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 범위
제1심에서 원고들은 피고의 교차사업소장, 교차사업부소장, 육성팀장으로 근무한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제1심법원은 교차사업소장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교차사업부소장, 육성팀장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다음, 각 원고들이 교차사업소장으로서 받은 임금에 한정하여 퇴직금 청구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만이 항소하였으므로, 각 원고들이 교차사업소장으로 받은 임금에 해당하는 퇴직금 청구 부분만이 이 법원의 심판 대상이 된다.
기초 사실
피고는 화재보험 기타 손해보험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의 보험조직은 지역본부 → 지역단 → 지점 → 사업소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예를 들어, 원고 F은 서울지역본부 → 서울교차영업부(지역단) → 남부교차지점 → 강남교차영업소 소속이었다). 위 사업소 중 교차사업소에는 100~300여 명의 교차설계사들이 소속되어 있다.
원고들은 2006년경부터 2011년경 사이에 피고와 별지 3 보험설계사 위촉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들은 보험설계사로 위촉되어 근무하던 중 교차사업소장 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위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각 위촉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별지 4 교차영업 운영지침을 제정하여 교차사업소를 운영하였는데, 위 운영지침 중 교차사업소장의 해임기준, 전환배치에 관한 규정은 다음과 같다.
2012년 교차영업 운영지침
2013년 교차영업 운영지침
피고는 원고들에게 보험 판매 활동 등 보험설계사로서의 실적에 기초한 수수료와, 교차사업소장으로서의 직책 수행 평가에 기초한 '교차사업소장 수수료'를 매월 지급하였다.
원고들이 교차사업소장으로 근무한 기간은 다음 표와 같다.
(생략)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내지 14, 17, 18호증, 을 제1, 2, 4, 8 내지 29, 47호증의 각 기재(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제1심증인 M의 증언, 원고 F 본인신문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피고의 교차사업소장으로서 구체적인 업무지시와 근태 관리를 받으면서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다른 보험설계사들과는 달리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피고는 원고들이 기본적 계약관계인 보험설계사 위촉계약을 매개로 교차사업소장의 업무를 추가적으로 위촉받은 것에 불과하여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다툰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판단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본 기초 사실과 증거들에 갑 제15, 16, 19 내지 23, 25호증, 을 제30, 31, 32 내지 42, 6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다음 사실 내지 사정들이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지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위촉계약서의 문언과 피고가 원고들한테서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는 사정 등만으로는 위와 같은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했는지 여부
교차영업소장은 자신이 담당하는 교차사업소의 100명 내지 300명의 교차설계사들의 업무를 지원하고, 이들에게 보험계약 체결과 영업에 필요한 청약서와 사은품 등을 교부하며, 신규 교차설계사에게는 보험 모집에 요구되는 자격시험 등을 고지하고, 장기간 실적이 없는 교차설계사를 해촉하는 등의 업무를 하였는바, 이들 업무는 모두 교차시업소장 위촉계약서 및 교차영업 운영지침에서 피고가 정한 것이다. 한편 교차설계사들의 보험계약체결 등 구체적인 업무수행은 모두 피고가 정한 바에 따라 이루어졌고, 교차영업소장이 그 업무에 관하여 결정권을 갖거나 재량권을 행사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았는지 여부
교차영업소장이 피고 정규직 근로자들에 적용되는 취업규칙이나 복무(인사)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았음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는 '교차영업 운영지침'을 작성하여 이를 모든 교차사업소에 일괄 적용하고, 그에 따라 교차사업소의 영업목표, 운영비 집행 등을 관리·감독하며, 교차사업소장을 선발·전환배치·해임하고[전환배치의 사유 중에는 '전분기 대비 2등급 강급', '2분기 연속 강급', '3분기 연속 동일 등급 잔류'가, 해임의 사유 중에는 '근태불량', '업무능력 현저 미달(CFP 모니터링)'이 포함되어 있었음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교차사업소장에 대한 보수(수수료)를 산정하여 지급하였다. 또한 이 사건 위탁계약 제9조에는 '본 계약과 관련한 피고의 규정, 지침, 기준 등을 변경하고자 할 경우에는 변경내용을 사내 전산망 또는 점포 게시 등의 방법을 통해 소장에게 통지하여야 하며, 상시 열람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교차영업 운영지침은 교차사업소장에 대한 취업규칙 내지 복무규정과 유사한 성격을 갖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는지 여부
피고는 교차사업소장에 대한 근태관리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교차사업소장 위촉계약은 '3일 이상 무단결근을 계약 해지 사유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고(보험설계사 위촉계약 제15조 제2항, 교차사업소장 위촉계약 제7조 제2항 제6호 참조), 피고의 교차영업운영지침은 '근태불량(경고 3회 누적)'을 교차사업소장 해임사유로 정하고 있다. 실제로 피고는 2011. 12. 1. 영등포 교차사업소장이던 N을 해임하면서 '근태불량'을 해임 사유의 하나로 하였다(갑 제22호증의 3).
