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이 충분히 인정되고, 원심판결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부당하다.
원심은, 피해자가 2009. 4. 9. 또는 2009. 4. 13.경 피고인 A에게 경영권을 20억 원에 양도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이하 피해자 주장의 위 약정을 '이 사건 구두약정'이라 한다) 그에 관하여 아무런 문서도 작성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고소장 제출 이전까지 피고인들에게 경영권 양수도대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하거나 경영권 반환을 요구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는 이 사건 구두약정 당시 수감된 상태여서 위 구두약정에 관한 문서를 작성할 수 없었고, 석방된 이후에는 피고인 A을 믿고 대금을 지급할 때까지 기다렸으며, 그 후 피해자가 직원들로부터 근로기준법위반으로 고발을 당하여 수사를 받고, 위 회사에 대한 보증채무 때문에 자신 소유의 집이 경매되는 등의 사정 때문에 법적 대응을 할 여유가 전혀 없었다. 또한, 원심은 피해자가 작성한 수감일지에 추후 가필된 부분이 존재한다는 등의 이유로 위 수감일지의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시하였으나, 위 가필 부분은 피해자가 수감 중이던 때 이뤄진 것이고, 설령 가필 부분을 믿지 않는다 하더라도 가필되지 않은 2009. 4. 9.자 메모 부분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음에도 수감일지 전체의 신빙성을 부인한 원심의 판단은 부당하다.
원심은, 피해자를 면회하였던 원심 증인 I, K, J, L가 자신들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말을 전달하거나 피고인 A이 피해자에게 위 공소사실과 같은 말을 하는 것을 들은 기억이 없다고 진술하였고, 위 증인들과 피해자와의 관계로 볼 때 위 증인들이 굳이 피해자에게 불리한 허위 진술을 할 이유가 없으므로 이에 반하는 피해자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I과 L는 피해자에게 피고인 A을 소개하여 주식회사 H(이하 'H'이라 한다)에 관한 경영권 양수도계약을 체결하도록 알선한 사람들이고, I과 J은 피고인 A이 H을 사실상 인수한 후에도 위 회사에 계속 근무하면서 피고인 A의 지시를 받던 사람들이다. 또한, 위 증인들은 원심에서 막연히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을 뿐, 피해자를 2번이나 특별면회한 이유에 관하여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였는바, 위 증인들의 각 원심 법정진술은 신빙성이 없다. 그럼에도 원심이 위 증인들의 진술을 근거로 일관되고 신빙성 있는 피해자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은 부당하다.
원심은 피고인 A이 피해자와의 2008. 10. 23.자 H에 관한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계약(이하 '이 사건 양수도계약'이라 한다)에 의해서가 아니라, 위 계약이 해제된 후 이와 별도로 위 회사에 30억 원을 투자하고 그 반환을 담보하기 위하여 경영권을 취득하였을 가능성이 있고 피고인 A은 실제로 위 회사에 3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으나 원심의 위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부당하다.
피고인들은 H의 경영권 취득 경위에 관하여 처음에는 당시 위 회사의 잔존가치가 없고 상장폐지가 되면 대표이사이던 피해자에게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생길 것을 염려하여 피해자가 자신들에게 무상으로 위 회사의 경영권을 양도한 것이란 취지로 진술하다가 나중에는 담보 목적으로 위 회사의 경영권을 받게 된 것이라 하여 그 진술을 번복하였다. 또한, 담보의 원인채권에 관하여서도 처음에는 피고인들이 피해자에 대해 갖는 계약금 10억 원 반환채권이라 하였으나 진술을 번복하여 피고인 A이 이 사건 양수도계약이 해제된 후인 2009. 4.경 위 회사에 3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하면서 그 담보 목적으로 위 회사의 경영권을 취득한 것이라 진술하고 있다. 이처럼 피고인들의 진술은 일관성이 없다.
