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상시근로자 약 530명을 고용하여 공업용 가스 생산·판매 및 분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아래 표의 '입사일'란 기재 각 해당 일자에 피고의 운전정비직 직원으로 입사하였다가, '퇴직일'란 기재 각 해당 일자에 퇴직한 다음, 같은 표 '운송위탁계약 체결일'란 기재 각 해당 일자에 피고와 운송위탁계약(이하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사람들인데,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은 매년 갱신되다가 같은 표 '계약 종료일'란 기재 각 해당 일자에 기간만료 등으로 종료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15,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의 형식이나 명칭에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로서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직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 체결일부터 계약 종료일까지의 근무기간에 대하여 각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그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피고를 퇴직한 다음,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을 체결한 후 피고로부터 위임을 받아 용역업무를 수행하고 이에 대한 용역비를 지급받은 개인사업자이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들이 근로자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판단기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아래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내지 4, 6, 8, 9, 11 내지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의 내용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아래 계약에서 '갑'은 피고를, '을'은 원고들을 말한다).
원고들의 근무형태
원고들의 업무는 피고의 운전정비직 직원이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피고 소유의 화물차에 공업용 가스를 충전하여 피고의 공장에서 피고의 거래처까지 운송하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피고의 운전정비직 직원(이하 '정규직원'이라 한다)의 업무내용과 동일하다. 다만 원고들과 같은 운송위탁계약직 운송기사(이하 '용역기사'라 한다)는 주로 산소와 질소 가스를, 정규직원은 주로 아르곤 가스를 운송하였고, 용역기사의 월 평균 근로시간 및 휴일근로시간이 정규직원보다 다소 길었다.
원고들은 정규직원과 마찬가지로 피고의 공장으로 출근하여 피고가 그날 작성한 배차지시서(피고는 2010. 12. 13.부터 '배차확인'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이하 '배차지시서'라 한다)에 따라 각자 피고가 배차한 차량을 운전하여 운송 업무를 수행한 뒤, 다시 차량을 피고의 공장에 반납하고 퇴근하였다. 피고는 위 배차지시서에 의하여, 용역기사와 정규직원의 구분 없이, 운송기사별로 공업용 가스의 납품처, 납품시간, 납품순서를 구체적으로 지정하였다. 용역기사가 납품시기를 어기는 것뿐 아니라 임의로 납품순서를 변경하는 것도 금지되었다.
원고들은 피고의 지시에 따라 매일 차량운행 및 안전점검 보고서, 차량 일일 안전점검일지, 계근표를 작성하여 거래처로부터 수령한 물품인수증, 타코그래프와 함께 피고에 제출하였다. 위 차량운행 및 안전점검 보고서에는 운송기사가 행선지별 출발 및 도착시간, 주행거리, 충전량 및 납품량, 가스 용량, 가스탱크 내 압력, 통행료 등을 점검하여 적게 되어 있다. 위 타코그래프는 차량 운행내역을 기록하는 장치인 타코미터에 의해 작성되는 그래프로, 운송기사들의 과속 여부, 차량 정차 여부, 정차시간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피고는 용역기사를 포함한 모든 운송기사들에게 휴대용 정보단말기(PDA, 이하 'PDA'라 한다)를 지급하였는데, 운송기사들은 각자 소지한 PDA를 통해 배차 및 납품순서 등을 확인하고, 각 납품 시마다 가스탱크의 바코드를 스캔하고 계량 전후의 눈금을 수치로 입력하며, 가스 상차 시 상차량을 기재하고, 각 납품 시의 운행거리, 주유량, 계량비, 통행료, 기타경비, 일일 총 운행거리를 입력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고에게 업무수행상황을 알렸다.
피고는 차량운전 작업표준서, 탱크로리 운행 안전지침, 차량관리지침, 차량계 운반하역기계 작업계획서 등을 작성, 배포하고, 원고들에게도 정규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위와 같은 지침 등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라고 요구하였다. 또한, 피고는 원고들을 포함한 용역기사들에게도 정규직원과 동일하게 고압가스 납품업무 수행에 필수적인 업무교육과 차량안전교육, 산업안전교육, 소방안전교육을 시행하였으나, 정규직원들에게는 별도로 환경 및 산업안전교육과 법정의무교육인 성희롱예방교육을 시행하였다.
