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 12. 9. 선고 2016나2009535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2014. 7. 17.자 전보발령에 관한 무효확인청구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4. 7. 17.자 전보발령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컴퓨터 시스템 설계 및 자문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C 주식회사(이하 'C'라 한다)와 정보시스템 운영업무 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C와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하고, C와 D을 통틀어서는 'C 측'이라 한다)의 정보시스템 운영 업무를 지원해 왔다.

2)

원고는 2001. 10. 1.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14. 4. 28.부터 피고 정보지원사업부 금융사업지원실 산하 금융정보서비스팀에 소속되어 여의도 사업장에서 C 측의 그룹웨어 지원 업무를 수행하였다.

3)

피고와 C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도급계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

이 사건 전보발령

1)

원고는 2014. 7. 4. 09:00경 위 여의도 사업장 사무실(위 사무실에는 C 측의 직원들과 협력업체 직원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었다) 내 화장실에서, 껌을 큰 소리로 씹는 사람에게 그 소속과 이름을 물었다. 상대방은 원고에게 원고의 소속과 이름을 되물으면서, 소속과 이름을 묻는 이유를 물어보았다. 이에 원고는 '화장실에서 껌을 큰 소리로 씹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니 자제해 달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그러자 상대방은 자신이 D의 IT솔루션실 실장 E임을 밝히고, 원고를 자기 사무실로 데려가 강하게 질책하였다(이하 '화장실 사건'이라 한다).

2)

C 측은 2014. 7. 8. 피고에게 다음과 같이 원고를 다른 직원으로 교체해 달라고 요구하였다.

3)

피고는 2014. 7. 8.과 7. 10. 원고와의 면담을 거쳐, 2014. 7. 17. 원고를 서산시에 있는 정보지원사업부 부품사업지원실 산하 서산서비스팀으로 전보하는 인사명령(이하 '이 사건 전보발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이 사건 징계처분

1)

원고는 2014. 7. 11. 트위터(twitter.com)의 멘션(mention) 기능을 이용하여 9곳의 방송사와 신문사의 트위터 계정에 다음과 같은 글을 보내 불특정 다수인이 볼 수 있게 하였다(이하 '이 사건 트위터 글'이라 한다).

2)

피고는 C 측으로부터 이 사건 트위터 글에 대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원고에게 이 사건 트위터 글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였다. 원고는 2014. 7. 14. 피고의 요구에 따라 위 글을 삭제하였다.

3)

피고는 2014. 8. 11.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다음 징계사유를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견책처분을 하였다.

4)

원고는 2014. 8. 14.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 재심 징계위원회가 2014. 8. 28. 원고의 재심청구를 기각하여 위 견책처분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라.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5, 6, 7, 9, 10, 12, 17, 18호증, 을 제1 내지 4, 7 내지 10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이 사건 전보발령에 관하여

다음 이유로 이 사건 전보발령은 무효이다.

①

원고가 서비스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볼 근거가 전혀 없음에도, C 측은 E의 개인적인 감정만을 원인으로 원고의 교체를 요구하였다. C 측의 교체 요구는 그 자체로 부당하므로, 피고에게는 원고를 다른 사업장으로 전보할 필요성이 없었다.

②

피고는 원고를 서울, 경기 지역 소재 팀으로 전보발령할 수 있었고, 달리 서산서비스팀에 인원 충원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반면 원고는 서울에 주거를 두고 생활하여 왔고 서산시에는 아무런 연고도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를 서산서비스팀으로 발령하고 숙소나 유류비도 제공하지 아니하였다.

③

원고는 2012. 1. 18. 징계해고를 당하였다가 해고의 부당성을 다퉈 승소하였고, 2014. 4. 28. 여의도 사업장으로 복직하였다. 그러자 피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원고를 서산으로 보내 컴퓨터 장애 수리 접수를 받는 업무를 부여하였다. 이 사건 전보발령은 원고에게 모멸감을 주기 위한 것일 뿐이다.

나.

이 사건 징계처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이 사건 징계처분에는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설령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경고가 아닌 견책의 징계를 한 것은 징계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어서 무효이다.

