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원고의 공동대표이사 중 1인이자 실질적 운영자인 E은 D으로부터 돈을 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에 원고는 2010. 8. 17.부터 2012. 3. 16.까지 D 또는 D이 지정하는 수취인 명의의 계좌로 합계 122,296,000원을 송금하였다. 원고의 대여 내역을 수취인 명의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D은 피고의 대표이사 J의 아들인데, 원고의 위와 같은 대여 이후 원고의 요청에 따라 ① 원고는 2011. 1. 1.부터 2011. 12. 31.까지 피고에게 85,000,000원을 대여하였고, 피고는 원고에게 2013. 5.부터 매월 10,000,000원씩을, 2014. 1.에 5,000,000원을 각 상환하되, 상환일에 위와 같이 상환하지 않을 경우 연 25%의 이자를 가산하여 지급한다는 내용의, ② 원고는 2012. 7. 16. 피고에게 50,000,000원을 대여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2013. 3. 20.에 25,000,000원을, 2013. 4. 10.에 25,000,000원을 각 상환하되, 상환일에 위와 같이 상환하지 않을 경우 연 25%의 이자를 가산하여 지급한다는 내용의 각 금전소비대차계약서(이하 '이 사건 각 계약서'라 한다)를 피고의 대표이사 J의 명의로 작성해 원고에게 교부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9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피고의 실질적 대표자 D은 E에게 피고의 운영자금 명목의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하였고, 이에 원고가 2010. 8. 17.부터 2012. 3. 16.까지 위 1의 가항 기재와 같이 피고에게 합계 122,296,000원을 대여하였으므로, 피고는 차용인으로서 원고에게 위 돈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
설령 D에게 피고를 대표할 권한이 없었다 하더라도, D은 피고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원고에게 피고의 운영자금 명목의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하였고, 원고는 D에게 피고를 대표할 권한이 있다고 믿고 피고에게 위 돈을 대여하였는데, D이 피고의 표현 대표이사 명칭을 사용하며 피고를 운영하고 있는 것을 피고가 방치하여 소극적으로 묵인하였으므로, 피고는 상법 제395조에 의해 원고에게 위 돈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
피고
D은 피고를 대표할 권한이 없고, 원고가 위 1의 가항 기재와 같이 송금한 돈은 피고가 그의 운영자금으로 빌린 것이 아니라, D이 개인적 필요에 의해 빌린 것이므로, 피고가 차용인으로서 원고에게 위 돈을 변제할 책임이 없다.
D은 피고를 대표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하며 피고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지 않았고, 피고가 D에 대해 표현대표이사 명칭을 사용하며 피고를 운영하도록 방치하지도 않았으며, 나아가 원고가 피고의 운영자금 명목으로 위 돈을 대여한 것도 아니므로, 피고가 상법 제395조에 의해 원고에게 위 돈을 변제할 책임이 없다.
판단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5, 8, 10~12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① D이 2001. 1. 16.부터 2010. 10. 22.까지 피고의 이사로 등재되어 있었던 사실, ② D이 2010년경부터 피고가 이천시 K 소재 공장에서 'L', 'M', 'N' 등 업체와 함께 진행한 협동화사업에 관여해 온 사실, ③ D은 그 과정에서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 대해 금품을 체불한 사업주로서 2013. 6. 21.과 2014. 6. 5. 각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약식명령을 받고(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13고약1507호 및 같은 법원 2014고약1381호), 2015. 12. 30. 고용노동부 인터넷 홈페이지에 체불금품 사업자로 등재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을 제3, 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옥천지사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D은 2010. 10. 22. 피고의 이사직에서 사임하였는데, 그 이전인 2006. 10. 17. 이미 F 주식회사(이하 'F'라 한다)를 설립한 후 그 대표자로서 별도의 농산물 재배·저장처리 및 가공업 등을 영위해 온 사실, ② D은 2004. 11. 18. 피고의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자격을 취득하였다가 2005. 2. 1. 그 자격을 상실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정에 ㉮ O, P 작성의 각 진술서(갑 제3, 5호증) 중 원고의 금전대여 관련 내용은 'D이 2012. 7.경 피고의 대표자로서 E에게 피고의 운영자금을 빌려줄 것을 요청하였다'는 것이어서, 원고가 2010. 8. 17.부터 2012. 3. 16.