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5. 12. 선고 2016노3230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

1)

사실오인

피고인은 주요 거래처인 H에게 2013년 봄 의류에 대한 납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2013년 5월 초순경 또는 대리점으로부터 의류 판매대금이 입금되는 주식회사 G(이하 'G'라 한다) 명의의 계좌가 가압류된 2013. 7. 10.경 이후에는 더 이상 납품대금을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이 그 이후에 피해자 AS, AT, D로부터 아동복을 납품받아 편취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부당하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3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1)

사실오인

①

피고인은 2014년 1월경 이후 피해자 주식회사 W, Y, AA, 주식회사 AE, AB으로부터 아동복을 납품받는 계약을 체결할 당시 및 그에 따라 실제로 아동복을 납품받을 당시 대리점으로부터 의류 판매대금을 받아 위 납품대금을 변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② 피고인은 2014년 4월경 피해자 주식회사 Q로부터 의류대금을 선불로 받을 당시에도 대리점 등으로부터 재고 의류를 반환받아 피해자에게 의류를 공급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그 이후 피고인이 운영하던 G를 부정하게 인수하려고 했던 AL이 대리점들에게 G가 곧 부도날 것이라면서 의류 판매대금을 G에게 지급하지 말고 보증금에서 공제하라는 취지로 악의적인 소문을 내는 등 영업방해를 하는 바람에 대리점으로부터 의류 판매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위 피해자들에 대한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사기의 고의가 없었음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부당하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1)

피해자 AS, AT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및 피해자 D에 대한 사기 부분의 공소사실의 요지

가)

피고인은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H로부터 더 이상 의류를 공급받지 못하게 되어 자금 사정이 좋지 아니하고, H에게 지급할 대금이 밀려 이미 생산되어 있는 여름 옷을 납품받지 못하고 있는 사정을 숨긴 채, 2013. 5. 23. J을 운영하는 피해자 AS에게 "완제품 아동복을 납품해 주면 납품받은 달 월말에 대금의 50%를 현금으로 지급하여 주고, 다음 달 월말에 나머지 대금 50%를 현금으로 지급하겠다"라고 거짓말을 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 AS으로부터 2013. 6. 21.부터 2014. 2. 28.까지 총 7회에 걸쳐 합계 1,299,120,823원 상당의 아동복을 납품받아 편취하였다.

나)

피고인은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운영하는 G가 H로부터 더 이상 의류를 공급받지 못하게 되어 자금 사정이 좋지 아니하고, H에게 지급할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이미 생산되어 있는 여름 옷을 납품받지 못하고 있는 사정을 숨긴 채 피해자 AT으로부터 옷을 납품받더라도 약속한 때에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이, 2013년 6월경 서울 강남구 AU 지층에 있는 G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아동복을 납품해주면 그 대금을 월말 기준으로 익월에 30%, 익익월에 70%를 지급해 주겠다"고 거짓말하였다.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 AT으로부터 2013년 6월경 118,235,650원 상당의 아동복, 2013년 7월경 189,926,780원 상당의 아동복, 2013년 10월경 727,893,700원 상당의 아동복, 2013년 11월경 246,848,200원 상당의 아동복, 2014년 2월경 289,521,250원 상당의 아동복 등 5회에 걸쳐 합계 1,572,425,580원 상당의 아동복을 납품받아 편취하였다.

다)

피고인은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G가 H로부터 더 이상 의류를 공급받지 못하게 되어 자금 사정이 좋지 아니하고, H에게 지급할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이미 생산되어 있는 여름옷을 납품받지 못하고 있는 사정을 숨긴 채 피해자 D로부터 옷을 납품받더라도 약속한 때에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이, 2013년 6월경 서울 강남구 AU 지층에 있는 G 사무실에서 피고인의 회사 직원 AV을 통하여, 피해자 D에게 "아동복을 납품해주면 그 대금을 월말 기준으로 익월에 어음으로 50%, 익익월에 현금으로 50%를 지급하여 주겠다"고 거짓말하였다.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 D로부터 2013년 7월경 95,600,800원 상당의 아동복, 2013년 9월경 319,020,000원 상당의 아동복 등 2회에 걸쳐 합계 414,620,800원 상당의 아동복을 납품받아 편취하였다.