원고들을 비롯한 용역기사들은 피고의 공장에 있는 기사대기실, 화장실, 세면실, 탈의실, 샤워장, 운동시설과 개인사물함을 무료로 사용하였다. 또한, 피고는 용역기사들에게 피고의 반월공장을 제외한 나머지 공장에서 식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반월공장에서도 2008년까지는 식사를 무상으로 제공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용역기사들이 과속하거나 배차지시서를 복사할 경우, 또는 피고의 업무상 지시에 불응할 경우 해당 기사에게 경고 또는 사유서 제출을 요구하거나, 해당 기사의 운행을 며칠간 정지시키거나 배차를 줄이는 등으로 제재를 가하였다.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상 용역기사는 피고의 승인을 받아 자신의 책임하에 임시 운송기사를 고용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기는 하나, 실제로는 용역기사가 정해진 업무를 할 수 없게 된 경우에 자신의 책임하에 임시 운송기사를 고용할 수는 없었고 피고가 다른 용역기사 또는 정규직원에게 그 업무를 대신 하도록 지시하였다. 또한, 용역기사는 사실상 피고 외에 다른 회사의 운송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고,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상 예정된 피고와 거래처 간의 운송뿐 아니라 피고의 지시에 따라 피고의 공장 간의 운송과 공장 내 이동을 맡기도 하였다. 한편 피고는 공장 내 이동의 경우에는 운송비를 별도로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고 A이 2011년에 만 55세에 이르자, 피고는 위 원고의 나이를 이유로 위 원고와의 계약 갱신을 거절하였다. 한편 피고 소속 정규직원의 정년은 만 55세이다.
원고들의 사업자등록 및 용역비 지급방식 등
원고들은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 체결일 무렵에 업종을 '화물운수'로 하여 사업자등록을 하였다.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상 원고들은 피고에게 계약이행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도록 되어 있으나(제9조), 피고는 수년간 원고들에게 그 제출을 요구하지 않다가 자체 감사 결과 '계약이행보증보험증권을 미징구하여 근로자로 인정될 우려가 있음'이라는 지적을 받은 후 2010년 4월경 처음으로 원고들에게 계약이행보증보험증권을 요구하여 이를 제출받았다.
피고는 원고들이 운전하는 화물차의 자동차보험료, 자동차세, 차량검사비, 환경개선부담금, 타이어비 및 탱크 펌프 기화기 수리비용을 부담하였고, 원고들은 기타 차량수리비, 원고들의 귀책사유로 인한 사고 시 보험료 할증액, 유류비, 계근비, 통행료를 부담하였다. 피고는 매월 원고들의 운송량 및 운송횟수에 따라 정산한 용역대금에서 유류비를 뺀 금액을 원고들에게 지급하였다.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할 때, 원고들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음으로써 그 실질에 있어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노무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배차지시서를 통하여 원고들이 수행하여야 할 구체적인 업무의 내용을 지정하였고,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한 납품처는 물론 납품시간, 납품순서를 배차지시서와 다르게 임의로 변경할 수 없었다. 그 업무 수행 과정에서도 차량운행보고서, 타코미터, PDA 등을 통하여 납품처, 납품시기, 납품순서, 운행속도, 정차시간, 차량 반납 등 업무 전반에 관하여 상세한 지휘·감독이 이루어졌고 원고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운송업무에 사용되는 화물차는 피고 소유이고, 차량 관련 비용 중 상당 부분을 피고가 부담하였다.
피고는 용역기사에게도 정규직원과 차이를 두지 않고 기사대기실과 비품 등을 제공하였고, 고압가스운송에 필요한 업무교육 외에도 산업안전교육 등의 부가적 교육을 시행하였다.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에서 용역기사는 운송업무 외에도 자신이 납품한 피고의 거래처에서 가스 관련 문제발생 시 피고가 지시하는 업무를 수행해야 하고(제2조 제3항), 피고의 거래처에서 발생한 모든 사항을 피고에게 통보할 의무가 있다(제11조 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용역기사들에게 피고와 거래처 간의 운송 외에 피고 공장 간의 운송과 공장 내 이동 작업도 지시하는 등 피고가 용역기사의 업무 내용이나 수행과정에 구체적인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용역기사들이 과속하는 등 안전 관련 지침을 위반할 경우나 배차지시서를 복사할 경우, 또는 피고의 업무상 지시에 불응할 경우 해당 기사에게 경고 또는 사유서 제출을 요구하거나, 해당 기사의 운행을 며칠간 정지시키거나 배차를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사실상 정규직원에 대한 징계에 준하는 제재를 하는 등으로 원고들의 업무 내용과 업무의 질을 통제한 반면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용역기사들에게 손해배상청구를 한 일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에서 원고들이 1일 또는 일시적으로 업무수행을 할 수 없을 때는 피고의 승인을 받고 가스운송 경험이 풍부하고 자격을 갖춘 임시기사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시킬 수 있다는 취지로 정하고 있으나, 1일 또는 단기간의 업무를 대행케 하기 위해서 원고들이 외부에서 가스 운송 경험과 운송자격을 갖춘 임시기사를 구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우므로 원고들 책임하에 제3자로 하여금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업무의 양과 그 수행방법에 비추어 원고들이 다른 회사에 노무를 제공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였다(피고가 제출한 을 제10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만으로 원고들이 근무하는 동안에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또한 원고들은 1년 단위로 용역계약을 갱신하였으나 사실상 수년 동안 피고에게 전속되어 계속 근무하였다.
