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와 당심에서 확장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건물종합관리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2015. 6. 9. 원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을 포함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취업장소: B(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
취업직종 : 경비직(경비원)
담당업무 : 경비, 미화, 관리업무 및 기타 지시 업무
계약기간 : 2015. 6. 9.부터 2015. 9. 30.까지
(동 계약기간이 만료된 경우 본 계약은 자동 종료된다. 단, 위 계약기간에도 불구하고 취업장소의 위탁관리계약이 종료 또는 중도에 해지되는 경우 본 계약은 자동으로 해지된다)
피고는 2015. 8. 6.경 원고에 대하여 2015. 9. 30.자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만료된다는 내용의 이 사건 만료통보를 하였다.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6조 (채용)
회사는 사원으로서의 적격여부 판단 및 자질을 갖추기 위하여 근로계약일로부터 3개월간을 수습기간으로 한다.
수습기간 도중 또는 만료시점에서 근무태도, 기능도, 능력, 건강상태 등으로 보아 부적격자로 판단되는 경우 본 채용을 취소하고 근로계약을 즉시 해지도록 한다.
제16조 (당연면직) 사원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게 된 경우에는 당연 퇴직처리한다.
근로계약 기간의 정함이 있는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된 때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5. 6. 9. 피고에 입사할 때 계약기간을 1년으로 고지받고, 보증기간이 1년으로 된 신원보증서를 발급받아 피고에 제출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2015. 6. 15. 원고에게 계약기간이 2015. 6. 9.부터 2015. 9. 30.까지로 되어 있는 근로계약서(갑 제1호증)를 제시하면서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였고, 원고는 궁박한 처지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날인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같이 피고가 당초 고지한 1년보다 짧은 계약기간을 강요한 것은 원고의 정당한 기대를 저버린 것으로서 신의칙에 반할 뿐 아니라 위법·불공정한 행위로서 무효이다. 또 위 계약기간을 수습기간으로 보더라도, 피고 취업규칙 제6조 제4호에서 '수습기간은 3개월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3개월을 초과하는 기간을 정한 이 사건 근로계약 중 계약기간 부분은 근로기준법 제97조 규정에 의하여도 무효이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은 1년으로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중 계약기간을 '2015. 6. 9.부터 2015. 9. 30.까지'로 정한 부분 및 그에 따른 이 사건 만료통보는 무효이다.
피고는 원고를 경비원으로 채용하였음에도,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경비, 미화, 관리업무 및 기타 지시업무를 담당업무로 지정하고, 실제 경비업무 이외의 업무를 지시였다. 위와 같이 경비원에게 경비업무 이외의 업무를 지시할 수 있도록 정한 이 사건 근로계약은 강행법규인 경비업법에 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이다.
그런데 피고가 그 무효에 대하여 다투고 있으므로 무효확인을 구한다.
이 사건 근로계약 중 계약기간 및 담당업무 무효확인청구에 관한 직권판단
직권으로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근로계약, 특히 그중 '미화, 관리업무 및 기타 지시업무'를 담당업무에 포함시키고, 계약기간을 '2015. 6. 9.부터 2015. 9. 30.까지'로 정한 부분의 무효확인청구 부분에 관하여 본다.
확인의 소는 권리보호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그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이 있고 그 불안, 위험을 제거함에는 피고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만 인정된다(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2다6739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근로계약, 특히 원고가 강조하는 부분이 무효임을 인정하더라도 이로써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이 제거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부분 확인청구의 취지가 계약기간을 3개월 22일로 하고, 경비업무 이외의 업무를 지시할 수 있도록 정한 근로계약은 무효이고, 계약기간이 1년이고, 경비업무만을 지시할 수 있도록 한 근로계약이 유효라는 것을 확인해 달라는 것으로 보더라도, 이에 대하여는 원고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계약기간이 1년임을 전제로 이 사건 만료통보의 무효 확인과 위자료 지급 및 경비업무 이외의 업무를 지시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위자료 지급을 별도로 구하고 있고, 이러한 방법이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을 제거하는 유효, 적절한수단이라 할 수 있으므로, 위 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이 사건 만료통보 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1년임을 전제로 이 사건 만료통보가 무효임의 확인을 구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을 고려할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1년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무효확인 청구는 이유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동 계약기간이 만료된 경우 본 계약은 자동 종료된다'라고 정하는 한편, 계약기간을 '2015. 6. 9.부터 2015. 9. 30.까지'로 명시하여 두고 있고, 취업규칙 제16조 제4호에서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있는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된 때'를 근로계약의 당연종료시기로 삼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015. 9. 30. 기간만료로 종료된다고 할 것이고, 피고는 2015. 8. 6.경 이 사건 근로계약 및 취업규칙을 근거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만료통보를 한 것이다.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계약기간이 '2015. 6. 9.부터 2015. 9. 30.까지'로 되어 있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서명하였고, 그 무렵 피고가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것, 특히 계약기간을 이와 같이 정할 것을 강요하였다거나, 원고가 궁박, 경솔, 무경험의 상태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서명하였다는 점을 입증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피고가 3개월 22일의 계약기간으로 원고를 채용한 다음, 원고의 근무태도, 기능도 등을 보아 근로계약의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법령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고,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피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수습기간(3개월)을 22일 초과한 것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이라고 볼 수도 없다.