교차사업소장이 교차사업소에 설치된 컴퓨터에서 피고의 사내 전산망에 접속하거나 접속을 종료하면 사내 메신저가 자동으로 실행 또는 종료되었고, '교차사업소장 근태관리' 전산망에 접속 시간이 자동으로 기록되었다. 따라서 교차사업소의 상급 조직에서는 이를 기초로 교차사업소장의 근태상황을 용이하게 원격 점검할 수 있었으며, 근태에 관한 월 통계를 조회할 수도 있었다(갑 제18호증). 피고는 교차사업소장들의 휴가 일정을 취합·관리하기도 하였다(갑 제23호증). 피고는 교차사업소장이 휴가를 사용한 기간에는 지역단이나 지점에 근무하는 직원을 배치하여 교차사업소장의 업무를 대신 수행하도록 하였다.
원고 중 일부는 상급자인 지역단장에게 교차사업소의 구체적인 업무 내역에 관하여 일일보고를 하였는데, 일일보고에는 당일 체결된 보험계약의 건수와 액수, 교차설계사 채용 후보자 또는 확정자, 소속 교차설계사들과의 통화, 면담, 식사 내용 등이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었다(갑 제20호증).
피고는 교차사업소장들에 대하여 매월 지역본부 단위에서 '상품 교육, 판매 화법, 관리자 역량' 등을 교육하는 '업무 능력 향상 과정'을 실시하였고, 반기별로 본사 단위에서 '영업 방향, 운영제도, 관리자 역량, 비전 공유' 등을 내용으로 하는 1박 2일의 콘퍼런스(conference)를 주최하였다. 예컨대 2012. 2. 13~14. 콘퍼런스의 경우 교차사업소장 전원을 참석 대상으로 하여 2011년도 우수자 시상식 등이 개최되었고, '4대 컨설팅 자격시험' 등에 관한 시험이 실시되었다(갑 제21호증).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았는지 여부
이 사건 위촉계약 제8조는 피고가 교차사업소장의 근무지를 지정하고, 위촉기간 만료 전에도 사업장 형편에 따라 일방적으로 근무지를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피고의 교차영업 운영지침은 '전분기 대비 2등급 이상 강급, 2분기 연속 강급 또는 3분기 연속 동일 등급 잔류, CFP 민원의 빈번한 발생'을 교차사업소장에 대한 전환배치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피고는 교차사업소장의 근무시간을 지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100명 내지 300명의 교차설계사들의 관리업무를 책임지고 있고, 근태불량, 무단결근이 해임사유로 규정되어 있는 교차사업소장이 교차설계사들과 마찬가지로 근무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이 출퇴근을 하면서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고는 보기 어렵고, 실제 원고들이 그와 같이 근무하였음을 인정할 자료도 없다.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여부
피고는 교차사업소에 사무실과 업무 수행에 필요한 책상, 컴퓨터, 사물함 등 집기와 사무용품도 제공하였고, 교차사업소장이 제3자를 고용하여 자신의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없었다. 피고는 교차사업소장에게 법인카드를 지급하였는데, 교차사업소장이 사용한 법인카드 내역은 상급자인 지점장의 통제를 받았고, 지역단 전담총무가 그 전표 처리를 하였다.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여부
교차사업소장의 업무는 교차사업소 소속 교차설계사들의 업무지원 및 관리가 주된 업무였기에 교차사업소장이 노무 제공을 통하여 직접 이윤을 창출하고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장기보험계약이 조기 해약되거나 보험계약이 해지되는 경우 보험설계사들은 미리 지급받은 수수료를 반환해야 하지만(을 제1호증의 2, 수수료 지급 기준에 관한 부속약정서 제2조 제5항), 교차사업소장들은 교차사업소 전체의 보험계약 유지율이 낮을 경우 교차사업소장 수수료 지급률이 낮아질 뿐 이미 지급받은 교차사업소장 수수료를 반환할 의무는 없었다. 피고는 보험설계사들에게는 수수료 반환 청구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이행보증보험 가입을 요구하였으나(보험설계사 위촉계약 제19조 제1항), 교차사업소장에게는 이행보증보험 가입을 요구하지 않았다.
