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 2. 12. 선고 2015노2402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이유무죄 포함)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4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2. 2. 29. 편취로 인한 사기의 점은 무죄.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1)

2012. 2. 29. 2억 5,000만 원 편취 관련

①

피고인은 2012. 2. 29. 피해자에게 피고인이 운영하는 E 주식회사(이하 'E'이라 한다)가 H 주식회사(이하 'H'이라 한다) 소유 화성시 J 토지 지상 공장에 설치된 1,000톤 및 800톤 프레스 라인(이하 '이 사건 공장', 각 '1,000톤 라인', '800톤 라인'이라고 하고, 합하여 '이 사건 기계 설비'라고 한다)을 매수하였는데, 당시 계약금만 지급한 채 매매대금을 전부 지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해 주었으므로, 피해자는 당시 이 사건 기계 설비가 E 소유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기계 설비의 소유관계에 관하여 기망하였다고 할 수 없다.

②

피고인은 1,000톤 라인이 H 실제 운영자인 G에 의하여 하나은행에 담보로 제공된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800톤 라인 또한 담보로 제공되어 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기계 설비의 담보가치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할 수 없다.

③

그럼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기계 설비의 소유관계 및 담보가치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2억 5,000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법리오해

원심은 피고인이 2012. 2. 29. 2억 5,000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부분(이 사건 공소사실 제3항)과 2012. 3. 2.부터 2012. 6. 26.까지 10회에 걸쳐 851,208,780원을 편취하였다는 부분(이 사건 공소사실 제4항)을 포괄일죄로 인정하였는데, 이 사건 공소사실 제4항 관련하여 공소사실에 포함되지도 않은 이 사건 기계 설비의 담보가치에 관한 기망사실을 공소장 변경 없이 인정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하였다.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3)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3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고철 보증금, 선수금 명목 편취 관련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종합하면, 피고인이 P으로부터 10억 원을 차용하면서 E 소유 고철을 포함하여 공장 내 모든 물품을 P에게 양도하였는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P과 사이에 E의 고철을 포함한 물품 전부에 관한 환매조건부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는 사실을 고지하였다면 피해자로서는 E과 사이에 이 사건 고철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임이 명백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편취의사가 인정됨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2)

해외 투자금 유치 명목 관련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2012. 1. 31.부터 2012. 2. 21.까지 5억 2,000만 원을 받을 당시 피고인은 일본 펀드회사인 ACA로부터 투자를 받기로 예정되어 있지도 않았고, 변제기한까지 이 부분 차용금을 변제할 능력이 없다는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약정기한까지 차용금을 변제하겠다고 피해자를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3)

회사 경영권, 공장 양도 명목 관련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종합하면, 피고인이 E 부도 이후 E 주식 60%에 해당하는 9만 주를 P에게 양도하는 내용의 주식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기계 설비를 포함한 집기 일체를 이미 P에게 환매조건부로 매도하였음에도 이러한 내용을 전혀 고지하지 아니한 채 E의 경영권을 넘겨주거나 공장과 이 사건 기계 설비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해주겠다고 기망하여 2012. 7. 12.부터 2012. 9. 27.까지 9억 2,777만 원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공소장변경으로 인한 직권판단

검사는 이 사건 공소사실 제4항에 관하여 기존 기망 행위 외에 '약 25억 원 상당의 가치가 있는 E 소유 기계 설비를 양도담보로 제공하였으니 자금을 더 빌려 달라'는 기망 사실을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여 그 심판의 대상이 달라졌으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과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는 이를 판단하기로 한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2012. 2. 29. 2억 5,000만 원 편취 부분(원심 판시 별지1 범죄일람표 순번 1 기재 부분)

1)