2)

판단

가)

관련법리

거래물품의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신용상태를 인식하고 있어 장래의 변제지체 또는 변제불능에 대한 위험을 예상하고 있거나 예상할 수 있었다면, 피고인이 구체적인 변제의사, 변제능력, 거래조건 등 거래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사항을 허위로 말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이 그 후 제대로 변제하지 못하였다는 사실만 가지고 변제능력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거나 사기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사업의 수행과정에서 이루어진 거래에 있어서 그 채무불이행이 예측된 결과라고 하여 그 기업경영자에 대한 사기죄의 성부가 문제된 경우, 그 거래시점에서 그 사업체가 경영부진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사정에 따라 파산에 이를 수 있다고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사기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발생한 결과에 따라 범죄의 성부를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설사 기업경영자가 파산에 의한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태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고, 계약이행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었을 때에는 사기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6. 6. 9. 선고 2015도18555 판결, 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 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1도202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재정상황의 악화 등으로 납품대금을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 AS, AT, D(이하 '피해자 AS 등'이라 한다)으로부터 아동복을 납품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

①

피고인은 2012년 1월경부터 2013년 봄경까지 H, 주식회사 AM, 주식회사 AN 등 납품업체들로부터 아동복을 납품받고 결제하지 못한 미수금이 약 23억 원 상당에 이르렀다.

②

그 중 H을 운영하는 AO가 2013. 6. 25. 피고인 등을 상대로 서울동부지방법원 2013가합103382호로 위 미지급 납품대금 합계 약 16억 7,000만 원의 지급을 구하는소를 제기하고, 2013. 7. 10. G의 예금채권에 청구금액을 5억 원으로 하여 가압류를 하 였으며, 피고인은 AO로부터 2013년 여름 의류를 제대로 납품받지 못해 각 대리점에 약정된 의류를 공급하지 못하여 영업에 타격을 입기 시작하였다.

③

위 가압류 등으로 인하여 2013. 7. 15.경부터 피고인이 물품대금 결제 등을 위해 발행한 어음들이 예금 부족 등의 사유로 부도처리되기 시작하였다.

(2)

그러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 AS 등을 기망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사기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은 약 30년 전부터 'E'이라는 상호로 아동복 도·소매업에 종사하다가 2007년경 F로 상호를 변경하고, 2011년 12월경부터는 대리점 사업을 시작하여 2012년 8월경 G를 설립하였다. F, G의 표준재무제표에 따르면, F의 2012년 매출액은 약 106억 원, 당기순이익은 약 8억 5,000만 원, 2013년 매출액은 약 68억 5,000만 원, 당기순 이익은 약 5억 4,850만 원이고, G의 2013년 매출액은 약 47억 2,772만 원, 당기순이익 약 1억 3,368만 원이었다.

②

H을 운영하는 AO는 피고인에게 2012년 6월 초경부터 2012년 8월말경까지 2012년 겨울의류 및 2013년 봄의류 합계 약 30억 원 어치를 납품하였는데, 피고인은 AO에게 그 중 약 13억 3,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피고인은 2013. 3. 13.경 AO와 2013년 여름의류 합계 약 20억 원 어치에 대한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 AO에게 선수금 명목으로 약 6억 8,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AO는 2013. 5. 8.경 1차로 2013년 여름의류 일부를 납품하고, 2013. 5. 10.경 이후 2차로 2013년 여름의류를 베트남으로부터 부산항에 들여와 피고인에게 납품대금의 지급 및 의류의 인수를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은 2013년 여름의류의 납기 지연 등에 항의하면서 위 대금 지급 및 의류 인수를 거절하였다. AO가 위와 같이 미지급 남품대금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자, 피고인은 서울동부지방법원 2013가합15065호로 2013년 여름 의류의 납기 지연 등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다.

③

피해자 AS은 2013년 5월경 거래처의 소개로 피고인을 찾아가 피고인과 아동복납품계약을 체결하였고, 피해자 AT, D은 2013년 6월경 독자적 사업자로서 G의 전무직함으로도 활동하던 AI의 소개로 피고인과 아동복 납품계약을 체결하였다. AI는 원심에서「피고인이 H 한 곳에서만 발주를 하다 보니 대리점에 물품공급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제가 거래처를 여러 군데 분산시켜 놓고 거래를 하라고 하면서 피해자 AT, D 등 여러 거래처를 소개해주었다」고 증언하였다.

피고인이 피해자 AS 등과 납품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구체적인 지급능력, 거래조건 등 거래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사항을 허위로 말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④

피고인은 위 납품계약 체결 무렵 피해자 AS 등 외에도 BT 등 여러 업체와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그 이후 위 각 업체들로부터 지속적으로 납품받은 아동복을 대리점을 통해 판매하여 얻은 수익금 등으로 2013년 5월경부터 2014년 5월경까지 위 각 업체들에 대한 납품대금채무 약 70억 원의 일부인 합계 약 16억 원(그 중 피해자 AS 등에 대한 납품대금 변제액은 합계 6억여 원 이상이다)을 변제하였다.