특정 교차사업소가 3분기 연속 2급 이상의 평가를 받아 새로운 교차사업소가 분할 설립되더라도 기존 교차사업소장에게 분할 후 6개월 동안 신규 교차사업소의 실적이 수수료 평가에 포함되고 포상금(0~300만 원)이 지급될 뿐 추가보상은 없었다.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여부
교차사업소장이 피고로부터 매월 받은 수수료는 교차사업소의 실적 및 교차사업소장에 대한 업무평가결과에 따라 정하여지는 것이기는 하나, 이러한 성과급의 형태의 금원 역시 교차사업소의 유지, 관리라는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된 것으로서 노동의 양과 질을 평가하는 것이라 할 수 있어 근로의 대가인 임금의 성격을 벗어난다고 볼 수 없다.
게다가 교차사업소장의 수수료는 '(㉠ 교차 사업소의 등급에 따른 기본수수료 + ㉡ 소속 교차설계사들의 성과에 따른 성과수수료) × ㉢ 유지율별 지급률'로 계산되었는데, 각 교차사업소의 등급이나 성과수수료, 유지율별 지급률 등은 피고가 일괄적으로 결정·적용하였다.
또한 피고는 교차사업소장들에게 최소한의 수수료로 2012년에는 월 150만 원, 2013년에는 월 200만 원의 지급을 보장하였고, 교차사업소 성과 평가에서 교차사업소장 본인의 실적은 제외하고 '장기계약관리', '장기고객관리' 등의 명목으로 비례성 수수료를 별도로 지급하였다.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원고들은 교차사업소장으로 3, 4년을 계속 근무하였는바 그렇다면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을 인정할 수 있다. 또한 원고들이 교차사업소장으로 근무한 기간 동안 피고한테서 받은 총 수수료가 다음 표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32 내지 4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데, 원고들이 받은 수수료 중 보험설계사로서의 실적에 따라 수령한 수수료의 비중은 그다지 높지 않은 점에 비추어, 원고들이 교차사업소장으로 근무하는 기간에는 보험설계사로서의 영업활동에 나서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므로,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과 교차사업소장으로서의 업무에 대한 전속성을 인정할 수 있다.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피고는 원고들에게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 그러나 이는 계약서의 문언과 함께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것이어서 근로자성의 인정에 있어서 중요한 징표가 될 수 없음은 위 법리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퇴직금의 액수
원고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된다면 원고들이 지급받을 퇴직금의 액수가 다음 표 기재와 같다는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32 내지 4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2 목록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원고 G, H, J에 대하여는 같은 목록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을 한도로 한다)과 위 각 돈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같은 목록 '지급의무일'란 기재 각 날짜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5. 12. 11.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각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환(재판장) 이영창 조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