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 6. 10. 선고 2015나11092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들(이하 '원고 등'이라 한다)은 [별지 2] 청구금액표 '입사일'란 기재 각 해당일 무렵에 피고와 사이에 [별지 3]과 같은 중고차 오토플래너 업무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중고차 할부금융 또는 일반대출 상품의 소개·알선·판매 등의 업무에 종사하다가 위 청구금액표 '퇴직일'란 기재 각 해당일에 퇴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등의 주장

원고 등은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의 형식이나 명칭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로서 피고에게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등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 등은 피고로부터 위임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고 그 성과에 따라 수수료를 받은 개인사업자에 불과하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원고 등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 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 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여부 등의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갑 제1, 10, 11, 13, 15, 16, 18, 19호증, 을 제1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B의 일부 증언, 당심 증인 O, P, Q의 각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등의 주장에 부합하는 갑 제21호증의 일부 기재 및 제1심증인 B의 일부 증언은 그대로 믿기 어렵고, 그 밖의 증거들과 원고 등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 등이 피고의 지휘·감독 하에 종속적인 지위에서 피고를 위하여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결국 원고 등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가)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의 내용

• ①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계약 목적, 보수, 준수사항, 해지사유 등은 다른 위임계약에서도 통상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내용으로 보인다. ② 원고 등이 계약상 의무를 위반한 경우 피고가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나 피고가 원고 등에게 담보 제공을 요구할 수 있다는 규정은, 사고발생의 위험이 높은 금융 업무의 특성에 따른 일반적인 내용으로 볼 수 있는데다가, 이러한 계약상 의무 위반에 대하여 징계 등이 가능함을 예정하고 있지 않았다. ③ 피고가 원고 등에게 위임하는 업무는 중고차 관련 금융상품의 판매나 이에 부수된 업무로 한정되어 있고, 달리 피고가 원고 등에게 그 범위를 넘어선 업무를 일방적으로 지시하거나 할당할 근거를 마련하지 않았고 이를 실행하지도 않았다. 원고 등의 주장과 달리, 재고금융업무 역시 피고가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에 따라 원고 등에게 부여한 업무 중 하나이다. ④ 원고 등은 위임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업소득세율을 적용받고 이른바 4대 보험에도 가입하지 아니하여 실적에 따라서는 피고에게 고용된 정규직원보다 고수익을 누릴 기회도 갖았다.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은 이러한 사정까지 두루 고려하여 원고 등이 자율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에 따라 체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 위와 같은 사정들까지 함께 고려하면,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상 원고 등이 위임업무를 임의로 양도하거나 재위임할 수 없고 경업금지의무를 부담한다고 해서, 그것에만 주목해서 원고 등의 근로자성을 긍정하기는 어렵다.

(나)

피고에게 고용된 정규직원들의 업무 내용과 차이점

• 원고 등의 주장과 달리, 원고 등이 수행한 오토플래너 업무와 피고에게 고용된 정규직원들이 한 업무가 서로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다. ① 일부 정규직원들도 오토플래너들과 한 팀을 이루어 영업활동을 하긴 하였으나 주된 업무는 대출서류 심사 업무, 즉 최종적으로 대출 여부를 판단하고 결재를 상신하는 업무이었다. 반면, 오토플래너들은 피고의 금융상품을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이 실제로 피고로부터 대출받을 수 있는 대략적인 대출한도 등을 조회한 후 이를 판매사의 영업사원 및 고객에게 전달하는 업무만 수행하였다(즉, 오토플래너들은 대출 여부를 판단하고 결재할 권한이 없었다). ② 오토플래너들은 정규직원들과 달리 기안, 보고, 심사, 승인 등과 관련한 서류를 작성하지 않았고 작성할 권한도 없었다. ③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오토플래너들은 대부분의 의 업무시간을 담당 제휴점 등에서 보내는 반면, 정규직원들은 외근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정규직원들이 '큐브'라고 하는 사내업무프로그램을 사용하였던 반면, 원고 등은 큐브에 대한 접속·사용 권한이 없었다.

