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7. 7. 선고 2016노3308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유죄의 판결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대하여는 무죄의 판결을 각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사만이 위 무죄 부분에 대하여 사실오인을 이유로 항소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위 유죄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대상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고인은 자신이 소유한 서울 광진구 AD 소재 AE 웨딩홀(이하 '이 사건 웨딩홀'이라한다)의 임대에 관하여 신탁자인 주식회사 신한은행(이하 '신한은행'이라 한다)의 승낙을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을 후순위 우선수익자로 등재하거나 피고인 소유의 다른 부동산에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에 대한 담보권을 설정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이 사건 웨딩홀을 임대할 권한이 있고 피해자들에게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위한 담보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거짓말하여 피해자들과 이 사건 웨딩홀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인의 기망행위와 편취의 범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이 사건 웨딩홀을 임대할 권한이 없었다거나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를 제공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2014. 10. 24. 피해자 AF는 이 사건 웨딩홀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할 당시 피고인에게 이 사건 웨딩홀을 임대할 권한이 없었다는 점과 피고인이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위한 담보 조치를 제공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마치 이를 제공할 것처럼 피해자들을 기망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1)

이 사건 웨딩홀을 임대할 권한에 관하여

①

피고인이 2010. 9. 30. 신한은행과 사이에 피고인이 소유한 서울 광진구 AD 대 2,197.5m² 및 그 지상 지하 1층, 지상 6층의 건물, AP 도로 192.5m²(이하 통틀어 '이 사건 신탁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체결한 부동산담보신탁계약(이하 '이 사건 신탁계약'이라 한다)상 피고인이 이 사건 웨딩홀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수탁자인 신한은행의 사전 승낙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나, 이는 피고인이 체결한 임대차계약의 효력을 수탁자에게 대항하기 위해서는 수탁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되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사전 승낙을 받지 않았더라도 임대차계약 체결 이후에 사후 동의를 받는 방법으로 임차인으로 하여금 수탁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지위를 갖도록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인다.

②

이 사건 신탁계약은 피고인에 대한 채권자인 우선수익자들의 채권 담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이 사건 신탁부동산의 점유·사용권한은 피고인에게 유보되어 있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수탁자가 이에 동의하더라도 수탁자가 아닌 피고인이 임대차보증금 반환의무 등 그 계약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게 되어 있다. 또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임차인에게 임대차보증금에 관하여 우선수익자들에 앞서는 우선변제권을 부여하는 것도 아니고 임차인이 종전과 동일하게 웨딩홀 영업을 하기로 하는 내용이므로, 이 사건 신탁부동산의 담보가치에 특별한 변경을 가져오지 않아 수탁자가 이에 동의하지 않을 별다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③

피고인은 이 사건 신탁계약 체결 이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 전에도 수탁자로부터 사전 승낙을 받지 아니하고 이 사건 신탁부동산에 관하여 다수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바 있고, 수탁자가 그러한 임대차계약에 관하여 특별히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다.

④

피고인은 2014년경 수탁자인 신한은행에, 이 사건 웨딩홀을 임대하여 그 임대수익으로 채무를 변제하고자 한다면서 임대차계약 체결 가능 여부를 문의하여 '선순위 우선수익자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임대를 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받은 바 있다.

2)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위한 담보 조치를 제공할 의사나 능력에 관하여

①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신탁계약에 의하여 담보된 우선수익자들의 채권액은, 신한은행의 경우 14,913,578,049원, 신한캐피탈의 경우 2,210,204,704원, 인성상호저축은행의 경우 5,513,014,873원,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경우 3,985,278,969원 합계 26,622,076,895원이고, 그중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채권은 이 사건 신탁부동산 외에 공동담보로 제공된 재산이 존재하므로 실질적으로 이 사건 신탁부동산으로 인하여 담보되는 액수는 위 채권액에 미치지 못한다. 한편 이 사건 신탁부동산의 가액은 이 사건 신탁계약이 체결되기 전인 2010. 6. 10. 기준으로 29,129,823,000원, 2015. 3. 24. 기준으로 30,159,642,600원이므로, 이 사건 신탁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신탁부동산은 위 우선수익자들의 채권액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임대차보증금 12억 원을 충분히 담보할 만한 가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여지가 많다.

②

이 사건 신탁계약상 피해자들을 후순위 우선수익자로 지정한다고 하더라도 선순위 우선수익자들은 이들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을 갖게 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신탁계약에 따른 담보권자로서의 지위가 불리하게 변경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기존의 선순위 우선수익자들이 피해자들을 후순위 우선수익자로 지정하는 데 대하여 동의를 거부할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로 선순위 우선수익자인 인성상호저축은행은 피고인이 후순위 우선수익자를 지정하려고 할 경우 이에 동의할 의사가 있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고, 달리 선순위 우선수익자들이 이 사건 신탁계약상 후순위 우선수익자가 추가로 지정되는 것에 대하여 반대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선순위 우선수익자들로부터 동의를 받아 피해자들을 후순위 우선수익자로 지정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③