원고들이 매월 지급받는 보수는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아니라 운송량과 횟수에 의하여 정산한 금액이기는 하나, 이러한 성과급 형태의 금원은 노동의 양과 질을 평가하는 것이라 할 수 있어 근로의 대가인 임금의 성격이 반드시 부정된다고 볼 수 없고(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두9471 판결 등 참조), 용역비는 매월 계산되어 정기적으로 지급되었으며, 구체적인 지급 기준 및 지급 시기는 피고가 결정하였다.
원고들과 피고의 정규직원(운전정비직)의 업무내용은 운송 대상 가스의 종류만 다를 뿐 대체로 동일하다. 원고들은 차량을 배정받고, 업무 내용 및 지시사항 등을 전달받기 위하여 매일 피고의 공장으로 출근해야 했고, 피고는 운행기록부 등을 통해 원고들의 출근 여부, 운행시간 및 운행일수를 관리하였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가 원고들이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근거로 주장하는 각각의 사유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들이 각자 사업자등록을 하고, 차량의 운행에 수반되는 비용 일부를 스스로 부담한 사실 등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들이 부담하였던 비용 중 차량수리비, 유류비, 계근비는 운송량에 비례하여 증감하는 것으로서 원고들이 위 비용을 절감하여 이윤을 증가시킬 여지가 거의 없으며, 위 각 비용은 운송량 및 운송횟수에 의하여 정산되는 보수 산정에 이미 반영된 것으로 보이므로, 이러한 사정들은 실질적인 노무제공 실태와 들어맞지 않거나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항들에 불과하여, 위와 같은 사정들이 인정된다는 점만으로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는 없다.
또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의 운송물인 액화가스의 특성상 이를 운송하기 위한 운송차량의 가격이 고가여서 부득이 피고가 이를 소유하고 관련 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 액화가스 제품 운송 등과 관련한 법령 및 지침에서 요구하는 안전기준을 준수하기 위해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안전교육을 하고 차량운전 작업표준서 등을 배포한 사정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은 오히려 ① 원고들이 이 사건 위탁운송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작업도구인 운송차량을 소유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여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독립된 사업자의 지위를 갖추기 어려웠고, ② 액화가스를 대량으로 충전하여 운반하는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의 업무 특성상 피고는 관련 법령과 지침에 정해진 업무수행방법이나 안전기준을 준수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운송업무를 수행하는 운송기사들이 안전기준 등을 준수하도록 강력하게 지휘·감독할 필요가 있었으며, 이에 따라 일반 물류전문회사에 위탁하는 것과는 달리 계약형식상으로는 개인적 지위에서 운송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원고들에 대해서 도급 및 위탁계약에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정도의 지시 수준을 넘어서 관련 법령 및 규정에 따라 상당한 정도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하여야 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이러한 사정들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임금을 목적으로 한 종속관계가 존재하였다는 점을 부정하는 사정으로 볼 수 없다.
다음으로,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9, 2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이 정규직원의 보수와 비교하여 더 많은 금액을 용역비로 지급받은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근로자 개념의 핵심 징표는 사용종속성 여부이므로, 정규직원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보수를 지급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원고들이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앞서의 판단을 뒤집을 수는 없다. 특히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용역기사들은 피고가 정규직원에게 제공하는 각종 복리후생이나 재해보상 등의 혜택에서 배제되어 있고, 차량운행비용 중 일부를 스스로 부담한 점, 원고들을 비롯한 용역기사들의 평균 근로시간이 정규직원들보다 길고 용역기사 제도 도입 후 피고의 운송효율이 2배 이상 증가하여 용역기사제 도입으로 원고들과 같은 용역기사의 업무강도가 더 강화되었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용역기사의 보수를 정규직원의 임금과 같은 선상에서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고 보인다.