(다)

원고 등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의 자율성

• 원고 등은 업무수행 순서, 시간, 방법 등에서 상당한 재량을 누렸다고 보인다.

①

출·퇴근 시간 및 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았다. 피고의 지점 사무실로 출근할 필요 없이 중고차 매매단지 내 제휴점으로 바로 출근하고, 업무 종료 후에도 피고의 지점 사무실로 들어가지 않은 채 바로 퇴근하는 경우가 많았다. 원고 등은 피고의 업무 시간이 아니라 영업활동의 주된 대상 내지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제휴점의 영업시간에 맞춰 일을 하였다. 가령, 주말근무의 경우 주말에 고객이 많기 때문에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자발적으로 주말에도 출근하여 근무를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출·퇴근 시간 위반을 이유로 불이익 조치를 받은 적도 없었고, 달리 이와 관련한 근태관리가 실시되지도 않았다. 피고의 정규직원들의 경우 출근시간이 오전 8시 30분으로 정해져 있었고, 휴가 사용 또는 출장 시 상급자의 결재를 받아야 하며, 근태 불량을 이유로 징계처분을 받기도 하는 등 출·퇴근 및 근태 관리가 엄격하게 이루어지는 것과 다른 사정이다.

②

피고가 원고 등에게 담당구역인 중고차 매매단지를 지정해준 사실은 있으나 이는 같은 공간에서 원고 등의 업무가 충돌될 가능성을 막음으로써 업무의 효율성을 꾀한 것으로 보일 뿐, 이를 두고 원고 등에게 업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지시한 하나의 정황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③

원고 등은 대부분의 업무시간을 자신이 담당하는 중고차 매매단지 내 제휴점 등 외부에서 보냈다. 그곳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순서, 시간, 방법 등에서 상당한 재량을 누렸다. 원고 등의 업무수행 실적 제고를 주로 의도한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의 기본 취지에 부합하는 사정이다.

④

피고가 원고 등에게 일정한 사무실과 컴퓨터 등을 제공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업무의 효율성을 위한 단순한 편의의 제공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 등에게 일괄적으로 노트북을 지급하고 이를 이용하여 업무를 수행할 것을 강제 또는 지시한 바는 없고, 원고 등이 필요에 따라 노트북을 수령하고 사용한 사실이 있을 뿐이다(실제 노트북이 지급된 오토플래너들은 전체 인원의 약 60%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더욱이 노트북은 고객의 대출 가능 여부와 대출한도를 확인하는 용도로만 주로 활용되었고, 위와 같은 정보는 피고 지점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얼마든지 파악이 가능하므로 노트북이 없더라도 원고 등의 영업활동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었다.

⑤

피고의 영업 담당 직원들이 피고로부터 교통비, 식대, 휴대전화요금 등을 지원받은 것과 달리 원고 등은 업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였다.

⑥

피고가 원고 등에게 사원번호를 부여하고 정규직원과 동일한 명함을 제작하여 지급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원고 등이 영업활동 과정에서 제휴점이나 고객들을 상대로 원고 등이 피고의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사람임을 쉽게 알릴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이해될 뿐, 피고가 원고 등을 자신에게 고용된 근로자로 인식하고 업무를 지시하였다는 근거로 평가하기는 역시 어렵다.

⑦

원고 등 중 일부가 일할 당시 사용하였던 다이어리(갑 제14호증)에 그들의 업무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그 내용이 과연 피고의 구체적 업무 지시에 따른 업무 내용인지 여부조차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위 증거만으로는, 앞서 인정한 사정이 나이나 평가들을 바꿀 수는 없다.

(라)

원고 등의 업무수행에 대한 피고의 관리·감독 유무

• 피고가 원고 등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①

원고 등과 같은 오토플래너들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규칙이나 인사·복무규정은 따로 존재하지 않았고, 피고의 취업규칙이 원고 등에게 적용되지 않았다.

