB는 피고인이 자발적으로 설립하였다는 것이고, 피해자 E과 사이에 AD의 마케팅 부분의 일을 하기로 약정한 바는 없다는 것이어서(공판기록 176쪽)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경위로 이 돈을 받았다고 볼 수도 없다.
피해자 E의 직원 M이 경찰 조사에서 '16억 2,650만 원을 모두 삼성동 코엑스전면 영동대로의 지하공간 개발사업 투자금으로 교부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하였기는 하나, 이는 경찰관의 질문에 단순히 소극적으로 수긍하는 답변에 불과하고, 더욱이 2011. 6. 22. 접수된 고소장에는 이 사건 금원이 대여금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M은 변호사와 함께 피해자 E이 말해 준 사실관계에 터 잡아 고소장을 작성한 것이고, 그 후 같은 해 7. 13. 고소대리인으로서 경찰에 출석하여 위와 같은 진술을 하였는바, M이 이 사건 금원을 대여금과 구별하여 투자금의 의미를 분명히 인식하고 진술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M은 원심 법정에서 "돈이 나갈 당시 E 회장님이 큰 금액을 빌려주게 되었다고 하였고, 제가 회장님에게 언제 회수 가능한지 물었더니 3~4개월이면 아마 변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액수가 큰 건이다 보니 제가 회장님께 차용증을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여쭤보고 피고인에게 전화하여 차용증을 작성하여 오라고 하였다(공판기록 231, 234쪽)."라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M이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금원을 투자금이라고 평가한 진술은 이 사건 금원의 성격이 차용금이 아니라 투자금이라는 근거가 되기에는 부족하다.
피해자 E이 차용증에 기재된 변제기가 지나서도 피고인에게 원금 및 이자의 변제를 독촉한 바 없고, 대여 시 담보 제공을 요구한 사실은 없으나, 이는 피해자 E이 향후 이 사건 개발사업의 진행 상황 및 전망에 따라 이 사건 금원을 투자금으로 전환할 것을 염두에 두고 대여한 것이어서 통상적인 대차에 있어서와 달리 차용증상 변제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거나 담보확보 조치를 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사정 역시 피해자 E이 이 사건 금원을 이 사건 개발사업에 투자하였다는 근거가 되기에는 부족하다.
피고인의 변제의사 및 변제능력의 존부
피고인의 기존 자산 상태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 E으로부터 이 사건 금원을 차용할 당시 피고인의 기존 자산 상태로는 이 사건 금원을 변제할 능력이 없었음이 분명하다.
피고인은 이미 2005.~2006.경 미국에서 저지른 사기 범행으로 약 7억 원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2009.경에는 당시 운영 중이던 AB의 직원들에게 합계 약 3,800만 원 상당의 임금을 체불하여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며, 2010.경 54,281,000원 상당의 세금을 체납하였을 정도로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
피고인은 원심 법정에서 "제가 한국에 들어와 운영한 회사는 H, I, AB 총 3개이다. H은 서울시에 이 사건 개발사업 제안을 하기 위한 작업을 하는 회사로서 매출이 없고 비용만 발생하며, I는 사업 준비만 하다가 하자보수 문제로 주식회사 포스코건설과 소송을 하게 되어 사업을 하지 못하여 매출이 없었고, AB는 제가 피해자 E을 위하여 마케팅을 할 생각으로 포털 사이트를 만들다가 직원들에게 급여를 주지 못하여 2009.경 벌금형을 받고 그만둔 사업이다(공판기록 177쪽)."라고 진술하였는바, 피고인이 이 사건 자금을 차용할 당시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 중 수익을 내는 회사는 없었고, 그 밖에 피고인에게 수입이 있었다는 자료도 없다.
