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 9. 1. 선고 2015나20300 판결

2015

주문

1.

피고(반소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반소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회사는 농산물 가공식품의 제조 등을 목적으로 2004. 7. 5. 설립된 회사로서 즉석 누룽지와 떡국 떡 등을 생산하여 주로 군대나 주식회사 오뚜기에 납품하고 있으며, 대표이사인 C과 그 처인 D이 주식을 나누어 보유하고 있다.

나.

원고는 한국방송공사에서 근무하던 중 C을 알게 되어 2001. 5. 2.경 C이 대표이사로 있는 주식회사 J(이하 'J'라 한다)에 입사한 후 2004. 9. 13.경부터 위 회사의 등기이사로 근무하였고, 이후 C이 피고 회사를 설립하자 피고 회사에도 입사하여 비등기이사로 근무하다가 2007. 7. 5.경부터 등기이사로 근무하였으며 2014. 8. 5. 피고 회사와 J에서 모두 퇴사하였다.

다.

원고는 2012. 12. 24.부터 2013. 10. 15.까지 원고 또는 그 처 명의로 피고 회사에 총 1억 9,580만 원을 송금하였다.

라.

한편 원고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C, 감사 E은 위 사람들이 중도에 피고 회사를 퇴사할 경우 회사 운영의 어려움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는 5억 원, 이사는 3억 원, 감사는 1억 원을 피고 회사에 지급하되, 다만 이사회를 통하여 의장의 승인을 받을 경우 위 돈의 지급을 면제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2012. 9. 23.자 이사회 회의록(이하 '이 사건 회의록'이라 한다)에 서명·날인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3호증(이상 가지번호 있는 서증은 모두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원심 증인 H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회사 대표이사인 C으로부터 돈을 빌려주면 근시일 내에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말을 듣고 피고 회사에 총 1억 9,580만 원을 대여해주었고 이자로 월 140만 원씩을 수령하였는바,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위 대여원리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2)

피고 회사의 주장

원고가 피고 회사에 지급한 돈은 원고가 공동창업자의 입장에서 정산시기를 정하지 않은 채 피고 회사의 사업이 성공할 경우 원금 및 투자 수익을 성과금 등으로 지급받기로 약정하고 투자한 돈인데, 피고 회사가 아직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

나.

판단

1)

원고가 피고 회사에 총 1억 9,58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은 위 1. 기초사실에서 인정한 바와 같고, 갑 제2,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13. 1. 17. 피고 회사에 1억 2,460만 원을 송금한 후 같은 해 2. 18.부터 같은 해 5. 20.까지 피고 회사로부터 매달 송금일인 17일과 비슷한 일자에 위 금액의 약 1%에 해당하는 130만 원을 원고의 계좌로 입금받다가, 같은 해 4. 25. 피고 회사에 1,000만 원을 추가로 송금한 후 2013년 6월부터 매달 140만 원씩을 입금받은 사실,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C은 2013. 8. 19. E에게 원고에 대한 이자로 140만 원을 집행하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고, 당일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140만 원을 입금한 사실, 원고는 피고 회사에 위 돈을 지급한 후에도 피고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거나 지분을 인정받지 못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다가 아래에서 살피는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 회사의 이사로 등기되어 있기는 하나 실질적으로는 대표이사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에 불과한 점 등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원고가 피고 회사에 지급한 1억 9,580만 원은 모두 대여금이고, 다만 그 중 1억 3,460만 원은 원고가 이자 약정 하에 지급한 대여금인 반면, 나머지 6,120만 원은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이자 약정을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가 이자 약정 없이 지급한 대여금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2)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 대여금 합계 1억 9,580만 원에서 원고가 변제받았음을 자인하는 1,000만 원을 공제한 나머지 1억 8,580원 및 그에 대한 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회사의 반소청구 및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피고 회사의 주장

피고 회사는 2012. 9. 23. 이사회를 개최하여 동업자가 중도에 퇴사할 경우 소정의 책임부담금을 지급하기로 하였는데, 원고는 2014. 8. 5. 이후 무단으로 피고 회사를 퇴사하였으므로 위 결의에 따라 피고 회사에 책임부담금 3억 원을 지급하여야 하는바, 피고 회사는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 주장의 대여금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함과 동시에 반소로서 위 돈의 지급을 구한다.

2)

원고의 주장

가)

원고는 피고 회사의 이사로 등기되어 있기는 하나, 실제로는 피고 회사로부터 매달 일정한 임금을 지급받는 근로자로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바, 피고 회사가 주장하는 약정은 이유를 불문하고 원고가 퇴사할 경우 무조건 3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정한 것으로서 실질적으로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근로관계를 계속적으로 유지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므로 민법 제104조 또는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효력이 없다.

나)

피고 회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사회를 개최한 사실이 없고, 다만 원고는 피고 회사 대표이사 C이 사전에 작성된 이사회 회의록을 제시하며 열심히 해보자는 뜻에서 작성한 것이라며 본인과 감사도 서명하였으니, 원고도 서명하라고 하기에 어쩔 수 없이 서명·날인한 것에 불과하므로 그 효력이 없다.

나.

판단

1)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 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며, 한편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두524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다78466 판결,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57459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갑 제3, 4, 6, 7, 11호증, 을 제2, 3, 4, 8, 13, 14, 18호증의 각 기재 및 원심 증인 H, 당심 증인 K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원고는 피고 회사에 근무하면서 주된 거래처인 주식회사 오뚜기에 대한 영업활동 및 이에 따른 생산량 조절 등 업무를 실질적으로 담당하였고, 매달 292만 원에서 334만 원 가량의 급여를 지급받았으며, 피고 회사 소유의 업무용 승용차(비엠더블유 승용차)를 지원받기도 하였으나, 그 외 피고 회사의 수익을 분배받거나 분배약정을 체결한 바는 없다. 한편 원고는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바도 없다.