원고가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와 사이에 보증기간이 2015. 6. 9.부터 2016. 6. 8.까지 1년으로 된 신원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위 회사로부터 신원보증서를 발급받아 피고에 제출하긴 하였으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계약기간을 1년으로 보아야 한다거나, 원고에게 계약기간이 1년이라고 신뢰할 정당한 기대권이 생겼다고 볼 수 없다.
위자료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를 경비원으로 채용하였음에도,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경비, 미화, 관리업무 및 기타 지시업무를 담당업무로 지정하였는데, 위와 같이 경비업무 이외의 업무를 지시할 수 있도록 한 이 사건 근로계약은 강행법규인 경비업법의 내용에 반하는 것으로서 위법·부당하다. 피고는 위와 같이 위법·부당한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경비업무와 관련 없는 상가 화장실 청소, 상가주변 청소, 공개공지 청소, 제초작업, 분리수거작업 등을 시켰다. 또한 피고는 계약기간 1년이 되기도 전에 계약기간이 3개월 22일임을 전제로 이 사건 만료통보를 함으로써, 원고에게 고통을 가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의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합계 12,000,000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판단
먼저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경비업무 뿐 아니라, 미화, 관리업무 및 기타 지시업무를 담당업무로 정한 것이 강행법규에 위반되는 위법·부당한 것이라거나,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 기해 원고에게 상가 화장실 청소 등을 시킨 것이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고려할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는 2015. 2. 25. 이 사건 아파트 관리단과 사이에 '시설물의 운전, 유지관리 업무, 경비 및 미화관리 대행 업무 일체, 기타 입주자의 원활한 공동생활 유지와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한 사항의 집행' 등을 위탁대상업무로 하는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위하여 원고와 사이에 담당업무를 경비, 미화, 관리업무 및 기타 지시업무로 하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경비업법에서 '경비업자는 허가받은 경비업무 외의 업무에 경비원을 종사하게 하여서는 아니된다(제7조 제5항)', '누구든지 경비원으로 하여금 경비업무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하게 하여서는 아니된다(제15조의2 제2항)'라고 각 규정하고 있긴 하나, 경비업법의 위 규정들은 시설경비업무, 호송경비업무, 신변보호업무, 기계경비업무, 특수경비업무에 해당하는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도급받아 행하는 영업을 하는 경비업자가 경비업법 제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경비업의 허가를 받고 채용한 일반경비원 또는 특수경비원의 업무범위에 관한 규정일 뿐(제2조 제1, 3호), 아파트 관리단과의 사이에서 경비 및 미화관리 대행 업무 일체 등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공동주택 관리회사인 피고가 그 업무수행을 위하여 근로자를 채용하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경비업무 뿐 아니라 미화, 관리업무 및 기타 지시업무가 담당업무에 포함됨을 명확히 하였고, 원고는 자신의 의사에 기하여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며, 피고가 원고에게 그러한 내용을 포함시킬 것을 강요하였다거나 원고가 궁박, 경솔, 무경험 상태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는 점을 입증할 만한 자료가 없다.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그 범위 내에서 원고에게 상가화장실 청소, 상가주변 청소, 분리수거작업 등을 시킨 것으므로, 이를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이와 같은 일을 하도록 한 것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1년이 아닌 3개월 22일이라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달리 이 사건 만료통보가 위법·부당하다는 것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그 범위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근로계약 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와 당심에서 확장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권기훈(재판장) 이현우 김동완
각주1) 제97조(위반의 효력)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
각주2) 제2조(정의)
각주3) 1. '경비업'이라 함은 다음 각 목의 1에 해당하는 업무(이하 '경비업무'라 한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도급받아 행하는 영업을 말한다.
각주4) 가. 시설경비업무: 경비를 필요로 하는 시설 및 장소(이하 '경비대상시설'이라 한다)에서의 도난·화재 그 밖의 혼잡 등으로 인한 위험발생을 방지하는 업무
각주5) 나. 호송경비업무: 운반 중에 있는 현금·유가증권·귀금속·상품 그 밖의 물건에 대하여 도난·화재 등 위험발생을 방지하는 업무
각주6) 다. 신변보호업무: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해의 발생을 방지하고 그 신변을 보호하는 업무
각주7) 라. 기계경비업무: 경비대상시설에 설치한 기기에 의하여 감지·송신된 정보를 그 경비대상시설 외의 장소에 설치한 관제시설의 기기로 수신하여 도난·화재 등 위험발생을 방지하는 업무
각주8) 마. 특수경비업무: 공항(항공기를 포함한다)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국가중요시설(이하 '국가중요시설'이라 한다)의 경비 및 도난·화재 그 밖의 위험발생을 방지하는 업무
각주9) 3. '경비원'이라 함은 제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경비업의 허가를 받은 법인(이하 '경비업자'라 한다)이 채용한 고용인으로서 다음 각 목의 1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각주10) 가. 일반경비원: 제1호 가목 내지 라목의 경비업무를 수행하는 자
각주11) 나. 특수경비원: 제1호 마목의 경비업무를 수행하는 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