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추가된 원고 주식회사 A의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 주식회사 A과 피고 사이에 생긴 항소 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 주식회사 A이, 원고 B, C과 피고 사이에 생긴 항소비용은 위 원고들이 각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 주식회사 A(이하 '원고 회사'라 한다)은 2009. 2. 12. 피고(변경 전 상호 : E 주식회사)와 사이에 피고의 보험계약 체결 대리 등 위탁에 관한 '생명보험 대리점 계약'(이하 '종전 대리점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여 전화판매 등을 통해 피고의 보험상품을 판매해 왔다.
피고는 2011. 12.경 그 당시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였던 F과 사이에 원고 회사와의 종전 대리점계약을 유지는 하되 실질적으로 종전 대리점을 피고의 직영대리점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직영전환'이라 한다). 이에 F은 2011. 12. 15.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하였고, 그 무렵 피고와 사이에 피고의 직영대리점으로서 'G지점'(이하 '이 사건 지점'이라 한다)의 운영에 관한 'Branch Manager(사업BM)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으며, 2012. 1. 1.부터 이 사건 지점을 운영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호증, 갑 제5호증의 1 내지 3, 을 제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회사의 청구에 관한 부분
원고 회사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직영전환 당시 원고 회사와 사이에 원고 회사가 소유하는 종전 대리점 계약을 통해 수집한 고객정보(이하 '기계약DB'라 한다)를 원고 회사와의 협의 하에 피고의 영업에 사용하기로 약정하고도, 원고 회사와 협의 없이 무단으로 기계약DB 4,933건을 보험판매에 이용하여 피고의 여의도에프씨(FC, 이하 영문으로 표기한다)지점에서 58건, 브이아이피(VIP, 이하 영문으로 표기한다)지점에서 75건 이상 승환계약(보험업법 제97조 제1항 제5호 해당 행위)을 체결함으로써 원고 회사가 이미 체결한보험계약(이하 '기존 보험계약'이라 한다)이 해지되도록 하였다. 그로 인해 원고 회사는기계약DB 매매가액 상당의 손해와 원고 회사에게 기존 보험계약에 관한 기지급 모집수수료와 유지수수료가 환수되고, 장래에 지급받을 유지수수료를 지급받지 못하게 되는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회사에게 주위적으로 위 약정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의한 재산상 손해배상으로서, 예비적으로 같은 원인에 의해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으나 그 손해액을 산정하지 못할 경우 입게 된 정신적 손해배상(피고의 위 행위로 유발된 보험 계약자들의 민원 등에 의한 정신적 손해 포함)으로서, 원고 회사의 위 손해들 중 손해액이 더 큰 기계약DB 매매가액 상당액 295,980,000(=4,933건×6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위 각 증거에 갑 제33호증의 1 내지 9, 을 제7, 8호증, 을 제13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는 이 사건 직영전환 무렵 이 사건 직영전환 후 종전 대리점 관리방안과 관련하여 '기계약DB는 원고 회사와 협의하여 보험료가 일정 회수 이상 납입된 것에 대해서만 고객센터(Customer Service, 이하 'CS센터'라 한다)의 정보를 업데이트하여 기계약 고객관리 부서(Policy Owner Marketing, 이하 'POM 조직'이라 한다)에서 활용'하기로 계획하였고, 원고 회사도 피고의 위 계획을 알고 있었다.
피고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회사와의 종전 대리점 계약을 유지하기로 한 목적은 기존 보험계약과 관련하여 원고 회사에게 유지수수료를 지급하고, 그 보험계약이 해지될 경우 원고 회사로부터 기지급 수수료의 환수를 용이하게 하는 등에 있었다. 피고는 13회분까지의 보험료 납입이 이루어진 보험계약에 관하여는 원고 회사에게 관련 수수료를 전액 지급하므로, 이 점을 고려하여 2012. 3. 7. 원고 회사의 실질적 운영자인 F에게 이메일로 원고 회사가 수수료 환수의 손해를 입지 않을 기계약DB 즉, 13회분까지의 보험료 납입이 이루어진 보험계약에 관한 고객정보(이하 '이 사건 기계약DB'라 한다)를 CS센터로 이관할 예정임을 알렸고, F은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 회사와 피고 사이에 피고가 이 사건 기계약DB를 피고의 보험판매 영업에 이용하여 새로운 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점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봄이 상당하다.
