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각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
피고인은 피해자 주식회사 G(이하 'G'라 한다)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가수금채권에 대한 변제 명목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각 금원을 인출·사용한 것이므로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
피해자 X에 대한 사기의 점
피고인은 피해자 X이 제3자에게 금원을 이체한 당일 또는 그 다음 날 곧바로 이를 위 피해자에게 변제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
피해자 AB에 대한 사기의 점
피고인은 피해자 AB으로부터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금원을 차용한 사실이 있으나, 위 피해자에게 "G의 주식 매입을 위해 사용할 것이고, 한 달 안에 빌린 돈을 모두 갚고, 원금만큼의 수익금도 지급해주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없다. 설령 피고인이 위 피해자로부터 자금을 받아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주식회사 H(이하 'H'라 한다)의 설립자금으로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위 피해자와 함께 H를 운영하였기 때문에 위 피해자가 자금의 실제 용도를 알았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기망행위와 위 피해자
의 처분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도 인정될 수 없다.
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
피고인은 피해자 AE을 직접 만난 적이 없기 때문에 위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은 위 피해자로부터 10억 원을 차용한 이후 2012. 6. 1.경 위 피해자에게 2천만 원을 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2013. 12. 27.까지 합계 665,462,299원을 지급하는 등 처음부터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징역 6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
관련 법리
주식회사는 주주와 독립된 별개의 권리주체로서 그 이해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회사 소유 재산을 주주나 대표이사가 사적인 용도로 임의 처분하였다면 횡령죄의 죄책을 면할 수는 없는 것이다. 업무상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처분을 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는 지장이 없으며, 그와 같이 사후에 변상하거나 보전한 금액을 횡령금액에서 공제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도304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⑴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 G의 대주주로 총괄관리팀장 또는 사내이사의 지위에서 실질적으로 위 회사를 운영하던 피고인은 이사회 결의나 가수금 반제 등을 위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원심판결의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수시로 자금을 임의로 인출(그 중 일부는 G의 대표이사이던 U 등 피고인이 아닌 자에게 지급되는 형식을 취하였으나 실제에 있어 피고인에게 모두 귀속되었는바, 이러한 부분까지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한 후 피고인이 운영하던 다른 회사인 H의 운영자금이나 생활비를 포함한 개인적인 용도 등에 이를 사용하였다.
㈏ 피고인은 검찰에서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 작성 당시 "이 부분 각 금원은 모두 피해회사로부터 개인적으로 차용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의 변호인이 2014. 9. 5. 검찰에 '피고인이 피해회사에 대여한 금원(가수금채권)이 있어 피고인의 인출 행위가 가수금 반제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횡령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하였으나, 피고인은 그 이후 검찰에서 이루어진 제3회 피의자신문조서 작성시에도 "G로부터 개인적으로 돈을 빌린 것이다. 차용증을 작성하지 못한 것은 나의 잘못이다."라고 진술하였다. 다만, 피고인은 원심 법정 이후에는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위 변호인 의견서와 동일하게 '피고인이 G에 대여한 돈이 있어 그 범위 내에서 금원을 인출·사용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피고인이 변호인의 조력 하에 수사기관에서 G로부터 개인적으로 금원을 차용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과 상반된 것으로서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G 소유의 자금을 인출하여 횡령하였다는 금원은, 피고인이 수사기관에 제출한 위 회사에 대한 자금일보 등 회계장부상으로는 그 인출금의 항목이 '일시가수'(위 자금일보에 '가수금반제'라는 별도의 항목을 사용하였고, 피고인에 대한 위 회사의 인출액 부분에 '일시가수'라는 명목을 사용하고 있는데 반하여 피고인의 위 회사의 입금액 부분에 '가수금'이라는 명목을 사용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는 오히려 '가수금'과 구별되는 '가지급금'의 의미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나 '가수금반제'로 기재되어 있는데, 2012. 4. 10. 이후부터 2012. 12. 중순경까지는 양자가 혼용되어 사용되나 '일시가수'라는 항목이 더 자주 사용되다가 2012. 12. 21. 이후에는 '가수금반제'의 항목만이 사용되고 있다. 우선 피고인이 G의 자금을 인출하면서 사용한 위 '가수금반제'라는 항목은 '피고인이 G로부터 금원을 차용하였다.'는 피고인의 검찰 진술과도 부합하지 아니한다. 또한 2012. 4. 1.부터 2013. 9. 10.까지 작성된 위 자금일보의 내용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위 항목으로 인출한 G의 자금 합계액이 위 회사에 입금한 '가수금' 등 항목의 합계액을 훨씬 상회하고(이는 피고인이 2012. 4. 1. 이전에 G에 가수금으로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금원을 고려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위 기간 동안 계속하여 피고인이 위 회사에서 인출한 금원이 위 회사에 입금한 금원보다 더 많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피고인은 이 부분 각 금원 중 상당 부분을 자신 명의 계좌나 H 또는 피고인의 처 AS 명의의 계좌로 직접 송금하지 아니하였고, U 또는 W 명의의 계좌에 일단 송금하는 불필요한 과정을 거치기도 하였다.