②

피고 회사는 매주 월요일 오전에 원고와 생산반장, 품질관리팀 등 6-7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간회의를 개최하였는데 원고는 위 회의에 참석하여 대표이사인 C에게 주간업무보고를 하였고, 그 외에도 생산 및 업무 계획, 수행 결과, 거래처 담당자와의 만남 결과 등에 대해 수시로 대표이사에게 전자우편을 통하여 보고하였으며, 회사 밖에서 회의가 있거나 퇴근을 할 경우 C에게서 사전 허가를 받았다.

③

C은 피고 회사의 1인 주주이자 대표이사로서 업무집행권과 대표권을 가지고 피고 회사의 중요 사항을 결정하고, 물품구매, 직원들의 법인카드 사용 등에 대해서도 최종적으로 결재하였다.

④

피고 회사가 2011년 화성시에서 강원 홍천군으로 공장을 이전하자, 원고는 주중에는 홍천공장의 기숙사에 거주하면서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근무하고 주말에는 서울에 있는 집에 가서 지내다가 다시 복귀하는 생활을 반복하였고, 때때로 생산량을 맞추라는 C의 지시에 따라 퇴근시간 이후 추가근무를 하기로 하였다.

⑤

피고 회사는 원고와 대표이사인 C 외에도 피고 회사에 1억 원을 투자한 C의 선배인 K이 2011년 5월경부터 부사장으로 근무하였고(이후 2015. 3. 31. 피고 회사의 사내이사로 취임하였다), C의 아버지인 I이 본부장으로서 전반적인 업무를 관장하였으며, C의 처 D은 실제 피고 회사에 출근하지 않으면서도 피고 회사에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는 이유로 직원으로 등재되어 급여를 지급받았다.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대표이사와 부사장, 본부장 다음의 지위에 있었고, 평상 시 직원들에게 전자우편을 통하여 업무를 지시하였다.

⑥

C은 피고 회사 외에도 J와 주식회사 L(이하 'L'라 한다)도 설립하여 그 대표이사를 역임하였는데 C은 피고 회사와 마찬가지로 J의 지분도 100%를 보유하였다. 한편 L의 경우 피고 회사가 50%, C이 30%, M이 20%의 각 지분을 보유하였다. 피고 회사와 위 회사들의 사무실은 같았고 피고 회사의 직원들이 위 회사의 업무를 보기도 하고, 반대로 위 회사의 직원들이 피고 회사의 업무를 보기도 하였다.

⑦

원고는 국민연금 및 건강보험에는 피고 회사를 사업장으로, 고용보험에는 J를 사업장으로 각 가입하였다.

⑧

원고는 등기부등본상 피고 회사나 J의 이사로 기재되어 있으나, 위 회사들에서 실제 공식적인 이사회가 개최된 것은 거의 없었고, 단지 피고 회사는 필요할 때마다 원고가 맡겨 놓은 인감도장을 이용하여 회사 운영에 필요한 이사회 의사록을 작성하였다. 이 사건 회의록을 작성할 당시에도 실제 이사회가 개최된 바는 없고 C이 이 사건 회의록을 작성한 후 원고와 감사 E의 서명, 날인을 받았다.

다)

판단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비록 원고가 피고 회사의 등기이사로서 일부 영업 및 생산 업무를 담당하면서 직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하고 감독하였지만, 피고 회사에 매일 출근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수시로 대표이사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는 등 대표이사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2)

이 사건 회의록의 성격 및 효력 여부

가)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회의록은 실제 이사회가 개최된 바 없음에도 피고 회사 대표이사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후 사후에 원고의 서명, 날인을 받은 것으로서 적법한 이사회 회의록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원고가 그에 서명, 날인한 이상 피고 회사와 사이에 체결한 책임부담금 지급약정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고 할 것이다.

나)

하지만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에 어긋난 약정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노동을 강요하는 것이거나 근로자의 퇴직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인데,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드러난 이 사건 회의록의 작성경위, 원고가 지급하여야 하는 책임부담금 지급액수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회의록에서 정한 책임부담금 지급약정도 원고의 퇴직의 자유를 극도로 제한하는 것으로서 실질적으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에 해당하여 위 근로기준법 조항을 위반한 무효의 약정이라고 할 것이다.

다)

또한 설령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위 약정의 체결 경위, 목적, 약정에서 지급하기로 정한 책임부담금의 액수, 원고가 지급받는 보수액 등을 고려하면 위 약정은 원고의 직업의 자유를 극도로 제한하는 것으로서 그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다.

소결

1)

이 사건 회의록에 기재된 책임부담금 지급약정은 어느 모로 보나 그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인바,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반소 청구 및 상계항변은 모두 이유 없다.

2)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나머지 대여금 1억 8,580만 원과 그 중 1억 2,460만 원에 대하여 원고가 마지막으로 이자를 지급받았음을 자인한 다음날인 2014. 1. 1.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 회사에 송달된 날인 같은 해 9. 11.까지 월 140만 원의 비율로 셈한 이자 11,713,333원[=140만 원×(8개월+11/30), 원 미만 버림] 및 그 중 대여원금 1억 8,580만 원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이 송달된 다음날인 같은 달 12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20%의 비율로 셈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대여원금 6,120만 원에 대해서도 최종 대여일 다음날인 2013. 10. 16.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 민법에 정한 연 5%의 비율로 셈한 이자의 지급을 구하나,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자 약정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 청구는 위 인정범위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의 나머지 본소 청구와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민유숙(재판장) 장윤선 장한홍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