피고인은 2009. 9.경 L에 대한 용역대금 2,000만 원조차 지급하지 못한 채 연락을 두절하였고, 피해자 E에게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금원을 전혀 변제하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 개발사업의 수익 창출 가능성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개발사업이 서울시에 의하여 추진될지 여부조차 극히 불확실하다는 사정을 인식하면서도 그 제안서 작성 · 제출에 따른 절차가 서울시와의 협의 하에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곧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처럼 피해자 E을 기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며, 피고인이 이 사건 개발사업으로부터 발생할 장래 수익으로 피해자 E에게 이 사건 금원을 변제할 가능성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피해자 E에게 보낸 2010. 10. 27.자 이메일에서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사업제안서 제출을 위한 사전 로비를 꾸준히 하였더니 서울시에서 10월 중으로 빨리사업제안서를 접수시키라고 한다(수사기록 1권 144쪽),' 2010. 11. 15.자 이메일에서 '서울시는 우리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전폭적으로 약속하였다(수사기록 1권 146쪽),' 2011. 4. 25.자 이메일에서 '서울시와의 업무진행은 아주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서울시 측에서 삼성동 일대의 다른 개발 계획들과의 연계성 등을 검토하여 우리에게 사업제안서의 일부 수정을 요구해 와서 요구대로 다 해주고 있다(수사기록 1권 162쪽).'라는 내용을 포함시켰는바, 피해자 E에게 서울시가 이 사건 개발사업의 제안서를 접수하여 긍정적으로 검토한 상태이고 그에 따른 업무 협의도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알렸다.
그러나 피고인의 지인인 S은 2005.경 최초로 이 사건 개발사업에 대한 제안서를 작성하여 서울시에 제출하였으나 2006. 1. 4.경 서울시로부터 법령에 부합하도록 위 제안서를 보충하라는 요청을 받았고, 피고인은 2008. 7. 27.경 사업제안서를 보완하여 다시 제출하였으나 이 역시 2008. 8. 18.경 반려된 이후에는 다시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바 없다. 또한, 서울시 도시정비과 소속 T은 '2009.경 이 사건 개발사업에 대한 계획조차 수립된 것이 없었음은 물론 2012. 7. 현재도 사업계획이 전혀 없다.'고 진술하였고, 서울시 도로계획과 소속 성명불상의 직원도 '2008. 7. 28.경 제출된 사업제안서는 형식 및 내용상 조건이 미비하고 말이 되지 않는 사업이라는 이유로 2008. 8. 18.자 반려되었고 이후에는 다시 접수된 사실이 없다.'라고 진술하였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인은 피해자 E에게 이 사건 개발사업의 제안서 제출 및 그에 따른 처리 경과를 비롯하여 사업의 객관적 진행 정도에 관하여 거짓으로 말하였음이 분명하다.
피고인은 2013. 10. 24.경 서울시 지구단위계획과에 민원을 접수하여 2009. 7. 2.자 서울특별시 고시 제2009-263호의 구체적인 정보를 요청하였고, 이에 대하여 서울시로부터 2013. 10. 31.경 '강남구 종합무역센터주변지구 지구단위계획에 대한 도시관리계획 결정에 지하철 2호선 및 9호선 역사가 지하층에서 직접 연결될 수 있는 보행자통로를 확보'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는 답변을 받았는바(공판기록 107, 108쪽), 피고인이 피해자 E으로부터 이 사건 개발사업의 제안서 작성 사업과 관련하여 9억 5,000만 원을 교부받은 때가 2008. 6. 4.경이었음에도 위 정보공개를 요청할 때까지 이 사건 개발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행정청의 고시 내용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아니한 채 사업을 추진하였다는 것이어서 제안서 작성 사업을 실제 정상적으로 진행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피고인은 현대건설 주식회사(이하 '현대건설'이라고 한다)가 서울시의 사업추진의사, 사업 타당성, 수지 분석, 분양 가능성 등을 충분히 검토한 후 사내투자심의위원회까지 거쳐 피고인에게 투자확약서를 발급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대건설이 2010. 5.경 피고인에게 교부하였던 투자확약서에 기재된 문구는 '본 법인은 (가칭)삼성동복합환승센터주식회사의 출자예정자로서 동 설립예정 법인이 삼성동 일반복합환승센터 민간투자 제안사업의 사업시행자로 지정됨을 전제로 사업인허가 및 사업성이 적정하다고 당사가 판단할 경우 본 사업제안서상 출자자의 자금투입계획에 따라 본 법인의 투자 해당금액을 이행하겠다(수사기록 1권 118쪽)'는 것으로, ③ 이 사건 개발사업이 장래 서울시에 의하여 민간투자 제안사업으로 추진되고, H과 현대건설, KB자산운용 주식회사, 포스코아이씨티가 공동 설립할 특수목적법인이 그 사업시행자로 지정될 것, ⓑ사업인허가를 정상적으로 얻을 것, ㉡ 현대건설이 사업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할 것 등 그 성취 여부가 불투명한 여러 조건들이 모두 충족될 것을 전제로 투자를 하겠다는 내용에 불과하며, 위 투자확약서가 서울시에 실제로 제출된 사실도 없다. 