피고인들은 이 사건 양수도계약이 2008. 10. 말경 해제되었고 2009. 4.경 위 회사에 3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하면서 그 담보 목적으로 위 회사의 경영권을 취득하였다고 주장하나, M&A 전문가인 피고인 A이 중요한 계약을 해제하며 피해자에게 문서로서 위 계약의 해제 통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만일 2008. 10. 말 경위 계약이 해제된 것이라면, ① 피해자가 2009. 1. 30. 임시주주총회에서 피고인 A 측 사람들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거나, 2009. 3. 25. AK과 '피해자는 AK이 피고인 A 측 사람을 이사 및 감사로 선임하는 데 찬성하는 대가로 10억 원을 지급한다'는 취지의 합의서를 작성하고 2009. 3. 27.자 정기주주총회에서 피고인 A이 추천한 사람들을 이사로 선임할 이유가 없으며, ② 위 계약에 따라 피해자가 피고인들에게 교부하였던 H의 법인인감과 이사들의 사임서 등을 당연히 돌려받았을 것인데, 피해자는 피고인 A으로부터 위 법인인감 등을 돌려받은 사실이 없다.
한편, 2009. 3. 24.자 이 사건 양수도계약의 무효확인각서는 피해자가 보석으로 출소한 2009. 6. 1. 이후에 날짜를 소급하여 작성한 것이다. 만일 위 무효확인각서가 2009. 3. 24. 작성된 것이라면, 2009. 3. 25. AK과 위 ①항 기재 합의서를 작성하고 2009. 3. 27.자 정기주주총회에서 피고인 A이 추천한 사람들을 이사로 선임할 이유가 없다.
피고인들은 계약금 10억 원을 반환받지 못하여 어쩔 수 없이 H의 운영에 관여하고 위 회사에 3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하였다고 주장하나, 피해자는 위 계약금 10억 원을 수령한 즉시 위 회사에 가수금 형식으로 입금하였고, 피고인들은 2009. 1. 1. 피해자 몰래 임의로 위 10억 원의 가수금 채권자를 피고인 B으로 변경하여 더는 피해자에게 계약금 10억 원의 반환을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피고인들은 전환사채 관련 10억 원 투자를 제외한 나머지 20억 원의 투자에 관하여는 그 내역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가 피고인 A 측의 사람들을 이사로 선임해 준 것은 이 사건 양수도계약을 이행하기 위함이었고, 만일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이 담보 목적으로 피고인 A이 지정한 사람들을 이사로 선임하여 준 것이라면 당연히 피해자 및 피해자 측 이사들이 이사로 남아 실제로 회사 운영권을 행사했어야 하나, 피해자와 피해자 측 이사들은 모두 사임하였다.
원심은 당시 H이 심각한 경영난으로 상장폐지가 거론될 정도의 상황이어서 피고인들이 20억 원에 경영권을 양수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판시하고 있으나, 상장폐지만으로 기업의 존속가치 및 재산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당시 최대주주인 AK이 위 회사의 경영권을 30억 원에 인수하려고 시도한 사실이 있고, 2008. 12. 결산보고서상 자산 총액이 부채보다 많았으며, 위 회사는 현대자동차의 협력업체로 일시적인 자금 경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을 뿐 정상적으로 M&A를 할 경우 50억 원 상당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우량한 기업이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이 그 판결문 3~8쪽에서 상세히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공소사실의 '경영권 양도'는 2009. 4. 30. '피해자와 피해자 측 이사들이 사임하고 피고인 A이 지정한 사람들이 이사로 선임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바, 시기적 근접성에 비추어 그 직전인 2009. 4. 9.자 및 4. 13.자 면회에서 '경영권 양도'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을 개연성이 없지 아니하나, '경영권 양도에 대한 대가로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20억 원을 지급하기로 구두로 약정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그와 같이 거액의 대가를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을 문서화하지 않고 구두로만 하였다는 점에서 도저히 믿기 어렵고, 검사의 주장과 같은 원심 증인 I, L, J과 피고인 A 사이의 관계를 고려하더라도 I, L, J의 원심 법정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AL는 당심에서 '2009. 4. 13. 피고인 A, I, J과 함께 피해자를 면회한 사실이 있고', '경영권 관련된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도(증인신문 녹취서 7쪽), 경영권 양도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하여는 '금액적인 부분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면회 당시 노트에 내용을 필기하였으나 몇 년 전에 집을 정리하면서 다 버렸다', '언제 있었던 무슨 양도인지 구체적 내용은 모른다'고 진술하고 있어(위 녹취서 9쪽, 20쪽), 위와 같은 진술만으로는 AL가 당시 들었다는 '경영권 양도에 관한 이야기'가 이 사건 구두약정에 관한 것이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점, ③ 피고인들은 2009. 