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11,626,322원 및 이에 대해 2010. 10. 14.부터 2012. 8. 2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2015. 4. 23.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1/3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의 해당 부분과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들 주장
원고들은 피고가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보호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망인을 위하여 5,000만 원, 원고들을 위하여 각 6백만 원의 위자료 지급을 구한다.
판단
보호의무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이 있을 뿐 아니라,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하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 당시의 구체적 상황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참조).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과 그 채용증거에 의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는 것임을 피고가 예측하거나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사고 당시 전기장판을 켜자 정전이 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숙소에서 발생한 정전의 원인이 피고의 관리 잘못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그와 같이 볼 충분한 증거가 없다.
더욱이 이 사건 사고는 그와 같은 정전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 사건 사고는 다음과 같은 이례적인 사정, 즉 망인이 변속기어가 들어간 상태로 이 사건 차량의 시동을 끈 후 그러한 사실을 잊은 채 차량의 좌석에 올라타지도 않고 상체만을 안으로 숙여 시동을 걺에 따라 차량이 갑자기 돌진하게 된 사실 및 이 사건 숙소에 손전등이 비치되어 있는데도 망인이 차량의 전조등을 비추어 전기선을 연결하려는 H의 주위를 환하게 밝히기 위하여 이 사건 차량의 시동을 건 사실이 결합하여 발생한 사고이다.
퇴직금 청구에 대한 판단
근로관계가 계속되었는지 여부
위에서 채용한 증거와 갑 제15, 16, 21, 27, 28호증의 기재 및 제1심법원의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1989. 9. 6. K 주식회사(이하 'K'이라 한다)에 입사한 후 피고와 K을 오가다가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 소속 직원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 하더라도 망인이 자의로 계속근로의 단절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 근로관계는 단절되지 않은 채 계속되어 피고에게 승계되었다고 봄이 옳다.
망인은 1989. 9. 6. K에 입사한 후 피고와 K을 오가다가 2002. 10. 1.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피고에 다시 입사하는 형식을 취하였고, 그 후 이 사건 사고로 사망할 때까지 피고에만 적을 두고 있었다.
피고의 법인등기부등본에는 M가 대표이사, S, O이 이사, T이 감사로 되어 있고, K의 법인등기부등본에는 0이 대표이사, T, S가 이사로 되어 있는데, M는 O의 딸이고, 두 회사의 실질적인 운영자는 O이다.
K은 1989. 8. 22., 피고는 1999. 5. 24. 설립되었는데, 두 회사는 애초부터 본점 소재지를 같이하였고 그 변경 또한 같이하였다.
K은 조경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피고는 건축·토목·조경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그 목적 또한 유사하다.
망인의 명함에는 망인이 K과 피고의 부장인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망인이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연락처에는 두 회사 임직원을 구분하지 않고, O이 사장, 망인이 부장, T이 과장, L이 소장, S가 대리로 기재되어 있다(연락처상의 'SJN', 'BJN', 'GJN', 'SOJ', 'DR'은 건설업체에서 드물지 않게 쓰이는 용어로서 '사장님', '부장님', '과장님', '소장', '대리'의 약자로 보인다).
망인의 작업일지에 의하면, 실제로 망인은 피고가 K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L과 거의 같이 일해 온 것으로 보인다.
망인의 예금계좌에는 1997년경부터 2009년까지 꾸준히 K 명의의 입금내역이 나타나고, 망인이 피고로 적을 옮긴 이후인 2002. 11. 30. 및 2004. 12. 31.자 급여를 K로부터 받은 것으로 나타난다.
두 회사가 발급한 재직증명서에 의하면, 망인이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두 회사를 오가기도 하였는데, 피고의 과장인 T은 "각 회사가 공사를 수주하게 되면 현장 공사를 관리할 사람이 필요하였고, 망인이 그 공사 관리를 위하여 소속을 변경하였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망인이 두 회사를 오간 기간에 관한 기재가 재직증명서, 노동청 전산내역, 한국건설기술인협회 신고내역마다 다르다.