한편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이 사건 신탁계약상 후순위 우선수익자로 지정하여 주거나 다른 부동산에 전세권 또는 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겠다고 약정하였을 뿐, 피고인이 어떤 구체적인 부동산을 특정하여 거론하면서 그 부동산에 전세권 또는 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겠다고 말한 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AQ가 피해자 AF에게 서울 서대문구 AI 등 부동산을 담보로 제시한 것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체결되고 피해자 AF가 이미 임대차보증금 중 중도금의 일부를 지급한 뒤인 2014. 11.경이었고,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서울 송파구 AJ 외 2필지 지상 건물이나 서울 중구 AK 토지, 서울 서대문구 AM 토지를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말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따라서 위 각 부동산에 대하여 경매절차가 진행 중이었다는 사정을 들어 피고인이 처음부터 임차인들에게 담보를 제공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게다가 위 각 부동산은 피고인의 아들 AS 등 제3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 있고, 달리 그 등기명의에도 불구하고 위 각 부동산이 피고인의 소유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④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상 임차인의 임대차보증금 지급기한은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는 반면, 피고인이 임차인들에게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에 관한 담보를 제공하여야 하는 기한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피해자들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임대차보증금 중 계약금을 지급한 이후 바로 담보를 설정하여 주기로 약정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처분문서인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에 그와 같은 내용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피해자들은 계약금을 지급한 뒤 피고인으로부터 담보를 설정받지 못하였음에도 2014. 10. 31.부터 2014. 11. 7.까지 사이에 합계 250,000,000원이나 되는 금액을 임대차보증금으로 지급한 점, 피해자 AF는 2014. 11. 19. 피고인과 사이에 앞서 본 바와 같은 '확인서'를 작성하여 나머지 임대차보증금의 액수 및 지급시기를 변경하는 약정을 체결하면서도 담보 설정에 관하여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점, 피해자 AF가 2014. 11. 25. 피고인에게 작성하여 교부한 '요청서'의 내용을 보더라도 피고인이 선이행의무인 담보제공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지적하거나 그 선이행을 촉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피고인에게 '임대차보증금 잔금의 지급과 동시에 이행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을 뿐이고, 그 동시이행 요구의 대상이 되는 사항도 '근저당 설정 물건지', '신탁사 동의 가능일시'로 기재되어 있어서, 그 문언상 근저당권이나 우선수익권의 설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근저당권을 설정해 줄 수 있는 물건이 무엇인지 및 우선수익권 설정을 위한 수탁자의 동의가 가능한 일시가 언제인지 확인해 달라는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들의 위와 같은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그와 같이 피고인이 임차인들의 임대차보증금 지급의무에 대한 선이행의무로서 담보제공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고,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들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서 정한 임대차보증금 지급기한을 지키지 못하고 임대차보증금의 지급을 지체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이후 2014. 12. 9.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관한 해 지의 의사표시를 하기 전까지 피해자들에게 담보를 설정하여 주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해자들이 임대차보증금 지급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고인 또한 자신의 담보제공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던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이후 담보설정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정을 근거로 피고인에게 처음부터 담보를 제공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추단하기도 어렵다.

나.

이 법원의 판단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9도1151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과 이 사건 신탁계약상 이 사건 신탁부동산의 점유·사용권한이 피고인에게 유보되어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에게 이 사건 웨딩홀을 임대할 권한이 없었다거나 피고인이 임대차보 증금 반환을 위한 담보 조치를 제공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마치 이를 제공할 것처럼 피해자들을 기망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①

피해자 AF는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이전에 이 사건 웨딩홀이 담보신탁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라고 진술하였고(공판기록 97쪽), 경찰에서는 "이 사건 웨딩홀은 신한은행에 신탁되어 있는 상황이라서 신탁자의 동의를 받지 못하면 불법 임차인이기 때문에 무조건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에 '신탁명부 등재 또는 금융권 후순위 설정'과 같은 내용을 작성하였던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27쪽). 피해자 AF의 위와 같은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 AF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웨딩홀이 신한은행에 신탁된 사실과 피고인이 이 사건 웨딩홀을 임대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신탁계약의 수탁자인 신한은행으로부터 승낙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신한은행으로부터 사전 승낙을 받지 않았더라도 피해자들이 이 사건 신탁부동산에 관한 후순위 우선수익자로 등재되거나 피고인 소유의 다른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받을 경우에는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②

사기죄에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어디까지나 기망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데, 피고인은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에 대한 담보로 피해자들을 이 사건 신탁계약상 후순위 우선수익자로 신탁명부에 등재하여 주거나 이 사건 신탁부동산 외의 다른 부동산에 전세권 또는 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기로 약정한 것이어서 피해자들을 후순위 우선수익자로 지정하는 경우에는 다른 부동산에 담보를 설정하여 줄 필요는 없었던 점,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인이 선순위 우선수익자들의 동의를 받아 피해자들을 후순위 우선수익자로 지정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전세권이나 저당권을 설정할 부동산이 특정되지도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당초부터 피해자들에게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 관한 담보 조치를 제공할 의사 없이 피해자들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을 편취할 목적으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진(재판장) 홍성욱 김동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