4.경 H에 30억 원을 투자하고 그 담보 목적으로 위 회사의 경영권을 취득하였다는 취지로 대체로 일관되게 진술한 점, ④ 피해자가 2009. 1. 30. 임시주주총회에서 피고인 A 측 사람들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였다거나, 이 사건 양수도계약 직후 피해자가 피고인들에게 H의 법인인감과 이사들의 사임서를 교부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⑤ 피해자는 최초 피고인 A과의 대질 조사 당시에는 '2009. 3. 24.자 무효확인각서(증 제10호증)에 기재된 도장과 글씨는 자신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위 각서를 작성한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다가(수사기록 2권 106쪽), 그 후 위 무효확인각서는 2009. 6. 1. 석방된 이후에 날짜를 소급하여 작성한 것이라 주장하면서도(수사기록 2권 211쪽), '위 각서를 작성한 기억이 없다고 진술한 이후에 수첩 등을 찾다가 그 이후에 기억이 나게 되었다'거나 '성동구치소에 있을 때 피고인 A이 20억 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자신이 경영권을 양도하기로 구두 확약했기 때문에 2008. 10. 23.자 이 사건 양수도계약은 무효확인각서를 써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여 써주었다'는 취지로 설명하였을 뿐이고(수사기록 2권 212쪽), 왜 2009. 3. 24.자로 날짜를 소급하여 작성하였는지에 대하여는 '잘 모르겠다. 피고인 A이 해달라고 한 대로 했다'고만 진술하여(수사기록 2권 213쪽), 소급 작성한 경위나 진술을 번복한 이유에 대하여는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고 있지 못한 점, ⑥ 2009. 3. 25.자 합의는, H의 경영권을 취득하려고 해온 최대주주 AK이 피해자와 사이에 위 합의서 제1조의 기재와 같이 '회사의 정상화를 목적으로' 한 합의로서 'AK이 2009. 3. 27.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감자에 동의하고 피해자와 피해자가 지정하는 사람들을 이사로 선임하는 데 동의하며, 한편 피해자는 AK과 AK이 지정하는 AI을 이사로 선임하는 데 동의하고, AK과 AI은 대규모 유상증자, 새로운 인수자의 확보에 따른 M&A가 이루어지고 피해자가 요구할 경우 이사를 사임하되 피해자는 AK이 회사의 정상화를 위하여 노력한 대가로 10억 원을 AK에게 지급한다'는 내용인바, 이와 같이 위 합의의 내용이 대규모 유상증자나 M&A 등을 통하여 회사를 정상화시키겠다는 것인 이상, 피해자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가 이 사건 양수도계약을 이행하기 위하여 AK이 피고인 A 측 사람을 이사 및 감사로 선임하는 데 찬성하는 대가로 10억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아니라,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 A이 새로운 투자를 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요구한 내용대로 피고인 A 측 이사들을 선임하고 위 회사를 정상화시킨 후 대규모 유상증자나 새로운 인수자의 확보에 따른 M&A에 의하여 위 회사를 제값에 매각하는 경우 피해자가 AK에게 10억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라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으므로, 위 2009. 3. 25.자 합의 내용이 2009. 3. 24.자 무효확인각서에 의하여 이 사건 양수도계약이 무효임을 명확히 한 것과 배치된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⑦ 담보 목적으로 경영권을 양수하였다는 취지는 'H을 정상화시킨 후 대규모 유상증자나 새로운 인수자의 확보에 따른 M&A에 의하여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피고인 A 측이 회사 운영권을 가지게 되었다는 의미로 보이고, 부동산 담보권과 같이 기존 이사들이 그대로 경영을 하되 그 경영권이 양도되는 등으로 환가될 때 그 양도대금에서 우선변제받기로 하였다는 취지는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⑧ 피해자가 기존에 담보로 제공하였던 주식이 처분되어 피해자는 2009. 4. 당시 H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지 않았고 위 ①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의미의 경영권만을 보유하고 있었는바, 당시 H은 심각한 경영난으로 상장폐지가 거론될 정도의 상황이었고, 위와 같이 피해자의 경영권은 주식에 의하여 보장되고 있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인들이 2009. 4. 당시 그 경영권만을 20억 원에 양수할 이유가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원형(재판장) 김진석 이수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