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 11. 23. 선고 2016나2043238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1969. 9. 9.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887명을 고용하여 반도체부품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C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2001. 2. 8.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이다.

나.

분쟁 경위

(1)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2009. 4. 1.부터 2010. 3. 31.까지를 유효기간으로 하는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는데, 피고는 원고에게 위 단체협약의 기간이 만료되기 전인 2010. 2. 24.경부터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였다.

(2)

피고가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갱신 등을 목적으로 2010. 6. 9.부터 부분파업을 진행하다가 같은 달 21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하였으나, 원고는 피고의 단체교섭요구를 받아들이지 아니한 채 같은 달 30일부터 직장폐쇄로 대응하였다.

(3)

이에 피고는 2010. 10. 21. 원고의 구미공장을 점거하였으나, 2010. 11. 3. 원고와 단체교섭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후 공장점거를 해제하였고, 2011. 5. 25. 파업을 철회하였으며 원고 역시 2011. 6. 13. 직장폐쇄를 철회하였다. 한편 피고는 2011. 6. 20. 원고가 교섭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보고 원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카합1584호로 2010년 및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 관한 교섭의 응낙을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다.

복수노조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이 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됨에 따라 부칙 제1조에 의하여 2011. 7. 1.부터 복수노조가 전면적으로 허용되자, 2011. 7. 1. 원고 근로자 중 일부로 구성된 D 노동조합(이하 'D 노조'라 한다)이 설립신고를 마치고,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다.

(2)

피고는 2011. 7. 7. 원고에게 'B노조 A지회 대표 교섭권 보유 통보 및 교섭요청의 건'이라는 제목으로 'B노조는 2010. 2.부터 교섭을 진행하였므로 노동조합법 부칙 제4조에 의하여 교섭권을 가지고 있어 교섭창구단일화 대상이 아니지만 피고가 제기하는 부당한 논란에 대한 법률적 판단은 B노조가 제기한 가처분사건에서 받기로 하고, 그 결정 시까지는 일단 교섭창구단일화에 참여한다.'라는 의사를 밝히면서, 원고가 요청한 조합원 수 및 명부에 대하여 조합원 618명의 명부를 송부하고, 아울러 2010년 및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요구하였다.

(3)

원고는 2011. 7. 9. 피고와 D 노조를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공고하고, 같은 달 29일 피고와 D 노조 모두를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5일간 확정 공고하였다.

(4)

이에 D 노조는 2011. 8. 1. 지방노동위원회에 과반수 노동조합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하였고, 같은 달 10일 위 위원회는 D 노조를 과반수 노동조합이라고 결정하였다. 위 결정에 대하여 피고는 2011. 8. 1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같은 달 23일 위 위원회는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나아가 피고는 2011. 9. 6. 서울행정법원에 중앙노동위원회의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12. 7. 19. 위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라.

2010년 및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상의 교섭권에 관한 가처분

(1)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1. 8. 3.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2010년,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 관한 교섭의 응낙을 구하는 위 나. (3)항 기재 2011카합1584호 가처분신청에 대하여, "노동조합법 부칙 제4조의 '이 법 시행일'은 같은 법 부칙 제1조 단서에 따라 복수노조제도가 시행되는 2011. 7. 1.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2011. 7. 1. 당시 원고와 단체교섭 중이었던 피고는 위 규정에 따라 당연히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에 있다."라는 이유로 피고의 신청을 받아들여 원고에게 피고와의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명하는 가처분 결정을 하였고, 위 가처분 결정은 같은 법원 2011카합2077 가처분이의 사건에서도 그대로 인가되었다.

(2)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 2011라1502호로 항고하였는데, 위 법원은 2012. 5. 17. "노동조합법 부칙 제4조의 '이 법 시행일'은 같은 법 부칙 제1조 본문에 따라 개정된 노동조합법이 시행되는 2010. 1. 1.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그 이후 원고와 단체교섭을 시작한 피고에게는 위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라는 이유로 위 가처분 결정을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다.

(3)

이에 피고가 불복하여 대법원 2012마858호로 재항고하였는데, 대법원은 2012. 11. 12. "노동조합법 부칙 제4조의 '이 법 시행일'은 교섭창구단일화 관련 규정의 시행일인 2011. 7. 1.로 봄이 상당하고, 다만 부칙 제4조의 취지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부칙 제4조에서 말하는 '이 법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본다.'의 의미는 노동조합법 시행일 당시 단체교섭 중인 노동조합에 대하여 노동조합법 본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와 권한이 인정된다는 것이 아니라 2011. 7. 1. 이후에도 교섭당사자로서의 지위가 유지되어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존의 단체교섭을 계속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2011. 7. 1. 당시 단체교섭 중이었던 피고는 그 이후에도 교섭당사자로서의 지위가 계속 유지된다."라는 이유로 원심결정을 파기·환송하는 결정을 하였다.