또한 위 투자확약서 등 작성경위와 관련된 피고인의 사실관계 확인 요청에 대하여 현대건설 P은 '투자확약서의 발급 당시 서울시에서 이 사건 개발사업을 추진할지 여부가 불분명한 상태였기 때문에 사업성 분석이 이루어질 수 없었고, 다만 서울시에 제출할 사업제안서에 첨부할 서류로 위 서류가 요구되었기 때문에 조건부로 발급하였던 것이다(증제6호증).'라고 답변하였다. 따라서 위 투자확약서가 피고인이 주장하는 만큼의 의미를 가진 서류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 서울시에 제출할 사업제안서 작성을 위한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근거자료로 2009. 7.경부터 2010. 4.경까지 사이에 체결된 여러 용역계약서 사본을 제출하고 있으나(증 제11호증의 1 내지 8),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각 용역계약서에 따라 실제로 용역대금을 지급하고 용역 결과물을 수령하였다고 보이지 않고, 서울시가 수용할 만한 성과물이 작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첫째, 위 각 용역계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되었다면 그 결과물을 종합한 사업제안서가 존재하여야 할 터인데 피고인은 2008. 7. 28.경 서울시에 제출한 사업제안서가 2008. 8. 18.경 반려된 이후 사업제안서를 다시 제출한 사실이 없고, 당심에 이르기까지도 위 각 용역계약에 따른 결과물을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둘째, L의 원심 법정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으로부터 2009. 9. 14.경 용역을 의뢰받은 지형현황측량은 이 사건 개발사업을 위한 모든 설계의 기초 과정으로 지하 공간 개발의 경우 첫 단계에서 이루어져야 그 결과를 기초로 다른 설계들이 가능하다는 것임에도, 피고인은 그 용역대금을 일체 지급하지 아니하여 전체 공정의 60%에 해당하는 1차 현황측량밖에 진행되지 아니하였는바(공판기록 248, 254쪽), 지형현황측량을 기초로 하는 다른 용역계약들 역시 실제로 진행되었다고 볼 수 없다.
셋째, L는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은 이 사건 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저뿐만 아니라 새길이엔시, 다정 등 다른 회사에서도 용역을 제공받고 용역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공판기록 253쪽)'고 진술하고 있는바, 피고인이 발주한 용역이 실제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은 과거 항공사 직원으로 약 10년간 근무하다가 그 후 여행사업과 광고사업을 해 본 경험이 있을 뿐 이 사건 범행 이전까지 부동산 시행사업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 본 경험이 없는 점, 총 사업비가 4,890억 원에 이르는 이 사건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피고인이 피해자 E 외에 다른 투자자를 유치한 사실은 없는 점(공판기록 174쪽), 피고인이 미국에서 2005~2006년 저지른 사기범행도 캐나다에서의 사우나 사업을 위한 차용금, 콘도미니엄 등 부동산 관련 사업을 위한 투자금, 위 사업의 소송비용 명목의 차용금, 여행경비 명목의 차용금 등으로 돈을 교부받아 이루어진 것으로 이들 범행의 피해규모가 약 7억 원에 달하는바(수사기록 1권 245쪽 이하), 이는 피고인이 사업의 실체나 사업계획이 없음에도 사업 추진 등을 빌미로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투자금이나 차용금 명목으로 금전을 편취한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별다른 자기자본 없이 오로지 피해자 E으로부터 돈을 빌려 이 사건 개발사업의 제안서 작성 · 제출 절차를 진행하는 형식을 취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피해자 E에게 설명한 바와 같은 정도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개발사업을 실제 정상적으로 추진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론
결국, 피고인이 피해자 E으로부터 이 사건 금원을 교부받을 당시 피고인의 자산상태와 이 사건 개발사업의 장래 수익 창출 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 E으로부터 이 사건 금원을 지급받더라도 이를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고지한 용도에 따른 이 사건 금전의 사용과 사기죄의 성립 여부
피고인은 이 사건 금원을 서울시에 제출할 사업제안서 작성에 모두 사용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이 사건 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이라고 사용처를 소명하면서 제출한 객관적인 자료는 사무실 임대보증금 1억 원, 제안서 사업권 인수비용 5,000만 원, 제안서 작성 용역비 3,000만 원 등 합계 1억 8,000만 원 부분에 불과하고(공판기록 103, 104쪽), 이 사건 금원 16억 2,650만 원 중 나머지 약 14억 4,650만 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개발사업의 제안서 사업에 사용되었다는 객관적인 근거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 특히 피고인은 2008. 6. 4.경 피해자 E으로부터 지급받은 9억 5,000만 원을 2008. 7. 27.