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 7. 22. 선고 2016나2009900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제1심에서 원고들은 '정직기간을 2008. 10. 7.부터 2009. 3. 6.까지'로 하는 내용의 2015. 1. 16.자 정직 5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이라 한다)의 무효확인과 위 정직기간 동안 미지급 임금지급을 청구하였다. 제1심은 이 사건 정직처분의 무효확인청구에 대해서는 원고들 승소판결을 선고하였으나, 미지급 임금지급청구 부분에 대해서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소각하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만이 피고 패소 부분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므로, 이 사건 정직처분의 무효확인청구 부분만이 이 법원의 심판대상에 해당한다.

2.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적을 이유는 ① 제1심판결 제5쪽 9번째 줄부터 16번째 줄 부분(다. 징계효과를 소급 적용하는 징계의 적법 여부)과 ② 제1심판결 제5쪽 20번째 줄부터 제6쪽 10번째 줄까지 부분(마.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을 아래와 같이 고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제1, 3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3.

고치는 부분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로 이 사건 정직처분은 무효이다.

가.

징계효과를 소급 적용하는 징계의 적법 여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가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면서 그 기간을 처분일(2015. 1. 16.) 이전인 '2008. 10. 7.부터 2009. 3. 6.까지로 정한 것'은 무효이다.

1)

선행사건 확정판결에서 원고들은 '선행 해고처분이 무효임에 따라, 피고는 원고들에게 해고 다음 날인 2008. 10. 8.부터 원고들 복직 시까지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받았다. 또한, 징계해고 처분에 대한 무효확인 판결이 확정되면, 해고처분은 처음부터 없던 것으로 보게 된다(대법원 2002. 5. 31. 선고 2000다18127 판결의 취지 참조).

따라서 원고들은 선행 해고처분 이후의 기간에 대해서도 임금청구권을 포함하여 유효한 근로관계를 전제로 하는 근로자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그런데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하여 피고가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는 것'은 원고들의 위와 같은 권리를 소급하여 소멸시키는 것이다. 이는 임금청구권을 포함하여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근로기준법상 여러 강행법규의 취지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두14226 판결의 취지 참조).

2)

징계처분은 원칙적으로 과거의 비위행위에 대해 장래를 향하여 일정한 제재를 가하는 것이다. 피고의 상벌규정 제19조에서 정한 주의, 경고, 견책은 징계처분 이후에 일정한 제재를 가할 것을 예정하고 있고, 해임에 관해서는 명시적으로 징계결정 후에 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정직 역시 장래를 향하여 출근을 정지시키는 것을 예정하고 있다. 또한, 이미 해당 기간 근무를 하였던 근로자에 대하여 과거로 소급하여 출근을 정지시킨다는 것은 개념적으로 있을 수 없다.

3)

이 사건처럼 '해고처분으로 인해 근로를 제공할 수 없었던 과거의 시점으로 소급하여 일정기간 정직을 명한다는 것'이 징계대상자에게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징계대상자는 자신이 과연 정직이라는 제재를 현실적으로 받았는지조차 체감할 수 없고, 징계를 받았다는 사실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 기초하여 징계 이후 근로관계의 내용을 새롭게 변화시킬 계기조차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징계효과를 소급하여 정하는 것'은 근로관계에서 징계가 갖는 본래의 의미와 기능을 형식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으로 볼 여지가 많아서, 근로자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하여 일반적으로 허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4)

징계처분이 근로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면, 취업규칙에서 정한 징계의 내용이나 불이익의 정도는 예측할 수 있어야 하고, 또한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피고 소속 근로자가 정직처분을 받을 경우, 해당 기간 보수를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승급의 제한을 받으며(상벌규정 제19조 제5호) 다른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처분에 있어서도 중요한 징계양정 요소로 고려될 수 있다.

그런데 사용자인 피고가 정직처분을 하면서 정직기간의 시기와 종기를 임의로 정할 수 있다면, 같은 기간의 정직처분임에도 해당 근로자가 받게 되는 임금 액수, 호봉, 징계양정 요소 등 불이익 요소가 모두 달라질 수 있게 된다. 특히 피고가 동일한 비위행위에 대하여 정직처분을 하면서 근로자별로 정직기간의 시기와 종기를 달리할 경우,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

나.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정직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이루어진 것이어서 무효이다.

1)

비록 선행사건 확정판결에 따라 이루어진 징계처분이긴 하지만, 이 사건 징계처분은 비위행위가 있었던 때부터 무려 약 6년 6개월 경과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다.

2)

선행 해고처분으로 인하여 원고들은 위 기간 동안 피고 회사에서 급여를 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다. 피고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면서 자신의 역량과 기량을 높일 수 있었고, 언론인으로서 피고 회사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었지만, 장기간에 걸쳐 해고자 신분으로 남게 되면서 위와 같은 기회를 얻지 못하는 무형의 손해를 입기도 하였다. 또한, 선행사건 확정판결에 따라 선행 해고처분이 무효로 확인되기까지 원고들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이 입었을 정신적 고통이나 불안 역시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와 같이 원고들이 입었던 경제적·정신적 불이익의 정도 등을 고려하면, 피고 회사의 기강회복과 같이 이 사건 정직처분을 통하여 기대할 수 있는 징계의 효과는 이미 충분히 달성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원고들이 개인적인 이익 등을 위하여 부정한 행위를 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원고들이 비위행위를 하게 된 동기와 경위 면에서도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정직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해야 하는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환(재판장) 이영창 조찬영

각주1) 제19조(징계의 종류와 내용) 징계의 종류와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각주2) 1. 주의: 주의를 환기하여 경각심을 갖게 하는 것을 말한다.

각주3) 2. 경고: 구두 또는 문서로 경고하여 잘못을 시정함을 말한다.

각주4) 3. 견책: 시말서를 제출케 하여 잘못을 시정하고 장래를 훈계함을 말한다.

각주5) 6. 해임: 징계결정 후 즉시 해임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