②

피고가 사내전산망을 통해 원고 등의 업무나 근태 등을 관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③

피고가 오토플래너 또는 영업구역별로 시장점유율 등의 실적을 집계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산정기준에 따라 수수료를 산출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인 것으로 보이고, 원고 등의 실적을 관리하여 목표치에 미달한 경우 그에 대한 불이익을 주기 위함은 아니었다. 피고의 일부 지점에서 오토플래너들에게 목표를 설정한 후 실적 우수자에게 포상을 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해당 지점의 실적을 높이기 위하여 독려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대부분의 제휴점들은 영업목표를 정하는 데 필수 정보인 차량 판매율 등을 제공하지 않으므로 피고로서는 시장점유율을 알 수 없어 원고 등에게 구체적인 영업목표를 정하여 지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가 원고 등의 실적 부진을 이유로 담당 구역을 임의로 변경하는 사례는 없었다. 피고 입장에서는 오토플래너들이 담당하는 제휴점이 자주 변경되면 제휴점과의 유대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지므로 가급적이면 오토플래너들의 담당 제휴점을 변경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 담당 제휴점이 변경되는 것은 오토플래너들의 계약해지, 제휴점 측의 요청 등 부득이한 경우에 한하여 이루어졌다.

⑤

피고가 원고 등에게 각종 교육(신상품 출시, 기존 상품 내용의 변경, 관계 법령 등에 관한 정보 제공을 위한 교육이나 성희롱 예방교육 등)과 회의를 실시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상품안내나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에서 정한 최소한의 준수사항 등에 관한 정보전달을 위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교육이나 회의 불참을 이유로 원고 등에 대하여 제재조치를 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⑥

원고 등이 경쟁금융회사의 영업 관련 정보나 동향을 파악하여 이를 피고의 지점장이나 영업팀장 등에게 보고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원고 등이 담당구역에서 본인의 경쟁력과 실적을 높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정보를 공유한 것에 가깝고, 그렇지 않더라도 민법 제683조가 규정하는 수임인이 부담하는 최소한의 보고의무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마)

보수(수수료)

• 원고 등은 피고로부터 고정적으로 기본급 등은 전혀 지급받지 않고, 오직 실적에 따른 수수료만 지급받았다. 따라서 매달 수령하는 수수료 액수도 현저하게 차이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오토플래너들 사이에도 각자의 실적에 따라 지급받는 수수료액수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였다. 예를 들어 선정자 E은 2008. 12. 1,330,250원, 2010. 8. 6,918,580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려 그 차이가 5,588,330원에 달했고, 2014. 11.부터 2015. 1.까지의 평균 수입을 비교해 보면, R은 32,021,420원, S는 834,123원으로 약 40배가 차이 나기도 하였다.

(바)

그 밖의 사정

①

오토플래너들 중 일부는 보험대리점, 꽃집, 당구장 운영 등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에 따른 금융상품 판매와 무관한 별도의 영업을 겸업하기도 하였다. 피고가 이를 특별히 금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②

오토플래너들은 계약기간 중이라도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고, 실제 오토플래너가 경쟁사로의 이동 등의 사유로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을 해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③

피고와 업무위임계약을 맺은 신차(新車) 오토플래너가 과연 피고의 근로자로 평가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 관련 사건에서 법원은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판단을 한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중고차 오토플래너인 원고 등은 신차 오토플래너의 업무와 중고차 오토플래너의 업무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중고차와 신차의 각 출고시점과 적용금리가 서로 다르거나, 중고차 할부금융시장과 신차 할부금 융시장에서 피고가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에 차이가 존재하는 점 등만으로 양자가 본질적으로 다른 업무를 수행한다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 신차 오토플래너의 실제 업무 수행 모습은 앞서 인정한 원고 등의 실제 업무수행모습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보일뿐이다.

나.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등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 등의 퇴직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선정당사자)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 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환(재판장) 이영창 조찬영

각주1) [별지 1]

각주2) [별지 2]

각주3) [별지 3]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