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 8. 27. 선고 2014노335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과 2013. 1. 25. 사기의 점에 대한 무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원심판결의 무죄부분 중 2012. 3. 13., 2012. 3. 14., 2012. 6. 18. 및 2012. 8. 6.의 각 사기의 점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의 병원은 개원당시부터 대출이 많아 오로지 운영수익으로 이를 회수해야 했는데 운영자금, 대출이자, 물품대금, 임금 등의 규모가 상당하여 자금사정이 좋지 않았고, 이미 2011년 12월경부터 직원 임금을 체불하였으며, 적자경영이 지속되어 결국 부동산에 경매절차가 진행되는 등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금원을 교부받을 당시 이를 반환할 능력이나 대책이 없었으므로,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하였다고 할 것임에도, 이와 달리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편취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검사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1. 2. 25.경 수원시 영통구 F빌딩(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을 매입하여 2011. 6. 29.경 소아과, 같은 해 8월경 G여성병원(산부인과)을 개원하였다(이하 소아과와 산부인과를 통칭하여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 피고인은 이 사건 건물 매입 당시 자금 사정이 어려워 매입대금 54억 원 중 7억 원을 양도인에게 1년 후에 지급하기로 하였으나 아직 완납을 하지 못한 상태이고, 이 사건 건물 매입대금 47억 원 및 리모델링 비용 30억 원 등 개원에 들어간 약 77억 원 중 피고인이 보유한 14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은 금융기관 대출금, 개인 차용금으로 충당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운영자금을 한푼도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 사건 병원을 개원했기 때문에, 2012년도 월평균 매출이 약 1억 5,000만 원인데 반해 월평균 지출은 약 2억 5,000만 원(대출이자, 리스료, 급여 등)이어서, 각종 물품대금, 급여(2012년 1월분부터 병원 폐업시까지 직원 60명에게 총 3억 2,200만 원 상당의 급여 미지급), 공과금 등을 어느 정도 연체한 후 지급하는 방법으로 병원을 연명하여 운영하다가 결국 2013. 3. 6. 폐업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이 소위 '돌려막기'식으로 병원을 운영하면 얼마 가지 않아 부도가 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알고 있었고, 타인으로부터 병원 운영자금을 빌리더라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더구나 피고인이 2011. 2. 25.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시가 54억 원 상당의 이 사건 건물에는 2012. 7.경부터 2013. 6.경까지 20건의 가압류, 5건의 압류, 3건의 강제경매개시결정이 있었고, 2011. 2.경부터 10월경까지 6건의 근저당권(채권최고액 합계 173억 8,200만 원)이 설정되었으며, 피고인이 2009. 6. 3.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시가 7억 4,000만 원 상당의 화성시 H건물 1층 제107호에도 현재까지 6건의 가압류, 2건의 압류, 1건의 임의경매개시결정, 3건의 근저당권(채권최고액 합계 9억 6,400만 원)이 설정되어 있는 등 모두 재산으로서의 가치가 전혀 없었다.

1)

약국 임대차보증금 및 권리금 편취(피해자 D)

피고인은 2012. 10. 14. 이 사건 건물 2층의 G여성병원 기획행정실에서 피해자 D과 이 사건 건물 제101호 I약국에 관한 임대차계약(계약기간 2013. 2. 1.부터 2014. 1. 31.까지, 임대차보증금 2억 5,000만 원, 권리금 2억 5,000만 원, 차임 월 200만 원)을 체결하면서 피해자에게 "F빌딩에 곧 이비인후과와 내과가 입점할 예정이어서 약국이 잘 될 것이다, 계약기간 종료 후 임대차보증금 및 권리금을 문제없이 반환해 주겠다, 권리금 반환을 보장한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해자에게 임대차보증금 및 권리금을 반환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2. 10. 13. 가계약금 명목으로 200만 원을 받고, 같은 달 16. 임대차보증금 및 권리금의 계약금 명목으로 1억 9,800만 원을 송금받고, 2013. 1. 10. 임대차보증금 및 권리금의 잔금 명목으로 3억 원을 받아 합계 5억 원을 교부받았다.