한편, 피고는 원고들이 그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피고를 퇴직하고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운송위탁계약을 체결하였고, 더구나 피고 소속 정규직원들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피고를 퇴직하고 피고와 운송위탁계약을 체결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을 제2호증의 기재만으로 피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설령 피고의 위 주장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사용종속 관계 등에 비추어 이를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만한 사정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들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퇴직금청구권의 발생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 액수
먼저 원고들이 업무수행의 대가로 매월 지급받은 용역비 중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금원이 원고들의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근로자가 일률적이고 고정적인 기본급을 지급받은 바 없이 실적에 따라 용역비를 지급받은 경우 이는 성과급에 유사하게 전체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된 것으로 봄이 타당한 점, 피고로서는 실적에 따라 일정비율로 계산된 용역비를 원고들에게 지급하면서 그 수입금의 발생 여부와 금액 범위를 명확히 확인·특정할 수 있어 퇴직금 출연에 예측가능성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에게 매월 책정된 용역비를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임금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정하기로 한다.
원고 A의 퇴직금 액수
갑 제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A이 퇴직 전 3개월(산정기간) 동안 지급받은 용역비(유류비 및 차량수리비, 고속도로 통행료, 계근비 등 차량의 수리·관리비용을 공제한 금액이다. 이하 '용역비'라고만 한다)가 18,107,194원(= 2011년 10월분 6,166,312원 + 2011년 11월분 6,145,666원 + 2011년 12월분 5,795,216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를 위 산정기간의 일수로 나누어 산정한 1일 평균임금에 위 원고의 계속근로연수를 곱하여 계산한 퇴직금은 아래 기재와 같이 47,002,864원이 된다.
1일 평균임금 : 196,817원(= 18,107,194원 ÷ 92일,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계속근로년수 : 7년 11개월 16일
퇴직금 계산 : 47,002,864원[= 196,817원 × 30일 × (7년 + 11개월 ÷ 12개월 + 16일 ÷ 365일)]
원고 B의 퇴직금 액수
근로기준법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퇴직을 즈음한 일정 기간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임금액 변동이 있었고, 그 때문에 위와 같이 산정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전체 근로기간, 임금액이 변동된 일정 기간의 장단, 임금액 변동의 정도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출하는 것은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출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정신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그 평균임금을 따로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6다1728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1 내지 3, 7,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과 동일한 운송위탁계약을 체결한 용역기사들이 2011년경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 청구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 2011가합73798)을 제기한 사실, 위 법원은 2012. 4. 5. 위 용역기사들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를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한 사실, 이에 피고가 항소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은 2013. 2. 15.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고(2012나33770), 대법원 역시 2013. 7. 2. 피고의 상고를 기각한 사실(2013다21956), 피고는 위 판결 확정 직후부터 원고 B을 비롯한 용역기사들에게 본인 명의의 차량을 이용하여 용역업무를 수행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은 용역기사들에게는 업무배분을 줄인 사실, 피고는 원고 B이 피고의 위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13년 11월경부터 위 원고에 대한 업무배분을 줄인 사실, 그 결과 위 원고가 2013년 11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지급받은 월 평균 용역비(3,774,661원)가 2013년 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지급받은 월 평균 용역비(9,039,747원)보다 약 60% 정도 감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위 원고에 대한 업무배분 및 용역비의 감축 경위와 그 정도 등을 고려할 때, 위 원고가 퇴직일인 2014. 2. 28. 이전 3개월 동안 수령한 용역비는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어 위 원고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를 야기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위 원고의 용역비의 변동 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원고에 대한 업무배분 감축이 시작된 2013년 11월을 기준으로 그 이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용역비를 기초로 산정한 1일 평균임금을 토대로 위 원고의 퇴직금을 산정함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갑 9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위 원고가 2013년 8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용역비가 20,660,152원(= 2013년 8월분 7,988,617원 + 2013년 9월분 6,746,232원 + 2013년 10월분 5,925,303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위 산정기간의 일수로 나누어 산정한 1일 평균임금에 계속 근로연수를 곱하여 계산한 퇴직금은 아래 기재와 같이 56,307,617원이 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위 47,002,864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 A이 구하는 바에 따라 퇴직일로부터 14일 후인 2012. 1. 15.부터, 원고 B에게 위 56,307,617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 B이 구하는 바에 따라 퇴직일로부터 14일 후인 2014. 3. 15.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 A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 B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웅(재판장) 이현우 김동완
각주1) 배차지시서에는 그 밖에도 전달사항으로 "충전시 고임목 고이시고 자리 이탈을 삼가하십시요", "과속상습적으로 하는 사람 명단 공고 예정임", "C씨 과속하지 마십시요", "D, E, F씨 타코메타 원상복구시켜 운행 요망", "배차지시서 복사 금지. 현재 차 안에 갖고 있는 것 즉시 파기 요망(발견시 사유서 제출 요구함)", "E씨 과속 경고, 차후에 적발시 3일간 운행 정지 예정", "대전(공)서 여천(공) 지원관계로 당공장 청주(공) 지원량 증가로 전원 출근", "G ENC 지시된 시간에 납품하시고 계근장에 있는 앞차 계근표 전달해 주십시요", "파주(공) 오후에 사입시 청주(공) 고순도 순도 분석표 요구. 19일부터 O/H 예정으로 재고 관리 중으로 협조 당부드림" 등의 지시사항이 기재되어 있었다.