망인이 소속을 여러 차례 변경할 당시 퇴직금을 지급받았음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전혀 없다(이 점에서 2002. 9. 30. 망인이 K을 퇴직하면서 퇴직금을 수령하였다는 피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퇴직금 중간정산
을 제11호증, 을 제12호증의 1, 2, 3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2009. 9. 22. 망인의 2002. 10. 1.부터 2009. 9. 30.까지의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 17,733,310원을 중간 정산하는 내용의 지출결의서를 작성한 후, 2009. 9. 22. 1,530만 원을 망인이 지정한 P 계좌로, 1,516,600원을 망인 계좌로 송금하고, 916,710원을 망인의 0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는 것으로 처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여기에다 을 제16호증의 1, 2, 을 제17, 1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 A의 법정대리인이자 망인의 전 부인이었던 B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에 피고의 망인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을 진정하였고, 이에 위 지청장은 B과 O의 조사 등을 거쳐 피고가 2009. 9. 30. 망인의 퇴직금을 중간 정산하였고, 망인이 미지급 받은 퇴직금은 2,478,260원이라는 내용으로 진정사건을 종결지은 점, ② 망인은 2009. 9.경 B과 이혼하면서 집을 구하기 위해 목돈이 필요하였고, 2009. 9. 22. P과 부동산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그 무렵 P에게 임대차보증금 1,500만 원과 월 차임 30만 원 합계 1,530만 원을 지급할 필요가 있어 피고에게 퇴직금 중간 정산을 요청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2009. 9. 22. 망인에게 2002. 10. 1.부터 2009. 9. 30.까지의 퇴직금을 중간 정산하여 지급하였다고 봄이 옳다.
망인의 퇴직금 계산 및 상속
재직기간 : 5,137일(= 7,694일 - 2,557일)
총 재직기간 : 7,694일(1989. 9. 6. ~ 2010. 9. 29.)
중간 정산기간 : 2,557일(2002. 10. 1. ~ 2009. 9. 30.)
1일 평균임금 : 82,608.68원[= 7,599,999원(= 퇴직 전 3개월간의 기본급 3,000,000원 + 제수당 3,600,000원 + 상여금 999,999원) ÷ 92일(2010. 7. 1.부터 2010. 9. 30.까지), 다툼 없는 사실]
퇴직금 : 34,878,968원(= 82,608.68원 × 30일 × 5,137일/365일, 원미만 버림)
원고들 상속분 : 각 11,626,322원(= 34,878,968원 ÷ 3, 원미만 버림)
피고 주장에 대한 판단
소멸시효 주장
피고는 망인이 2002. 10. 1. 피고에 입사하기 이전에 발생한 퇴직금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의 계속근로관계가 단절되지 않은 채 피고에게 승계된 이상, 중간 정산 합의가 없었던 기간에 대해서는 최종 퇴직 시점인 2010. 9. 29. 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하고 이에 대한 소멸시효도 그때부터 진행한다(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다41045 판결). 그런데 그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지나기 전에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명백하다. 피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변제공탁 주장
피고는 망인의 2009. 10. 1.부터 2010. 9. 30.까지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 2,478,260원을 원고들에게 지급하려 하였으나 원고들이 수령을 거부하여 2011. 6. 7. 법원에 변제공탁하였으므로 이 부분 퇴직금 지급의무는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망인이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이 34,878,968원임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의 변제공탁은 채무액 중 일부에 대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달리 원고들이 이를 이의 없이 수령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서 이는 유효한 변제공탁으로 볼 수 없다. 이 부분 피고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결
피고는 망인의 퇴직금으로 그 상속인들인 원고들에게 각 11,626,322원 및 이에 대해 망인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2010. 10. 14.부터(원고들은 망인의 퇴직일부터의 지연손해금을 구하나, 미지급 퇴직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에 따라 그 지급 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부터 발생한다)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원고들의 항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2. 8. 2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피고가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를 법원에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환송판결 선고일인 2015. 4. 23.까지는 상법이 정하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위에서 인정한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다. 제1심판결을 주문과 같이 변경한다.
판사 최규홍(재판장) 노경필 마옥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