2)

차용금 편취(피해자 E)

피고인은 2012. 3.경 군포시 J에 있는 피해자 E의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돈을 빌려주면 병원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나중에 원금과 이자를 틀림없이 갚겠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타인으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차용금 명목으로 2012. 3. 13. 1,000만 원, 같은 해 3. 14. 1,000만 원, 같은 해 6. 18. 3,000만 원, 같은 해 8. 6. 1,500만 원, 2013. 1. 25. 5,600만 원 등 합계 1억 2,100만 원을 송금받았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의 적극재산에서 기록상 파악되는 채무합계액을 공제하면 어느 정도의 순재산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고, 피고인이 병원 전망을 부풀리거나 자력을 과시하는 등 적극적인 행위를 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으며, 임대차보증금 변제시점인 2014. 1. 31.까지 병원이 운영되었다면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받은 금원의 대부분을 운영비로 사용하는 등 이 사건 병원을 계속 운영하려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인정사실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은 2006년경 동업자 4명과 함께 수원시 장안구 U에서 'V'라는 상호로 산부인과를 개원하여 2010년경까지 운영하였는데(당시 매출이 월 4~5억 원 가량이었다), 동업관계를 청산한 후 이 사건 건물이 매물로 나오자 단독으로 병원을 운영하기로 하였다. 당시 피고인은 동업으로 운영하던 병원과 비슷한 규모의 이 사건 건물에서 병원을 운영하였을 때 종전의 병원에서와 비슷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나)

피고인은 2011. 2. 25. 이 사건 건물[지하 1층, 지상 5층(피고인이 매수할 당시에는 지상 4층이었으나, 매수 후 리모델링공사를 하여 5층으로 증축하였다)]을 매입할 당시 자금 사정이 어려워 매입대금 54억 원 중 7억 원을 매도인에게 1년 후에 지급하기로 하였고, 이 사건 건물의 나머지 매입대금 47억 원 및 리모델링 비용 30억 원 등 개원에 들어간 약 77억 원 중 피고인이 보유한 14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은 금융기관 대출금, 개인 차용금으로 충당하였다.

다)

피고인은 2011. 6. 29. 소아과를, 같은 해 8.경 G여성병원(산부인과)을 개원하였는데, 이 사건 병원 주변에 대형 산부인과가 개업을 하여 경쟁이 심해져 피고인이 기대한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2012년도 이 사건 병원 전체 매출이 약 18억 8,300만 원(월 평균 약 1억 5,700만원)인 반면, 2012년 영업손실은 약 4억 9,300만 원(월 평균 약 4,100만 원)이었다.

라)

피고인은 병원 개업한 이후 병원 재정상황이 호전되지 않아 2012년경부터 병원직원의 급여를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2012. 9.경에는 밀린 임금 등으로 2억 원 이상의 운영비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그 당시 이 사건 건물 1층에서 약국을 운영하던 임차인 Q(임대차 내용: 임차보증금 2억 원, 월 차임 150만원, 임대차기간 2011. 7. 1부터 2012. 6. 30.까지인데 계약이 갱신되어 2013. 6. 30.까지로 연장)의 남편 L(약사인 Q과 같이 약국을 운영하였다)이 임대차기간이 남아있는데도 약국을 그만두겠다고 하여, 새로운 임차인을 구해 보증금과 월 차임을 증액하고 권리금을 설정하는 방법으로 부족한 운영자금을 마련하기로 하였다.

마)

피고인은 2012. 10. 14. 피해자 D과 이 사건 건물 제101호 I약국에 관한 임대차계약(계약기간 2013. 2. 1.부터 2014. 1. 31.까지, 임대차보증금 2억 5,000만 원, 차임 월 200만 원)을 체결하였는데, 계약체결 당시 "이 사건 건물에 곧 이비인후과와 내과가 입점할 예정이다"는 대화가 오고 갔다. 또한 피고인은 임대차계약서를 체결하면서 피해자로부터 권리금 명목으로 2억 5,00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면서, '권리금 2억 5,000만 원에 대하여 피고인이 보장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특약사항을 추가하였다.

바)

피고인은 피해자 D으로부터 2012. 10. 13. 가계약금 명목으로 200만 원을 받고, 2012. 10. 16. 임대차보증금 및 권리금의 계약금 명목으로 1억 9,800만 원을 송금받았으며, 2013. 1. 10. 임대차보증금 및 권리금의 잔금 명목으로 3억 원을 받아 합계 5억 원을 교부받았다[한편, 잔금지급기일은 계약서상 2013. 2. 1.이나, 피해자 D은 잔금을 미리 지급해달라는 L의 부탁을 받고 잔금지급기일보다 일찍 피고인에게 지급하였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받은 3억 원을 L에게 임대차보증금 2억 원, 약국 시설비 명목 등으로 1억 원을 지급하였다.]

사)

피고인은 병원 운영자금이 부족하여 병원부원장 O의 소개로 피해자 E을 알게 되어 아래와 같이 돈을 차용하였다.