각주2) 피고의 품질·환경지침서 중 교육훈련지침서에 의하면, 각 부서의 팀장은 협력업체직원에 대한 환경/안전교육 및 훈련을 할 책임과 권한이 있고, Tank Lorry 운전자(납품차량운전자)는 피고의 Tank Lorry 운전자 교육을 받아야 자격을 취득할 수 있고, 취득한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반책임자교육 또는 운반차량운전자교육을 받아야 한다.
각주3) 그 경우 피고는 원래의 용역기사를 거치지 않고 그 업무를 대신 처리한 용역기사에게 직접 그에 대한 용역비를 지급하였다.
각주4) 화물자동차 운송사업법 제56조(유상운송의 금지)
각주5) 자가용 화물자동차의 소유자 또는 사용자는 자가용 화물자동차를 유상(그 자동차의 운행에 필요한 경비를 포함한다)으로 화물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되는 경우로서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으면 화물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할 수 있다.
각주6)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제22조(운반 등)
고압가스를 양도·양수·운반 또는 휴대할 때에는 지식경제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야 한다.
각주7)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시행규칙 제50조(고압가스 운반 등의 기준)
각주8) 법 제22조 제1항에 따른 양도·양수·운반 또는 휴대(이하 "운반 등"이라 한다)의 기준은 별표 30과 같다.
각주9) [별표30] 1. 가. 4) 라) 고압가스를 적재하여 운반하는 차량은 차량의 고장, 교통사정, 운반책임자나 운전자의 휴식 등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장시간 정차해서는 아니 되며, 운반책임자와 운전자가 동시에 차량에서 이탈하지 아니할 것
각주10)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시행규칙 제8조(고압가스제조 등의 시설기준과 기술기준 등)
법 제4조 제4항에 따른 고압가스의 제조·저장·판매의 시설기준과 기술기준, 법 제5조의3 제2항에 따른 고압가스 수입업의 시설기준과 기술기준, 법 제5조의4 제2항에 따른 고압가스 운반차량의 시설기준과 기술기준은 다음 각 호와 같다.
각주11) 6. 고압가스 운반차량의 시설기준과 기술기준 : 별표 9의2
각주12) [별표9의2]
각주13) 2. 나. 2) 나) 고압가스를 운반하는 도중에 주차를 하려면 충전용기를 차에 싣거나 차에서 내릴 때를 제외하고는 별표 2의 보호시설 부근과 육교 및 고가차도 등의 아래 또는 부근을 피하고, 주위의 교통상황·지형조건·화기 등을 고려하여 안전한 장소를 택하여 주차해야 하며, 주차 시에는 엔진을 정지시킨 후 주차제동장치를 걸어 놓고 차바퀴를 고정목으로 고정시킬 것, 다) 운반 중에는 충전용기를 항상 40℃ 이하로 유지할 것
각주14) 한국가스안전공사 지침 중 "운전상 주의사항"
각주15) 타. (2) 고압가스를 운반하는 자는 시·도지사가 지정하는 도로·시간·속도에 따라 운반한다.
각주16)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시행규칙 제50조(고압가스 운반등의 기준)
각주17) 법 제22조 제1항에 따른 양도·양수·운반 또는 휴대(이하 "운반 등"이라 한다)의 기준은 별표 30과 같다. [별표30]
각주18) 1. 가. 4) 가) 가스운반차량을 운행하려면 그 가스로 인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주의사항 비치, 안전점검, 안전수칙 준수 등 안전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마련할 것, 마) 고압가스를 운반하는 경우에는 안전관리 총괄자, 안전관리 부총괄자 또는 안전관리 책임자가 운반책임자나 운반차량운전자에게 그 고압가스의 위해예방에 필요한 사항을 주지시킬 것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