⑤

검사는, 피고인이 피해자 AS 등에 대한 납품대금채무의 지급불능 상태에 빠진 시점을 2014년 1월 초순경으로 보더라도 피해자 AS 등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아동복을 납품받은 일자가 2014년 1월 이후인 부분은 사기죄가 성립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 AS 등과 납품계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 및 그에 따른 거래 이행과정 등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AS 등으로부터 2014년 1월 이후 납품받은 부분을 포함한 이 부분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사기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나.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1)

피해자 주식회사 W, Y, AA, 주식회사 AE, AB(이하 '피해자 W 등'이라 한다)에 대한 각 사기의 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피고인의 채무상태, 채무의 증가 추이, 손실액의 규모, 피해자와의 계약 체결 경위 및 대금지급을 비롯한 거래의 이행과정 등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2013년 12월 말경에 이르러서는 이미 신용상태가 극도로 악화되어 더 이상 경영정상화를 도모할 수 없고, 그러한 상태에서 새로운 거래상대방인 피해자 W 등으로부터 아동복을 납품받더라도 그 납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수 있음을 예견하였거나 인식하였음에도 이를 숨긴 채 피해자 W 등으로부터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 내지 6항 기재와 같이 아동복을 납품받았다고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나마 사기의 고의가 인정되고, 아래 사정에 비추어 보면 당심 증인 BU, BV, AL의 각 법정진술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2013년 봄경 이미 H 등 납품업체들에 대한 미수금 채무가 발생하였고, 그 중 H을 운영하는 AO가 2013. 6. 25. 피고인 등을 상대로 위 미지급 납품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 2013. 7. 10. G의 예금채권을 가압류하였다. 피고인은 H로부터 2013년 여름 의류를 제대로 납품받지 못해 각 대리점에 약정된 의류를 공급하지 못하여 영업에 타격을 입기 시작하였고, 위 가압류 등으로 인하여 2013. 7. 15.경부터 피고인이 물품대금 결제 등을 위해 발행한 어음들이 예금 부족 등의 사유로 부도처리되기 시작하였다.

②

이러한 상태에서 피고인은 2013년 5월경부터 피해자 AS 등 새로운 납품업체들과 사이에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아동복을 납품받아 대리점을 통해 판매하였으나, 위와 같은 사정들로 인하여 피고인이 2013년 말까지 납품업체들로부터 아동복을 납품받고 납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미수금이 약 68억 원 상당에, 피고인이 위와 같이 발행한 어음의 부도액도 약 31억 원 이상에 이르렀다.

③

피고인의 재산으로는 시가 약 5억 5,000만 원 상당의 서울 서대문구 M아파트 104동 1305호, 시가 약 73억 5,400만 원 상당의 서울 성동구 N빌딩 및 시가 약 165억 9,500만 원 상당의 서울 강남구 O 소재 P호텔이 있었다(피고인의 남편인 AP가 2014. 8. 24. 사망하기 전에 위 N빌딩은 AP가 단독으로, 위 P호텔은 피고인과 AP가 각 1/2 지분씩 공동으로 각 소유하고 있었으나, AP가 사망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피고인이 단독으로 상속받을 지위에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전부 피고인의 재산임을 전제로 판단한다. 한편 피고인은 위 부동산의 실제 거래가가 위 시가보다 훨씬 높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위 M아파트에 대하여 2013. 8. 26. 채권최고액 4억 8,000만 원의 근저당권, 위 N빌딩에 대하여 2013. 8. 2. 채권최고액 46억 6,700만 원의 근저당권, 같은 날 채권 최고액 26억 원의 근저당권, 위 P호텔에 대하여는 2012. 8. 2. 채권최고액 122억 2,000 만 원의 근저당권, 2013. 8. 2. 채권최고액 26억 원의 근저당권, 2013. 8. 13. 채권최고 액 16억 원의 근저당권이 각 설정되었고, 피고인의 세금체납 등으로 인하여 2013. 10. 14.경부터 위 M아파트 및 P호텔이 압류되기에 이르는 등 위 부동산들의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는 거의 없었고 추가담보대출 여력도 충분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그 이후부터 위 부동산들에 대하여 각종 세금, 공적보험료 체납 등으로 인한 압류 및 피고인의 채권자들의 가압류가 계속되었다).