마.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

원고는 D 노조와 2012. 7. 23.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2013. 5. 23. 2012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2014. 7. 21. 2013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2015. 6. 5. 2014년 및 2015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각 체결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0, 26호증, 을 제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피고의 단체교섭 요구사항 중 2010년 임금 동결 부분은 원고가 이미 D 노조와 합의한 내용과 같고 2010년 단체교섭 요구사항 중 임금 부분이 가장 중요한 사항이어서 피고에게 별도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실익이 없고, 2011년 임금 인상 부분도 원고가 D 노조와 합의하였고 이러한 단체협약의 효력은 피고에게 미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10년 및 2011년 단체교섭을 요구할 실익이 없다.

나.

이미 5년 이상 경과한 2010년 및 2011년 해당 연도 사항에 관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

다.

피고 조합원들이 여전히 원고가 2010년 및 2011년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음을 이유로 쟁의행위를 하고 있는데, 이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아닌 노동조합이 독자적인 쟁의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한 노동조합법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어서 이에 터잡은 피고의 단체교섭 요구는 신의칙에 반한다.

3.

판단

가.

피고가 원고에게 D 노조와 별개로 독립하여 2010년 및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지 여부

원고가 D 노조와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지만,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노동조합법 부칙 제4조에서 말하는 '이 법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본다.'는 의미는 이 법 시행일(2011. 7. 1.) 당시 단체교섭 중인 노동조합에 대하여 노동조합법 본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 지위와 권한이 인정된다는 것이 아니라 2011. 7. 1. 이후에도 교섭당사자의 지위가 유지되어 교섭창구단 일화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존의 단체교섭을 계속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타당하고, 2011. 7. 1. 당시 단체교섭 중인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도 다른 노동조합의 교섭권은 배제되지 아니하여 그 노동조합은 이와 별도로 법에 따른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거쳐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으므로(위 대법원 2012마858 결정, 대법원 2013. 5. 9.자 2013마359 결정 등 참조), 노동조합법 부칙 제4조에 따라 노동조합법 시행일인 2011. 7. 1. 당시 교섭 중이던 피고는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2010년 및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 관한 단체교섭권을 가지므로, 2010년 및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 관한 교섭권은 교섭창구단일화의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D 노조와 별개로 독립하여 2010년 및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나.

피고가 2010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할 실익이 있는지 여부

앞서 본 것처럼, 피고는 원고에게 독자적으로 2010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점,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D 노조와 2010년 임금을 전년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단체협약의 효력이 피고나 피고 조합원에게는 미치지 아니하는 점, 갑 제25호증, 을 제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2010년 단체교섭 요구사항에는 임금 이외에도 근로시간, 인사, 집단적 노동관계에 관한 사항도 포함하고 있어서 이 부분에 관해서도 피고는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에게는 원고를 상대로 2010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할 실익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피고의 단체교섭 요구가 이미 5년이 경과하여 신의칙에 반하는지 여부

노동조합법 부칙 제4조에 따라 교섭당사자의 지위가 유지되는 노동조합이 몇 년간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였다고 하여 강행규정으로 보호받는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이 실효되거나 교섭당사자로서 지위가 박탈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위 대법원 2013마359 결정 등 참조),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피고가 2011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원고에게 2010년 및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거부하였던바, 원고와 피고 사이의 2010년 및 2011년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것이 피고의 귀책사유에 기인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앞서 본 것처럼 원고가 D 노조와 노동조건 등에 관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로서는 여전히 2010년 및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통하여 위 단체협약보다 유리한 단체협약을 새로 체결할 실익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단체교섭 요구가 5년 전의 사항을 대상으로 한다고 하여 곧바로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라.

피고 조합원들의 쟁의행위가 부당하여 이에 터 잡은 피고의 단체교섭 요구가 신의칙에 반하는지 여부

피고 조합원들이 원고가 2010년 및 2011년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음을 이유로 쟁의행위를 하고 있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이러한 쟁의행위는 원고로 하여금 피고가 요구하는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점, 앞서 본 것처럼 피고는 원고에게 2010년 및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할 정당할 권리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아닌 피고가 독자적인 쟁의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한 노동조합법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해서 피고 조합원들로 하여금 쟁의행위를 하게 하였고 이에터 잡은 피고의 단체교섭 요구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기훈(재판장) 이현우 김동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