까지 하였던 위와 같은 송금이 피고에 대한 운영자금의 대여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되기에 부족한 점, ㉯ 원고가 대여한 합계 122,296,000원 중 40,000,000원만이 피고 명의의 계좌에 입금되었고, 나머지 돈은 D이나 D이 지정하는 제3의 수취인 명의의 계좌에 입금된 점, ㉰ 그중 F 명의의 계좌에 입금된 9,250,000원이나, 원고도 F의 설비공사비로서 지급된 것임을 인정하고 있는, I 명의의 계좌에 입금된 합계 24,750,000원은 피고가 그의 운영자금 명목으로 빌린 돈이 아님은 분명해 보이고, 나아가 D 명의의 계좌에 입금된 3,000,000원, D의 처 H 명의의 계좌에 입금된 합계 10,500,000원, N 대표자 Q의 처 G 명의의 계좌에 입금된 합계 34,796,000원 역시 만약 그것이 피고가 그의 운영자금 명목으로 빌린 돈이라면 굳이 피고 명의의 계좌가 아닌 D 등 개인 명의의 계좌에 나누어 입금을 받을 이유가 없어 보이는 점[Q은 진술서(갑 제11호증)를 통해 'D의 부탁에 따라 원고로부터 G 명의의 계좌로 입금을 받은 후 D에게 돈을 전달하였다'고 하였는바, 원고가 G 명의의 계좌로 입금을 한 것이 피고의 N에 대한 거래대금 지급 등의 명목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 한편 피고는, 원고가 피고 명의의 계좌에 입금한 40,000,000원도 D이 새로 임차한 주택의 임대차보증금이 필요해 원고로부터 개인적으로 급히 빌린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을 제6, 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돈이 피고 명의의 계좌에 입금된 2011. 6. 30. 바로 현금으로 전액 인출된 사실과, D이 서울 강남구 R건물 B101호에 거주하다가, 위 돈의 입금 및 인출일에 가까운 2011. 8. 12. S아파트 105동 208호로 전입신고를 마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피고의 위 주장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이는 반면, 위와 같이 인출된 돈이 피고의 운영자금으로 사용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찾을 수 없는 점, ㉲ 을 제8~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1. 10.경부터 2015. 2.경까지 피고로부터 각종 농산물을 공급받는 거래를 해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만약 원고가 위 1의 가항 기재와 같이 한 각각의 송금이 피고에 대한 운영자금의 대여로서 이루어졌다면 원고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거래대금채무와 피고의 원고에 대한 대여금채무를 상계 처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산을 하였을 법한데, 원고가 그렇게 하였다는 자료 역시 찾을 수 없는 점 등을 더하여 볼 때,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만으로는 D이 피고를 대표할 적법한 권한을 가진 상태에서 원고에게 피고의 운영자금 명목의 돈을 빌려줄 것을 요청하였다거나, 원고가 피고를 상대방으로 하여 합계 122,296,000원을 대여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리고 앞서 든 증거만으로는 D이 원고로부터 돈을 빌릴 때 피고의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기타 피고를 대표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하며 피고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였다거나, 피고가 D에 대해 표현대표이사 명칭을 사용하며 피고를 운영하도록 방치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D이 피고의 협동화사업 등에 일부 관여하고 있었던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앞서 살펴본 여러 다른 사정에 비추어 볼 때, D이 피고를 대표할 권한이 있음을 표방하면서 원고에게 피고의 운영자금 명목의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하였다거나, 원고가 D에게 피고를 대표할 권한이 있다고 믿고 피고에게 위 돈을 대여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편 D은 피고 대표이사 J의 명의로 이 사건 각 계약서를 작성해 원고에게 교부해 주었으나, D이 피고를 대표하여 이 사건 각 계약서를 작성할 권한이 없었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여기에 원고의 송금 내역, 이 사건 각 계약서의 작성 시기 등을 고려해볼 때, 이 사건 각 계약서는 원고와 D 사이의 금전대차 이후 D의 변제 능력 및 의사에 관해 의심을 품게 된 원고의 요청에 따라 D이 권한 없이 작성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그러므로 피고가 이 사건 각 계약서에 기재된 변제약정에 관하여 원고에게 표현 대표이사책임을 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하는데, 확장 전 원고의 청구에 관한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고, 이 법원에서 확장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오석준(재판장) 권순민 최항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