①

2011. 8. 18. 1억 3,900만 원(이를 담보하기 위해 피고인 소유의 화성시 H건물 제107호에 채권최고액 1억 5,0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주었다)

②

2012. 3. 5. 3,000만 원(이틀 뒤인 3. 7. 이자 60만 원을 포함하여 전액 지급하였다)

③

2012. 3. 13. 1,000만 원

④

2012. 3. 14. 1,000만 원

⑤

2012. 6. 18. 3,000만 원

⑥

2012. 8. 6. 1,500만 원

⑦

2013. 1. 25. 5,600만 원

한편, 피해자는 2013. 1. 25. 5,600만 원을 빌려주기 전에 피고인에게 담보를 요구하였고, 피고인은 '5,600만 원을 변제기일(2013. 2. 4.)까지 차용하고, 그 담보로 산부인과에서 사용 중인 산부인과초음파기 2대와 채무자 명의의 부동산을 제공하며 산부인과 입출금의 권리를 공동으로 가진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하였다. 그러나 담보로 제공하기로 한 초음파기는 피고인 소유가 아닌 리스회사 소유로서 담보제공이 불가능하였고, 피고인 소유의 부동산은 선순위 담보권이 설정되어 있는 관계로 사실상 담보가치가 없는 상태였다.

아)

이 사건 병원에 의약품을 공급한 ㈜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피고인이 약품대금을 지급하지 않자 이 사건 건물에 강제경매신청을 하여 2013. 1. 10. 강제경매개시결정이 내려졌다. 피고인은 위 경매절차를 막기 위해서 1억 원이 필요했는데 위와 같이 피해자 E으로부터 받은 돈을 포함하여 1억 원을 ㈜ 글락소스미스클라인에게 지급하였고, ㈜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2013. 1. 28. 경매를 취하하였다.

자)

이 사건 병원은 적자상태가 지속되어 병원직원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게 되어 2012. 12.경 병원 직원 상당수가 퇴직하였고, 2013. 2.경에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퇴직하여 더 이상 병원 운영이 어려웠고, 피고인은 2013. 3. 6.경부터 출근을 하지 않았고, 결국 2013. 4. 1.로 이 사건 병원을 폐업하였다(피해자 D이 새로이 약국을 개업한지 채 2달이 지나지 않아 병원이 더 이상 운영되지 않았다).

차)

이 사건 건물은 피고인의 채권자인 코리아팜 주식회사가 2013. 3.경 강제경매신청을 하여 현재 경매가 진행 중인데(수원지방법원 W 등),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감정평가액은 9,544,089,400원이나, 여러 차례 유찰되어 최저매각가격이 4,706,342,000원까지 떨어진 상태이다.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 D과 약국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이 사건 건물에 근저당권을 설정한 바가 있는데 그 채권최고액 합계는 74억 6,200만원[= 2011. 8. 24. 근저당권자 ㈜ 국민은행, 채권최고액 65억 원+2011. 9. 5. 근저당권자 X(이 사건 건물의 매도인 측), 채권최고액 3억 1,200만 원+2011. 10. 11. 근저당권자 ㈜ 국민은행, 채권최고액 6억 5,000만 원]이다.

2)

관련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인바,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1도769 판결 참조).

또한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므로,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당해 거래에 임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거래로 인하여 재물을 수취하는 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7도9790 판결 참조).

3)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 부분(피해자 D)

위 관련법리에 비추어 앞서 본 인정사실과 원심 및 당심에서 채택·조사한 증거들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병원은 개원과정에서 발생한 대출금의 이자부담 및 누적되는 운영적자로 인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체결 당시 자금상황이 악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임대차보증금을 올려 받아 전 임차인에게 반환할 기존 임대차보증금과의 차액을 병원 운영비로 사용할 형편이어서, 피해자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을 수령하더라도 향후 이를 반환할 능력이 없다는 점을 예상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적어도 편취범의에 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함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편취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가)

피고인이 이 사건 병원을 개원할 당시 자금사정이 좋지 않아 대부분 개업비용을 금융기관과 지인들로부터 차용하여 충당하였는데, 피고인 소유인 이 사건 건물과 화성시 H건물 제107호는 이미 상당한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어 별다른 재산가치가 없었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오로지 병원의 수익으로 차용금 등을 변제할 수 있는 형편이었다.

나)

병원이 개업을 하면 자리를 잡는데 시간이 필요하므로 초창기에는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나, 이 사건 병원의 재정상황은 피고인이 개업할 당시 예상한 매출액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였고(피고인은 월 4~5억 가량을 예상하였으나, 실제 매출액은 월 평균 1억 5,700만 원 가량에 불과하였다), 이 사건 병원이 개업한 첫해인 2011년도는 별론으로 하더라도(2011. 8.부터 12월까지 매출액은 5억 8,600만 원으로 월 평균 약 1억 1,700만 원에 불과하였다) 2012년도에도 매월 약 4,100만 원 가량의 적자를 보고 있었는바(피고인은 검찰에서 '이 사건 병원 월 평균 지출은 대출이자 4,000만 원, 리스료 3,000만 원, 직원 약 50명에 대한 급여 1억 5,000만 원, 공과금 등을 합하여 약 2억 5,000만 원'이라고 진술하였다), 매출이 현격히 증가하거나 새로운 자금을 조달하지 않는 이상 병원재정이 개선될 여지는 없었다[피고인이 병원매출내역(증거기록 제395면 참조)에 의하면, 2012년도 매출 총액은 1,883,692,967원이고, 월 최고매출액이 230,210,050원(10월)이었는데, 이는 매월 고정지출액 2억 5,0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었고, 2012. 11.에는 134,503,106원, 2012. 12.에는 115,424,970원, 2013. 1.에는 104,793,200원, 2013. 2.에는 94,085,232원으로 급격히 감소하였다].