①

제1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는 E에게 '화장실에서 껌을 씹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니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였을 뿐, 시비를 건 사실이 없다. 오히려 원고를 심하게 꾸짖고 원고의 거듭된 사과를 무시한 E의 태도가 옳지 못한 것이다. 원고는 피고의 신용이나 명예를 훼손한 사실이 없다.

②

제2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는 합당한 요청에 대한 E의 과민한 대응과 그에 따른 이 사건 전보발령이 지극히 부당하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사건 트위터 글을 게재하였다. 사건의 경위와 원고가 입은 불이익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일반적인 직장인이라면 충분히 호소할 만한 내용이다. 또 원고는 이 사건 트위터 글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피고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트위터 글을 모두 삭제하였다. 원고의 행위로 피고의 신용이나 명예가 실추되었다고 볼 수 없고, 이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도 없다.

3.

이 사건 전보발령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전직 처분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전직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36316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에게 원고의 배치를 변경할 업무상 필요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문제 의식

피고의 주장대로, 이 사건 전보발령이 C 측의 교체 요청에 따라 이루어진 것은 사실로 보인다. 그리고 피고로서는 고객사인 C 측의 교체 요구를 거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주장도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피고의 입장을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이 사건 전보발령이 정당한지 여부는 앞서 본 법리를 기준으로 규범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우선 C 측은 이 사건 도급계약 제7조 제3항에 기하여 피고에게 원고의 교체를 요청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이 사건 도급계약 제7조 제3항은 '피고의 서비스 요원이 서비스 수행함에 부적절하다고 당사자가 판단하거나 C의 보안규정 등 제반 필수규정을 준수하지 아니하는 경우, C는 피고의 서비스 매니저에게 서비스 요원의 교체를 청구할 수 있고 가급적이면 피고는 C의 요구를 수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자체는 일단 합리적인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어떤 근로자가 서비스 수행에 부적절하다거나 제반 필수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해당 근로자를 문제된 영역에서 배제할 필요성을 추단케 하는데, 해당 근로자의 노무 제공에 따른 결과를 직접 수령하는 C 측이 그와 같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면, 그 평가의 정확성을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렇더라도, C 측의 교체 요청이 있기만 하면 피고가 곧바로 해당 근로자를 교체하여 다른 사업장으로 전보하여야 한다고는 할 수 없다. 위 조항부터가 '가급적이면' 피고는 C의 교체 요청을 수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데다가, 이 사건 도급계약 제7조 제2항은 당연하게도, 서비스 요원에 대한 인사관리, 업무상 지휘·감독권은 여전히 피고에게 있고, C는 피고의 이러한 권한이 훼손되지 않도록 배려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는, 피고는 고객사인 C 측의 소속 근로자에 대한 교체 요청을 존중하여야 하지만, 해당 근로자에 대한 인사권을 가진 사용자로서, C 측이 제시한 사유가 이 사건 도급계약 제7조 제3항에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독립적으로 심사하여야 한다.

만일 이와 같이 보지 않고 C 측의 교체 요청에 피고가 구속된다고 본다면, 근로자들과 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없어 당연히 인사권이나 업무상 지휘·감독권도 없는 C 측이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좌우할 수 있게 되는 반면, 근로자들은 이에 대하여 다툴 마땅한 수단이 없게 된다. 예컨대 C 측이 피고 소속 근로자에 대하여 부당한 교체 요청을 한 경우, 해당 근로자는 C 측과는 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없어 근로기준법에 따른 심사를 요구할 수 없고, 피고에 대해서는 C 측의 교체 요청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에 반론을 할 수 없게 된다. 결국 해당 근로자는 부당한 교체 요청 내지는 그에 따른 전보발령에 대하여 다툴 수 없게 되는바, 이와 같은 결론이 부당함은 명백하다.

이러한 문제 의식을 염두에 두고, 다음에서는 C 측이 화장실 사건을 사유로 원고에 대한 교체를 요청한 것이 이유 있는지를 살펴본다.