이 부분 공소사실 요지

피고인은 2012. 2. 29.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707 안산법조타운에 있는 법무법인 상록에서 피해자 D에게 "회사에서 당장 급하게 처리해야 할 어음이 있으니 자금을 빌려 달라. 약 20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E 소유의 기계 설비를 양도담보로 제공하여 공증을 해 주겠다"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해자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한 기계 설비들은 E이 아닌 H의 소유일 뿐 아니라, 종전에 위 회사를 운영하던 G가 하나은행에 이미 담보로 제공한 상태이었으므로 담보 가치가 없었다. 피고인은 위 거짓말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2. 2. 29. 2억 5,000만 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기계 설비가 E 소유이거나 적어도 E과 H 사이의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이 정상적으로 이행되어 E이 곧 기계 설비의 소유권을 취득할 것이라고 피해자를 기망하였고 피해자에게 이 사건 기계 설비를 양도담보로 제공하기 전에 이미 1,000톤 라인에 관하여 G에 의하여 하나은행에 담보로 제공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 사건 기계 설비의 소유관계와 담보가치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당심의 판단

그러나 당심 증인 D의 증언 등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는 위 2억 5000만 원 대여 당시 이 사건 기계 설비가 E 소유가 아닌 것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도 이 사건 기계 설비 중 800톤 라인까지 하나은행에 담보로 제공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피해자에게 담보로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기계설비의 담보가치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2. 2. 29. 피해자가 기왕에 고철거래와 관련하여 교부한 보증금 및 선수금을 포함하여 E과 채권자인 피해자 사이의 채권금액을 17억 9,000만 원으로 확정하고, 그에 대한 담보로 이 사건 기계 설비를 양도담보로 제공하는 내용의 양도담보부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작성하였다.

당시피고인이먼저이사건기계설비를담보로제공하겠다고한것이아니라담보를제공해달라는피해자의요구에따라이사건기계설비를양도담보로제공하고공정증서를작성하였다.

이와같은채권금액확정및담보제공경위에비추어보면,피고인이먼저피해자에게이사건기계설비가E의소유로20억원이상의담보가치가있다고하면서피해자에게위금원을빌려달라고요구하지는않은것으로보인다.

㈏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기계 설비를 양도담보로 제공하면서 작성한 양도담보부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에는 이 사건 기계 설비 목록이 첨부되어 있는데, 그 목록 바로 밑에 'H(주)'라고 기재되어 있고, 첨부된 'H(주) 발안공장 800톤 프레스 라인 투자비 현황'이라는 문서에도 제목이 'H(주)'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피해자가 위 공정증서 작성 당시 이 사건 기계 설비에 대한 매매계약이 완전히 이행되지 않아서 이 사건 기계 설비의 소유권이 E 앞으로 이전되지 않았음을 피해자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기계 설비 가격이 20~30억에 달한다고 언급한 것은 사실로 보여지나, 이 사건 기계 설비들이 담보로 제공되어 있는 것은 이 사건 공장 및 기계설비 매매계약서에 첨부된 부동산 등기부등본만 확인해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공정증서에 첨부된 기계 설비 목록을 보더라도 800톤라인에 대한 투자금 12억 원 중 상당부분이 아직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피해자는이미지급한고철선수금과보증금은E과계속고철거래를하면서고철대금에서차감하는방식으로보전할수있었고,피해자가2012.4.경피고인에게4억원을대여할때에는별도의담보를제공받기도하였다,

위와같은사정을종합해보면위2억5000만원대여당시피해자가이사건기계설비의순수담보가치가20~30억원이라고착오에빠져있었다고보기는어렵다.