④

또한 납품업체인 AQ을 운영하는 AR은 2013. 12. 30. 피고인이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함을 이유로 피고인의 대리점에 대한 물품대금채권을 가압류하기에 이르렀다. 피고인 역시 검찰에서「대리점들이 2013. 11.경 이후에는 자신들이 피고인에게 지급한 보증금 확보차원에서 물품대금을 피고인에게 입금해주지 않았고, 피고인은 2013. 12.경부터는 물품대금채권에 대한 피고인의 채권자들의 압류로 인하여 대리점들로부터 판매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⑤

피고인은 2013년 12월경부터는 직원들의 급여마저 체불하기에 이르렀고, 그때부터 2014년 7월경까지 10명의 근로자들에게 합계 119,616,114원 상당의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기도 하였다.

⑥

이러한 상황에서 G는 직원인 Z의 소개로 2014년 1월경부터 3월경까지 피해자 W 등 새로운 납품업체들과 아동복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2014년 5월 말경까지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 내지 6항과 같이 합계 약 11억 3,000만 원 상당의 아동복을 납품받았다.

⑦

Z은 원심에서「2013. 12. 1.경부터 납품업체들이 피고인의 납품대금 미지급을 이유로 피고인 회사의 사무실에서 진을 치고 있었고, Z이 2014. 1.경 당시 85억 원 상당의 납품대금 미지급채무가 있음을 확인한 후 피고인에게 여름업체인 피해자 W 등에 대한 결제는 문제없느냐고 계속 물어봤더니 피고인은 전혀 문제없으니 진행하라고 말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G의 전무 직함으로 활동한 AI 역시 원심에서「AI는 피고인에게 2013년부터 2014년까지 1년 정도 여름상품부터 겨울상품까지 의류를 납품하였으나, 2013년도 전반기에 납품한 여름상품 대금 17억 원을 지급받고 겨울상품 대금 23억 원 상당을 지급받지 못하였는데, 2014. 2.경에는 도저히 회수가 안 되겠다고 생각하였으며, 피고인이 기존업체에 대한 채무가 계속 걸려 있어서 기존업체와 관계가 안 좋아지자 2014년도에 갑자기 Z 부장을 영입해서 기존업체를 빼놓고 신규업체인 피해자들과 거래를 시작하여 더 심각한 상황이 된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⑧

그 이후 피고인은 피해자 W 등에 대한 납품대금 약 11억 3,000만 원 중 피해자 Y, AB에게 약 2,000만 원, 피해자 주식회사 AE에게 약 5,000만 원을 각 지급하였을뿐 10억여 원 상당에 이르는 납품대금을 변제하지 못하였다.

한편 2014년 4월경에 이르러 2013년 이전에 피고인에게 아동복을 납품하고도 수십억 원의 납품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피해자 AT 등 여러 업체가 채권단을 결성하였고, 피고인은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2014년 6월 이후 영업을 중단하고 각 대리점에 남아 있던 재고 의류를 모두 채권단에게 넘겨주었다.

2)

피해자 주식회사 Q에 대한 사기의 점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주식회사 Q로부터 재고 의류대금 합계 2억 원을 선불로 지급받을 당시 위 피해자에게 재고 의류를 공급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충분히 예견하였거나 인식하였음에도 이를 용인한 채 피해자에게 재고 의류대금 2억 원을 먼저 달라고 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에게는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편취 범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재고 의류대금 합계 2억 원을 선불로 지급받을 당시인 2014. 4. 4. 및 2014. 4. 7.경에는 이미 피고인은 납품업체들로부터 아동복을 납품받고 납품대금을 결제하지 못한 미수금 등으로 상당한 규모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으며, 피고인의 채권자로부터의 소송제기 및 계좌 가압류 등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발행한 어음들이 부도처리되기에 이르렀고, 피고인이 소유하고 있던 부동산들 역시 다수의 근저당권 또는 각종 세금, 공적보험료 체납 등으로 인한 압류 및 피고인의 채권자들의 가압류가 설정되어 있어 그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가 대부분 상실되었으며, 직원들의 급여도 제대로 지급되지 못하였고, 납품업체들은 피고인이 대리점에 대하여 보유하고 있는 물품대금채권 등을 가압류함에 따라 대리점들이 피고인에 대한 자신들의 보증금 확보차원에서 물품 판매대금이나 재고 의류를 피고인에게 반환하지 않는 등 재정상황은 매우 열악한 상태였다. 이에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2억 원을 그 지급일로부터 1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거래업체 대금 지불 및 직원들 급여 등 회사운영비용으로 모두 사용하였다.