2)

화장실 사건에 대한 평가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C 측의 원고에 대한 교체 요청은 업무와 무관한 공간에서 벌어진 하나의 해프닝에 대한 과도한 의미 부여 내지 평가로 보여,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가)

당시의 상황에 관한 양 당사자의 기억이 미묘한 점에서 차이가 있다.

° 갑 제3호증(2014. 7. 31.자 원고의 사유서)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화장실 사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진술하고 있다.

° 을 제1호증(2014. 8. 27.자 E의 서면질의서)의 기재에 의하면, E은 화장실 사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진술하고 있다.

°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당시 원고, E과 같은 사무실에 있었던 H는 화장실 사건이 있던 날로부터 3일 후인 2014. 7. 7.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보고하였다.

° 이처럼 각 진술서에 기재된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동일하지만, 어떤 말투와 태도로 대화가 오고 갔는지에 대해서 미묘한 차이가 존재한다. 피고와 C 측은 E의 진술에 기초하여 원고가 E에게 '시비를 걸었다'면서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였으나, 원고의 진술에 따르자면, 원고가 E에게 '시비를 걸었다'고는 보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DIT솔루션실 실장인 E의 진술이, 피고의 대리급 근로자인 원고의 진술보다 반드시 믿을 만하다고 볼 합리적 근거는 없다.

° 한편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저성과자로 분류되어 2012. 1. 18. 해고당하였다가,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승소하여 2014. 4. 28. 여의도 사업장으로 복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제1심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오랜 소송을 통해 복직했기 때문에 자신의 지위를 위태롭게 할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는데, 이 역시 수긍할 수 있는 주장으로서 가볍게 배척하기는 어렵다.

° 요컨대는, 당사자들의 진술 사이에 미묘한 차이가 존재하고 누구의 진술이 더 믿을만한지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 자체가, 화장실 사건에 대한 평가가 당사자들의 주관적 인상 내지 인식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E의 원고에 대한 주관적 인상 내지 인식만을 기초로 이루어진 이 사건 교체 요청이 객관적이라고 선뜻 평가하기는 어렵다.

나)

E의 진술에 무게를 두고 살펴보아도, 교체 요청은 지나치다

° '화장실에서 껌을 소리 내어 씹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는 사회통념이 과연 존재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원고는 당시 E의 껌 씹는 소리 때문에 실제로 불쾌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불쾌감은 외부의 자극에 대한 개인의 심리적 반응이어서, 그것이 반드시 '상당한' 감정인지를 따져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자신의 불쾌감에 기초하여 '화장실에서 껌을 소리 내어 씹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판단하고 E에게 껌을 씹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이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E에게 '시비조'로 말을 걸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그러한 요청 자체가 '시비를 거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 이에 대해 C 측은 특히 원고가 E의 소속과 이름을 물어본 것을 문제 삼으면서, '고객사 실장'인 E에게 무례한 행동을 한 점에 비추어 볼 때 하도급 업체 직원들에게 '갑질'을 행할 우려가 높다면서 원고의 교체를 요청하였다. 그러나 이는 비약적인 주장이다. 원고의 언행이 다소 적절하지 못하였다거나 예의를 갖추지 못했을 수 있다는 것과는 별개로, 원고와 E 사이에 오고 간 대화의 전체 맥락과 그들의 지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스스로도 협력업체의 대리에 불과한 원고가 이른바 '갑질'을 행하려는 의도에서 E의 소속과 이름을 물어보았다고는 단정하기 어렵다(소속과 이름을 물어보는 것 자체가 '갑질'이라고 볼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 원고는 조사 과정 내내 일관하여 '여러 업체가 함께 일하는 화장실에서 껌을 소리 내어 씹으면 다른 업체 사람들에게 나쁜 인상을 줄 것 같아 충고를 해 주려고 했는데, E이 당시 신분증을 패용하고 있지 않아 소속과 이름을 물어보게 되었다'라고 진술하였는데, 원고가 실제 그러한 의도를 가지고 행동했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달리 원고가 여의도 사업장의 다른 직원들에게 '갑질'을 한 적이 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제시된 바 없다.

