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들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들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 나.항과 같은 내용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추가 판단
피고 및 참가인들은 이 사건 합의서 및 2012. 4. 3.자 근로계약서에 '2012. 12. 31.까지'로 근로계약 기간이 적시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근로계약의 해지에 관한 확정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으며, 이 사건 계약종료는 실질적으로 보아 참가인들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거듭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인용한 제1심이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과 제1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계약은 이 사건 합의서에 따라 2012. 12. 31. 합의해지되어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따라 종료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고, 피고 및 참가인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와 참가인들을 포함한 14명의 근로자들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합의서에는 '근로계약 기간은 12월 말까지로 한다.'는 문구가 명시되어 있다. 이를 기초로 원고의 경영 상태, 참가인들과의 협의 과정, 합의서의 구체적 내용과 체계 및 작성 경위 등을 살펴보면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계약은 원칙적으로 2012. 12. 31. 종료되며 다만 원고가 한국전력으로부터 양양 또는 강릉지역에서 2013년 및 2014년도 배전공사를 낙찰받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근로계약이 유지된다는 취지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볼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참가인들 소송대리인이 제1심 제1차 변론기일에 출석하여 이 사건 합의서에 대하여 성립 인정을 하였던 사실이 인정된다. 변론 내용이 조서에 기재되어 있을 때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내용이 진실한 것이라는 점에 관한 강한 증명력을 갖는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1다6367 판결 등 참조), 변론조서의 일부를 구성하는 서증목록에 진정성립 등 변론 내용이 기재된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한다. 이에 의하면 제1심 제1차 변론기일에서 이 사건 합의서에 관하여 진정 성립을 인정한 적이 없다는 참가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참가인들이 과거에도 한국전력으로부터 배전공사를 낙찰받은 업체들과 여러 차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왔던 사실은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노사합의서'라는 명칭이 사용된 합의서를 별도로 작성·서명하고 그 내용에 근로계약의 종료에 관한 구체적 사항을 포함시킨 적은 없었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서에 포함된 근로계약의 종기에 관한 내용이 과거 반복적으로 작성되던 근로계약서 작성의 일환으로 단지 형식적으로 기재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합의서의 작성 경위를 살펴보면 오로지 원고가 일방적 의사통지를 통해 참가인들에게 근로계약의 종료를 강요한 것이 아니라 한국전력의 시공 물량 감소 및 실적 악화에 따라 회사가 직면한 경영상 어려움을 설명하면서 협상하는 과정에서 합의가 도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참가인들은 협박이나 회유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합의서에 서명한 것으로 보인다. 합의된 항목에는 무급휴무 실시 및 주말 대체근무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참가인들의 요구가 일정 부분 반영되어 임금인상 및 수당 산정방식의 개선 등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이 사건 합의서에 따른 후속조치로서 원고는 2012. 8. 16. 소속 근로자들을 상대로 하여 희망퇴직 실시를 공고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 합의서에 포함된 무급휴무 등도 실제로 시행하였다. 2012. 12. 31. 계약기간이 종료한 이후 참가인들은 원고의 사업장에서 자진 퇴거하면서 아무런 이의 없이 퇴직금을 수령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합의서에 기재된 사항 중 근로계약 종료에 관한 내용만이 단지 형식적인 의미로 작성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2012. 4. 3.자 근로계약서를 보면 위 합의서의 내용과 마찬가지로 2012. 12. 31.까지를 근로계약 기간으로 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다만 쌍방간 퇴사 의사 표시가 없을 경우 근로계약이 연장된다는 등의 취지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종전부터 사용되던 근로계약서 양식에 형식적으로 기재된 사항으로 이 부분 기재를 들어 이 사건 합의서에 따른 근로계약 종료의 효력을 달리 판단하기는 어렵다.
원고가 배전공사 외에도 건축물의 내선공사, 송전전기 공사 등을 시행하고 있기는 하나 원고 회사의 매출액 중 대부분은 한국전력으로부터 수주하는 배전공사에 의존하던 실정이고, 참가인들은 배전공사와 관련된 자격증을 보유한 자들로 배전공사 외의 공사에는 참여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의하면 참가인들로서는 한국전력의 시공 물량 감소에 따라 원고가 배전공사를 전혀 낙찰받지 못할 경우 원고 회사 내에서 사실상 수행할 업무가 없다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합의에 임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사건 합의서는 참가인들의 진정한 의사에 기하여 작성된 것으로 판단되고, 참가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용자인 원고가 참가인들의 근로계약 종료에 관한 조건을 일방적으로 규정함으로써 근로기준법상 해고를 단행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 및 참가인들은 원고가 이후 주식회사 광흥으로부터 한국전력 배전공사를 하청받아 이 사건 합의서에 서명한 근로자들 중 일부와 종전과 같이 계속 사용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 사건 계약종료는 오로지 참가인들에 대해서만 차별적으로 이루어진 실질적인 해고 조치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들이 주장하는 사실관계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사후적인 정황만으로 이 사건 계약종료에 관한 판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따라서 피고 및 참가인들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광태(재판장) 손철우 윤정근
각주1) 참가인들의 주장을 종전 성립 인정을 ,취소하는 취지로 보더라도, 위 성립 인정이 진실에 어긋나고 착오로 말미암은 것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