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C는 서울특별시의 D 복원사업 추진에 따라 D 상인들을 이주시키기 위하여 에스에이치(SH)공사가 2008. 12.경 건립한 유통단지로, 툴(tool, 공구), 웍스(works, 제조업), 라이프(life, 의류 및 전기·전자제품) 등 3개의 전문상가를 포함하여 5개 단지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E은 D 공구상가 상인 등이 입주한 상가 단지이다.
E의 구분소유자들은 2009. 9.경 E 시설물을 유지·관리하는 업무 등을 담당하도록 하고자 자신들의 총유재산을 출자하여 원고를 설립하였다. E 관리단은 E의 구분소유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고의 주식 100%를 소유한 주주이다. 원고는 2009. 9. 7.경 E 관리단과의 사이에 E의 유지·관리에 관한 위·수탁계약을 체결하였다(을나 제3호증, 이하 '이 사건 위·수탁관리계약'이라 한다).
참가인은 2009. 11. 16. 원고에 입사한 후 경영팀 대리로 근무하였는데, 원고는 2014. 12. 31. 참가인을 경영상 이유로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참가인은 2015. 3. 1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에 대해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5. 12. 정리해고에 대한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정리해고의 다른 정당성 요건에 관하여 살필 필요 없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는 그에 불복하여 2015. 6. 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8. 25.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20호증, 을나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E 관리단은 원고에게 원고의 직원을 해고하지 않을 경우 원고와의 위·수탁관리계약을 해제하고 원고를 해산하겠다고 통보하였다. 따라서 원고로서는 이 사건 해고를 하여야 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고, 적법한 절차도 거쳤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적법하다.
관련 법리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며,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한편 위 각 요건의 구체적 내용은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서 다른 요건의 충족 정도와 관련하여 유동적으로 정하여지는 것이므로, 구체적 사건에서 경영상 이유에 의한 당해 해고가 위 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한지 여부는 위 각 요건을 구성하는 개별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53949 판결 참조).
정리해고의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 삭감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되지만, 그러한 인원 삭감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2두2587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정리해고의 요건 중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및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14779 판결, 대법원 1999. 4. 27. 선고 99두202 판결 등 참조),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다29452 판결, 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3두11339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에 의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 있어서는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부담하는 것이다(대법원 1995. 2. 14. 선고 94누5069 판결, 대법원 1999. 4. 27. 선고 99두202 판결 등 참조).
인정되는 사실
원고와 E 관리단이 2009. 9. 7. 체결한 이 사건 위·수탁관리계약 중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을나 제3호증). 위 관리계약에는 도급 수수료에 관한 사항은 포함되어 있지 않고, 실제로 원고가 E 관리단으로부터 수수료를 지급받지 않았다.
E 상가번영회는 2014. 8. 25. E 관리단에 원고의 인건비 감축(3인 이상)을 요청하였다. E 관리단은 2014. 9. 11. 원고에게 인력 감축(정규직 직원 23명을 20명 이하로 축소)을 요구하는 서면을 송부하였다. E 관리단은 2014. 9. 25.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을 통보하였다.
원고는 2014. 10. 10.경 조직을 개편하면서 운영본부장직을 폐지하였고, 그 무렵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1차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으나 희망퇴직 신청자가 없었다. 원고는 2014. 11. 10. 노사협의를 하여 근로자들에게 정리해고를 할 수밖에 없는 배경을 설명하였으며, 근로자들은 직급별로 근로자 대표 3명(팀장급 대표 F, 과장급 대표 G, 대리급 대표 참가인)을 선출하였다. 원고는 그 무렵 직원들을 상대로 2차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으나 신청자가 없었다.
원고는 2014. 11. 12. 제1차 노사협의 회의에서 참가인을 포함한 근로자 대표들에게 정리해고 대신 근로자들의 급여 삭감, 무급 휴가를 통한 일자리 나눔 등을 제시하였다. 근로자 대표들은 2014. 11. 13. 근로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하여 급여 삭감과 무급휴가 시행 여부에 관하여 투표를 시행하였으나, 투표 결과 과반수에 미달되어 급여 삭감 또는 무급 휴가는 시행되지 못하였다. 원고는 2014. 11. 17. 제2차 노사협의 회의에서 근로자 대표들과 희망퇴직을 유도하기 위하여 3개월 임금에 해당하는 위로금 지급과 취업 및 재취업 교육지원 알선 등에 관하여 협의하였다. 원고는 2014. 11. 18.경 3차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으나 신청자가 없었다.
E 관리단은 2015. 11. 21. 원고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문서를 발송하였다.
원고는 2014. 11. 25. 제3차 노사협의 회의에서 근로자 대표들에게 정리해고자 선정 시 고려하여야 할 기준에 관한 의견 제시를 요청하였는데, 근로자들은 2014. 11. 26. 해고 기준을 원고에게 일임하기로 하였다. 원고는 2014. 11. 26. 근로자 대표들에게 '① 가장 여부 및 생계 책임 정도, ② 근로자 연령, ③ 근속 연수, ④ 최근 연도 근무 성적'을 정리해고 기준으로 삼겠다고 통지하였다.