갑 제7호증의 1, 2, 갑 제8호증, 갑 제15, 16호증, 갑 제49, 50호증의 각 1 내지 46, 갑 제51 내지 53호증, 갑 제57, 58호증의 각 1 내지 9 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여의도FC지점과 VIP지점의 설계사들이 이 사건 기계약DB의 해당 일부 보험계약자에게 새로운 보험계약의 가입을 권유하거나, 그 중 실제 새로운 보험계약을 체결한 사례도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각 증거만으로는 그 새로운 보험계약 체결의 구체적 경위와 기존 보험계약과 새로운 보험계약의 각 보장내용상 유사점을 알 수 없고, 피고는 원고 회사와 사이의 이 사건 기계약DB 사용에 관한 합의에 기초하여 추가 보험계약 체결을 위한 영업을 할 수 있는 이상, 설령 원고 회사의 주장과 같이 새로운 보험계약이 체결된 사례 중 설계사들이 해당 보험계약자로 하여금 기존 보험계약의 보험료 미납을 유도하여 기존 보험계약이 추후 실효되도록 한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보험업법 제97조에서 금지하는 승환계약으로서 '보험계약자로 하여금 기존 보험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킴으로써 기존 보험계약과 보장 내용 등이 비슷한 새로운 보험계약을 청약하게 하거나 위와 같은 새로운 보험계약을 청약하게 함으로써 기존 보험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킨 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가 위와 같이 이 사건 기계약DB를 이용하여 새로운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그 대상 보험계약자의 기존 보험계약이 해지 등으로 종료되었다 하여도, 그로 인해 원고 회사가 기지급 수수료를 환수당하고 장래 지급받을 유지수수료를 지급받지 못한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기계약DB는 보험계약 체결과 동시에 대리점인 원고 회사는 물론 보험자인 피고에게도 제공되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위와 같이 원고 회사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기계약DB 해당 기존 보험계약과 관련하여 받을 수 있는 수수료는 전액 지급되는 점을 감안하면, 피고가 이 사건 기계약DB를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험판매영업에 사용하였고, 이 사건 기계약DB가 피고의 다른 지점 영업실적 제고에 기여하였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대리점인 원고 회사와 보험자인 피고 사이에 반드시 이 사건 기계약DB의 사용에 관한 유상의 대가가 지급되어야 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갑 제24호증의 1, 2, 갑 제29, 30호증, 갑 제54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H의 증언만으로도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피고가 이 사건 기계약DB를 무단으로 영업에 사용하여 승환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원고 회사에게 이 사건 기계약DB 매매가액 상당의 손해 또는 수수료 환수 등의 손해가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 회사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원고 회사는 피고가 이 사건 직영전환 당시 원고 회사에게 광주은행 고객정보를 제공하기로 약정하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손해를 입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본 증거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직영전환 당시 장차 피고가 광주은행으로부터 고객정보를 제공받게 되면 그 정보를 피고의 직영대리점이 된 이 사건 지점의 대표 F에게 제공하기로 약정하였는데, 피고와 광주은행 사이의 고객정보 제공에 관한 협약이 체결되지 않아 위 약정을 이행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종전 대리점 계약상 대리점인 원고 회사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려우으므로, 이 부분 주장도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 B, C의 청구에 관한 부분
위 원고들의 주장
원고 B은 원고 회사의 교육실장, 원고 C은 원고 회사의 채용담당자로서 이 사건 직영전환 당시 피고와 사이에 2012. 1. 1.부터 1년의 계약기간과 직책 보장을 전제로 주위적으로 고용계약, 예비적으로 위임계약에 해당하는 위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피고의 강요에 의해 위 계약기간 만료 전에 사직하였다. 