②

또한 피해자는 피고인과 사이에 재고 의류를 공급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인으로부터 공급받을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피고인의 회사로부터 의류를 공급받아 유통점에 판매하고 있는 주식회사 U과 사이에도 같은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그런데 주식회사 U의 대표이사인 AK의 경찰 진술 및 피고인의 검찰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2억 원을 지급받은 이후 AK에게 피고인 자신이 변제할 테니 재고 의류를 피고인의 회사로 보내라는 취지로 지시하였고, 주식회사 U로부터 피해자에게 공급하기로 했던 재고 의류를 반환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위 재고 의류를 피해자에게 공급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대전과 전주에 있는 또다른 거래유통업체인 세이브존에 보낸 사정이 인정될 뿐이다. 또한 피고인은 그 이전 내지 무렵은 물론 그 이후에도 그와 같은 사정을 피해자에게 고지하거나 설명해 주었다는 사정은 전혀 보이지 아니한다(피해자도 원심에서 위와 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③

당시 피고인의 대리점들은 피고인에 대한 자신들의 보증금 확보차원에서 피고인 측에 재고 의류를 반환하지 않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며, 피해자가 남양주 소재 창고에 보관되어 있는 재고 의류 물량 또한 확인한 후에야 계약서를 작성하였다는 취지의 피해자의 진술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대리점으로부터의 재고 의류 확보가 여의치 아니할 경우 남양주 소재 창고에 보관된 재고 의류로라도 피해자에게 공급하기로 얘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 후인 2014. 4. 22. 피고인은 AL로부터 3억 원을 차용하면서 남양주 창고에 보관된 재고 의류를 담보로 제공하고 만일 2014. 7. 30.까지 변제하지 못할 경우 그 재고 의류를 대물변제하기로 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그중 4,000만 원은 AL에게 변제하였지만, 나머지는 변제하지 못해 결국 남양주 창고에 보관된 의류로 대물변제하기에 이르는 등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최후적인 보장수단인, 남양주 창고에 보관된 재고 의류마저도 공급할 수 있을지가 확실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일단 피해자로부터 재고 의류대금 합계 2억 원을 선불로 지급받아서 거래업체 대금 지불 및 직원들 급여 등 회사운영비용으로 모두 사용한 것이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재고 의류를 공급하기로 한 시점으로부터 약 2년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피해자에게 재고 의류를 일부라도 공급하였다거나 재고 의류대금 2억 원을 되돌려줬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인정한 사정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앞서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위 피해자로부터 재고 의류대금을 선불로 지급받을 당시인 2014년 4월경에는 이미 신용상태가 극도로 악화되어 납품업체들에게 기존 납품대금채무를 변제하고 신규 의류를 납품받아 대리점에 공급함으로써 대리점으로부터 재고 의류를 반환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AL의 영업방해 등 위 피해자와의 거래 이후에 생긴 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인하여 위 피해자에게 재고 의류를 공급하지 못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②

피고인이 주식회사 U로부터 반환받은 재고 의류를 세이브존에 보내고, 남양주 창고에 보관된 재고 의류를 AL에게 차용금의 담보로 제공한 것이 위 피해자로부터 재고 의류대금을 선불로 지급받은 이후에 결정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위 재고 의류를 먼저 선불금까지 지급한 위 피해자에게 제공하지 않고 임의로 이를 세이브존과 AL에게 제공하였고, 위 피해자에게는 공급기한이 훨씬 지난 현재까지도 재고 의류를 공급하지 않았으며 피고인이 더 이상 재고 의류를 공급할 능력도 없는 것으로 보이는 이상,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사기의 고의를 인정한 위 판단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에게, ① 불리한 정상으로, 이 사건 각 범행은 피고인이 'E'이라는 상호로 아동복 도·소매업에 종사하면서 피해자 1명으로부터는 재고 의류를 공급할 것 처럼 속여 그 대금 2억 원을 선불로 지급받고, 5명의 피해자들로부터는 아동복 납품대금을 지급할 것처럼 속여 총 11억 3,000만 원 상당의 아동복을 납품받아 이를 편취한것으로 죄질이 상당히 나쁜 점, 그 편취금액 합계가 거액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피 해자들에게 피해변제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이에 일부 피해자들은 여전히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 등을, ② 유리한 정상으로, 피고인이 미필적 고의로 이 사건 사기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일부 피해자에게는 피해액 일부가 변제되었고, 피해자 주식회사 AE은 피고인과 합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고소를 취하한 점 등을 참작하고, 여기에 이 사건 각 범행에 대하여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원심 판시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와 동시에 재판을 받을 수 있었던 경우와의 형평성까지 고려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였다.

원심의 이러한 양형은 위와 같은 정상들을 충분히 고려하여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결정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과 검사가 양형부당의 사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이 위와 같이 형을 정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되었으며, 그 밖에 원심의 양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의 변경도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과 검사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정선재(재판장) 오경미 진상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