이에 의하면, 피고인이 종전에 발생한 G에 대한 가수금채권을 변제받는다는 의사로 위 회사의 자금을 인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 피고인은 G의 자금일보 자체를 믿을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나, 이는 이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에 피고인이 G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작성한 문서로 G의 금융계좌내역 등과도 대체로 일치한다. 위 자금일보는 피고인의 지시에 의하여 위 회사의 대표이사인 U이 작성하다가 2012. 11.경 이후부터는 H의 경리직원으로 G의 현금 매출을 수금하여 관리하도록 한 W가 작성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U은 검찰 조사에서 "피고인이 시키는 대로 G의 공금을 H 및 AS에게 보냈다. 피고인이 G에 넣은 돈이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이 돈을 보내도 괜찮다고 하였고, 이사회 승인 등 절차가 필요한 것을 몰라 그러한 절차를 밟은 바 없다. (이 과정에서) 본인의 통장을 사용한 이유는 피고인으로부터 대표이사 통장을 사용하여야 가수금/가지급금 처리를 하여 회계처리가 될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2012. 5.경 피고인이 5억 원을 구해 와서 G를 위해 사용한 적이 있는데, 정확히 피고인이 어디에서 돈을 구해왔는지는 모르겠고, 위 금원이 위 회사에 대여한 것인지 투자한 것인지 증여한 것인지 여부는 모르겠다."라고 진술하였고, 당심 법정에서 "2012년 입사 후 몇 개월간 내가 자금일보를 작성했으나, 회계에 관한 지식은 거의 없는 상태였다. 피고인이 자금일보에 기재할 내용이나 항목을 이야기해 준 부분도 있다. 피고인이 자금일보를 매일 확인할 수는 없으나 결재가 있는 날 같은 경우 확인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W도 검찰조사에서 "2012. 11.경부터 2013. 8.~9.경까지 피고인의 지시로 G의 법인계좌에서 피고인, U 및 나(W)의 개인통장에 자금을 이체하였고, 다시 내 계좌에서 H 또는 AS의 개인통장으로 자금을 이체하였다. 피고인이 G에서 나가는 공금은 가지급금 처리를 하고, H에서 (G에) 들어오는 돈은 가수금 처리를 하면 회계상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결국 피고인이 수사기관에 스스로 제출한 위 자금일보는 이 사건 이전에 G의 대주주로서 위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그의 지시 및 적극적 관여 하에 각 금융계좌 등 객관적 자료에 근거하여 작성된 것이므로, 위 자금일보에 나타난 G와 피고인 사이에 이루어진 인출 및 입금 등 자금거래내역 자체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어, 이를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배척하기는 어렵다(다만, 피고인이 G의 자금을 인출하거나 입금한 것을 표시하는 항목으로 기재된 '일시가수', '가수금반제', '가수금' 등의 의미는, 피고인의 지시에 의하여 위 자금일보의 작성에 관여한 W 등의 진술 내용과 함께 피고인이 위 회사에 대한 가수금채권을 보유하고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사정까지 고려하면, 피고인이 위 회사의 자금을 인출하였다거나 피고인이 위 회사에 자금을 입금하였다는 의미일 뿐이지, 이를 넘어 그 항목에 기재된 바와 같은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
⑵ 같은 취지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횡령죄에 있어 불법영득의사에 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나머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판결문의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중 제2항 내지 제4항에서 위 각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이를 모두 배척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사기죄에 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도 모두 이유 없다.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과 불리한 사정을 종합하여 대법원 양형위원회 제정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 형량범위 내에서 그 형을 정하였다.
원심이 든 사정 이외에 당심에서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을 찾을 수 없다(이 사건 각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과 관련하여 H의 근로자 W 등이 2015. 2. 10. 그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중 일부에 해당하는 금원인 합계 126,068,810원 상당의 일반체당금을 지급받았고,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사기 범행의 피해자인 S가 그 피해금액 일부를 회복하였다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참작하여 보더라도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과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각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광만(재판장) 박순영 전휴재
각주1)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경과하여 제출된 항소이유보충서는 항소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