그런데 위 원고들의 사직의 의사 표시는 피고의 강요에 의한 것으로서 무효이므로, 위 원고들의 사직은 실질적으로 피고에 의한 주위적으로 해고, 예비적으로 위임계약 해지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주위적으로 부당한 해고, 예비적으로 부당한 위임계약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으로서 위 원고들이 약정된 1년의 계약기간 동안 근무하였다면 얻을 수 있었던 소득과 실제 사직 전까지 얻은 소득의 차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 B에게 2,198만 원(=월평균소득 314만 원×사직 후 잔존 계약기간 7개월), 원고 C에게 1,302만 원(=월평균소득 217만 원×사직 후 잔존 계약기간 6개월)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앞서 본 증거에 갑 제14, 17 내지 22, 63호증, 을 제12호증의 1, 2, 을 제14호증의 1 내지 3 의 각 기재를 보태어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 B은 F의 처로서 원고 회사의 교육실장, 원고 C은 F의 친족으로서 원고 회사의 채용담당자로 각 근무하다가 이 사건 직영전환 무렵 피고와 사이에 위촉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 B, C이 위 위촉계약의 근거로 주장하고, 이에 대한 피고의 다툼이 없는 갑 제17호증(위촉계약서)에 의하면, 위 위촉계약서 제2조(설계사의 신분)에는 '설계사는 독립사업자로서 본 계약에 의하여 피고로부터 위탁받은 업무를 수행하고(제1항), 피고와 설계사 사이에는 고용 및 근로관계가 성립하지 않으며, 근로기준법상 피고의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 규정은 적용하지 아니한다(제2항)'고 정해져 있고, 제4조(위탁업무)에는 피고가 설계사에게 위탁하는 업무로서 '보험계약 체결의 중개(제1호) 및 보유계약의 유지·관리를 위한 부수업무(제2호)' 외에도 '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무로서 피고가 위탁한 업무(제4호)'가 규정되어 있다.
위 위촉계약서 제3조(계약기간)에는 '위 위촉계약의 계약기간을 계약체결일로부터 1년으로 정하고, 계약당사자 일방이 계약연장의사가 없음을 계약만료일로부터 1개월 전에 상대방에게 서면으로 통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동일 조건으로 1년씩 자동 갱신되는 것으로 한다'고 정해져 있고, 제13조(회사의 위촉계약 해지)에는 '설계사는 언제든지 서면에 의해 위촉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제1항)'고 규정되어 있다.
또한 피고의 교육실장 운영기준에도 교육실장 본인이 해임의사를 밝히고 사직서를 제출한 경우나 지점장의 해임요청이 있는 경우를, 채용담당자 운영기준에도 채용담당자 본인이 해임의사를 밝히고 사직서를 제출한 경우를 각 해임사유로 정해 놓았다.
피고의 영업부장 I은 2012. 5.경 F에게 이 사건 지점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할 것을 요구하면서 그 중 해당 인건비 대비 업무량이 적은 교육실장과 채용담당자를 사직시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원고 B은 2012. 5. 25.자로 일신상의 사유(가사전담)로 사직한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원고 C은 2012. 6.경 개인적인 사유로 사직한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각 작성하였고, F은 이 사건 지점의 지점장으로서 자신의 명의로 피고에게 위 원고들이 작성한 사직서를 첨부한 해임요청서를 제출하였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 B과 원고 C은 위 위촉계약서에 정한 바대로 계약기간 도중 사직서를 제출함으로써 위 위촉계약을 해지하였다 할 것이다. 그런데 더 나아가 F과 위 원고들 사이의 사직서 제출과 해임요청서 제출에 관한 경위를 알 수 없는 이상, 피고의 영업부장 I이 F에게 위 1)의 마)항 기재와 같이 인력조정을 요구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원고들의 위촉계약 해지의 의사표시가 피고의 강요에 의한 하자 있는 의사표시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그 하자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위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 회사의 주위적 청구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 및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할 것인바, 원고 회사의 주위적 청구와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와 원고 회사의 이 법원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최규홍(재판장) 엄상문 박지연
각주1) 보험업법 제97조(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관한 금지행위)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그 체결 또는 모집에 관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각주2) 5.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로 하여금 이미 성립된 보험계약(이하 이 조에서 "기존보험계약"이라 한다)을 부당하게 소멸시킴으로써 새로운 보험계약(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기존보험계약과 보장 내용 등이 비슷한 경우만 해당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청약하게 하거나 새로운 보험계약을 청약하게 함으로써 기존보험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키거나 그 밖에 부당하게 보험계약을 청약하게 하거나 이러한 것을 권유하는 행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