원고는 2014. 11. 27. 위 기준에 따라 다음 표와 같이 점수산출표를 정하고, 그 기준에 의할 때 참가인의 점수가 가장 높다고 판정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을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하고자 2014. 11. 27.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인사위원회는 원고의 심의 요청을 승인하였다.
원고는 2014. 11. 28. 참가인에게 '긴박한 경영상 이유로 참가인을 2014. 12. 31.자로 해고한다'고 통지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 내지 19, 22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앞서 본 법리를 토대로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8호증, 을나 제4, 5, 7, 8, 11, 16,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고의 경영 상황과 운영 내역,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 이유 등을 포함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판단에 근거하여 제출된 자료만으로 이 사건 해고 당시 객관적으로 정리해고를 단행할 합리성이 있다고 볼 정도의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사용자인 원고가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리해고 절차에 따라 참가인을 해고한 것은 위법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에 의하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에 관한 연도별 손익계산서를 기초로 원고의 매출 및 재무상황 등을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다.
(생략)
이에 의하면 원고의 매출액 규모는 80억 원에 근접한 금액으로 유지되고 있는 반면 정리해고를 하기 직전 연도인 2013년의 경우 1,000만 원 정도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수입 항목 중 주차장 운영수입은 2013년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원고의 사업 방식과 매출액 규모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정도의 당기순손실이 정리해고를 단행하여야 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인건비 관련 항목을 보면, 참가인을 정리해고한 다음 해인 2015년의 경우 급여액은 다소 감소하였으나 외주 용역비가 증가하여 인건비 합계액은 2013년이나 2014년에 비해 더 증가하였음이 인정된다. 원고는 E 입주자들의 재산을 관리하면서 발생하는 수익금을 모두 매출로 계산한 뒤 인건비 등 경비를 제외한 남은 수익으로 입주자들의 관리비를 공제해 주고 있으며,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입주자들이 추가적으로 관리비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보전하고 있는바, 이러한 구조에서 이익이나 손실은 모두 입주자들에게 귀속되므로 앞서 본 손익계산서상의 손실을 원고에게 발생한 긴박한 경영상 위기로 볼 수는 없다.
원고는 E 관리단과 전혀 별개의 단체인데 위 관리단이 원고의 직원 3인 이상을 감축할 것을 요구하였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 사건 위·수탁관리계약을 해지하고 원고를 해산하겠다고 통보하였으므로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음을 증명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는 E 관리단의 구성원인 구분소유자들이 출자하여 설립한 회사이며, 수탁받은 관리업무를 수행하고서도 E 관리단으로부터 별도의 수수료를 지급받지 않았다. 또한 원고는 E 관리단으로부터 원고의 근무인 원, 급여, 희망퇴직금 등 비용과 관련된 사항에 대하여 승인을 받아 업무를 처리하였다. 위와 같은 원고와 E 관리단의 설립 경위와 관계, 위·수탁관리계약의 구체적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외부적 요인에 의하여 해산을 피하기 어려운 경영상 위기에 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달리 원고가 독립된 E 관리단으로부터 인원 삭감 통지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정리해고의 요건이 존재한다고 볼 경우 향후 징계해고 등의 요건이 구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근로자의 기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방식의 정리해고가 추가로 단행될 우려가 남게 된다.
에스에이치공사는 제1심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원고의 해산은 E 관리단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인데, E 총 12개 구역 중 7개 구역에 대하여 의결권을 가지고 있는 에스에이치공사는 원고를 해산할 계획을 수립하거나 검토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또 관리법인 인건비 감축 요청 문건(갑 제2호증의 1)은 E 상가번영회의 문서로 에스에이치공사는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의하면 상가번영회 등의 요청에 따라 E 관리단이 원고에게 인원 감축을 요구한 사정만으로 정리해고의 근거가 될 만한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이 생겼다고 보기는 어렵다. E 관리단이 최초 3명 이상 인원 감축을 요구하였음에도 실제 정리해고를 한 인원은 참가인 1명인바, 참가인을 정리해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경비절감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장래에 다가올 경영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하여 정리해고를 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정리해고가 있기 2개월 전인 2014. 10.경 J, K, L 3명의 직원을 승진시켰고, 위 직원들의 급여를 10만 원 내지 47만 원 정도 인상하였다.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참가인을 정리해고한 다음 해인 2015년의 경우 인건비 합계액은 더 증가하였다. 원고가 근로자들의 급여 삭감, 무급 휴가, 희망퇴직 등을 시도하였다가 근로자들의 반대로 무산된 사정은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그에 앞서 원고의 경영 상황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거나 부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 등을 기울인 흔적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설령 원고에게 정리해고의 근거가 될 만한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인건비를 최소화하고 수익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등 원고가 해고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다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다. 따라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이동원(재판장) 윤정근 이인석
각주1) 구체적으로 E 관리단 관리위원회 회장인 H이 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다(을나 제1호증).
각주2) 참가인은 2008. 9. 에스에이치공사의 C 상가 운영관리 사원으로 채용되어 2009. 11. 16. 이전에는 I의 총무팀에서 주로 근무하였다.
각주3) 임원 급여, 직원 급여 및 제수당을 더한 금액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