㈑ 피고인도 위 2억 5,000만 원 차용 무렵에는 이미 H에 계약금 및 채무 승계 명목으로 약 25억 원을 투자하였고, G의 협조를 받아 H의 금융권 대출금 채무를 승계한 다음 유상증자를 하거나 ACA 본사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아 나머지 중도금과 잔금 합계 14억 4,000만 원을 지급하게 되면 이 사건 기계 설비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설령 피해자가 이 사건 기계 설비가 H 소유임을 알고는 있었으나 E이 향후 이 사건 기계 설비의 소유권을 취득할 것으로 믿고 2억 5,000만 원을 빌려주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피고인이 이 사건 기계 설비의 소유관계나 담보가치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최초 검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E과 고철 공급계약을 체결할 무렵에는 E이 H로부터 이 사건 기계 설비 일체를 인수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2012. 2. 29. 2억 5,000만 원을 빌려주면서는 E이 H로부터 공장 및 기계 설비를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렇다면 피해자는 최초 E과 사이에 고철 공급계약을 체결할 무렵에는 이 사건 기계 설비가 E 소유가 아니라 H 소유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2012. 2. 29. 이전에는 이 사건 기계설비에 대한 소유권이 E에 없음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이 사건 공장과 함께 담보로 제공된 800톤 라인은 2008년경 최초 저당 당시에는 공장저당법 제7조에 의한 기계 설비 기구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가 이 사건 매매계약이 체결되기 불과 두 달 전인 2011. 10. 17. 추가로 포함되었는데 그러한 사실은 부동산등기부상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데다가 G와 사이에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을 주도한 것은 O이었는데 계약체결 직후 O이 다른 사건으로 구속되었던 사정을 더해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800톤 라인이 이미 담보로 제공된 내용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 피고인은 2012. 7. 4. 피해자에게 '위 17억 9,000만 원의 채무 변제를 위하여 이 사건 기계 중 800톤 프레스 라인과 E 소유의 기계장비를 회수하는 것에 승낙한다'는 내용의 승낙서(동의서)를 작성해 주기도 하였는데, 이와 같이 1,000톤 라인을 제외한 800톤 라인에 한정하여 승낙서를 작성하여 주었음에도 피해자가 이에 관하여 별다른 이의를 하지 않았던 사정에 비추어보면 피해자 역시 적어도 1,000톤 라인에 대해서는 이미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기계 설비가 전혀 담보가치가 없음에도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거나 피해자가 이 사건 기계 설비의 담보가치가 20~30억 원이라고 믿고 돈을 빌려주었다는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나. 2012. 3. 2. ~ 2012. 6. 26. 합계 851,218,780원 편취 부분(원심 판시 별지1 범죄일람표 순번 2 내지 11 기재 부분)

1)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는 검사의 공소장 변경 신청으로 이 법원의 심판 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이 부분 주장에 대하여 더 이상 판단하지 않는다.

2)

피해자가 이 사건 기계 설비의 담보가치에 관하여 기망 당하였는지 여부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피고인이2012.2.29.경1,000톤라인을포함한이사건기계설비를피해자에게양도담보로제공하는과정에서그담보가치에관하여피해자를기망하여그때부터피해자가이사건기계설비가이미금융기관에담보로제공되어실질적인담보가치가없다는사실을알게된2012.7.초순경까지피해자로부터합계851,218,780원원을편취하였다고인정한다음2012.2.29.편취범죄사실과이부분범죄사실전체를포괄일죄로인정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앞의가.항에서본바와같은이유로피해자가이사건기계설비의담보가치에관하여기망당하여착오에빠졌다고인정하기부족하고달리이를인정할증거가부족하다.

3)

피고인이 이 기간 차용한 운영자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G로부터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공장 및 기계 설비 인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고, 장차 공장 및 기계 인수가 불가능할 수도 있음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12. 3. 2.부터 2012. 6. 26.까지 E이 부도나거나 공장 가동이 중단되어 고철을 더 이상 공급받지 못하여 기왕에 지급한 보증금 및 선수금을 회수하지 못할 것을 우려한 피해자에게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으면서도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운영자금 명목으로 851,218,780원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공장을 양수받은 다음 유상증자나 제3자의 투자를 받는 외에는 피해자로부터 운영자금을 차용하더라도 이를 반환할 능력이 없었다.

㈏ 피고인은 이 사건 매매계약의 계약금만 지급한 상태에서 이 사건 공장 등을 담보로 제공하고 기업은행으로부터 60억 원 상당의 대출을 받으려고 하였으나 2012. 1. 10. G의 검인계약서 작성 거부로 인하여 위와 같은 계획은 예상대로 진행되지 못하였고, G의 기존 대출은행에서 추가로 10억 원을 대출받아 잔금을 치르는 방안을 모색하다가 그마저도 실패하였다.