다)

이 사건 병원은 개업이후 적자가 누적되어 재정상황이 개선되지 않아 2012년 초반부터 직원들 급여를 제때 지급하지 못하였고, 2012. 9.경에 이르러서는 직원 급여가 상당히 밀려있는 반면 달리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 이르러 재정상황이 한계에 이른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고, 마침 종전 임차인이 약국을 그만둔다고 하여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임차보증금을 증액하는 방법으로 병원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피해자 D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피해자 D으로부터 받은 2억 원 전액을 병원직원 급여 등 명목으로 모두 사용하여 병원을 좀 더 운영할 수 있었으나, 그 이후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2012. 12.과 2013. 2.경 병원직원들 대부분 이 병원을 그만둔 것으로 보인다.

라)

병원에 인접한 약국의 경우 병원 처방전에 상당히 의존할 수밖에 없으므로, 병원의 운영현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피해자 D의 경우 대구에서 약국을 하다가 약국이 매물로 나온 걸 보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인바, 피해자로서는 이 사건 병원의 현황을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황이었고, 또한 피해자는 당시 이 사건 건물에 내과와 이비인후과가 입점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앞서 본 이 사건 병원의 재정상황 등에 비추어 내과와 이비인후과가 입점할 가능성은 낮은 상태였다[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건물에 내과와 이비인후과가 입점할 예정이다"는 대화가 오고 갔는데, 당시 참석한 약국창업 컨설턴트 N은 원심에서 '피고인이 그러한 말을 하였다'고 증언하였고(공판기록 149면), 피해자는 '피고인이 직접적으로 내과, 이비인후과가 들어온다고 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에 대해서 동의한다고 끄덕거렸다'고 증언하였으며(공판기록 116면), 병원행정부원장 O는 '제가 그날 내과, 이비인후과 입점 이야기를 했는데 피고인이 특별히 아니라는 의견을 표명하지는 않았다'고 증언하였는바(공판기록 166, 167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건물에 새로운 진료과가 개설될 것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설령 피고인이 직접적으로 그러한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묵시적으로 동조하였고, 피해자는 이를 믿고 약국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마)

원심은 피고인의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을 비교하여 적극재산이 소극재산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편취범의를 부인하였으나, 피고인 소유인 이 사건 건물과 화성시 H건물 제107호는 이미 상당한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어 별다른 재산가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경매가 진행 중인데 여러 차례 유찰되어 감정평가액 보다 한참 낮은 가격으로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동산을 현금화하기도 어려운 형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피고인은 이 사건 병원에서 수익이 나야 피해자에게 약국 임대차보증금과 권리금을 반환해 줄 수 있는 상황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

차용금 부분(피해자 E)

1)

2012. 3. 13., 2012. 3. 14., 2012. 6. 18., 2012. 8. 6.의 각 사기의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병원을 개업할 당시부터 재정상황이 좋지 않아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태에서 피해자 E으로부터 돈을 차용하였으나, 피해자 또한 피고인이 병원을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을 알고 있었던 점, 피해자가 2011. 8. 18. 1억 3,900만 원이라는 큰돈을 빌려주었으나 이는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빌려준 것이고, 위 각 일시에 빌려준 돈은 이 사건 병원의 월 매출액에 고려할 때 금액이 크지 않고, 다른 일시에 차용한 금원은 즉시 변제되기도 한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병원은 2012. 9.경 재정상황이 현저히 악화된 것으로 보이는 데 돈을 차용할 때는 그 이전인 점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위와 같이 차용할 당시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조치는 결론에 있어 정당하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2013. 1. 25.의 사기의 점

피고인이 2013. 1. 25. 5,600만 원을 차용하였는데, 그 당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병원 재정상황이 상당히 악화된 상황이었고, 또한 피고인의 채권자가 이 사건 건물에 강제경매신청을 한 상태였던 점, 피해자는 피고인이 담보로 제공하기로 한 담보물을 믿고 돈을 빌려준 것인데, 담보물은 사실상 담보가치가 없는 물건으로서 피해자가 이러한 사정을 알았더라면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5,600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편취 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의 무죄부분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과 2013. 1. 25. 사기의 점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위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원심판결의 무죄부분 중 2012. 3. 13., 2012. 3. 14., 2012. 6. 18., 2012. 8. 6.의 각 사기의 점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