° 한편 E으로서는 원고의 요청이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면 이를 거절하면 그만이었을 것이고, 나아가 원고의 언행에 문제가 있었다면 훈계나 구두 경고 등의 조치로도 화장실 사건을 매듭지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E이 원고를 자기 사무실로 데려가 질책하자 원고는 이에 대하여 사과하는 의사를 표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C 측은 원고가 그룹웨어 지원 업무를 수행할 직무상 능력이 부족하다거나 다른 직원들에게 '갑질'을 하는 등으로 여의도 사업장의 질서를 해치고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었음에도 원고의 교체까지 요구하였다. 이는 이 사건 도급계약 제7조 제3항 소정의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교체 요청으로서 부당하다.

3)

소결론

C 측의 원고에 대한 교체 요청은 이 사건 도급계약 제7조 제3항 소정의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교체 요청으로서 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C 측의 부당한 교체 요청을 거부하였어야 한다. 단순히 고객사인 C 측의 교체 요청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는, 피고에게 원고의 배치를 변경해야 할 업무상 필요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다.

원고를 서산서비스팀에 배치한 것이 정당한지 여부

설령 피고에게 원고의 배치를 변경해야 할 업무상 필요가 발생하였다고 보더라도, 피고 스스로의 적극적인 필요에 따라 원고에 대한 전보발령을 하는 것이 아니라, C 측의 교체 요청이라는 외부적 요인에 따라 원고의 대한 전보발령을 한 것이라면, 피고로서는 원고가 전보에 따라 받게 될 생활상 불이익을 보다 섬세하게 배려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갑 제9,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화장실 사건이 발생한 2014. 7. 4.(금)로부터 닷새만인 2014. 7. 9.(수) 원고를 서산서비스팀으로 배치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는 원고가 입게 될 생활상의 불이익을 숙고하고, 다른 대안은 없는지를 찾아보기에 지나치게 짧은 시간이다. 나아가 원고는 현재 서산서비스팀에서 PC 장애 접수 등의 업무만을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를 서산서비스팀에 배치했어야 할 업무상 필요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를 서산서비스팀에 배치하기로 한 결정 자체도 부당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라.

소결론

C 측의 원고에 대한 교체 요청은 부당하므로, 피고에게는 원고의 배치를 변경해야 할 업무상 필요가 없었다. 또 원고를 서산서비스팀으로 배치해야 할 업무상 필요도 없었다. 반면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하여, 원고는 매일 서울에서 서산까지 출퇴근을 해야 하는 중대한 생활상의 불이익을 입었다. 결국 이 사건 전보발령은 앞서 본 법리가 제시한 요건들이나, 피고의 취업규칙 제15조에서 정하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는바, 이는 인사권자의 재량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4.

이 사건 징계처분에 관한 판단

가.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1)

제1징계사유 : 부정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가 화장실 사건을 통해 '사업장 내에서 간부에게 시비를 걸고 언쟁을 벌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원고의 적절치 못한 언행으로 화장실 사건이 발생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원고의 주장처럼 하나의 '해프닝'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고, 그것만으로 고객사인 C 측과의 관계에서 피고의 명예나 신용, 신뢰가 훼손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제1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2)

제2징계사유 : 인정

그러나 다음과 같이, 원고가 이 사건 트위터 글을 게재한 행위는 피고의 C 측과의 사업관계를 악화시키고 신용을 실추시키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 원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서산까지 출퇴근하는 생활상의 불이익을 입게 된 것은 분명하다. 원고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잘못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운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고, 이에 대하여 억울한 마음을 가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 그러나 피고의 취업규칙에 따르면 피고의 종업원은 기본 예의를 지키고 피고가 고객사 및 협력업체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하여 피고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할 기본적인 의무가 있다. 원고는 피고의 고객사인 C 측의 정보시스템 운영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여의도 사업장에 배치되었는데, 이처럼 사용자를 위해 고객사의 사업장에 배치되었다면 자신의 언행과 행동에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원고는, 반드시 의도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고객사인 C 측의 직원인 E에게 무례하다고 보일 수 있는 언행과 행동을 하였고, 결국 C 측으로부터 교체 요구를 받고 말았다. 물론 그 정도 잘못만으로 교체를 요구한 것은 지나치다고 볼 수 있음은 앞서 본 바이지만, ① C 측은 피고한테서 '정보시스템 운영 지원' 용역을 받는 고객일 뿐이고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 등에 관하여 배려를 할 직접적인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점, ② C 측은 원고에 대한 나름대로의 부정적인 인상 등에 기초하여 교체를 요구한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그것이 이른바 '갑의 횡포'라고 할 정도로 그 반사회성이 크다고 하기는 조심스럽다.