㈐ 또한 피고인은 G를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하여 구속시키는 방법으로 G를 압박하여 대출에 필요한 검인계약서 작성 등 G의 협력을 이끌어내려고 하였으나 피고인이 의도한 대로 G를 구속시켜 피고인의 요구대로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으리라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 G는 2012. 3. 2. E에 2기 이상의 차임 연체를 이유로 임대차 계약을 해지한다는 통보를 하였고, 2012. 3. 16. 같은 달 30.까지 중도금과 잔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이 사건 매매계약이 해지된다고 최고하였으며, 2012. 4.경 E을 상대로 이 사건 공장의 인도와 차임 및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의 지급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는바, 민사재판에서의 승소여부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 G에 대한 고소사건은 무혐의로 종결되었고,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중도금 및 잔금 지급이 정상적으로 이행되어 이 사건 공장 및 기계 설비를 인수하여 이를 토대로 E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거나 ACA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아 피해자로부터 빌린 자금을 변제하려는 피고인의 계획은 모두 실패하였으며, 결국 H에 이 사건 매매계약의 중도금 및 잔금 14억 4,000만 원도 지급하지 못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 또한 결국 해제되었는데, 피해자로부터 위 각 금원을 차용할 당시 피고인으로서는 이와 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 피고인 주장에 따르더라도 피고인은 이 사건 공장 및 기계 설비를 인수할 자금이 부족하여 계약금마저도 지인인 P으로부터 10억 원을 차용하고, ACA로부터 8억 원을 투자받아 마련하였고, 당시 이 사건 공장 등을 담보로 한 추가 대출이나 ACA본사로부터 추가 투자 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피고인 자력으로 위 중도금과 잔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상태였으며, 피고인은 회사 운영자금 마련을 위하여 피해자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은 외에도 2012. 1. 말부터 총 10억 원 정도의 사채를 차용하여 운영자금에 충당하는 등 피고인 명의의 별다른 재산은 없는 상태였다.

㈔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위 각 금원을 차용할 당시 피고인의 의도대로 G가 구속되어 이 사건 매매계약의 이행에 관한 G의 협력을 얻어내기는 어려울 수도 있고, 이 사건 공장의 인도 등을 구하는 민사소송에서 패소할 수도 있어 그러할 경우에 피해자로부터 차용한 돈을 변제할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피해자에게 피고인의 의도대로 이 사건 매매계약이 이행되어 유상증자 및 제3자의 투자유치로 이 사건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게 하고 그와 같이 착오에 빠진 피해자로부터 운영자금 등의 명목으로 851,218,780원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된다.

4.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고철 보증금, 선수금 및 해외 투자금 유치 명목 편취 부분(원심 판시 별지2 범죄일람표 순번 1 내지 7 기재 부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장 및 기계 설비를 정상적으로 인수하지 못하게 되거나 피해자로부터 고철 보증금 및 선수금을 받고서도 고철을 공급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음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 심의 여지없이 입증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1)

피해자는 이 사건 고철 매매계약에 따라 E로부터 2012. 1.경부터 2012. 10.경까지 합계 약 17억 원 상당의 고철을 공급받았다. 이와 같이 피해자가 피고인이 운영하는 E로부터 상당한 양의 고철을 공급받은 이상 3년간 독점적으로 고철을 공급받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2012. 1. 5.부터 2012. 2. 21.까지 원심 판시 별지2범죄일람표 순번 1 내지 4 기재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고철 거래를 위한 보증금 및 선수금을 편취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2)

피고인은 G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중도금과 잔금 합계 14억 4,000만 원을 지급하지는 못하였으나, 계약금 등 명목으로 총 15억 원을 이미 지급하였고, P, ACA로부터 빌리거나 투자받은 금액이 총 18억 원이며, 2012. 4.경 피해자로부터 4억 원을 빌리면서 담보로 제공한 부동산의 가치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으로서는 위 보증금 및 선수금 수령 또는 해외투자금 명목으로 차용할 당시까지만 해도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공장 양수가 불가능하여 피해자에게 고철을 공급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인식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3)

이 사건 매매계약에 의하면, E은 잔금 지급전인 2012. 1. 23.부터 대출원금을 상환하기로 하고, 매매대금 잔금 지급시까지 임대료로 월 5,900만 원을 지급하되, E이 금융권 대출금 채무를 승계한 이후에는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규정되어 있는 등 잔금 지급 전에 대출금 승계가 이루어질 것을 전제로 한 조항들이 있는데, O의 구속 등으로 인해 G가 대출금 승계에 협조해 주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과 ACA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대출금 채무를 적법하게 승계하였다면 ACA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을 가능성도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ACA 투자와 관련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4)

설령 E이 중도금과 잔금을 마련하지 못하여 H로부터 이 사건 공장 및 기계설비를 인수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기존 임대차 약정에 따라 임대료를 지급하면서 공장과 기계 설비를 계속 사용함으로써 고철을 생산해낼 수 있었고, H로부터 이 사건 매매계약의 해제 통보를 받은 것은 2012. 3.경 이후이다.

