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유죄 부분)
피고인은 2013. 10.경 설립한 주식회사 J(이하 'J'라 한다) 명의로 베트남 현지법인 K와 사이에 2013. 11. 16.자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은 주식회사 G(이하 '피해회사'라 한다)의 명의만 빌려 사업을 하였을 뿐, F와 동업을 하거나 피해회사의 주주도 아니고 피해회사에 대하여 약정 내지 도리상 어떠한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피해회사의 회장으로서 피해회사의 이익이 되는 행위를 해야 할 업무상 임무가 없다.
피고인은 2013. 8.경 F 및 피해회사와 관계를 단절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용역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았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사실오인(이유무죄 부분)
피고인은 피해회사 직원으로 근무할 당시 충분히 물품공급계약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음에도 물품공급계약을 가로챌 생각에 의도적으로 계약 이행을 지연시켜 결국 피고인이 설립한 J 명의로 2014. 3. 6. 동일한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여 그로 인한 이득을 취득하고 피해회사에 손해를 가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업무상 배임에 해당함이 명백하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이라는 제목 아래,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다음과 같이 판단된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피고인의 피해회사에서의 지위, 피해회사의 인적 구성, 자금관리의 주체, 피해회사에서의 업무처리 방식, 피해회사의 업무처리에 따른 책임의 귀속 주체, 베트남 사업 시작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단지 피해회사의 명의만 빌렸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해회사의 운영이 피고인과 F가 수익을 배분하는 동업인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고인과 피해회사 사이에는 생활폐기물처리업을 피해회사의 명의와 계산으로 영위하고, 피고인은 피해회사를 위하여 활동하기로 하였다고 인정되고, 따라서 피고인은 피해회사의 회장으로서 피해회사의 이익이 되는 행위를 할 업무상 임무가 있다고 인정된다.
피해회사로부터 제출받은 J와 K 간의 이 사건 용역계약서 마지막 장에 K와 피고인의 서명, 날인이 있고, 피고인이 매 페이지에 간인하였으며, 피고인 역시 수사기관에서 처음에는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했다가 2014. 3.경 합의해지하였다고 진술했던 사정 등을 종합하면 2013. 11. 16. J와 K 간에 이 사건 용역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된다.
피고인은 피해회사에 출근하지 않은 2013. 8.경 이후에도 피해회사의 업무에 관여하였고, 이 사건 용역계약 체결 당일까지도 피고인은 피해회사의 회장으로서 2차 물품공급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 피고인 스스로도 피해회사에 출근은 하지 않더라도 피해회사와 사이에 지켜야 할 신의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K도 피고인을 여전히 피해회사의 회장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K는 당초 이 사건 용역계약을 피해회사와 체결하고자 했는데, 피고인은 이 사건 용역계약 체결 당시 피해회사의 회장으로서 피해회사의 이익이 되는 행위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고, 그럼에도 피고인이 J 명의로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은 피해회사에 대한 신임관계를 저버린 행위라고 인정된다.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추가로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원심 판시 사정에 보태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측은 이 법정에서 K의 부회장 AH이 작성한 진술서를 증거로 제출하였다. 위 진술서의 내용 역시 피고인의 최초 수사기관 진술과 동일하게, 이 사건 용역계약은 당사자 모두가 서명하였지만 서로간 불이익한 사항이 많아 계약이 무효화되었다는 취지일 뿐, 이 사건 용역계약의 체결 자체를 부정하는 내용으로는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사건 용역계약 체결로 인하여 물품공급계약과 달리 용역계약의 당사자 지위는 피해회사가 아닌 J가 보유하게 된 이상 피고인은 피해회사에 대하여 그에 상응한 손해발생의 위험을 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J 명의로 K와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한 2013. 11. 16.에 피해회사 회장 자격으로 K와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므로 위 2013. 11. 16.에도 여전히 피고인은 피해회사의 회장으로서 회사에 이익이 되는 행위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회사의 회장으로서 회사에 이익이 되는 행위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회사가 2013. 10. 7. K와 체결하였던 1,269,000유로(1,748,631,240원) 상당의 물품공급계약을 2014. 3. 6.경 J로 변경 계약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J에 합계 2,139,002,070원(위 1,748,631,240원 + 판시 범죄사실 기재 390,370,830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회사에 같은 액수에 해당하는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판단
원심은 "무죄부분" 중 "2. 판단"이라는 제목 아래,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판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2014. 3. 6. J 명의로 K와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한 행위가 업무상 배임죄를 구성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추가로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원심 판시 사정에 보태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은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F는 이 법원에서 2014. 3. 6.에 피고인이 피해회사의 회장이었냐는 물음에 "아닙니다."라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이 언제부터 회장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냐는 물음에는 "K에 피고인이 피해회사의 회장이 아니라고 통보한 2013. 12. 10.경부터"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따라서 고소인 F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용역계약 체결 당시인 2014. 3. 6. 피고인은 피해회사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지 않았다고 보인다.
피고인이 피해회사 회장 자격으로 피해회사 명의로 체결한 2013. 10. 7.자 물품공급계약은 K 측의 계약금 지급 지체로 이행되지 않았고, 달리 피고인이 피해회사 회장 지위에 있으면서 의도적으로 계약 이행을 지연시켰다고 볼 만한 증거는 제출되지 않았다.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J가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은 크지 않고, 이후 계약이 해지됨으로써 피고인이나 J가 실제로 얻은 이익은 없으며, 결과적으로 피해회사가 실제 입은 손해도 크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형을 3회 선고받은 외에는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다.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회사의 회장으로서 피해회사에 이익이 되는 행위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피해회사와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고 피해회사 명의로 체결해야 할 계약을 피고인이 설립한 다른 회사 명의로 체결하였다.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부인하고 있고, 피해회사의 대표이사는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과 대법원 양형위원회 제정 양형기준의 권고형량 범위 등을 종합하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모두 기각한다.
판사 황한식(재판장) 신숙희 김종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