°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트위터 글을 게재하면서 자신이 입은 불이익은 고객사인 C 실장의 '갑질' 내지 '갑의 횡포'에 의한 것이라고 기재하였다. 그러나 ① 이 사건 트위터 글에는 화장실 사건의 발단, 즉 원고가 E에게 소속과 이름부터 물었다는 내용 등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② 사건이 발생한 장소도 '화장실'이 아니라 '사무실'로 기재되어 있어, 마치 모두가 일하는 사무공간에서 껌을 큰 소리로 씹는 직원에게 정중하게 요청을 했다가 억울하게 전보발령을 당했다는 듯이 사실관계가 기재되어 있다. 결국 이 사건 트위터 글에 사용된 단어와 그 맥락 등을 실제 사건의 경위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 사건 트위터 글이 진실에 부합한다고 평가할 수는 없고 적어도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 나아가 원고는 트위터의 멘션 기능을 이용하여 방송사와 신문사 9곳에 이 사건 트위터 글을 게재하였다. 이는 원고가 개인적인 공간에 자신의 억울한 감정을 토로하는 정도를 넘어 언론 등을 이용하여 널리 이 사건 트위터 글을 퍼뜨리려고 의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도 C 측이 이 사건 트위터 글을 발견하고 피고에게 이 사건 트위터 글의 삭제를 요청하였는데, 그 자체가 이 사건 트위터 글의 전파력을 방증한다.

° 이 사건 트위터 글에 사용된 '갑질', '갑의 횡포'라는 표현은 피고의 고객사인 C 측의 명예를 충분히 훼손할 수 있는 표현이다. 결국 원고가 이 사건 트위터 글을 게재한 행위는 C 측과 피고의 사업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고, 그들과의 관계에서 피고의 신용을 저해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1)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등 참조).

2)

앞서 본 바와 같이 제1징계사유는 적법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과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피고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결국 이 사건 징계처분이 무효라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C 측이 피고에게 원고의 교체 요구를 한 시점에는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가 개시되지 않았고 피고도 이 사건 전보발령이 '징계'가 아님을 분명히 하였다. C 측이 이 사건 트위터 글을 발견하여 피고에게 삭제 요청을 한 이후에 비로소 원고에 대한 조사와 징계절차가 개시되었다.

②

제1징계사유와는 달리 제2징계사유에는 C 측과의 사업관계를 '심각하게' 악화시켰으며, C 측에 대하여 피고의 명예와 신용을 '크게' 실추시켰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 징계위원회 역시도 제2징계사유를 주된 징계사유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의 취업규칙에 따르면 징계에는 해고, 정직, 감봉, 견책 및 경고가 있고, 견책 처분의 사유로는 취업규칙에 위반된 행위를 하였을 때 그 정도가 경미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이, 경고 처분의 사유로는 과실로 피고에 경미한 손해를 가한 경우 등이 있다. 제2징계사유는 취업규칙이 정하는 견책 처분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④

견책처분은 3년간 3회 이상의 견책 처분을 받는 경우 정직 또는 감봉 처분의 사유가 될 수 있는 것 외에는 직접적인 불이익이 존재하지 않는 가벼운 징계처분이다.

5.

결론

이 사건 전보발령 무효확인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하고, 이 사건 견책처분 무효확인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전보발령 무효확인청구에 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전보발령의 무효를 확인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환(재판장) 이영창 조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