5)

피고인과 P 사이의 이 사건 집기 등 매매계약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2012. 2. 20.까지 P에게 10억 원을 변제하면 다시 고철 등에 관한 권리를 돌려받을 수 있고, 피고인이 고철을 제3자에게 매도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한 조항이 있으며, 위 매매계약은 P의 피고인에 대한 대여금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작성된 것에 불과하여(P은 피고인의 대학 동창으로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피해자에게 이 사건 집기 등 매매계약에 따라 취득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행사하지는 않았다), 피고인이 P과 사이에 이 사건 집기 등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편취의사를 추단할 수는 없다.

6)

결국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더 이상 고철을 공급하지 못하였던 것은 O의 예상치 못한 구속으로 인한 경영상의 차질과 기대했던 G의 은행대출 관련 협력을 얻어내지 못함으로 인해 야기된 E의 운영자금 부족에 따른 부도로 인한 것이었고, 이와 달리 피고인이 P에게 E의 고철 등 모든 생산품을 매도하여 P이 E에 대하여 고철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였기 때문이 아니라고 보인다.

나.

회사 경영권, 공장 등 양도 명목 편취 부분(원심 판시 별지2 범죄일람표 순번 8 내지 60 기재 부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이미 P에게 E 주식 60%를 매도하여 피고인이 E의 경영권을 인수하더라도 피해자에게 E의 경영권을 넘겨주고, 이 사건 공장 및 기계 설비에 대한 소유권을 양도해줄 수 없음에도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1)

피고인과 P과 사이에 체결된 주식 양도양수 계약에 관하여, 피고인과 P 모두 '실제로 주식을 양도·양수할 생각은 없었고 추후 관련 민사소송 등의 당사자적격 문제와 관련하여 P 측이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 작성하였으며 실제로 주식을 양도·양수하지는 않았다'고 일치하여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은 E 부도 이후에도 계속하여 E의 대표이사로서 E을 운영하였다.

2)

또한 위 주식 양도양수 계약에는 '피고인이 채무를 전부 변제하면 피고인이 지정하는 사람에게 다시 주식을 환매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 이후 경영권을 피고인과 P이 협의하여 결정한다'는 특약사항이 기재되는바, 이러한 특약사항이나 앞서 본 피고인과 P의 관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P과 함께 E을 운영할 것을 제안한 적이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위 주식 양수도 계약과는 무관하게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경영권을 양도해주는 것이 반드시 불가능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3)

피해자는 E이 부도난 상태이고, 피고인에게 별다른 자력이 없으며 피해자 외에 다른 곳에서 돈을 빌리거나 투자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공장이라도 계속 가동되어 고철을 공급받는 것이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생각에 부도 이후에도 피고인에게 계속하여 금전을 대여한 것으로 보이고, 부도 이후 대여금을 그 주장과 같이 단기간 내에 변제받을 수 있다고 오인하지는 않았다고 보인다.

4)

피해자는 E 부도 이후에도 이 사건 공장의 소유권이 피고인이나 E에 귀속되지 않았고 G와 사이에 분쟁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공장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자신이나 E 소유가 아닌 이 사건 공장과 기계 설비의 소유권을 양도해주겠다고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5)

피고인과 P 사이의 이 이 사건 기계 설비 양도계약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는 환매조건부 계약에 불과하였으므로, 피고인이 P에게 채무를 변제하면 피해자에게 이 사건 기계 설비 소유권을 이전해 줄 수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5.

결 론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관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2012. 2. 29. 편취로 인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부분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일죄의 관계에 있는 이유무죄 부분을 포함)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다시 판결하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