경 서울시에 제출한 사업제안서 작성을 위하여 주로 지출하였다고 하나 Q에게 위 사업제안서의 작성을 의뢰하면서 지급한 용역대금은 3,000만 원에 불과하고, 오히려 위 9억 5,000만 원 중 약 4억 8,000만 원을 수회에 걸쳐 피고인의 처 R의 개인 계좌로 입금한 점(수사기록 1권 336쪽),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업제안서 작성을 위한 용역계약만 체결되었을 뿐 그 용역결과물이 없고, 그에 따른 제안서도 제출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금원을 이 사건 개발사업의 제안서 작성에 사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이 위와 같이 피해자 E에게 이 사건 개발사업의 제안서 작성 사업에 이 사건 금원을 사용하겠다고 고지하여 금원을 교부받고서도 이 사건 금원의 대부분을 그 고지 내용과 다른 곳에 사용한 이상, 피고인의 변제의사나 변제능력 등과 관계없이 이점에서도 피고인에 대하여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사기 부분[2013고합591]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피해자 L에게 용역대금 착수금조차 지급하지 못하였던 점, ② 피고인은 피해자 L에게 단지 급하게 쓸 데가 있으니 300만 원을 빌려달라고 요구하였던 점, ③ 피고인과 별다른 친분이 없던 피해자 L로서는 피고인이 당시 지급받지 못한 착수금에 일부 용역대금까지 더하여 2,000만 원을 선지급하겠다고 하지 않았다면 달리 300만 원을 빌려 줄 이유가 없었던 점, ④ 피고인은 피해자 L로부터 용역계약의 결과물인 1차 현황측량도면을 인도받은 직후부터 고의로 연락을 두절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인은 피해자 L로부터 돈을 빌린 이후인 2010. 4. 22.부터 2011. 2. 23.까지 E으로부터 합계 약 3억 원을 대여받고 2010. 6. 28.경에는 포스코아이씨티로부터 8,100만 원을 지원받았음에도 피해자 L에게 2,300만 원을 변제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점, ⑥ 피고인은 경찰에서는 20억을 투자하기로 한 사람이 투자 약정을 지키지 않아 피해자 L에게 용역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 검찰에서는 그림이 팔리지 않아 돈을 주지 못하였다고 하는 등 대금 마련 방법에 관한 진술에 일관성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해자 L와 용역계약 체결 및 위 피해자로부터 300만 원의 차용에 있어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은 옳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이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는, 원심 판시 범죄사실 중 제1항의 일부 및 별지 범죄일람표의 기재를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이 고치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에 기재되어 있는 바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피 해자 E에 대한 사기의 점, 포괄하여), 각 형법 제347조 제1항(피해자 L에 대한 사 기의 점, 징역형 선택)
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전문(위 각 죄와 판결이 확정된 사기죄 상호간)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서울시에 의한 추진 여부 자체가 극히 불확실하였던 개발 사업에 관하여 성공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곧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처럼 피해자 E을 기망하고 매번 그 시점의 대여가 있어야 사업이 성사되어 종전 차용금까지도 갚을 수 있다면서 3년여에 걸쳐 반복적으로 사업자금 명목으로 합계 16억 2,650만 원에 이르는 거액을 편취하였는바, 피해 규모, 범행기간, 범행수법 등에 비추어 죄질이 불량한 점,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도 없이 피해자 L와 사이에 위 개발 사업을 위한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결과물인 도면을 납품받기도 한 점,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 회복을 하지 아니하였고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 이 사건과 동종의 사기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한편, 2012. 4. 9. 판결이 확정된 원심 판시 사기죄와 동시에 재판받았을 경우와의 형평성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피해자 E이 대여금을 투자금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말만 믿은 채 별다른 자체 조사나 확인 없이 대여행위를 계속한 것도 이 사건 피해의 확대에 일부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은 정상들과 함께, 피고인의 나이, 가족관계, 전과관계,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의 수단과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 모든 양형의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김흥준(재판장) 견종철 정승규
각주1) 앞서 본 바와 같이 최초 차용금 9억 5,000만 원 중 일부는 분당I 사업 관련 소송비용에 우선 사용한 후 여기에서 회수하여이 사건 개발사업의 제안서 사업에 사용하기로 한 것이어서 종국적으로는 위 제안서 사업에 사용되었다는 자료가 있어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